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을 글로 표현해보자

77ㅑ201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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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 때, 이성에 눈을 어설프게 뜨기 시작했던, 내 기억으로는 아마 푸른 이파리들이 하늘을 메꿔가던 여름이였지.

약간 곰의 이미지를 닮은 것 마냥 동글동글 포근하게 생긴 너였지만

그와 다르게 나는 말수도 적고 차갑게 생긴 고양이의 이미지와 비슷했지.

너는 학기초부터 친하지도 않았던 나에게 장난을 많이 걸었고, 솔직히 이때는 귀찮고 짜증났어.ㅋㅋ 뭐 이런애가 다 있나 싶었거든.

1학기 기말고사가 거의 다가올 무렵 도서관을 자주 가던 나에게 갑자기 도서관에 대해 질문이 있다며 연락을 시도하던 너였지.


만약 내가 도서관을 다니지 않았더라면 그때의 너와 내가 있었을까.


수줍게 다가온 너의 고백한마디로 우리는 그 어린 나이에 연애라는 우스꽝스러운 짓을 시작했지.

같은 시간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같은 책을 피고 같은 목표를 지니고 공부했지.

수줍게 손깍지 끼고싶다고 찡찡대던 너가 귀여웠고 양팔을 벌려 곰같은 미소를 지으며 나를 안아주었던 너의 포근함이 아직도 생생하다.


봄에는 벚꽃이 핀 하굣길을 같이 걸었고, 가을에는 같이 낙엽을 밟으며, 겨울에는 눈발자국을 찍으며 두 손 꼭잡고 걸었지.

서로 학원끝날때까지 덥든 춥든 엘레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다가 짜잔 하고 만나 집에 같이가고

같은 동네에서, 서로 편한차림으로 만나도 그저 사랑스럽기만 했고

늦은 저녁, 정자에 앉아 조심스럽게 꺼내 얘기하던 것도 설레고 편안했다.

너의 삐뚤빼뚤한 많은 손편지들은 사실,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어.

기념일이면 그 때당시 유행하던 선물이랑 이벤트는 다 해줬지 않았나싶다.

너나 나나 둘 다 어벙벙하고 멍한 성격이라 싸운적도 없었고 다툰적 한번 없었지.

데이트라고 해봤자 손 꼭잡고 영화보고 손 꼭잡고 산책하는게 다 였지만

난 그 소소함을 잊지 못하겠다.


1년동안 같은 향기를 가지며,
너는 나, 나는 너 라는 당연한 표식을 지녔었는데 갑작스럽게 멀어진 나의 마음 탓에
우리의 전개는 거기서 끝났다.


중학교때를 떠올리면 당연히 너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너였으니까.


고등학교도 흩어져 거의 못보던 나날들이 지나갔는데,
우리학교에 찾아온 너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되었어.
얼굴은 그대론데, 키도 더커지고 살도 빠졌더라.

너도 날 알아본 눈치였지만 아는척하지않았다.
너의 옆에도, 나의 옆에도 이제는 서로가 모르는 사람들이 서있었으니까.

각자만의 사회생활이 시작했다는것이 와닿아서 조금 슬프긴 하더라.



지금의 나이에도 첫사랑을 논하기엔 너무 어린나이 이지만,
확실한건 너는 나의 첫사랑이었다는것이다.

조심스럽게 피었다가 예고도 없이 떨어져버리는 목련꽃잎 처럼,

우리는 순수하고 깨끗한 사랑을 했다.




그런 너가 미래에는 더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중학생때의 곰같은 미소는 나에게 보여줬던것이 마지막이길 작게 바란다.


잘 지내고, 내 이름만 잊지 말아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