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들 어떻게 살고 계시나요?

흔한27살2016.10.06
조회139,053
안녕하세요
이곳에 20대 후반들 있으신가요?
다들 뭐하고 지내시나요?
어떤 미래를 생각하며 현재를 보내고 계신가요?



제 소개를 하자면 올해까지 2년정도 회사생활을 하다가
근래 퇴사하여 휴식기를 갖고있는 90년생 27살 여자입니다
판에 글써보는건 21살때 이후로 처음인데요
먼저 정말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요즘 기분이 너무 묘하게 울적해서 공감이든 조언이든 얻고자 로그인했네요



원래 20대 후반이 되면 우울해지는건가요?아니면 저만 이런가요?
뭔가 성격도 말수가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잘 떠들기도 하고 잘 웃고 활발하고 생각도 자유로운 편이었는데.
뭔가 나이들면서는 굳이 해야할 말이 아니면 그냥 속으로 이해하고 넘기게 되고
예전에는 힘든일 생겨도 크게는 개의치않았는데
요즘은 생각도 많아지고깊어지고 뭔가 전과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기분이 들어서에요



10대시절에는 20대가 되어있는 모습을 상상하고 그랬는데, 그게 너무 당연했어요
또 지나온 저의 20대가 10대와 크게 다른모습은 아니었어서 그럴수도 있고.
(어찌보면 많은 꿈과 이상들이 20대의 모습에 한정되어 있었다고 생각되기도 하구요......)
20대후반인 지금의 저는 제 30대가 좀처럼 잘 그려지지 않아요
그냥 다들 그렇듯이, 저는 다시 회사를 다니게 되고,
그러다 얼마있어 수순밟듯이 결혼을 하고, 아이낳고, 엄마가 되고.
이제 이렇게 제 앞날이 정해졌다고 가정을 한다면은. 좀 많이 우울해지는게 사실이네요.



22살, 23살. 그때가 멀게 생각되지도 않아요
2011년,2012년.. 다 엊그제같은데 시간은 매정하네요
난 정말 그때와 똑같은 꿈을 꾸고, 또 아직은 배울 것도 많고 또 자유롭고 싶은데
이제는 그런 날들이 끝나간다는 생각을 하면 무얼 해도 자존감을 잃어요.



제 친척오빠의 딸, 그러니까 저한테는 조카인데.
초등학교 1학년인데 얼마전에 그 프로듀스101에 나오는노래를 외우고있더라구요
애기가 어떻게 그런걸 알지?? 라고 생각을 해봤는데
기억해보니 저도 초등학교 1,2학년때 ses노래를 따라부르곤 했거든요
그런데 그 ses가 80년초반 정도 되서 딱 저보다 10살이 많아요
그리고 지금 나온 아이돌이 99년생에서 2000년생 정도 되니까 저보다 10살쯤 어리고
그리고 그 밑에 제 조카가 또 10살정도 어린거구요
이게 뭐 너무 당연한 얘기인데. 그 너무 당연한것이 새삼스럽게 다가와서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기분이 나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좋은것도 아니고. 유감이라고 해야되나. 뭐 그런거 있잖아요...



회사생활도 저는 만족하는 편이었습니다
페이가 많은건 아니었지만 제 전공을 살려들어간 회사였기에
신입으로 들어가서 많이 배우고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제가 이제는 성장이 멎어버린것 같은 그런 기분때문에
약간은 우울함이 잊을만 하면 한번씩 찾아와요..
30대가 되면 어떤 나로 살아야할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이런거 오춘기 라고 하나요?.........제가 바로 그런 오춘기인걸까요?



27살. 어떤 나이인지 모르겠어요.
더불어 몇달있으면 27살도 더이상 제 나이가 아닌거죠
더이상 뭔가를 시작하기에는 늦었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고 앞으로는 '해오던대로, 정해진대로' 쭉 살아가기에는
뭔가 답답하고, 재미없고, 내가 누군지 모르겠고, 그런 느낌이 분명히 있어요..
다가올 30대를 어떻게 준비해야할지도 정말 1도 모르겠네요. 마음가짐이랄까 그런거요.



제 또래이신 분들, 다들 어떻게 지내고계세요
혹은 저보다 한두살 많으신 분들, 어떻게 극복하고 어떻게 지내시나요
그냥 궁금하기도하고, 뭔가 새로운 시각이 됐든, 아님 공감이됐든 말이에요.



















꽃꽃꽃

댓글 적어주신 제 또래의 많은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달아주신 글은 하나하나 전부 다 읽어보았어요
소중한 경험과 생각 나눠주신것 만으로 뭔가 굉장한 위안이 되는 것 같은데요

저는 제가 '완전히 어른이 되어버려서 이게 전부' 라는 생각이 저를 너무 힘들게했어요
내적으로는 아직도 너무 어린데, 외부에서는 이제 기성세대가 되어야해 라고 압박을 주니까요.
제가 너무 멀리 간걸지도 몰라요. 아니면 지금까지 '어리거나 젊거나' 밖에 경험해보지 못해서
그 이상으로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큰 것일 수도 있고.....
사실 저는, 적어도 내 세대는 기존세대와는 조금은 다른 패턴일거라 생각했어요. (뭐 실제로도 80,90년대에 비해 많이 달라지긴했죠.) 스물 다섯살때 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을 갖고있었는데, 그런데 그것들이 마치 20대까지만 해당하는것처럼. 서른이 다가오며 주변을 둘러보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70년대생들도, 80년대생들도 비슷하게 산것 같더라구요. 모두 젊고 앞날이 창창했지만 자연스레 세대교체가 되며 막을 내린 것 같은 기분을 느낀 적이 있어서요.
저는 원래 이렇게 생각이 많은 편이 아닌데, 요근래 참 다양한 생각들 하고 있어서 한번 공유해보았네요.

성장의 터널 속을 걷고계신 많은 분들, 반드시 빛을 볼거라고 생각하고, 행복해지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