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연애 그리고 우리 헤어졌어요 (많이 길어요)

4년201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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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글을 써야 할 지.. 어려운 20대 중반 여자입니다.

20대 초반 우리 둘다 사회 초년생일 때 만난 이제 곧 4주년을 맞이하는데..결국 헤어졌네요.

4년 가까이를 만나면서 저희도 다른 커플들처럼 싸웠지만 단 한 번도 헤어진 적이 없어 더욱 힘드네요.

항상 같은 문제들로 싸우게 되면 늘 다음날 만나 서로 이해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앞으로 우리 더 잘해보자 라고 이야기 하며 풀었는데.. 그게 문제였을까요? 이제는 더 이상 되돌릴 수 가 없네요.

또 같은 문제로 싸우게 되면서 남자친구가 먼저 일주일 시간을 갖자고 하였고 4일정도 되는 날 더 이상 생각해봤자 달라질 게 있냐고 먼저 연락하여 만났어요. 만나자 마자 붙잡았습니다.

 

나는 오빠랑 못헤어진다고...내가 좀 더 달라져보겠다고... 그때 그러더라구요... 마음이 변했다고..  자기 마음이 변한거라고...너가 미안해하지 말라고... 울면서 더 이상은 못만날것 같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말도 안되는 말을 하며 붙잡고 매달렸어요. 마지막으로 안겨서 울때도 오빠가 밀어 내면서도 웃고 있더라구요... 그때 알았죠...'아 시간이 필요하구나...'

그리고 10일 지나고 다시 연락했어요.

연락 안 받아줄것같았는데 그 사람은 ㅋㅋ도 사용하고... 전화 목소리도 다정하더라구요.

 

그날 바로 만났습니다. 만났는데 둘다 멀리서부터 웃었죠. 이렇게 오래 떨어져본것도 처음이니...

남자친구가 왜 이렇게 살이 빠졌냐고 걱정도 해주고 이야기를 하러 가는 곳 까지 장난도 하며 걸어갔어요.

벤츠에 앉아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의 반복된 문제들에 대한 내 생각과 오랜 시간 만날 수록 느껴졌던 결혼의 부담감...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오빠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하길래 솔직한 심정을 다해 말했습니다.

 

그리곤 오빠가 이야기하네요. '지금이 좋아' 지금이 좋다니요? 나는 밥도 못먹고 일도 손에 안잡히고 친구들을 만나도 힘든데...지금이 좋다니요....참 마음 아팠어요. 며칠 전 까지 꽃도 사주고 회사 앞으로 데릴러 온 사람이기도 한데... 한 순간에 이렇게 되니 참 아프더라구요.

 

그래서 알겠다고 했어요. 사실 울고 불고 매달린 그날 보다 덜 아팠어요. 마음의 준비가 되서 그런걸까요? 집까지 데려다준다고 하여 서로 웃으면서 걸어갔어요.

 

걸어가면서 팔짱도 끼고 어깨에도 기댔어요. 마지막이니까요. 더 밝게 평소처럼 걸어가는데

오빠도 웃고 있더라구요... 가는 길에 '오빠는 안 힘들었어?' '내가 싫어진건가?'라고 물어보는데 그런거 물어보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왜 모질게 말을 못해?' 라고 묻자 남자친구가 '너한테 어떻게 모질게 말할 수 있겠어..'라네요. 나쁜놈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헤어지자고 말하는게 제일 모진말인데 끝까지 착한 척이었어요...개자식ㅋㅋㅋㅋㅋㅋㅋ....

자꾸 그런거 물어볼 수 록 저만 힘들어진다는 소리에...아  오랜 시간 생각해왔구나 싶기도 했어요.

 

집 앞에서 안아달라고 제가 이야기해서 두번 꽉 끌어안고 헤어졌어요. 마지막 인사로 '오빠 힘들때 연락 해도 되?'라고 물어보니 '당분간은 연락안하고 지냈으면 해'라네요...

 

그게 마지막이에요... 이제 3주..정도 되가고 있어요. 생각해보니 미안하게 너무 많아요.

그러면서 하루 하루 수십번 연락을 먼저 하고 싶기도 하고 다시 흔들렸던 마음을 잡기도 해요.

'마음이 변했어'라는 그 말이 사실 가장 큰 이유이고 모진 말인데.. 왜 나는 그 말을 내 뱉는 말투가 다정해서 끝까지 다정했다고 생각했을까요?

 

사실 결혼까지 생각했고 친척들이 있는 자리에 인사를 나눴고 명절 때마다 서로 음식들을 주고 받으면서 지냈어요. 남자친구도 저도 그런 경우는 처음이었고 늘 결혼을 꿈꿔왔거든요.

 

헤어져보니 이런거는 별 의미가 없더라구요. 남자친구도 저도... 그땐 서로의 감정이 최고였으니

저렇게 행동을 한거였어요.

 

여기 판을 보면 남자는 후폭풍 여자는 선폭풍이라던데... 저는 선폭풍도 후폭풍도 다 겪을 예정입니다.

 

어떻게 보면 저는 늘 사랑을 받기만 한 입장이었고 잘못을 했을 때에도 항상 오빠가 참고 받아줬거든요. 그래서 제가 더 이렇게 미련도 후회도 하고 있나봐요. 그래서 더 이렇게 힘든가봐요.

 

같은 동네에 살아서 길만 걸어도 생각이 나요... 헤어진 뒤로 그 사람이 아닌 사람 또는 나 혼자 영화를 보는 것도 참 무섭네요.

....당분간에 저도 4년동안 놓고 있었던 가족들과 친구들,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볼까해요.

 

친구들 앞에서는 괜찮은 척 했지만 사실 저는 연락을 많이 기다리고 있어요.

연락이 오지 않을 사람인 걸 알아서 시간이 지나면  연락이 온다. 이런 소리에 기대감이 적어요.

 

다시 재회할 마음이 크지는 않지만 제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만큼 그 사람도 똑같이 힘들어했으면 해요. 연락이 온 것 만으로도 '아 그 사람도 힘들었구나' 위안이 될 것만 같아요.

 

그 대신 많이 힘들겠죠?

그동안 잃어버렸던 제 자신을 찾다 보면 좋은 인연이 있을거에요.

이 곳에 글 쓰면서 오늘 밤은 조금 편안하게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