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끔찍한 사실을 들은지 10일째

총맞은사람201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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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어도 유서를 남기지 않을 생각이다. 다만 혹시나 누군가가 나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 의문을 품고 왜 그래야만 했는지 알고 싶어 찾게 된다면 이 메모들을 보고 알게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들을 남기는 것 뿐...
4년을 넘게 만난 그 사람. 아무것도 가진 것 없지만 성실하고 사랑만 받으면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던 그였기에 나는 조건 없는 사랑을 했다. 친척들, 형으로부터 고통받던 그를 해방시켜주기 위해 평생 부모님에게 거짓말 한번 해본적 없던 내가 동거를 제안했고 그렇게 4년의 만남 중 3년이 넘게 우리는 같이 살게 됐다. 부모님이 안계시고 노력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낮게 갔던 대학 때문인지 의기소침 또는 자격지심 상태였던 그 사람이 그 모든 것을 다 털어버리고 열심히 앞만 보고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대학졸업, 진로변경 등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부모님이 안계셔서 성격적이누결함이 걱정된다는 부모님께도 절대 그런 사람 아니고 그 사람이 선택할 수도, 탓할 수도 없는 태생의 조건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대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결국 4년이란 시간이 지나 그는 사업을 하게 되어 안정적인 수익을 가지게 됐고 학업적으로는 나름대로 성공가도만 달려왔지만 정치적 신념때문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없었던 나는 결혼과 동시에 내 직장을 그만두고 그의 사업을 돕기로 했다.
그렇게 올해 초에 결혼 허락을 받았고 여전히 의기소침해 나 또는 내 부모님이 한 말 한마디에 욱하는 그를 보며 조금은 두려운 마음이 생겨 결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는 말까지 하게 되었다. 내 나이가 33살이기에 부모님께서 밀어부친 결혼이라 마음의 준비가 좀 덜되어있었기에 단순히 이렇게 결혼하는게 맞나 라는 이야기에서 시작되어 그 발언에 욱하는 그를 보고 결혼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된건데 바보같은 그 사람은 그 사실도 모르겠지.. 그날 유일한 가족으로 생각한 너를 드디어 내 가족으로 맞이할 수 있구나 하는 마음에 들떴는데 망설이는 날 보며 하늘이 무너져내리는거 같다며 엉엉 울던 그 사람... 많이 미안했지만 내 평생의 행복을 위해 조금은 더 냉정해져야지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더 잘하겠다며 의심하지 말아달라할걸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우여곡절 끝에 끝까지 매달린 그 덕분에 우리는 결혼하게 되었고 이제 갓 3개월차에 든 알콩달콩했어야만 할 신혼부부가 되었다. 그런데 결혼 2개월전 그가 대표로 있는 회사에 2년 넘게 다닌 여젝원이 구구절절하게 보낸 사랑 고백 이메일을 보게 되었고 단순히 그녀의 짝사랑인데 정리해줘서 고맙다는 그의 말을 믿고 결혼을 한건데.... 결혼 후 통장거래내역과 구글위치기록에 수없이 찍힌 그녀의 집 앞... 그리고 일이 바빠 집에 못오고 회사에서 잔다한 날들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그 기록들... 내 모든 인생이 무너지는 그 기분... 계속 되는 나의 의심과 추궁에 털어놓은 그 한마디 "잤어"
나는 지금도 내 감정과 상관없이 무조건 벌써 이혼은 안된다는 부모님의 핍박 속에서 홀로 방문응 잠드고 어둠 속에서 글을 쓰고 있다.
휴대폰으로 쓰는 거라 이야기는 여기에서 줄이지만 매일의 기록을 남겨볼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