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명절 후 멘탈 탈탈 털렸습니다..

심쿵이2016.09.19
조회112,347

연애 1년, 결혼 3개월 차 주말부부(친정/시댁/신혼집 같은 지역, 쓰니 1시간거리 타지역) 새댁입니다.

효자인줄 알고는 있었지만, 첫 명절을 치른 후 많은 생각이 들어 글을 남깁니다.

글이 길지만 꼭 읽어보고 도와주세요.

글이 기니 음슴체.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옴.

서울에서 9개월 조카와 아주버님 부부가 연휴 하루 전 12일 휴가를 내고 시댁에 옴.

쓰니는 13일 늦은 퇴근 후 친정에서 자고 14일 10시경에 시댁에 도착함.

(신랑한테 어른들께 말씀 잘 드려달라 했거늘 “쓰니는 친정에서 자고 목욕탕 갔다가 온대요”라고 전해 날 매우 당혹시킴)

시엄니께서 지난주부터 말씀하시길 “나는 큰집에 명절음식을 하러 가야하고, 큰애네는 아기를 봐야하니 쓰니가 혼자 가족끼리 먹을 전을 부치도록 하렴”명함.

하루 종일 전을 부칠 각오를 하고 시댁 도착하니 시엄니는 벌써 큰 집에 가셨고, 시아버지는 출근, 아주버님과 형님은 아기 보느라 정신이 없었음.

쓰니는 시엄미 명대로 전 부칠 준비를 하려니 형님과 신랑이 하지 말라고 만류함.(어머님 살림이라 어머님 오시면 하실거라고 손 대지 말라함. 후폭풍은 뒤에서...)

시댁가기 전, 신랑은 점심준비 다 되어 있으니 오면 같이 데워서 먹자 하였으나, 점심시간 조금 지나 갑자기 시아버지 퇴근하고 오셔서 “새아기 음식솜씨 좀 보자”하여 당혹시킴.

없는 재료, 없는 솜씨로 겨우겨우 음식 비슷한 것을 내어드렸지만 마음이 불편...

시댁에서 저녁 9시까지 같이 아기보며 점심, 저녁먹은 후 늦게 신혼집으로 왔지만 내일 아침 새벽부터 일어나 시댁 이곳저곳 인사드릴 생각하니 잠도 제대로 오지않음.

추석 당일.

새벽에 일어나 한복 입고 온 가족이 시댁 큰집으로 갔고, 아직은 더운 날씨임에도 한복 차림으로 세 집이나 옮겨 다니며 차례지내고, 산에 성묘까지 다녀오니 벌써 오후 4시.

(보통 명절날 점심먹고 친정 보내주는거 아님? 이때만 해도 첫 명절이고 시댁 어른께 인사드릴 곳이 많으니 저녁에 친정가야지...생각함)

하지만, 쓰니는 작년 갑작스럽게 할아버지, 할머니, 큰아버지까지 돌아가시고, 올해 쓰니의 결혼으로 유난히 외로워하실 친정아빠 생각에 성묘 후 내려오는 길에 갑자기 왈칵 눈물이...(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당황한 신랑이 왜 우냐고 물어 이런 감정을 얘기했고, 신랑은 너무 마음 쓰지 말라고 이제 내가 있지 않냐며 내일 친정에 가자고 쓰니를 타이름.

성묘 후 시댁으로 돌아가는 중에 시엄니 말씀하시길,

“쓰니야. 내일 큰아기네 기차타고 서울 가는데, 아버님은 회사에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하니, 너희가 데려다 주고 친정에 가거라...”  

1차  멘붕...추석 당일 저녁 전에는 친정에 보내줘야 하는 거 아님??!

쓰니도 첫 명절이라 기다리는 가족과 친척들이 있었고, 하루종일 한복입고 차례며, 성묘며 너무 힘들어 빨리 가서 쉬고 싶었음.

게다가 시어머니는 맞벌이 형님네 애 봐주러 주중에는 서울형님네 가있어 어쩌다 보는 큰아들네 얼굴도 아닌데 왜 저리 유난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함.

친정에서는 당연히 쓰니가 추석 당일 저녁에는 오는 줄 알고 기다리다가 언제오냐며 연락이 왔고, 친척들은 쓰니와 새신랑을 보고 당일 저녁에 돌아갈 계획이였기에 저녁먹고 늦더라도 얼굴보러 친정으로 오라함.

쓰니는 신랑에게 전했고 그렇게 하자고 답변을 듣고 친정갈 준비를 하려는데...

저녁 시간이 다 되자 갑자기 시어머니가 어제 못한 전을 굽겠다고 일을 벌이는게 아님??

2차 멘붕 ...이럴줄 알았더라면 어제 형님이랑 신랑이 아무리 말려도 그냥 전을 부쳤어야 했어!!

결국 쓰니랑 형님이 같이 전을 다 굽고 저녁까지 먹은 후, 오후 8시나 되어서 친정으로 가려고 시댁 현관문을 나서는데...

 

시아버님, “아기 분유물이 없구나 생수좀 사다주고 가렴, 사돈께 안부 전해드리고 잠은 꼭 여기와서 자거라”

3차 멘붕... 이때 정말 멘탈 탈탈털림~~~!!

아주버님, 형님, 아버님, 어머님까지 집에 어른이 4명이나 있는데 생수를 굳이 우리가 사다 주고 가야하냐고!

이 시간에 친정가는 것도 억울한데 다시 시댁에 와서 잠을 자라고??

  

결국 친정에서 한두시간 다과 먹고 친척들 얼굴만 잠시 본 후 다시 시댁으로 돌아가 하룻밤 잠. 이때까지만 해도 많이 참음...

좋게 맘 먹고 내일 아침 형님네 기차역만 데려다 주고 바로 친정으로 가자고 신랑한테 몇 번이나 얘기함.

다음날 아침, 기차역까지 데려다 주고 기차 떠나는 것까지 지켜보며 배웅 후,

이제 친정에 가는 일만 남았구나, 연휴 3일만에 드디어 엄마밥 먹으러 가는구나 하는 찰나,

시엄니“새아가 피곤할텐데 우리집에서 좀 자고, 점심 먹고 친정 가렴” 신랑은 또 알겠다고 하네?!

(피곤하면 쓰니를 친정에 보내줘야지 왜 다시 시댁으로 데려가냐고)

4차 멘붕...

시댁와서 신랑에게 '넌 얘기를 해줘야 아냐고, 도대체 어디까지 알려줘야 하냐'며 소리 치고,

시부모님 마인드도 맘에 들지않고 너랑도 안 맞아 도저히 힘들 것 같으니 각자의 길 가자고 선언 후 나와버림.

그제서야 신랑은 울고 불고 사과하고 앞으로 안그러겠다고 하는데...

앞으로 바뀌긴 할까 막막했음.

결국엔 금요일 저녁이 다 되서야 친정에 갈수 있었음.

겨우 친정에서 하룻밤 자고 일어나 아침 먹고 있는데 시어머니 전화와서 하시는 말씀

“점.심. 먹.으.러. 오.너.라.” 첫 명절 후 멘탈 탈탈 털렸습니다..  알겠다는 신랑...

5차 멘붕...

중간역할 1도 안하는 효자신랑과 배려라고는 1도 없는 시부모님

생각만 해도 넘나 답답하고 넘나 스트레스 받는것...

신혼집이 시댁 가까이 있으나 신랑은 혼자 빈 집에서 지내기 싫다며 주중에는 시댁에서 생활하고 주말에 쓰니가 내려갈 때만 신혼집으로 오지만 그 마저도 주말마다 시댁에서 온갖 핑계를 만들어 쓰니부부를 시댁으로 부르고 있는데...

쓰니는 앞으로도 효자남편과 시댁에 묶인 채 살아야 하는 걸까요?

다가오는 설이 벌써부터 걱정이 되고 다음주 주말에는 또 어떤 핑계로 시댁으로 불러 들일지,

그리고서는 언제 집으로 보내줄지 두렵기까지 합니다.

친정이 가까우면 명절에 친정에 안가도 되는건가요?!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제가 이상한 건가요?!

신랑을 고쳐써야한다면 어디서부터 고쳐써야하는지...

시댁에는 어떻게 해야 큰 트러블없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제발 어찌해야할지 지혜 좀 나눠주세요.

정말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혼도 생각중에 있긴 합니다만,

너무 쉽게 이혼하라고는 하지말아주세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