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같은 친정, 친정같은 시댁

새댁2008.10.20
조회79,623

결혼한지 1년이 조금 넘은 새댁입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는 말이 있죠~

너무도 제속이 답답해 몇자 적어봅니다.

전 가난한 집에서 장녀로 태어났습니다. 저의 유년시절은 말그대로 가난 그자체였습니다.

저의자매들 모두 상고를 졸업했고 대학진학은 꿈도 못꿨습니다.

저의 친할머니 여자애들이라 교육필요없다며 중학교 졸업후 공장다니며 돈 벌라 하셨을 정도였어요~ 그이유가 부모님 두분다 지체장애를 갖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자식 셋이나 낳아 키우다 보니 과일장수니 고물상이니 공장일, 경비...공공근로에 퀵서비스까지 안해보신일이 없었드랬죠....어찌되었든 자식 셋 고등학교 졸업은 시키신거니까 정말 대단하다 생각했습니다. 한쪽팔의 지체장애로 나머지 한쪽으로 고물을 줍고 니어커를 끌던 아버지를 생각하노라면 가슴한켠이 짠~해집니다.  하지만 그이면엔 또다른 아버지가 계셨습니다.

 

몸이불편하셨던 장남인 아버지는 큰어려움없이 유년시절을 보냈고 결혼전까지 이렇다할 직업하나없으셨습니다. 그저 용돈받아 편하게 총각시절보내고 동네지인의 소개로 저희엄마와 선을 본후 결혼하셨습니다.

결혼후 먹여살릴 처 자식때문에 일을 시작하긴 하셨지만 중간중간 게으름이 나실때면 엄마한테 말도없이 훌쩍 밤낚시를 떠나시거나 외가에 가셔서 밥얻어먹고 술얻어먹고.... 처가에 가면 돈을 쓰고 와야 하는데 매번 대접을 받고 오신 아버지...그럴때 마다 엄마만 속이 끓어 가슴앓이를 하시곤 하셨죠... 한번은 엄마가 절 임신하셨을때 5일을 굶으신적도 있었고, 3~4정거리의 시댁에 갈 버스비조차 없어 동네어른들께 버스비 꾸러 다니실정도였었죠~ 그 한량 버릇 고치시지 못하고 30년 넘게 같이 사신 엄마속을 아직도 썩히고 계시네요... 자식셋 고교졸업은 시켰으니 내일 다했다 생각하신것인지...어느날 부터인가 점점 일을 안하시려고 하시더라구요~

이제 나이도 있으시고 하니 일할곳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려운것도 있지만 아버지의 잠재울수없는 그 한량끼가 한몫을 하고 있는거 같더라구요...

 

현재 전 결혼했구 동생둘이 부모님과 같이 살고있는데요~ 동생둘이 한달에 생활비를 보태드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전 명절이나 생신같은날 찾아뵙고올때 몇십만원씩 용돈을 드리고 있구요......

이렇다보니 아부지 점점 일할생각 안하시네요~

돈을 딱 끊어볼까도 생각했지만... 아버진 어딜가도 밥은 얻어먹고 사실테지만 엄만...허기진 배를 물로 채우실 분이라서 그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무능력하다해서 일을 못한다는건 핑계같습니다. 저의 아버지보다 더 심한 중중장애인들도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며 폐지를 줍던 전단지를 돌리던 열심히 사시는분들 많습니다.

최소한 본인과 본인의 처 만큼은 먹여살려야 하는게 가장의 본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시면서 사는데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자식이 도와드려야겠죠...

하지만 이런 아버질 보노라면 밑빠진독에 물붓기 같아 속이 상합니다.

일자리를 알아봐 드려도 이건 힘들고...이건 안되고,,,저건 또 뭐 어쩌구..... ㅡ,.ㅡ;;

남들은 몸불편해 나이먹음 자식들이 먹여살린테니 일 안해도 되겠다며 얘기들을 한대나 뭐래나...누구네 집은 자식이 모은돈으로 집 넓혀줬다는둥~ 차를 한대 뽑으면 좋겠다는둥...... 에혀...

 

결혼한지 얼마안되었지만 울신랑 벌써 울아버지의 한량끼를 발견한듯 합니다.

외식이라도 할라치면  맛있는음식 본인앞으로 놓고 혼자 다 드시려 하고...  한번은 가족끼리 봄소풍을 갔는데 거기서 가족끼리 타는 자전거 보시더니 저거 타자면서 가격알아보신다고 혼자 휭~다녀오시더니 얼마안한다면 애덜마냥 저거 타보자고 성화이십니다. 아빠더러 돈 내라니깐 돈없다고 뻔뻔하게 말하면서 징징 대시는데.....신랑앞에서 정말 창피했습니다.

이런 저의 아버지 모습에 저의 신랑은 씁슬한 웃음만 짓더이다~

 

저의 시아버지 부모없이 자란 고아나 다름없는분이였습니다. 자수성가 하신 케이스이지요~

못배우고 가진것 없어도 그저 성실함 하나로 살아오신 훌륭한 분이십니다.  지금은 아프셔서 일을 쉬고계시지만 이와중에도 그동안 모아놓으신 돈으로 생활하며 병원비 대가며 자식들에게 손안벌리고 살아가십니다.

이런 부모밑에서 자란 저의 신랑은 저의아버지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것 같더라구요...

 

사실 결혼할때도 저의 부모님의 몸상태때문에 결혼을 못할뻔 했습니다.

저 아니면 안된다는 굳은 신랑의 의지로 시부모님 설득해서 결혼했읍니다.... 그렇다고해서 못마땅한 며느리 대접해주시는건 아니십니다. 당신자식위해 좀더 낫은 여자 만나라고 그정도 반대안하시는 부모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재는 너무도 잘해주셔서 오히려 친정같은 시댁입니다.

친정부모한테 받을사랑 전 시댁에서 받고 있습니다...그래서 그나마 위안이 되면서도 시댁부모님께 죄스러운 맘뿐이네요~

 

무슨 일이 있을때마다 비교되는 시댁과 친정때문에 제속만 곪아갑니다.

철없이 징징대는 아버지의 한탄도 힘들고 그런아버지 때문에 우울해 하시는 엄마를 볼때마다 속이 상하고 이런 사실을 시댁에서 알까봐 조마조마하고 장녀로써 친정부모 부양할 상황도 못돼 제자신이 초라해집니다...(저의집은 딸만있어욤....ㅡㅡ)

 

둘다 맞벌이지만 집 장만하느라 대출받은게 있어서 양가에 용돈을 드릴수있는 상황도 못돼 그저 명절이나 생신때 몇십만원씩 드리는게 고작입니다.

따지고 보니 한해에 100좀넘게 각각 양가에 드린는 꼴이네요~

그래서 저희친정엔 고정적으로 용돈드리는게 낫겠다 싶어 월10만원씩 드리고자 신랑과 의논했는데~ 싫어하는 눈치에요.... 매달 그렇게 드리면 명절때 어떻게 모른척하냐구요.....

시댁은 저의집보단 살림살이가 좀 낫다지만 어찌되었든 시댁도 소득없이 가지고 계신돈만 쓰시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저의집쪽으로 돈이 더 나가게 될까봐 은연중 본가 걱정이 되었나봅니다.

 

이해는 하면서도 내심 섭섭하더군요... 저의 집이 더 어렵다지만 결혼후 여지껏 시댁에 돈을 더 썻으면 썼지..덜 쓰진 않았습니다....그저 원래나가던 용돈을 쪼개서 여러번 주겠다는것인데.....

신랑의 이러한 반응에 그저 당황스러우면서도 이해하면서도 속이 상하네요....

 

이렇게 자식이 속이 끓는데 저의 아버진 또 외가에 내려가 외삼촌들한테 술얻어드시고 거나하게 취하셔서는 제게 전화해서 술꼬장부리시네요~ 뭐라고 한마디 했더니 " 다 필요없구 니아부지 죽으면 돈300만원때문에 죽은줄 알어~" 그러시면서 전화 끊으시네요....

또 무슨 사고를 치신건지.....퀵서비스 일할때 오토바이로 2년간 3번의 사고를 내셔서 저의 자매가 피해자한테 물어준 돈만도 수백입니다...조심성이 좀 없으시긴해요....ㅜㅜ

사고가 나면 바로 알려주심 대책이라도 세우련만....숨넘어가기 일보직전에야 말씀을 하시니....

당신 자신도 사람인지라 자식들에게 미안해서 혼자 전전긍긍하다가 마지막 궁지에 몰렸을때 어쩔수없이 저희한테 말씀하시는건 압니다...하지만 해도해도 너무하시잖아요.....

 

남들은 시댁때문에 신랑때문에 힘들다 하는데...전 가난한 친정때문에....철없는 아버지때문에 힘이드네요.....못나도 내부모인데 모른척할수도 없고....동생들에게만 무거운 짐을 얹어줄수도 없고...어차피 다 시집가면 결국 셋이 돈모아 생활비 대줘야 하는데.....

신랑눈치보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그저 속만 타들어가네요~

 

너무도 답답해 두서없이 써내려갔네요~

현재 임신중인데 우울증생겨 울 아가에게 피해가 갈까봐 여기에다 질러봅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조금이라도 편해지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