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서른살인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Ansajo2016.09.15
조회2,127
22살에 재생불량성 빈혈진단을 받았어요.

학교 2년 휴학했고 면역치료하고 골수이식 준비하다가 혈액 수치 올라서 복학하고 졸업했어요.

그때 잠시동안 취업 생각을 했지만 열정적으로 하진 않았던것 같아요.

하다가 몸 안좋아진것같음 포기하고 뭘해야될지 몰라서 왔다갔다하고.

23살에 첫연애를 했는데

그때 병원에 있던 진짜 엄마친구 아들인 의사쌤이랑(같은대학)
1년 반 정도 만났고 6살 차이인 당시 남자친구는 결혼이 급했었고 힘들게 키운 아들 얼굴예쁜것 밖에 없는 너 한테 줄리 없다고 너무 대놓고 그러시길래 저도 우리 부모님 귀한 딸이라 헤어졌습니다.

후에 그분은 1년후에 바로 결혼을 했고 또 얼마안되서 이혼했어요.

혼인신고를 안했는지 이혼이그렇게 쉬운건지

이때는 별로 자존심이 안상했던것 같아요.

상대방 남자가 더 많이 나를 좋아해줬고 나는 나이도 어린상태였고 몸은 아팠지만 뭐든 될거라고 생각했고...


27살에 운좋게 회사취직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8개월 지났는데 어느날 코피가 나더니 안멈추더라구요. 5년만에 처음있는일인데.. 휴지통에 얼굴 대고 피 뚝뚝 떨어 트리고 구급차 불러서 병원갔어요. 이런 일이 여러번 있고 회사는 그만 뒀습니다.

뭘하고 살아야되나 이때도 고민을 계속 하긴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평생 결혼도 안하고 혼자 살아도 행복할수 있고 그렇다 하더라도 사회적으로도 안정된 직업이 뭐가 있을까 열심히 생각해 봤어요.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늦었지만 인생은 기니까... 1년 2년 길어도 3년이면 교대들어가겠지

나름 열심히 공부했는데 작년 11월 초에 감기에 심하게 걸려 폐렴까지 가게되서 입원을 했고. 결국 수능날 병원에 있었어요.

너무 서러웠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고 행복한 가정에서 축복받고 태어난줄알았는데 내인생은 저주받은것같고 너무 힘들었어요.

그리고 작년 겨울 내내 다시한번 면역치료를 받고 올해가 됐어요.

올해에는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집에서 티비보고 집앞 공원에서 산책하고 바둑배우고 남자친구도 만나고 도서관가서 책읽고 가까운 해외 국내 여행하고 그렇게 여유롭게 지냈습니다. 완치 판정은 시간이 조금 더 지나야겠지만 건강에는 큰문제가 없어요.

24살 이후로 3~4명정도와 짧고 긴 연애를 했는데 운좋게도
그들 대부분이 다들 아주 잘난 사람이었고
저는 20대 후반 서른이 된 올해 까지도 그들중 누구와도 결혼을 욕심낸 적이 없어요. 저와 결혼하고싶다고 아직도 연락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이 원하지 않아서 제가 욕심내지 않은게 아니에요.


얼마전에 남자친구한테 오빠는 언제 가장 열심히 공부했어?? 물어봤는데 . 너무 담담하게 . 늘 열심히 했어. 라고 대답하는 걸 듣고 마음이 찡했어요. 아 이사람은 늘 열심히 살았구나. 난 뭘했지... 이런 사람과 결혼을 생각하는것 자체가 열심히 살아온 인생에 내가 편승하려는 욕심이구나 라는 생각 밖에 안들더라구요..


결혼식을 위해서 결혼을하는게 아니잖아요.
저는 직업을 갖고싶어요. 뭐든 하고 싶어요.
현재 너무 무기력 하고 이런 여유로운 생활에 익숙해버려서 어떤 열정을 갖기가 힘들어요.


저희집은 아버지가 작은 사업을 하시고
성실하시고 고마우신 부모님 덕에 특별히 부족한것 없이 자랐습니다.
저는 할줄아는 것도 없고, 어렸을때는 제가 아주 예쁜 줄 알았는데
지금은 나이를 먹어서 안예쁠거에요.
언어에 관심이 많고 영어와 중국어를 조금 할 수 있는 정도 입니다.
(그냥 해외여행 자유롭게 할 정도에요..ㅜㅜ)


제가 금수저라서 평생 이렇게 여유롭게 평화롭게 살수있는것도 아닐텐데...( 지금도 자식도리를 못하는것 같아 너무죄송합니다)
그렇다고 남자한테 시집가서 그남자 한테 나 먹여살려라 하면서 행복하게 살수 없다는건 이미 예전에 깨달았구요.


요즘들어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는게 너무무서워요.
고독사 하는 노인이 될것 같고,
늙어서 고된일 하는 중년이 될것 같고,
더 나이가 들어서는 형제들에겐 외면당하고 부모님에겐 부끄러운 자식이 될것같아요...
아님 현실을 비관해 자살해 버릴 것 같고...



저는 술도 잘 먹지 않고 집에있는걸 좋아합니다. 가족과 가장 친해요.
대학교때 커뮤니티와 고등학교때 친했던 친구 몇명이 제 인맥에 전부 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너무 중요해요. 막살고 싶지 않아요.
도움이되진 못해도 제 앞가림 하면서 그들과 비슷하게 살고 싶어요..
그럴려면 결혼은 꼭하고 직업도 꼭 갖고싶은데
이미너무 늦어버린것같아요.



해외로 도망갈까요? 그럼 최소한 제가 뭘하면서 어떻게 지내는지 모를테니 ... 거기서 뭐라도 할수있는게 있을까요?
아님 다시 마음을 다잡고 올해 내년까지 수능 준비를 할까요..
공무원시험을 준비할까요..


저는 뭘하면 좋을까요...

이런곳에서 제 인생을 결정하려는게 아니구요. 저는 친구도 많지않고 조언을 구할곳도 없는데 너무 마음이 답답해서요.
혹시 다른 길이 있을까.
아님 어떤 용기나 동기를 얻지 않을까 해서 글을 써봤어요.


욕하지말아주세요. 저도 충분히 제가 한심하고 제인생이 어두운걸 알아요. 좋은말만 써달라는건 아니지만 나쁜말은 하지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