인생이 정반대인 언니가 곧 죽을것같아요

ㅇㅇ2016.09.04
조회586
++관심이아무도없지만 후기
지금 죽었네요우리언니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제목그대로 인생이 정반대인 언니가있어요 엄청 길어질거같은데 읽어주세요

한살차이에요. 어릴때부터 전 뚱뚱하고 안경끼고 소심한 성격에 항상놀림받고 왕따를당했어요 한살차이인 언니는 이쁘고 똑부러지고 당차고 똑똑해서 반장을 초등학교 내내 도맡아했고 선생님들께도 이쁨받고 장기자랑도 나서서하는 그런 학생이였어요.
그래도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언니한테 부끄러움이런게 없었기때문에 맨날울면서 언니한테 말했고 그러면언니는 안아주고 학교에같이 등교하고 저희반애들한테 저랑 놀아주라고 말해주곤 했어요

그래서 저학년때까지는 겉돌았지만 그래도 직접적인 괴롭힘은 당하지않았어요. 고학년이되고 전5학년 언니는 6학년일때 전 학교를 5년이나 다녔지만 친한친구한명없었고 살은더쪘고 공부도 잘못해서 선생님눈에도 들지못하고 성격은 더 소심해져있었어요 언니는 날씬했고 이뻤고 시험봤다하면 성적우수상 받고 전교회장이였어요 친구도많아서 언니생일때는 집이 항상 북적거렸죠

그래도 언니는 저를 부끄러워 하지않았고 항상따뜻하게 대해줬지만 전 제자신이 언니한테 창피하고부끄러워서 그때부터 언니를좀 멀리했어요

그렇게 언니는 중학생이되서 근처중학교로 진학하고 전 6학년이됬는데 그때부터 직접적으로 괴롭힘을 당한것같아요 교과서,실내화 신발주머니가 쓰레기통에 버려져있고 책상이나공책엔 돼지새끼,냄새나,꺼져 역겨워 이런 낙서들이 가득했고 급식먹을때 남자애들이 배식해줄때 너 먹어도되겠냐 살더찔거냐 등등의말을 해대서 급식도 잘못먹었고 체육시간 이동수업시간엔 항상 혼자였어요..성적도바닥이라 선생님도 저한테딱히애정을 주지않으셨어요

또 청소할때는 애들이 저한테 다떠맡기고 집에가버리거나 우유급식할때 제자리에 우유 쏟아놓고..

6학년때 너무 힘들어서 그때살이 많이 빠졌어요 밥도 잘못먹어서..가족들(언니포함)한테는 말도못하고..그래서 집에와서 오늘친구들이랑 뭐했다,보컬부 선배들이 뽑아줬다,발표해서 상점받았다, 뭐이런 자랑들을 엄마한테 늘어놓는언니를 보면 너무 부러웠고 정말 슬펐고 언니가 미웠어요 언니는 정말 착했고 저한테친절했는데 말이죠

시간이흘러서 저도 중학교갈 나이가됬고 큰 지역이아니라서 초등학교애들이 그대로 중학교로올라가는게 대부분이라 아예다른지역으로 가고싶었지만 가족들한텐 말도못하고 언니랑 같은 중학교를 가게됬어요 그래도 6학년때 괴롭히던 애들이랑은 다른반이되서 제발 잘해보자 라는마음으로 안경도빼고 (방학동안 엄청졸라서 드림렌즈를 꼈거든요 언니가 엄마를같이설득해줬어요) 살도 빠져서 얼굴은안이쁘지만 그래도 평범하게지내고싶다 생각해서 교실에들어갔죠

근데 애들은 초등학교때 왕따라며 처음부터 절 피했고 남자애들도 못생긴년이라며 절 괴롭혔어요 또 6학년때 괴롭혔던애들이랑 친구인 저희반애둘이 합세해서 절 놀렸고 중학생이된지 3일만에 전교왕따가되있었죠 ㅋㅋ..

어느날은 선배들이 동아리 홍보한다며 1학년교실을 돌았는데 보컬부가들어왔는데 언니가있었어요 2,3학년 선배들 딱봐도 무섭게생기고 이쁘고 잘생긴선배들들 사이에 언니는 제일이뻤어요 언니가 보컬부들어오라며 너무이쁘게웃으면서 홍보하고 나갔어요 저랑은아예 딴세상 사람같았죠 언니가 나가자마자 애들은 웅성웅성 저희언니 얘기를했어요 남자애들은 언니가이쁘다며 난리였고 여자애들도 짱이라며 저언니랑 친해지고싶다며 난리였죠

저희언니는말 친구도엄청많고 진짜이쁘고 인기많고 공부도엄청잘하고 다른애들이 함부로절대못대하는 무서운학생인데 절대 왕따나 애들괴롭히지않는 착한 그런 학생이였어요 전 창피해서 저희언니라는걸 절대안밝혔죠

하루는언니가 등교를같이 하자고했어요 전 싫다고 했고 언니는 왜그러냐고 같이가자고했는데 전싫다고 소리를질렀죠 그래서 그날아침에 언니랑싸웠어요 같이등교하다가 절 괴롭히는 애들이보기라도하면..언니는 그런데넌 왜이러냐는둥 그런소리를듣기가너무싫었어요
그렇게싸우고학교를갔어요 저는 급식을 안먹어서 점심시간만되면 항상 화장실에 들어가있었어요 화장실에서 혼자 앉아있는데 갑자기 시끄러워졌어요 목소리를 들어보니까 언니가 친구들이랑 들어온거였어요 오늘급식짱이다,이따가학교끝나고 남자애들이랑노래방가자 학교축제때 이노래하자.. 신나게 웃우면서 이런얘기들을하는 언니목소리를 들으니까 너무서러웠어요 이렇게 행복하게 학교생활하는게 부러웠어요 그래서 소리안내고 울다가 종이치고나서야 교실에 들어갔는데 애들이 야 미친 손만두(제가 손씨인데 애들이 만두닮았다고놀려서 별명이 손만두였어요)벌써왔다! 이러면서 허둥지둥 움직였는데 보니까 제가방에 물건들,의자,체육복이 죄다 물에적셔져있었어요 그날 진짜 자살하고싶어서 인터넷에 자살하는법,편하게죽는법 이런거 찾아보고그랬어요.. 무서워서 죽지는못했지만.... 전죽을용기도없었어요

그렇게 2학년이되고 언니는 3학년이됬어요 언니는 전교회장에 보컬부부장이됬고 학교에있는무슨대회마다 대표로 나가서상을쓸어왔어요 월요일아침조회마다 언니이름이 안불리는날이 없었어요 전교에선생님들은 언니를전부알았고 엄청 예뻐했고 저희학년애들도 저희언니를 무슨 롤모델처럼 좋아했거 남자애들몇명은 고백도 하고그랬어요 전 6학년때애들이랑 같은반이되서 여전히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어요

언니가 중학교3학년말쯤 공부,미술,노래를 다잘해서 고등학교를 뭘로갈지 한창 고민하고 있을때 저는 너무 살기싫은데 죽을순없을까 근데무섭다 이런고민들을 했어요 부모님은 좋으셨지만 맞벌이셔서 신경을많이 못써주셨고 집에선 티를 안냈기때문에 집에선아무도 몰랐어요

언니는 결국 노래도좋고 미술도 좋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을하고싶다며 근처 인문계 고등학교에진학했어요 공부해서 음악선생님이 되고싶다며.. 언니가졸업하고 나니 오히려 더 살만했어요 괴롭힘은 그대로였지만 자괴감에 빠지진않았거든요 근데 그것도얼마못갔어요..ㅋㅋ

친구가없어서 페이스북도 안하다가 너무심심해서 깔았는데 언니페이스북을 봤어요 프로필사진은 너무너무이뻤고 좋아요 300개 가까이됬어요 언니는 같은학년 남자친구도있었고 남자친구가 준 선물,댄스부에들어서 춤춘 영상들,언니가그린그림들, 친구들과찍은사진들이 게시가되있었고 며칠전이 언니 생일이였는데 200명이넘는 사람이 타임라인에 생일축하를 해줬었어요 전 그걸보고 진짜 죽고싶었고 같은 가족인데 왜이러나하는 자괴감에진짜
그날토했어요 페이스북은 바로나왔어요

언니가 그날 집에와서 밥아직안먹었지? 뭐해줄까?하는데 (엄마아빠가늦게오셔서 저희끼리차려먹거든요)
너무언니가싫고 짜증이났어요
너무착하단걸알면서도..야식을 먹는언니를봐도 짜증났어요 먹어도 살안찌는체형을 타고난 언니는 저보다 훨씬 잘먹었지만 항상날씬했어요

시간이지나서 저도 고등학생이됬어요 고등학교도 언니랑같은데를갔죠 근처고등학교.. 초ㅡ중ㅡ고 다같은애들끼리올라오는 지역 학교...역시고등학교첫날부터 왕따였어요 고등학생이되니 애들은 더이상 괴롭히진 않았지만 저를깔보고 무시하는건 여전했어요 다시 살이찌기시작했고 안경도 끼게됬어요 그맘때쯤 교정도했고..언니는 고2때 앞머리없는 긴웨이브머리에 하얀얼굴,간단한화장만해도 이쁜얼굴..

고2때언니는 댄스부활동을했는데 저희학교는 물론이고, 그주변학교들에서도 언니는 유명했어요 페이스북엔 언니랑 언니친구들춤영상이돌아다녔고 언니는 고백도엄청받았고 공부도 잘했어요여전히.
전교1,2등을다퉜고 전교 3등 밖으로 나간적이없었어요 언니는 알바도 해서 자기용돈은 자기가벌어쓰며 용돈도 받지않았어요

그렇게 언닌 올해 고3이고 전 고2에요 제인생은 지금까지 똑같고 언니인생도같았어요 지난주까지는.

언닌고3이되서도 이제얼마후면 수능인데도 항상밝았고 열심히였고 노력했어요 담임선생님도 이대로만하면 교대는 충분히갈수있을거라고 했대요

근데언니가 지난주 주말에 많이아팠어요 집엔 엄마아빠가 안계셨고요. 열이펄펄 끓었는데도 언니는 미련하게 공부한다고 책상에 앉았다가
안되겠다며 소파에누웠어요 언니는진짜 생전한번도 저한테 부탁을해본적이없어요 항상 해주기만했죠

근데언니가 저한테 부탁을했어요 미안한데 너무 머리가아프다고, 약국가서 타이레놀하나만사다달라고..
제가보기에도언니는 일어설 힘도없을정도로 아파보였고 열이펄펄나는거 같았어요

근데저는 언니를싫어했고 언니가 착하고 저한테잘해주는것도알지만 전 언니가싫었어요 그래서 싫다고 바쁘다고, 안간다고했어요

언니는 두번부탁할 기운도없었는지 그래바쁘구나..알겠어미안
이러고 옷을챙겨입고 지갑을들고 약사러나갔어요 금방이라도 쓰러질거처럼 휘청거리면서..

저희집이 쫌 외져서 약국을 가려면 큰길지나서 15분? 정도 걸어가야되요 근데 한시간이 지나도 언니가안왔어요

근데집으로 전화가걸려왔어요
엄마였어요 언니가 교통사고 당한거같다고 무슨일인지 모르겠다고 지금엄마아빠도 가고있으니까 병원으로오라고..

무슨어이없는일이갑자기 일어난거였어요 병원에 가봤더니 언니는 이미 수술실에 들어가있었어요

약국갈려면 작은길하나 큰길하나를건너야하는데 큰길을건너다가 트럭에 치였다고 했어요 그트럭아저씨가 술에잔뜩 취했었다고..

무슨드라마일같아서 실감이안났어요

언니는지금 중환자실에서 일주일째 못깨어나고있고 의사가어제 마음의준비를 하라는말을했어요

엄마아빠는펑펑울고계세요

일주일동안언니친구들도 엄청나게많이 왔다갔어요 부모님만큼 펑펑 운 친구들도 많았어요 지금도병원에 저희엄마아빠위로해드리고 같이있는친구들도있어요

또어제는 다른언니한명이 혼자와서 엄청울고갔어요 자기가 왕따였는데 우리언니가 너무따뜻하게대해줘서 살수있었다고 고맙단말도 못했다면서 엄청울고갔고

3일전엔 몸이왜소한 어떤오빠도 와서 자기가괴롭힘을 당했었는데 우리언니가 자기가 괜찮은애라며 항상 동정이아니라 편하게대해주고 힘이되줬다며 저희부모님한테 저희언니같은애는 진짜 없을거라고 감사하다고하고 갔어요

언니남자친구는 사고난 날부터 지금까지 일주일내내 울어대서 살을쫙빠졌고 눈은 빨개져서 병원에만있어요 수능준비도 해야될텐데..

하여튼
제인생을자괴감으로힘들게했던 저와정반대의인생을 살던 언니가 한순간에 이렇게되니까

기분이오묘해요 생전처음으로 언니를 이겨본느낌이라

잘난인생만살던언니를 위해 울어주는 사람이너무많아서 당황스러워요

어쨌든 전지금 태어나서 처음으로 행복해요 언니보다 위에있는거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