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야이유5

이유ㅠㅇ2016.10.04
조회2,157

내 발등 같은 걸 걱정해주실 줄은 몰랐는데...
ㅇㅇ님 고마워요.
다들 닉이 ㅇㅇ라서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밑에서 두번째 ㅇㅇ님 고마워요.
나 많이 아프지 않아요.

 

근데 국수 먹으러 나갔을 때 맨발에 샌들 신고 나갔었거든요.
하필 샌들끈 닿는 부분에 상처가 있어서
걸어다닐때마다 샌들끈에 상처 얻어맞고 절뚝절뚝..
아 발 아퍼 하니까 준이가 신발 쳐다보더니
누가 그런 거 신고 오랬냐고 해서
다른 거 신고 왔어도 어차피 아팠어. 하니까
쪼리 같은 걸 신고 왔어야지. 이러더라고요.
우리집에 그런 거 존재하지도 않는데...
나 괴롭히는 게 취미에요.

 

식당 들어갔는데 저 발 절었던 거 신경쓰였는지
많이 아파? 신발 바꿔줘? 하는데
키가 작아서 발도 저보다 작아요 준이가.
그거 쪼끄매서 들어가지도 않아. 했더니
발끈하면서 나도 알아. 구겨신으라고 주는 거지. 하더라고요.
우리 준이 키 얘기에 많이 예민하세요.

 

그렇다고 뭐 딱히 콤플렉스가 있는 거 같지도 않지만요.
자꾸 나 만나러 올 때 깔창을 끼고 나오긴 하지만...
그래서 집에서 만날 때랑 밖에서 만날 때 눈높이가 달라지긴 하지만...
딱히 콤플렉스가 있는 건 아닐 거야...그쵸?

 

집에 와서 보니까 살갗이 하얗게 찢어졌더라고요.
더 다친 거 보면 또 뭐라 할 거 같아서 가릴려고 방에서 양말 신고 나왔더니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뭐해 너? 하길래
왜 내가 왜 하면서 오히려 더 당당하게 제 할일을 했지만
양말이 시선강탈이었는지 계속 제 발만 쳐다보더라고요.
그 떨떠름한 표정이 웃겨서 웃으면서
상처 안 보여줄 거야. 했더니
이마를 짚으며 너 도대체 왜 그러냐고 또 시작됐냐고...
도망다니다가 결국 잡혀서 양말 벗기고 약 발라줬는데
저보고 이상하대요.
난 널 이해할 수가 없어. 이러는데
그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이 너무 웃겨요.
재밌다.

 

사귀게 된 건 별 거 없어요.
제가 술먹고 고백했어요.

 

제 자취방 앞에 편의점에서 새벽까지 캔맥주 먹다가
건물 입구까지 데려다주더라고요.

 

들어가라고 하길래 제가 불렀어요.
근데 준아. 하니까 응. 하는데
말하려니까 입이 안 떨어지는 거에요.
무슨 말을 해야될지도 모르겠고...

 

불러놓고 아무 말도 못 하는데
준이는 내가 무슨 말 할지 다 아는 것처럼
왜 그러냐고 묻지도 않고 조용히 기다려주길래
오히려 더 긴장이 돼서
아 말을 못 하겠어.. 했더니 웃으면서
말을 못 하겠어? 이러는데
웃는 거 보니까 더 떨렸어요.

 

그래서 준이 팔 하나를 잡았어요.
이거라도 의지 해야지 하고 그거 잡고 계속 망설이다가
나 너 좋아해. 이랬는데
정적...
준이가 무슨 표정 지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땅만 보고 있었어서.
그래서 그냥 계속 준이 팔만 잡고 있는데 이거라도 잡길 잘했다 생각 들 정도로
거기에만 의지를 하고 있었어요.
저 이런 거 처음이라 너무 떨려서.

 

그러고 가만히 있는데 준이가
그래 알았어. 들어가봐. 하길래
나도 모르게 응...하고 들어왔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고요.
알았다고 했으니까 내 고백을 받아준 건가? 이제 우린 사귀는 건가?
혼자 고민을 했죠.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핸드폰 봤는데
아무 연락도 안 와 있어서... 좀 불길했어요.
나한테 정떨어졌나 싶어서.
근데 다행히 저를 피하진 않더라고요.
일단은 다행이긴 했는데
그렇다고 특별히 달라진 것도 없고
준이는 그냥 평소랑 똑같이 저를 대했어요.
기억을 못하는 건지 못하는 척을 하는 건지.

 

그 뒤로 둘이 술먹을 때
제가 몇번을 더 고백을 했는데
그 때마다 다음날 되면 다 모르는 척 하고...
몇번을 차인거야...

 

친구가 저보고
얘가 술은 약해도 술버릇은 없다고 그러니까 
준이가 저를 빤히 쳐다보더니
있던데 술버릇...이러고.

 

어느날은 술집에서 여럿이서 술먹다가
친구 한 명이 많이 취했었는데
옆테이블에 걔가 고백했다 차였던 여자애가 있었나봐요.
새끼가 만취해가지고 자기가 그 테이블 계산해주겠다고 설치고...
그쪽에서 됐다는데도 카드 들고 진상부리더라고요.
걔가 돈 없다고 방학 내내 아무것도 안 하고 알바만 뛰었던 애였거든요.
쟤 내일 백퍼 후회한다고 애들 다 뒤집어지고 몇명이 말리러갔는데
결국 결제해서 10만원 가까이 나왔었대요.
그거보면서 와 미쳤네ㅋㅋ 하고 웃고 있었는데
그때 준이가 옆에서 저 보면서
사람이 술을 먹으면 뭔들 못하겠어.
이러는데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린지...

 

고백할거면 술 먹지 말고 맨정신으로 제대로 말하라고
돌려서 말하기라도 하는 거처럼
사사건건 저러더라고요.

 

열받아서 다시 고백했어요.
물론 또 술먹고...

 

나 너 좋아해. 했는데 아무 말 안 하고 나 쳐다만 보는데
계속 그러니까 진짜 좀 울컥 하더라고요.
나 진짜로 너 좋아한다고.
하니까 얘가 웃으면서 알았어 알았어 하는데 너무 억울해서
진짜라고 너 좋아한다고 ㅅㅂㅅㄲ야...이러니까
더 웃으면서 알았어 하더니 내 옆자리로 옮겨와서 다독다독 해줬어요.

 

내가 너 좋아한다고 해서 너가 받아준다는 확신도 없고
고백했다가 차이면 사이 서먹해질 거고 니 친구가 곧 내 친군데
그럼 걔네 얼굴은 어떻게 보냐
그리고 너 못 보게 되면 난 못 견딘다고 차라리 안 사귀고 말지
그래서 술의 힘을 빌어서라도 고백한건데 넌 계속 모르는척 하지 술주정 취급하지
내가 얼마나 용기가 없었으면 그랬겠냐고
한 번 보고 안 볼 사이도 아니고 많이 좋아하니까 그만큼 용기가 없어서 그런건데
너가 그러니까 나만 비겁한 사람 되는 거 같다고

 

↑ 아마 저렇게는 말 못했을 거고
좀 더 횡설수설+욕 섞어서 말했을텐데
요지는 저거였어요.

 

혼자 랩하듯이 말하니까 다 듣고 빤히 쳐다보길래
억울함과 서러움이 뒤섞여서
뭐. 어쩌라고 뭐. 이랬는데 갑자기 뽀뽀해서 깜짝 놀람..


그냥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다가
미친놈아 누가 봤으면 어떡해... 이랬더니 안아주더라고요

 

그러다가 뭔가 억울한 거 같아서
야 어려운 건 다 나 시키고 넌 왜 너 좋은 것만 해? 하고 따졌는데 그냥 웃고 말더라고요..
웃는 게 예뻤음...

 

그 뒤로도 내가 헷갈려서
저러고 며칠 뒤에
근데 우리 무슨 사이야? 우리 사귀는 거야? 했더니 막 웃으면서
그럼 ㅇㅇ아 우리 오늘부터 사귀자 오늘부터 1일~ 이래야 사귀는 거냐면서
ㅅㅂ날 농락하길래
아 됐다고 드러워서 너랑 안 사귄다고 했더니
또 막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한번만 사겨주면 안되냐고 해서 사겨주기로 함...

 

아 그리고
준이가 다른 남자 사귄 적 없었다에 손모가지 거신 포도맛사탕님...
소중한 손모가지를 그렇게 함부로 거시면 어떡해요.
그 손모가지 가져오셔야 할 거 같은데.
이제 그거 제 꺼.

 

제가 오해의 소지가 있게끔 글을 썼나보더라고요.
준이가 중간에 애인 생겼었던 건 사실이에요.
보여준다는 애인 사진이 혹시 제 사진 아니냐고 물어보신 분도 있었는데 아닙니다.
그 애인이란 사람 사진도 직접 봤고 그 자리에서 얘기 다 들었어요.

 

나중에 사귀고나서 들어보니까
준이는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진짜 몰랐냐면서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하던데요.
내가 너 말고 딴 사람한테 그렇게 잘해주는 거 본 적 있냐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줬는데도 마음을 안 열어줘서
진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커밍아웃 한거래요.
먼저 용기내서 얘기하면 너도 얘기할 줄 알았다고.

근데도 제가 별 반응 없길래 아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싶어서
저 포기하려고 했었대요.
그러다가 그때 사겼던 애인 만나게 됐나봐요.
어떻게 사귀게 됐고 왜 헤어지게 됐는지까지 다 들었지만 여기서 말하진 않을게요. 이건 준이 사생활이니까.

 

근데 준이는 그때 내가 좋아했던 거 왜 몰랐을까요.
나도 나름 티 많이 냈는데...
서로 왜 나 몰라줬냐고 책임 미루는 거 같네요.
준이도 저한테 다 얘기 안 했을 수도 있겠죠.
진심으로 마음 접으려고까지 했었다니까
저 모르게 마음 고생도 했었던 거 같고.

 

이러나 저러나 
제가 박력있게 고백해서 사귀게 됐으니까 다 된 거죠.

 

연휴 때는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오랜만에 모였었어요.
아 이 친구들은 저랑 준이 사귀는 거 당연히 모르고요.

 

술마시다 보니까 얘기가 좀... 음담패설 쪽으로 빠졌는데
저는 원래 말이 많은 편은 아니라
애들 드립치는거 들으면서 그냥 웃고만 있었죠.
근데 제 친구들이 옛날부터 저를 좀 애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어서
이새끼 지금 뭔소린줄은 알고 웃는 거냐고 그러더라고요.
내가 나이가 몇갠데...

 

근데 걔네 중 한 명이 갑자기
아냐 이새끼 의외로 알 건 다 알더라 이러면서
지 혼자 막 쳐웃더라고요.
그러니까 당연히 다들 뭔데 뭔데 하면서 관심 보이고.

 

제가 최근에 그 친구네 집에서 자고 간 적 있었는데
그때 참 많은 얘기를 나눴었거든요...
솔직히 남자 둘이서 할 얘기 진짜 없어요.
그러다보니까 그렇게 된 건데.
그렇다고 그 친구랑 막 저질스러운 얘기를 한 건 아니고
그냥... 깊이 있는 대화를 좀 나눴죠...

 

근데 그 친구한텐 그게 좀 인상 깊었는지
제가 하지말라는데도
애들 앞에서 떠벌리려고 하는 거에요.
사실 말해도 그닥 상관은 없는데
그 자리에 준이가 있어서 좀 낯뜨겁더라고요.

 

왜냐면 준이가 평소에 저랑 그런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데
제가 잘 안 받아줬었거든요...
어 그러니까 저랑 야한 얘기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게 아니라.....
이거 뭐라고 말해야 되지.
그니까...
서로 원하는 게 있으면
맞춰줄 수 있는 거면 맞춰주는 게 좋으니까
대화를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자꾸 그런 얘기를 시도하는데
저는 준이가 그런 얘기 꺼내려고 할때마다
괜히 딴소리 꺼내면서 말돌리고 그랬거든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먹으실 수도 있지만 그냥 넘어가주세요...

 

애들끼리 있을 때 제가 그런 얘길 잘 안 하기도 하고 그래서 엄청 궁금했나봐요.
말려줄 줄 알았는데
저 난감해하는 거 뻔히 알면서
말리긴커녕 다른 애들이랑 같이 뭐냐고 캐묻고 있더라고요.
뭐긴...
그냥 테이블 밑으로 말 꺼낸 애 정강이 까면서 닥치라고 했죠..

 

애들이 하도 절 무시하길래
솔직히 좀 자존심도 상하고 그래서
나도 한 적 있다 말했다가 졸지에 몰리게 됐어요.
애들은 제가 이 나이 먹도록 모쏠인 걸로 알고 있기 때문에...
순진한척하면서 뒤에서 할 건 다 한다고 또 놀리더라고요.
썰 풀어보라길래 뭔 썰이냐고
그냥 육하원칙에 맞춰서 몇개만 대충 말해줬죠.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정도...?
그러면서 준이 눈치 살폈어요.
순간 욱해서 말하긴 했는데 당사자가 앞에 있으니까 눈치보게 되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봐도 내가 거기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저 좀 취했었나봐요.
근데 슬쩍 보니까 준이 표정이 엄청 안 좋더라고요..

 

술자리 끝나고 자리 옮기려는데 저 못 나가게 막길래
??왜? 했는데 애들 다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저 붙잡고서 누구냐고 막 무섭게 물어보더라고요.
뭔 소리냐고 그랬더니 아까 말한 거 누구랑 한 거냐고...

 

???????????

 

가끔 보면
얘는 대체 절 뭐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에혀

 

자리 옮겨서는 노래방을 갔는데
앉아서 노래 고르다 습관적으로 손잡았다가
둘 다 놀래서 동시에 손뗐어요.
애들 다 있는데 뭐한거지...

근데 아무도 저희한테 관심이 없었음.

 

연휴 동안 있었던 일들 중에 얘기해드릴말한 건 이게 다인 거 같아요.
오늘은 그만 써야 할 것 같아요.
저 이거 쓰다가 정신팔려서
준이 카톡을 몇개를 씹었는지 모르겠어요.
근데 계속 와요...집착 봐....
내일 일찍 일어나야 되는데 그냥 자는 척 할까 생각 중.

 

동성판에 있는 다른 분 글 드디어 정주행 끝냈어요.
저는 매회 댓글까지 다 읽는데
궁금한 것들을 많이들 물어보시더라고요.
저에게는 궁금한 점이 없는지 제가 궁금하네요.
제가 너무 말이 많은가요?
저도 말이 많은 애는 아닌데
이거 쓸 때마다 혼자 중얼중얼 하는 거 같아서 내가 웃겨요.
혹시 나한테도 생기면 물어봐주세요.
내일 출근 혹은 등교하시는 분들
3일간 충전했던 에너지 이제 쓰셔야죠.
주무시고 안녕.
벌써 다들 주무시려나.

 

자꾸 글이 길어지는 것 같아서 큰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