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갑자기 존댓말 하냐면... 처음엔 그냥 일기처럼 쓰려고 했는데 어떤 분들이 댓글 남겨주시니까... 예의없어 보일 거 같아서요.)
연락 올 타이밍도 아니었어서 아... 글쓴 거 들켰나 했어요.
그 아이가 여기 사이트를 알 리가 없지만 가끔 보면 나한테 몰카 설치해놨나 싶을 정도로 모든 걸 다 알고 있어요. 아주 무서운 애에요.
그것도 카톡이
야 야 야
이렇게 계속 와서 긴장했는데 제가 응 하니까 뜬금없이 목소리 들을래 통화하자 이러길래 들킨 건 아니구나 싶어서 안심하고 내가 왜? 이랬더니 당황하더라고요.
통화하자는데 거기서 내가 왜가 왜 나오냐고... 저보고 특이하대요.
결론은 역시 사람은 죄짓고는 못 사나봐요. 불안에 떨었어요.
어제 글 올리고나서 오랜만에 판에 있는 다른 글들을 읽었어요.
동성판 글 읽는 건 오랜만이라서 몇 개 보다가 마음에 드는 글이 있어서 처음부터 읽고 있는데 아직 다 못 읽었어요. 제가 예전부터 느낀 건데 여기는 오래된 커플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저희는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어요. 알고 지낸 지는 좀 됐지만요...
다른 글들 보면 상대방 이름 대신 쓰는 호칭이 있잖아요. 저도 그거를 정해야 할 거 같아서 고민을 해봤어요.
저희는 평소에 저희끼리 부르는 애칭이 있긴 해요. 이름은 잘 안 부르고 애칭으로 많이 불러요.
제가 혀가 짧은가. 약간 발음이 안 좋아서... 사귀는 애 이름을 빨리 부르면 나오는 발음이 있는데 그거를 이름 대신에 불러요.
어... 근데 이거는 사귀기 전부터 그랬어서 주변 친구들 다 아는 거라 쓰기가 좀 그래요.
저랑 사귀는 애는 친구들이랑 있을 때 말고 둘이 있을 때만 저 부르는 애칭이 있어요. 그래서 처음엔 이걸로 할까 했는데 이것도 제 이름에서 파생된 거라서... 별 거 아니지만 혹시 모르니까요.
제가 어제 막 고민을 해봤어요. 근데 고민하다가 옆을 보니까 달력이 있더라고요.
제가 생일이 12월, 저랑 사귀는 애 생일이 6월이라서 이걸로 뭔가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다가 제 이름은 december 앞 자만 따서 데데라고 지었어요. 이게 약간 소름인 게
저랑 사귀는 애가 저한테 부르는 애칭이랑 발음이 좀 비슷해요. 그래서 마음에 들어요.
근데 저랑 사귀는 애는 저를 부를 때 데데야. 이렇게 부르는 게 아니라 데데. 이렇게 불러요. 무슨 개 부르듯이...
이름은 잘 안 부르는데 가끔씩 ㅇㅇ아. 하고 이름부를 때는 거의 저 혼낼 때에요.... 혼내거나 타이르기 전에 ㅇㅇ아. 하고 불러요. 내가 시선피하면 나 봐. 해서 눈 마주보게 한 다음에 이거 내가 하지 말라고 했었지? 하면 저는 쭈구리처럼 응...미안해... 이러고.
그래서 ㅇㅇ아. 라고만 불러도 아 내가 또 뭐 실수했구나 싶어서 좀 긴장이 돼요.
한번은 얘기하다가 ㅇㅇ아. 하는데
저도 눈치라는 게 있으니까 대충은 알잖아요 왜 부르는지. 지레 겁먹어가지고 어 나 피곤해서 그만 들어가야겠다 중얼중얼하면서 그냥 방으로 들어가버렸어요.
심지어 그때 제 집도 아니고 저랑 사귀는 애 집이었거든요. 얘 방에 들어가서 문 닫고 침대에 누웠는데 따라 들어와서 위에 올라타더니 멱살 잡혔어요...ㅋ 감히 니가 날 무시해? 이러면서 어깨 짤짤 털길래 피곤해서 그랬어 하고 둘러댔는데 먹혀들지 않았어요...
얘기가 딴 데로 샜네요. 다시 이름으로 돌아가서 저랑 사귀는 애는 태어난 달이 june이에요. 앞글자 따면 주주가 되는데 주주는 좀... 인형같고 좀 그러니까 그냥 준이라고 하려고요. 마음에 안 드셔도... 미안해요. 씽크빅이 이것밖에 안 나와요.
사실 뭔가 안 어울리는 거 같긴 해요. 외모적으로는... 저랑 사귀는 애가 더 데데처럼 생겼고 제가 더 준처럼 생겼어요. 이렇게 말해도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죠. 저희 얼굴을 모르시니까요...
준이랑 어떻게 만나게 됐는 지 말해드릴게요. 그런데 준이라고 하니까 어색하네요 아직.
딴 남자 만나는 거 같고 새로워요.
준은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났어요. 제가 그때 타지역으로 전학을 갔는데 전학 와서 첫 짝이었던 애랑 친해지면서 그 패거리들이랑 다 친해졌어요.
준은 그 패거리들이랑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는데 학군 때문인가 혼자 고등학교 다른 데로 떨어졌데요. 그래도 얼굴이랑 이름은 서로 알고 있었어요. 지금도 그렇고 제 친구 = 얘 친구 거든요. 애들이랑 피방 갔다가 몇 번 마주치기도 했는데 준은 안 그런데 내가 낯가림 심해서 친해지진 않았어요.
그때 제가 담배를 폈었는데... 그러면 안 되지만요. 죄송합니다. 제가 담배 피는 것도 나중에 알았대요. 나 학교 다닐 때 담배 폈던 거 몰랐어? 하면서 제가 더 놀랐어요. 애들이 말 안해줬냐니까 걔네가 그런 걸 왜 말해주냐고... 저는 당연히 알고 있을 줄 알았어요. 아 저 지금은 끊었어요. 준이는 원래 안 폈고요.
저 담배피는 거 처음 알았을 때 의외였데요. 안 그렇게 생겼다고. 그런 말 처음 들어봐서 신기했어요. 저 양아치 같이 생겼다는 말 진짜 많이 들어서...
그렇다고 진짜 양아치는 아니었고요. 담배 때문에 할 말은 없지만... 그러면 안 됩니다 학생 여러분. 비록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요. 그래도 나름 공부도 열심히 하고 조용히 학교 다녔어요. 네 조용히... 좀 많이 잤어요 학교에서. 잠이 많아서.
준이랑 친해지게 된 계기는 수능 끝나고 애들이랑 다같이 여행을 갔어요. 제가 사진 찍히는 걸 정말 좋아해요. 찍는 거 말고 찍히는 걸 좋아해요. 하도 좋아해서 어렸을 때 신문이랑 잡지에 몇 번 실린 적도 있어요. 아버지가 더 좋아하시면서 신문도 몇 부씩 가져오시고 스크랩 해두셨어요. 이런 거 써도 되겠죠. 제가 무슨 전문 모델로 활동한 것도 아니니까요..
그만큼 좋아하는데 여행 갔을 때 준이 비싸보이는 카메라 가지고 온 거 보고 얘도 사진 찍는 거 좋아하구나. 나 많이 찍어주겠지? 이런 설레발 치면서 기분이 좋아졌어요.
관광지에서 사진 찍어달라고 하면 다른 친구들은 자 봐라! 여기가 관광지다! 내 뒤에 그 유명한 관광지가 있다! 그리고 그 앞엔 내가 있지! 약간 이런 느낌으로 찍어줘요. 예술성이라고는 1도 없는...
준이한테 몇 번 사진 찍어달라고 했는데 구도라고 하나요. 그런 게 예사롭지 않았어요. 사진 배웠냐고 물어보니까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많이 보고 많이 찍는다고...
사진 잘 찍는 거 보고 좀 호감이었어요. 물론 그땐 친구로서의 호감이었죠.
그때 들었던 생각이 나중에 이런 사람이랑 사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준 같은 애를 만나고 싶다는 게 아니라 사진 잘 찍는 사람이랑 사겨야겠다는 생각...
사진을 찍어야 하는 그 포인트를 알더라고요. 여기서 찍으면 잘 나올 것 같은데... 너무 많이 찍어달라고 했나. 그냥 갈까. 이런 생각하고 있으면 준이 먼저 찍을래? 여기 서 봐. 라고 해줘서 맘에 들었어요.
지금도 사진은 기가 막히게 찍어요. 저는 찍히는 걸 좋아하고 준은 찍는 걸 좋아해서 잘 맞는 거 같아요. 카메라 들이대면 피하거나 굳는 애들도 많은데 여기 봐봐. 하면 0.1초만에 포즈를 취해주는 뻔뻔한 애는 너밖에 없다고 준도 좋아해요.
저희가 사귀게 된 건 제가 마음고생을 좀 많이 했어요... 짝사랑을 했는데 제가 마음을 잘 못 숨기는 편이라 오히려 더 힘들었어요. 얘가 나 갖고 노나 이런 생각 들어서...
그때 여행 갔다 온 뒤로는 애들이랑 다같이 만나서 놀고 그랬는데 준이 저한테는 다른 애들한테 하는 거랑은 좀 다르게 대해줬어요.
제가 말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여럿이 있을 땐 더 조용히 있는 편인데 준은 반대로 어딜 가나 모임의 중심에 있어요. 웃고 떠들다가도 제가 너무 말이 없으면 말도 걸어주고 먹을 것도 챙겨주고 제가 술 못 먹는 거 알고 술자리 갈 때마다 제가 말 안해도 음료수 시켜서 제 앞에 갖다놓고...
막상 말하려니까 뭘 어떻게 잘해줬는지 말을 잘 못 하겠네요.
준이가 남자치고 되게 섬세한 애라 사소하게 많이 챙겨줬어요. 얘가 좀... 사람 설레게 하는 행동을 잘해요. 제가 그래서 지금도 너 선수같아. 이런 말 자주 하는데.. 스킨십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옆에 있으면 어깨동무 하듯이 감싸서 자기 쪽으로 당겨서 안고 동생한테 하듯이 머리 쓰다듬어 주고 하니까 뭐지.. 하면서 좀 설렜던 거 같아요.
아. 이 얘기를 안 한 거 같은데 저는 제가 게이라는 거 어릴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어요. 근데 준이 좋아했을 땐 얘랑 사귈 마음으로 좋아했던 건 아니에요. 그때는 얘가 이쪽인지도 몰랐고요.
그때 얘는 저한테 마음이 있어서 잘해줬다기 보단 약간 동생? 강아지? 정도로 생각했던 거 같아요. 내 애완펫이라고 그런 말도 자주 하고...
저한테 자꾸 손! 이래요.
개 훈련 시키는 것처럼... 그럼 저는 무시하고 욕을 해주는데
내가 뭔가 요구할 게 있을 땐 얌전히 손 올려줬어요.
그러면 엄청 좋아하면서 다 들어줘요.
내가 개같은가...
요즘도 손! 할 때 있는데 그럼 전 깨물어요. 그러면 아! 왜 물어. 하는데 내가 물 걸 알면서도 자꾸 손 내미는 건 깨뭄 당하는 걸 즐긴다고밖엔 생각이 안 드네요.
저도 얘를 모르겠어요. 말 안 듣는 애완견 취급하면서 교육을 다시 시켜야겠다고... 뭘 어떻게 교육을 시킨다는 건지. 무서움.
히야이유2
어제 글 올리고 나서 한 10분? 있다가
나랑 사귀는 아이한테 카톡이 다다다 왔어요.
(왜 갑자기 존댓말 하냐면...
처음엔 그냥 일기처럼 쓰려고 했는데
어떤 분들이 댓글 남겨주시니까... 예의없어 보일 거 같아서요.)
연락 올 타이밍도 아니었어서
아... 글쓴 거 들켰나 했어요.
그 아이가 여기 사이트를 알 리가 없지만
가끔 보면 나한테 몰카 설치해놨나 싶을 정도로
모든 걸 다 알고 있어요.
아주 무서운 애에요.
그것도 카톡이
야
야
야
이렇게 계속 와서
긴장했는데
제가 응 하니까
뜬금없이
목소리 들을래 통화하자 이러길래
들킨 건 아니구나 싶어서 안심하고
내가 왜? 이랬더니 당황하더라고요.
통화하자는데 거기서 내가 왜가 왜 나오냐고...
저보고 특이하대요.
결론은 역시 사람은 죄짓고는 못 사나봐요.
불안에 떨었어요.
어제 글 올리고나서 오랜만에
판에 있는 다른 글들을 읽었어요.
동성판 글 읽는 건 오랜만이라서 몇 개 보다가 마음에 드는 글이 있어서
처음부터 읽고 있는데 아직 다 못 읽었어요.
제가 예전부터 느낀 건데 여기는 오래된 커플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저희는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어요.
알고 지낸 지는 좀 됐지만요...
다른 글들 보면 상대방 이름 대신 쓰는 호칭이 있잖아요.
저도 그거를 정해야 할 거 같아서 고민을 해봤어요.
저희는 평소에 저희끼리 부르는 애칭이 있긴 해요.
이름은 잘 안 부르고 애칭으로 많이 불러요.
제가 혀가 짧은가. 약간 발음이 안 좋아서...
사귀는 애 이름을 빨리 부르면 나오는 발음이 있는데
그거를 이름 대신에 불러요.
어... 근데 이거는 사귀기 전부터 그랬어서
주변 친구들 다 아는 거라 쓰기가 좀 그래요.
저랑 사귀는 애는 친구들이랑 있을 때 말고
둘이 있을 때만 저 부르는 애칭이 있어요.
그래서 처음엔 이걸로 할까 했는데
이것도 제 이름에서 파생된 거라서...
별 거 아니지만 혹시 모르니까요.
제가 어제 막 고민을 해봤어요.
근데 고민하다가 옆을 보니까 달력이 있더라고요.
제가 생일이 12월, 저랑 사귀는 애 생일이 6월이라서
이걸로 뭔가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다가
제 이름은 december 앞 자만 따서 데데라고 지었어요.
이게 약간 소름인 게
저랑 사귀는 애가 저한테 부르는 애칭이랑 발음이 좀 비슷해요.
그래서 마음에 들어요.
근데 저랑 사귀는 애는 저를 부를 때
데데야. 이렇게 부르는 게 아니라
데데. 이렇게 불러요.
무슨 개 부르듯이...
이름은 잘 안 부르는데 가끔씩 ㅇㅇ아. 하고 이름부를 때는
거의 저 혼낼 때에요....
혼내거나 타이르기 전에 ㅇㅇ아. 하고 불러요.
내가 시선피하면 나 봐. 해서 눈 마주보게 한 다음에
이거 내가 하지 말라고 했었지? 하면
저는 쭈구리처럼 응...미안해... 이러고.
그래서 ㅇㅇ아. 라고만 불러도 아 내가 또 뭐 실수했구나 싶어서 좀 긴장이 돼요.
한번은 얘기하다가 ㅇㅇ아. 하는데
저도 눈치라는 게 있으니까 대충은 알잖아요 왜 부르는지.
지레 겁먹어가지고 어 나 피곤해서 그만 들어가야겠다 중얼중얼하면서
그냥 방으로 들어가버렸어요.
심지어 그때 제 집도 아니고 저랑 사귀는 애 집이었거든요.
얘 방에 들어가서 문 닫고 침대에 누웠는데
따라 들어와서 위에 올라타더니 멱살 잡혔어요...ㅋ
감히 니가 날 무시해? 이러면서 어깨 짤짤 털길래
피곤해서 그랬어 하고 둘러댔는데 먹혀들지 않았어요...
얘기가 딴 데로 샜네요.
다시 이름으로 돌아가서
저랑 사귀는 애는 태어난 달이 june이에요.
앞글자 따면 주주가 되는데 주주는 좀... 인형같고 좀 그러니까 그냥 준이라고 하려고요.
마음에 안 드셔도... 미안해요. 씽크빅이 이것밖에 안 나와요.
사실 뭔가 안 어울리는 거 같긴 해요.
외모적으로는...
저랑 사귀는 애가 더 데데처럼 생겼고 제가 더 준처럼 생겼어요.
이렇게 말해도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죠.
저희 얼굴을 모르시니까요...
준이랑 어떻게 만나게 됐는 지 말해드릴게요.
그런데 준이라고 하니까 어색하네요 아직.
딴 남자 만나는 거 같고 새로워요.
준은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났어요.
제가 그때 타지역으로 전학을 갔는데
전학 와서 첫 짝이었던 애랑 친해지면서
그 패거리들이랑 다 친해졌어요.
준은 그 패거리들이랑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는데
학군 때문인가 혼자 고등학교 다른 데로 떨어졌데요.
그래도 얼굴이랑 이름은 서로 알고 있었어요.
지금도 그렇고 제 친구 = 얘 친구 거든요.
애들이랑 피방 갔다가 몇 번 마주치기도 했는데
준은 안 그런데 내가 낯가림 심해서 친해지진 않았어요.
그때 제가 담배를 폈었는데... 그러면 안 되지만요. 죄송합니다.
제가 담배 피는 것도 나중에 알았대요.
나 학교 다닐 때 담배 폈던 거 몰랐어? 하면서 제가 더 놀랐어요.
애들이 말 안해줬냐니까 걔네가 그런 걸 왜 말해주냐고...
저는 당연히 알고 있을 줄 알았어요.
아 저 지금은 끊었어요.
준이는 원래 안 폈고요.
저 담배피는 거 처음 알았을 때 의외였데요.
안 그렇게 생겼다고.
그런 말 처음 들어봐서 신기했어요.
저 양아치 같이 생겼다는 말 진짜 많이 들어서...
그렇다고 진짜 양아치는 아니었고요. 담배 때문에 할 말은 없지만...
그러면 안 됩니다 학생 여러분. 비록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요.
그래도 나름 공부도 열심히 하고 조용히 학교 다녔어요.
네 조용히... 좀 많이 잤어요 학교에서. 잠이 많아서.
준이랑 친해지게 된 계기는 수능 끝나고 애들이랑 다같이 여행을 갔어요.
제가 사진 찍히는 걸 정말 좋아해요.
찍는 거 말고 찍히는 걸 좋아해요.
하도 좋아해서 어렸을 때 신문이랑 잡지에 몇 번 실린 적도 있어요.
아버지가 더 좋아하시면서 신문도 몇 부씩 가져오시고 스크랩 해두셨어요.
이런 거 써도 되겠죠.
제가 무슨 전문 모델로 활동한 것도 아니니까요..
그만큼 좋아하는데 여행 갔을 때 준이 비싸보이는 카메라 가지고 온 거 보고
얘도 사진 찍는 거 좋아하구나. 나 많이 찍어주겠지?
이런 설레발 치면서 기분이 좋아졌어요.
관광지에서 사진 찍어달라고 하면 다른 친구들은
자 봐라! 여기가 관광지다! 내 뒤에 그 유명한 관광지가 있다! 그리고 그 앞엔 내가 있지!
약간 이런 느낌으로 찍어줘요.
예술성이라고는 1도 없는...
준이한테 몇 번 사진 찍어달라고 했는데
구도라고 하나요. 그런 게 예사롭지 않았어요.
사진 배웠냐고 물어보니까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많이 보고 많이 찍는다고...
사진 잘 찍는 거 보고 좀 호감이었어요.
물론 그땐 친구로서의 호감이었죠.
그때 들었던 생각이 나중에 이런 사람이랑 사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준 같은 애를 만나고 싶다는 게 아니라
사진 잘 찍는 사람이랑 사겨야겠다는 생각...
사진을 찍어야 하는 그 포인트를 알더라고요.
여기서 찍으면 잘 나올 것 같은데... 너무 많이 찍어달라고 했나. 그냥 갈까.
이런 생각하고 있으면 준이 먼저
찍을래? 여기 서 봐. 라고 해줘서 맘에 들었어요.
지금도 사진은 기가 막히게 찍어요.
저는 찍히는 걸 좋아하고 준은 찍는 걸 좋아해서 잘 맞는 거 같아요.
카메라 들이대면 피하거나 굳는 애들도 많은데
여기 봐봐. 하면 0.1초만에 포즈를 취해주는 뻔뻔한 애는 너밖에 없다고 준도 좋아해요.
저희가 사귀게 된 건 제가 마음고생을 좀 많이 했어요...
짝사랑을 했는데 제가 마음을 잘 못 숨기는 편이라
오히려 더 힘들었어요.
얘가 나 갖고 노나 이런 생각 들어서...
그때 여행 갔다 온 뒤로는 애들이랑 다같이 만나서 놀고 그랬는데
준이 저한테는 다른 애들한테 하는 거랑은 좀 다르게 대해줬어요.
제가 말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여럿이 있을 땐 더 조용히 있는 편인데
준은 반대로 어딜 가나 모임의 중심에 있어요.
웃고 떠들다가도 제가 너무 말이 없으면
말도 걸어주고 먹을 것도 챙겨주고
제가 술 못 먹는 거 알고 술자리 갈 때마다
제가 말 안해도 음료수 시켜서 제 앞에 갖다놓고...
막상 말하려니까 뭘 어떻게 잘해줬는지 말을 잘 못 하겠네요.
준이가 남자치고 되게 섬세한 애라 사소하게 많이 챙겨줬어요.
얘가 좀... 사람 설레게 하는 행동을 잘해요.
제가 그래서 지금도 너 선수같아. 이런 말 자주 하는데..
스킨십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옆에 있으면 어깨동무 하듯이 감싸서 자기 쪽으로 당겨서 안고
동생한테 하듯이 머리 쓰다듬어 주고 하니까
뭐지.. 하면서 좀 설렜던 거 같아요.
아. 이 얘기를 안 한 거 같은데
저는 제가 게이라는 거 어릴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어요.
근데 준이 좋아했을 땐 얘랑 사귈 마음으로 좋아했던 건 아니에요.
그때는 얘가 이쪽인지도 몰랐고요.
그때 얘는 저한테 마음이 있어서 잘해줬다기 보단
약간 동생? 강아지? 정도로 생각했던 거 같아요.
내 애완펫이라고 그런 말도 자주 하고...
저한테 자꾸 손! 이래요.
개 훈련 시키는 것처럼...
그럼 저는 무시하고 욕을 해주는데
내가 뭔가 요구할 게 있을 땐 얌전히 손 올려줬어요.
그러면 엄청 좋아하면서 다 들어줘요.
내가 개같은가...
요즘도 손! 할 때 있는데 그럼 전 깨물어요.
그러면 아! 왜 물어. 하는데 내가 물 걸 알면서도 자꾸 손 내미는 건
깨뭄 당하는 걸 즐긴다고밖엔 생각이 안 드네요.
저도 얘를 모르겠어요.
말 안 듣는 애완견 취급하면서 교육을 다시 시켜야겠다고...
뭘 어떻게 교육을 시킨다는 건지. 무서움.
그때까지는 아직 준이를 좋아하는 거까진 아니었어요.
오 길게 썼다.
횡설수설 한 거 같아서 고치고 싶은데 엄두가 안 나요.
글재주가 없어서 이만큼 쓰는데도 많이 오래 걸려서...
이거 재밌어요.
나중에 고치든가 또 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