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순결에 대해

파인애플사과포도감자2008.10.19
조회1,496

안녕하세요?

저는 21살 여자입니다.

서울에 살고, 서울에 있는 평범한 대학교의 2학년이에요.

다름이 아니라 예전부터 사람들에게 묻고 싶었던 건데요, 아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긴

조금 그렇고 이렇게 톡을 쓰게 되었네요. ^^;

 

 간단하게 말하자면 혼전순결이 그렇게 나쁘고 한심하고 연애를 망치는 일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런 주제가 나오면  '못생겼으니까 지금까지 처녀지 ㅋㅋㅋ'  와 같은 댓글들이 많더라구요;

진지한 댓글보다.. 그래서 부연 설명을 드리자면 전 지금까지 남자친구가 한번도 없었고 -ㅁ-;;

21년 솔로의 불쌍한 여자입니다. 남자에게 고백은 몇번 받아보았고 헌팅도 때로 가끔 받아보긴 했습니다만, 예쁘다는 소리는 종종 듣지만 사람들이 그냥 저 듣기 좋으라고 해주는 소리 같고요 =_=;; 결코 잘나거나 예쁘거나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그냥 마른 체형에 평범.. 지극히 평범하다고 생각해요.

 

 이제 본론을 말씀드리자면 (스크롤 압박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긴 글 싫어하시면 뒤로 넘겨주세요 ㅠㅠ) 혼전순결에 대한 건데요. 저는 다른 사람이 혼전순결을 지킨다 아니다 에 대해서는 각자 마음이니 아무 상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혼전순결을 지키자는 쪽인데요, 네이트온 톡들을 자주 읽다보면 결혼전 관계를 가지는 게 사귀는 사이에서, 사랑한다면 당연한 일이고 안하면 바보 멍청이에, 한심하고 평생 처녀로 살아라 ㅋㅋ 이런 식의 의견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서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어떤지 조금 알고 싶었습니다. ^^;

 

 저는 여자이기 때문에 남자의 생각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여자와 남자는 달라서 사랑하면 육체관계는 필수적이라고 많은 남자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물론 여자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구요. 그렇지만 일단 저는, 누군가와 사귀게 되고 좋아하고 사랑하게 된다해도  남자친구와 자는 것 까지는 하고싶지 않습니다. 연애하기 전에 미리 ' 이렇게 할 거야. 저렇게 할 거야.' 라고 머리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일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는 그러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남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답답하고 힘들고 헤어지고 싶은 생각이 드는 일인가봐요. 그래서 전 저한테 고백했던 사람들 중, 한번 사귀어보고 싶은 사람도 있었지만, 이런 생각들이 불현듯 떠올라서 허락할 수가 없었어요.

 

 사귀어서 좋아졌는데, 사귀는 거 허락해놓고서 나는 혼전순결주의자다 라고 말하면 남자친구 입장에선 배신감이 들 수도 있기에, 미안해서 사귈 수가 없었습니다. 좋아해도 사랑해도 제가 할 수 있는 스킨십은 포옹이나 손잡기 키스정도 같아요. 이렇게 선을 그어놓고 사랑을 정의하는 게 바보같고 멍청하고 한심한 일일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저는 일단 그래요.

 

 음, 어떤 거냐면, 사람에겐 누구나 신념이라는 게 있잖아요? 나는 평생 담배를 피지 않겠다. 나는 평생 여자를 때리지 않겠다. 나는 여자를 사귀지 않고 내 꿈에 전념하겠다, 라든지 평생 한눈팔지 않고 봉사활동에 힘쓰겠다, 라든가 무슨 일에든 최선을 다하고 포기하지 않겠다. 와 같은..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그런 생각이요.

 

 그런데 저는 혼전순결을 지키고 싶다. 와 같은 생각이 한가지 신념? 같은 거예요. 연애상대에게는 이기적인 생각일지도 모르고 답답하고 조선시대도 아닌데 뭐하는 짓이냐, 이런 반응이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 그래서 저는 그만큼 남자친구가 생긴다면 잘해주고 싶었어요. 받는 것보다는 해주는 게 전 좋거든요. 남자든 그냥 일반 친구든 간에. 힘들면 도와주고 기쁠 때 축하해주고, 함께 있을 때 즐겁게 해 주고, 맛있는 걸 사주고, 할 수 있는 만큼 좋아하는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고, 그런 것들이요..

 

 그렇지만 혼전순결이면 남자를 안 사귀는 게 낫고, 결국 헤어지는 거니까 그만둬라, 라는 게 맞다면 전 결혼 전에는 평생 연애를 해 보지 못하고 끝나버릴 것 같다는 생각에 가끔 외로워요. 얼마 전에도 결국 고백한 사람을 차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아무와도 안 되고 저는 혼자 남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상대방을 사랑하고 희생하고 아껴주고 함께 행복해지고 싶어도, 육체관계를 갖지 않는다면 더 이상 마음이 깊어질 수 없고, 남자입장에서는 힘든 일이니까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게 나은 걸까요. 역시 계속 솔로로 살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ㅠ ㅠ 다른 분들은 혼전 순결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긴 글,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의도는 없었고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떤지 알고 싶었어요. ^^;

저 같은 여자가 정말 한심하고 벽창호 같은 인간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벽창호다! 라고 해도 할 말은 없네요. 에헤;;

혼전 순결을 지키지 않는 분들을 나쁘게 생각한 건 절대 아니고, 다만 저는 이러고 싶다, 하는

그런 글이었어요. 혹시 저와 생각이 같으신 분들 ^^; 남자친구가 생기지 않는다 해도

우리 힘내요! 긍지를 가지고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일들이, 연애 말고도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