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넘 길다.

산이 아빠200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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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이나 되는 설 연휴 기간을 어떻게 보낼까?

 아내와 아들이 있다면 이런 저런 생각할 겨를도 없이 후딱 지나갈텐데...

 총각 아닌 총각으로 보낸지 벌써 40일이 됐다.

 아내와 아들은 출국한지 40일째인 것이다. 귀국까지는 보름 정도 남았다. 그러나 그 기간에 설이 낀 것이다.

 고향 충청도에 부모님 뵈러 가야하지만 가지 않을 예정이다. 착하고 어린(올해 22살) 예쁜 며느리와 귀엽고 예쁜 손주(올해 두살)를 보고 싶어하실 노부모님께 아내가 출국했다는 얘기도 않은 상태다. 얼마 전 통화 때도 잘 있고 잘 자라고 있다고 말했었다.

 얼마 전에는 아내에게 가능하면 설 전에 귀국하면 안되겠느냐고 했지만 일들이 마무리 되지 않아 어렵다는 답변만 받았을 뿐이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노부모께 거짓말을 하는 것 뿐이다.

 '저 설에 올라가기가 힘들 것 같아요. 저희 회사가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23일까지 마쳐야 하는 게 있거든요? 결국 2일 밖에 못 쉬는데 이 기간에도 하루는 나와서 당직을 봐야한답니다. 지금은 못 가지만 다음에는 꼭 갈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몸 건강하세요.'

 이러한 거짓내용에 누군들 속아넘어가지 않으리.

 그렇지만 갈곳도 없는 5일 동안은 넘 길다. 사실 회사는 5일 동안에 업무와 관련된 시스템을 모두 내리기 때문에 회사에 할 일이 있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5일이라는 기간에 내겐 너무 긴 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사흘이면 적당할 터인데... 디브이디와 음악과 티브이 그리고 드림으로 그 긴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임이 틀림없다. 아낸 자신의 언니가 사는 창원에라도 가라지만 언니 시댁에는 가족이 없는가? 그들도 가족과 보내야 하는데 불청객이 낄려면 어지간한 두께의 철판을 얼굴에 깔지 않은 한 어렵다.

 이 기간동안 산엘 다녀왔으면 좋겠는데, 등산을 한지 6~7년 되었기 때문에 체력이 따라주지 않을 것 같고, 장비들도 새로 구입해야 하는 경제적인 손실까지 생각해야 한다.

 총각이 아닌 내가 5일 동안 할 수 있는 건 무엇이란 말인가. 정말 방에만 박혀서 홀애비 냄새만 풀풀 풍겨야 한단 말인가? 안돼! 이럴수 없어. 내 사전에 이런 비참한 나날이 있다는 것이 말이나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