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당했는데 친구가 내 잘못이래

애령2016.09.22
조회646
너무 속상하고 화나는데 풀 데가 없어서 판 들어왔어.
십 대 판이 아닌 다른 곳에 쓰려했는데 안바뀌길래 그냥 여기에 쓸게.

일단 제목대로 성폭행을 당했어.
만취여서 의식도 없고 저항할 힘도 없을 때.
진짜 너무 분하고 속상하고 죽고싶어서 신고하려다가 사과하길래 신고는 안했거든. 사실 사과해서 신고를 안했다기 보다는 해코지 당할까봐 무서웠던 것 같아.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하지, 그냥 죽을까 이런 생각하면서 혼자 울다가 내가 정말 믿고 친한 친구를 만나서 솔직하게 얘기를 했어. 그런데 나보고 '그 새끼들이나 너나 똑같아. 내가 행동 조심하랬지. 맞아야 정신차릴래?'이러더라, 한심하다고.
내가 그래서 이게 내 잘못이냐고 물었더니 '그렇다. 걔네나 너나 다를게 없다'라고 말하더라. 그 뒤로도 내 탓하길래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다 나더라.

나는 해결책이나 대신 해결해주길 원한게 아니라 내 얘기 들어주면서 진심어린 괜찮냐는 한 마디를 바란건데 어떻게 피해자한테 '너 잘못이다'라는 말을 할 수가 있는걸까. 집 가기 전에도 자긴 남들처럼 겉으로만 괜찮냐며 위로 안한다고 그러더라.

나는 다른 것보다 그 친구가 한 말들이 더 상처였어.
우울증 때문에 병원 다닌것도,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응급실 실려간 것도 다 알았고 내가 아직도 불안하고 우울하단 걸 알면서도 진짜 모질다고 생각들더라.

성폭행 당하고 수치스러운 얘기까지 들었는데도 진심어린 사과도 없었고 심지어는 내 탓이라는 얘기까지 들으니까 진짜 제 정신이 아니고 눈 돌아버리겠더라.

그냥 혼자 울다 울다 더 울 힘도 없어졌는데 그냥 이 쯤 되면 다 내 탓 같고 내가 제일 혐오스럽더라.

진짜 내 잘못일까? 내가 한심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