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너무 좋은데 이걸 어쩌지

아잉쀼잉2016.09.16
조회2,951
너를 알게 된지 1년 반너가 달리 보이기 시작한지 반 년너를 좋아한다 확신한지 어느덧 한달이 지났어
동성이든 이성이든 고백이란 고백은 진짜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받아봤고남친도 많이 사귀어봤어 대부분이 상대방의 일방통행으로 시작된 연애였어그렇다고 '남자'를 막 미친듯이 좋아한다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니었거든?그래서 내가 누군갈 먼저 좋아한다는 건 상상도 못했어그런데 너한텐 아니더라
정말 무뚝뚝한 너인 것도 알고여자한테 너무나도 무관심한 너란 것도 알고나한테 이성으로써의 감정을 못 느끼는 너란 것도 잘 알지만너의 뒷모습만 봐도, 목소리만 들려도, 니 이름만 생각하면진짜 죽을 것 같이 떨려
넌 눈치가 진짜 없는 아이니까 눈치 못 챘을 수도 있겠지만너로 인해서 나의 생활 패턴은 참 많이 변했어
같은 반도 아닌데 일부러 가서 10분 간 주위만 뱅뱅 돌고같은 버스를 타는데 행여 너가 늦을까봐 계속 두리번 거리고너가 엎드려 자는 모습을 보면 혹시라도 추울까 싶어서 옷 여매주고니가 좋아할 것 같아서 일부러 다른 지역까지 가서 먹을 거 사오고정작 니 앞에 서면 아무 말도 못하고 머리가 새하얘지는 것만 같고니가 말 걸면 갑자기 열이 올라서 눈도 못 마주치고 바로 도망가버리고단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너가 초코 좋아한다길래 요즘 그것만 먹고뭐만 먹고 있으면 니 생각이 나서 그냥 바로 너에게 가서 주기도 하고니 주변에 있는 애들을 진짜 싫어하는데도 너를 생각하니까 다 풀어지고폴더를 따로 만들어서 너가 좋아하는 노래를 다운받아서 따로 두고 매일 듣고욕하는 사람이 싫다고 했던 너의 말이 떠올라서 이제는 욕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잠깐이라도 널 볼 수 있을까 싶어서 이동 수업이면 항상 너의 반을 지나치기도 하고급식실에서 너의 밥 먹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그것만 보다가 20분을 그냥 보내버리고숏컷인 나에게 니가 했던 머리 한 번 길어보는 게 어떻냐는 그 말에 바로 기르는 중이고조금이라도 여자처럼 보이고 싶어서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고너한테 전하지도 못할 편지를 자기 전에 하나씩 꼬박꼬박 쓰다보다 한 상자를 다 채워버렸어
너에게 뭐하냐는 페메 거는 그 순간이, 너가 페북에 접속하는 그 순간이나에겐 손이 떨릴 정도로 긴장되고 한편으로는 기뻐서 날아갈 것만 같더라
이렇게 하니까 남들은 다 눈치채버렸어
널 보는 내 눈이 초롱초롱하대니 이야기만 나오면 정말 행복해보인대너무 푹 빠져버린 것 같아 보여서 걱정도 된대그런데 왜 너만 모를까 이렇게까지 티를 냈는데도 왜 너만 모르지?하루는 너무 괘씸해서 인사도 안 하고 피해다녔더니 너가 해맑게 먼저 인사해주는데그 모습에 또 반해버려서 그냥 우르르 무너지더라
좋아하는 감정 없이 이성과 사귈 수 있는 너란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내가 널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다면 니가 좋아하지도 않는데 나와 사귀게 될까봐그게 걱정되어서 조심스럽고 무섭기도 하더라그래서 너만 보면 입꼬리가 내려오질 않길래 주위에만 있었어
너의 좋은 점을 말해보라면 하루를 다 잡아도 말 못할 것 같아평소대로 걷는 모습조차 귀여워하는 나라서 말이야...
눈치도 드럽게 없는 너가 얄밉기도 한데,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할래아마 난 널 이렇게 계속 좋아할 것 같다이런 식으로 하루하루 지나가더라도 행복할 거야
으아 보고 싶어 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