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파도 밥은 먹어야하고 잠은 자야하고

꼬맹씨200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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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퉁 부운 눈으로 출근을 합니다

밤새 이리뒤척 저리뒤척 하다보니

어느새 한숨도 못자고 날이 밝더군요

행여 울음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갈까봐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소리죽여 울었습니다

공부를 하고온 동생이 누나 어디아프냐고 차가운 손으로

내 머리를 짚어보더니 머리에 열이 나는것 같다며

내 방을 빠져나갑니다

파스를 붙여달라며 내방으로 온 엄마가 내모습을 보더니

놀란 표정으로 눈이 왜이렇게 부었냐며

눈시울을 붉게 물들이시더니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갑니다

 

2007년4월28일 당신을 처음 만난 날입니다

나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또 봄,여름,가을을

당신과 함께 했습니다

우리가 함께해온 시간은 이렇게 긴데

겨우 하나의  글로 모든걸 말하려니 무슨말부터

어찌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봄에는 내가 당신을 만나 사랑을 시작한 날이죠

1년중에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계절처럼

당신을 만나 가슴이 뛰고 마음이 설레이고

얼굴만 봐도 두근거리던 핑크빛이었습니다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게 한 벚꽃길을 걸으며 행복해했고

돗자리를 펴고 앉아 당신과 맥주한잔을 나눠마시기도 했고

당신과 산을 오르며 이름모를 꽃을 당신이 지어준 이름으로

한바탕 소리내 웃기도 했고

당신 차 트렁크속에 잠자고 있는 배드민턴도 쳤군요

내 모습이 우스운지 당신은 연신 웃기만 했죠

나랑 치는게 재미없다던 당신이었는데,,,

내가 생각해도 그랬을꺼에요 내가 워낙 젬병이다보니

다신 그런 소릴 못하겠더군요

우리 1년,,다시 찾아온 봄에는 처음 만났을때 그모습 그대로

똑같이 입고와서는 당신은 으쓱거렸죠

 

여름에는 레프팅도 했고 물놀이도 두번이나 다녀왔군요

올여름은 짧지만 당신과 오붓하게 보낸 휴가였고

오는길에 석빙고를 찾느라 혼쭐이 나고

곰탕을 먹으면서 그릇 한가득 차지하는 기름덩어리 때문에

돈만 날렸다고 투덜거렸죠

내 소원을 들어준다며 휴게소에 들려 아이스크림도 사먹구요

동생과 함께 놀이동산에 가선 놀이기구를 못타는

나 때문에 신나게 놀고 싶어도 놀지 못했을 당신이었을텐데

눈 질끔 감고 같이 타주길 그랬었나봐요

여기저기 공원도 많이 다니면서 바람도 쐬고 그랬군요

쌩쌩 내달리는 차들을 보며 우리도 창문 닫고 가자며

쪼르곤 했죠. 당신 맘도 모르고 창문을 꼭꼭 닫고 가는

차들이 부러워 말했는걸 당신은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죠

 

가을에는 당신과 함께 입을 커플티를 한번도 같이

입는 날없이 어쩜 그리도 맞추질 못했을까요

붉게 물든 낙엽을 부시럭부시럭 소리내 밟으며

많은 얘기들을 나눴죠

늘 내가 조잘조잘 거리면 소리내 웃으며

맞장구 쳐주는건 당신 몫이었죠

헤어짐이 닥쳤을때 서로 몇일동안 연락한통 없다가

당신이 집앞에 찾아와 뒤에서 부둥켜 안으며

나없이 살수 있냐는 말에 나도 피식 웃고 말았죠

 

겨울에는 내가 몇날몇일 조르던 곰장어를

당신과 마주앉아 소주한잔에

웃음을 안주삼아 이야기하곤 했죠

화이트데이날 사탕대신 내가 읽고싶다던 책을

선물했죠 책 첫면에 꼭 작가가 휘갈겨주는

메모처럼 당신도 똑같이 흉내내곤 했죠

나의 생일날 우린 큰 인심을 쓰고 생전 가지도 않는

해산물뷔페를 먹으러 가기도 했죠

당신에게 첨이자 마지막이될 선물을 받고

나는 아까워서 입김을 불어  반들반들 닦기도 하고

하고 나갔다가 혹시 잃어버릴까봐 걱정이 됐죠

당신에게 받은 선물이지만 나는 당신에게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봅니다

그래서 더 투덜거렸었나봐요

 

내가 기억하고 있는 시간들을 당신도 기억하고 있나요?

나는 당신과 함께 보낸 시간들을

헤어지고 난후 되씹어보는 추억거리나 되려고

사랑한게 아닙니다

생각할 시간을 가지면 우리 사이가 달라질까요?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당신과 내가 함께한 시간이 오래되다보니

흔히들 말하는 권태기란 것이 온걸까 하고,,,

 

서로 일을 하다보니 기껏해야 주말에 보는게 전부죠

당신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당신과 굳이 만나잔 약속을

하지 않아도 주말에는 함께하겠지하는

당연한 약속을 했나 봅니다

일과 공부를 같이 하다보니 당신은 나보다 더 피곤에 쩔어있을테고

힘들다는거 압니다 그래서 보고싶어도 보고싶다는 말을

선뜻 못하게 되더군요

언제부턴가 주말을 나혼자 보내야 하는 시간들로 채워지고

보고싶지만 못보는 상황에 속상하고 화가 났습니다

 

이번 주말만 해도 그렇습니다

당신 시험기간이 끝나고 ,, 이번에는 당신하고

오래 함께하며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내가 하루동안 즐거웠던거 힘들었던거 속상했던 것들을

읖조리며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또 그러질 못했습니다

잠깐이라도 내게 와서 얘기하고 들어줄지 알았습니다

 

낮에 엄마와 김치를 담그며 내가 담근 김치를

당신에게 맛보여 주고 싶은 마음에 연신 즐거웠습니다

당신이 연락오면 웃으면서 말해야지 마음 먹었는데

또 내 못난 성질머리 때문에 당신에게 울컥거렸던 마음을

화풀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속상했던 마음이 북받치다보니 끝내는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당신에게 서운한 감정을 쏟아내기 바빴습니다

 

당신이 미워서 꼴보기 싫어서 그랬겠습니까

나는 당신에게 미안해라는 말보다 사랑해라는 말이

듣고 싶었습니다

그 말 한마디였으면 내 맘이 눈녹듯 사라질수도 있었을텐데

끝끝내 그말은 하지 않더군요

여자는요 알아도 확인하고 싶은겁니다

사랑하니까 만나는걸 알지만 행여 그사람이 내게 소홀하거나

작은 행동에도 예전같지 않다면 맘이 변했나 싶어서

여차 확인받고 싶어하는 겁니다

정말 헤어지고 싶어서 못살게 구는게 아니라

당신의 변함없는 마음을 느끼고 싶어서 투정도 부리게 되고

혼자 씩씩거리는 겁니다

무뚝뚝하고 표현에 무딘 당신한테

걸을때 손잡아달라며 칭얼거리고 다정스럽게 대해줬으면 하고

당신이 쉽게 해줄 수 없는 많은것들을 내가 보챘나 봅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다만, 아쉬울 뿐입니다

아쉬움이란게 곧 미련이고 되돌리지 못한게 곧 후회가 되겠지만

아직은 실감이 나질 않네요

그냥 연락하면 안된다는 생각때문인지 조금은 답답합니다

시간이 지나 어느덧 당신옆에 다른 누군가가 채워질테고

당신과 마주잡고 있는 손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되겠죠

아직은 행복하길 바라며 웃으며 보내줄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이것 또한 내욕심이겠지요

뭐라고 말해도 나는 아직 당신에게 그만큼의 친절을 베풀만큼

마음이 넉넉한 사람은 못되나 봅니다

상처줘서 미안하다고 했죠? 어쩌죠 나는 당신의

미안하단 한마디로 괜찮아질만큼 강한 사람이 아니라서 -

상처는 준 사람은 모릅니다 그 깊이가 얼마만큼인지

받은 사람만이 알수 있죠 

넘어져 나는 작은 상처도 딱지가 안고 새살이 돋아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마음의 상처는 오죽하겠습니까

 

울지마세요

당신 흐느끼는 목소리를 듣는 내 맘도 편하지 못합니다

옆에 있었다면 토닥거려줬을텐데 그러지 못했으니

자꾸만 그 목소리가 귓전에 맴돌아서 더 맘이 아픕니다

미안하단말도 하지마세요

내 자신이 한없이 내려앉는 기분이 듭니다

미안하단 한마디면 모든걸 지울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진 악마처럼 느껴져서 난 무섭습니다

그 한마디가 당신과 내가 마지막이 될 마침표가 아니라

잠깐 쉬고 갈 수 있는 쉼표이길 바랍니다

 

억지라고 해도 어쩔수 없습니다

사랑은 어제 사랑해도 오늘은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게

될수도 있나 보군요

그렇담 사랑이란게 결코 행복한게 아니군요

예전에 당신없이 살 수 있냐고 내게 물었죠

당신은 ,,,, 나 없이 살 수 있을꺼 같아 떠나는건가 보군요

마음이 식은게 아니라 자신이 없다고 했죠?

이제와 자신이 없어 그만하고 싶으세요?

남겨진 나는 ,,, 그럼 나는 어떡합니까 ㅠ

 

당신이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말에

나는 해줄말도 뭐라고 딱히 할것도 생각나질 않습니다

그냥 지켜보는것밖에 없을듯 싶네요

당신과 600일을 가까이 만나오면서

나는 물질적으로 당신한테 바란것도 없고,

당신의 변화를 요구하는것도 아닙니다

마주앉아서 밤 하늘에 떠있는 별을 보며 바라보자는건데

당신은 그 별을 따주지 못하는 것에 자책하고 있죠?

거창한 사랑을 바라는게 아니라 소박한 사랑을 바랬습니다

그래요,,당신도 다른 이들처럼 이쁜것도 사주고싶고

맛있는것도 먹으러 가고 싶고 그랬겠죠

내가 단한번이라도 당신한테 그런 부담 안겨주던가요?

나는 처음에도 그랬듯 당신 있는 그대로가 좋습니다

왜 당신은 자꾸 내게 해줄 수 없는것에 한숨짓나요

나는 내얘기 웃으며 들어주고 티격태격 거려도 마음만 변함없이

있어주길 바라는것 뿐입니다

 

당신이 생각할 시간을 가진다는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벌써부터 겁이 나네요

내가 당신한테 틱틱거리며 너무 보챘나 싶기도하고

익숙함으로 무뎌지다보니 실증날때가 됐나 싶기도 하고

내가 당신한테 참 매력없는 여자였나 봅니다

재잘재잘 거리는 내 목소리가 하루를 살아가는데

힘이 되었다고 고마워라는 당신의 마지막 문자를

몇백번도 넘게 읽었습니다.

나는 당신한테 고마운 사람이었나 봐요?

내게 당신은 ,,,, 아직은 고마운 사람이 못될듯 합니다

아프지말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