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성폭행피해자들이 다 본인 업보라는 친구..

안녕하세요2016.10.16
조회7,092
(추가내용)

새벽에 비몽사몽한 상태로 쓴 글이라 빼 먹은 내용이 많아서 추가글을 올립니다.
댓글중에 꼭 이런애들이 본인한테 안 좋은일이 생기면 난리피운다는 댓글이 있는데 맞는 말씀이에요.
앞뒤가 참 안맞게도 이 친구는 평상시에 그렇게 말하고다니면서 본인이 안 좋은일이 생기면 화가난다며 하소연을 늘어놓을때가 많아요.
실컷 하소연을 하고나면 뒷말에는 꼭 "이게 다 내 업보인거겠지 뭐..." 하고 덧붙입니다.
혼자보긴 웃긴 광경이죠...
그리고 이 친구가 저랑 잘 지내다가도 저한테 잘못한일이 몇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미안하단 말을 절대 안하더라구요.
딴 소리를 하며 말을 돌리지않나...
왜 말 돌리냐고 사과해야할건 사과해야하지 않냐고하면 이게 다 제가 그 친구한테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그렇답니다.
괜히 저한테 못되게 굴고싶을때가 많은데, 그 감정이 괜히 오는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전생의 감정이 남아있는거라면서..
평상시엔 정말 성격 좋고 재밌는 아이인데 이런 얘기가 나오면 정말 딴 사람같아서 무섭더라구요.
솔직히 지금은 그친구의 성폭행 피해자 발언때문에 정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계속 관계를 이어갈수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본문)

안녕하세요 23살 여자입니다.
어이없고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판에 글을 씁니다.
저에겐 사회에서 만나 1년 가량 알고 지내온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는 성격도 굉장히 좋고, 재미있어서 같이 놀면 항상 즐거웠어요.
근데 한가지 걸렸던 점은 이 친구가 자기만의 신념이 있더라구요.
이 친구의 신념은 '세상은 생각보다 아주 공평하고, 내가 고통 받는것은 언젠가 내가 남에게 줬던 고통이다.' 뭐 대충 이런 개념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어느정도 일리있는 말이라고 느끼실겁니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옛말도 있고, 남의 눈에 눈물나게 하면 내 눈에는 피눈물난다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했던 좋은행동과 나쁜행동이 부메랑처럼 날아온 경험이 아주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이 친구는 그런 생각이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이 되어서요.
처음에는 그냥 제가 그 친구에게 이러이러한 안 좋은 일이 있었다 라고 말하면
"힘들었겠다... 근데 세상엔 이유 없는 고통은 없어. 그게 다 니 운명이고, 니가 짊어져야할 짐같은거야." 이런 식이였습니다.
그때까지만해도 생각이 되게 어른스럽고 깊은 아이쯤으로만 생각했어요.
가끔은 무작정 힘내라고 위로해주는것보다 더 위로가 되기도 했구요.
근데 이 친구가 저랑 친해져갈수록 편안함에 자기 속마음과 신념이 솔직히 드러나는건지 뭔지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더라구요.
언젠가는 고등학교때 수학여행간 얘기를 하다가 세월호사건 얘기가 나왔는데
제가 어린 나이에 너무 안타깝다고 하니까 "근데 너무 안타까워할 필요 없어. 그것도 다 자기 업보고, 현생이였든 전생이였든 죄를 많이 지어서 그래. 유가족들도 마찬가지로 짊어져야할 짐이야."
이런식으로 얘기하는겁니다. 제 상식으로는 너무 이해가 안가서 어이 없단 식으로 대체 그 많은 아이들이 무슨 죄를 지었다고 그런 식으로 말하냐, 운명도 운명이긴하지만 사고였지않느냐란 식으로 반문했더니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더라구요.
세상엔 이유가 없는게 아무것도 없답니다. 하물며 지나가는 돌맹이에도 이유가 있는데 사람이 태어나는것부터 죽음까지는 더 깊은 의미가 있지 않겠냐면서...
그 일 후로 그 친구가 좀 다르게 보이긴 하더라구요. 솔직히 말하면 미친 사람 같이 보이기도 했구요.
그런데 최근에 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들끼리 모이는 술자리에 나갈일이 생겼는데 물론 그 친구도 포함이였습니다.
술먹고 얘기를 하다가 슬슬 정리하는 분위기에서 다들 집 조심해서 잘 들어가라, 세상 흉흉하다라는 얘기를 하다가 성폭행 얘기가 나왔어요.
요새 그런 사건들 되게 많잖아요. 서로 기사나 티비에서 본 성폭행 사건들 얘기하면서 무섭다고 얘기하는데 그 친구는 아무 말 없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가만히 있더라구요.
이젠 그 친구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할지 대충 짐작이 가서 순간 욱한 마음에 다른 언니들이 시끄럽게 얘기하는 사이에 그 친구에게만 조용히 물었어요.
"넌 성폭행 피해자들도 다 본인이 했던 짓 똑같이 당하는거라고 생각해?"
이제부터 편의를 위해 대충 생각나는대로 대화형식으로 적을게요.
"응 그런 애들은 전생에 자기가 당한 짓 똑같이 했던 애들이야. 그런 애들은 그 죄값치루려고 다시 태어난거나 마찬가지지."
"무슨 근거로 그렇게 함부로 말해? 니 논리대로라면 그 사람들은 본인 죗값 받는건데 왜 이 세상엔 법이 있고, 감옥이있을까? 세상엔 이유없는게 아무것도 없다며. 그럼 법이랑 감옥은 무슨 이유로 존재하는거야?"
"법이랑 감옥은 인간들이 그 시대와 사람들 정서에 따라만든 것에불과해. 우리나라 포함한 여러나라들처럼 법에 민감한 나라가 있는가하면 어떤 나라는 가족을 죽여도 명예살인으로 인정 받는 나라도 있잖아. 물론 그것도 무언가 이유가 있겠지."
"아니...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고 그럼 니 말대로라면 성폭행 피해자들은 전생에 성폭행 가해자였다 이거야?"
"그럼 왜 이 생에서 그런 짓을 당하겠어. 본인 업보인거지."
더이상 대화가 안될거같아서 관두긴 했지만 솔직히 저는 그 친구의 그런 신념이 너무 화가납니다.
저도 어렸을때 그런 안 좋은 일을 당해본 입장으로서 이렇게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거 자체도 혐오스럽구요.
아무도 모르게 무슨 이상한 종교에라도 빠진건지... 아니면 그냥 생각 자체가 글러먹은 친구인건지... 혹시나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또 있는건 아닐지
궁금합니다.
조언이나 본인의 생각 적어주시고 가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