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

FfA4A62016.09.26
조회1,066

너를 묘사하는 건 처음이라 괜히 가슴이 두근거리네.
필력이 좋은것도, 그렇다고 표현력이 풍부한것도 아니지만
자꾸 눈앞에 네가 아른거리니까 글이라도 쓸까해.

앞모습.
7달 가까이 너를 좋아하면서 가장 자주 볼 수 있었던
앞머리를 고운 손으로 정리하는 너.
지나가다 바람에 헝클어진 모습을 보면,
내가 정리해주고싶다는 생각을 하곤 해.
하루가 끝나갈때 즈음 수고했다고 쓰담어주고싶고.
제일 좋아하는 매력적인 눈.
네 감은 눈을 손끝으로 매만져보고싶어.
그러면 웃을때마다 휘어지는 그 부드러움이 스며들까 싶어서.
이건 여담인데 말이야.
네 생각만 해도 웃음으로 함빡 젖어드는 나인데,
가끔 눈이 마주쳤을때 웃어보이는 건 왜 그렇게 어려운걸까.
아 피로때문인지 튼 입술이 오늘은 눈에 들어오더라.
이렇게 써보니 이상한델 본 것 같네. 립밤 꼭 바르고.
버스에 나란히 앉아 네 어깨에 기대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상상을 자주했어.
하지만 오늘 축쳐진 어깨에 어찌나 마음이 아려오던지.
너를 속상하게 만드는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궁금해.
남자인 너보다, 여자인 내 어깨가 훨씬 넓다는 우스갯소리라도하며 한번쯤은 내가 너를 웃게 만들어보고싶었어.
물론 네가 나를 보고도 웃는다면 말이야.

옆모습.
속상하지만 옆모습은 정말로 본지 꽤 된 것 같아.
불과 두달 전에는 눈치를 보다 슬쩍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
너를 볼 수 있었는데. 그런 내 눈길이 부담스러웠던거겠지 싶어.
이마부터 시작해서 코를 지나 턱선까지,
콩깍지가 씌여도 아주 단단히 씌였나봐.
언제쯤 벗겨질까 싶은데 아마 지금은 아닌것 같아.
꽤 오랜시간이 걸릴테지.
사실 옆모습을 본다는건 옆을 지나갈때는 거의 불가능하지?
네가 내 시선을 부담스러워할까 완전히 지나가고나서야
슬쩍 뒤돌아 너를 눈에 담는 나니까.

뒷모습.
아마 내가 가장 많이 본 너의 모습일거야.
고개가 기울어지지도 않고 어깨와 허리도 곧아.
바깥으로 약간 뻗은 걸음은 너랑 잘 어울려.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팔, 굳게 쥐어진 주먹.
공부하느라 장시간 허리를 구부리는데도 불구하고
곧은 목선이 내 눈을 많이 사로잡곤하지.
새벽도 아닌데 새삼 감상에 젖어든다.
오늘따라 유난히 네가 걷는 걸음걸음이
내 마음에 발자국을 남기고 가는 것 같아서 그래.

내모습.
너를 생각하다가 결국 너를 좋아하는 나로 끝을 맺곤해.
나 아직 너 좋아해, 제 풀에 지쳐 나가떨어진거 아니야.
그렇게 생각한다면.. 많이 슬플거야.
사실 1초라도 너를 더 보고싶은 나는 속상해.
네가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만큼만 떨어져서
거리 지키면서, 적당한 선 지키면서 너 좋아할게.
그정도는... 괜찮겠지?
처음부터 너무 티내지 않았더라면 무언가 달라졌을까 싶은데
그랬다면 넌 나를 아예 몰랐을거야. 그렇겠지?
지금처럼 가끔가다, 이유모를 너의 눈길조차받지 못했을거야.
그렇게 내 이기심을 포장해둘게.
이렇게 너무 좋아서 참 고민이야.
아직 입 밖으로 내어 말한적 없지만 많이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