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십대 중후반이고 그 전 남친은 7살 연상의 삼십대 중반이에요.전 남친이 확실하지만 편의상 남친이라고 할게요. 100일 200일 기념일 안챙기고 그냥 넘어가서 며칠이 지났는지 잘 모르겠네요.그래도 대략 1년 8개월 조금 넘게 사귀었네요.오늘을 끝으로 세 별의 이별통보를 받았고, 이제 진짜 끝내려구요. 사실 초반에는 너무 행복했어요. 그냥 적당히 평범하고 착하고 잘 챙겨주고 어딜 가든 항상 손 잡고 다니고... 그런 소소한 게 너무 좋았어요. 8개월째 처음으로 한 번 다투게 된 날이 있었는데,그 때 남자친구가 뭘 좀 잘못해서 처음으로 제가 화를 냈어요. 그랬더니 그 날 저녁부터 잠수를 타고서는 그 다음날전화가 겨우 연결 되었고, 남자친구는 그 날 처음으로 헤어지자고 했었네요.그 자리에서 울면서 매달리다가 남친의 차가운 말투에 어쩔 수 없이 정리하는 멘트를 남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미안하다면서 헤어지자는 말 취소할테니까 받아주겠냐고 하네요.전 결국 헤어지자는 말을 들은지 5분만에 취소하는 걸 그대로 받아줬구요. 그 후부턴 저도 화가 나도 험하게 화 안내고(그 전에도 욕하면서 과하게 화낸 건 아니었지만)최대한 오빠가 이렇게 하면 서운하다면서 좋게좋게 말했어요. 보통 데이트다 싶은 건 한두 달에 한번? 대부분은 항상 주말마다 남친 집에서 했었고, 둘 다 집순이 집돌이라서 거의 집에서만 만났어요.그러다가 올해 초 제가 직장을 옮기면서 집을 이사하게 되었고, 자취를 시작했어요.그리고 그때부턴 항상 남친이 저희 집으로 왔구요.여기서 갈등이 생겼죠. 사실 저도 집순이이긴 하지만 이삼주에 한 번씩은 밖에서 돌아다니면서 놀고 싶었고남친은 그걸 부담스러워 했어요. 자긴 편한 게 좋다면서... 두 달 정도 바깥 데이트를 안하다보니까 답답하기도 하고 집에 있어도 항상옆에서 폰게임을 하는 게 대부분.(본인 말론 잠깐 한다지만 보통 한번 잡으면 몇시간씩도 해요) 저도 폰게임이나 이런 거 좋아하지만 밖에서 친구 만나거나 남친 만날 땐 폰은 멀리 두는 편이 예의라고 생각하는데 남친은 식당같은데서 밥을 먹으면서도 폰을 만지고 있거나 야구를 봐요. 그리고 100일 1주년 기념일 안챙겨준 것도 서운했어요. 전 아빠가 너무 무뚝뚝해서 항상 엄마 생일이나 결혼기념일같은 날이라도 아빠가 엄마한테꽃 한송이 사주는 모습 보는 게 소원이었어요.그리고 저도 연애라는 게 언젠간 처음의 설렘이 사라지고 편안함이 자리잡겠지만1년에 한 번씩이라도 처음의 설렘을 기억하는 날을 챙기는 연애를 하고 싶었구요. 100일은 자기가 꼭 챙겨주겠다길래 저도 선물이랑 편지랑 다써서 준비해갔는데 까먹고 있었고,1주년은 2달 전부터 제가 그 날 뭐할까? 하면서 계획도 짰었는데결국 흐지부지 넘어갔거든요. 나도 집순이이긴 하지만 가끔 밖에 나가서 맛집도 다니고 다양한 경험도 하고 싶고오빠랑 같이 있을 땐 최대한 서로한테 집중하고 싶은데 오빤 계속 집에서 게임만 해서 심심하다고.그렇게 몇 번 얘기해도 어디 나가잔 말도 없고 어디 가고 싶다고 해도 반응이 없길래 제가 종일 말 안했더니 그 날 자기도 답답하다고 하면서 집으로 가버렸어요. 그러고 나서 전화로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죠.이게 두 번째 이별통보였어요. 그런데 전 또 등신같이 매달렸어요. 당일에 한 번, 2주째에 한번, 그리고 한달째에 한 번.당일과 2주째는 택시타고 남친 집까지 가서 얘기하고 울었는데도 매정하게 굴다가한 달 됐을 때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연락했더니 집으로 오더라구요.그렇게 등신같이 전 또 믿었어요. 그 전에도 몇 번 연애를 해봤었는데, 항상 짧은 연애만 해봐서 원래 길게 연애를 하면이러는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차인 입장에서 내가 뭘 못해줬지? 하는 생각과 상대방이 잘 해준 것만 떠올라서 그렇게 매달렸던 거 같아요. 그렇게 처음 이별기간을 어느 정도 갖고 재회한 후론 저도 노력하고 얼핏 남친도 노력하는 거 같아 보였어요.저도 어디 나가자고 투정 안부렸고,, 불만이 쌓여도 스스로 삭이면서 포기했어요.그래도 재회 후엔 처음으로 여행도 두 번 정도 갔다오고, 남친 부모님 집도 갔다오기도 했죠. 전 연애를 할 때 항상 문제와 다툼거리는 생기기 마련이고, 그걸 대화로 풀어야한다는 주의인데남친과는 어느 순간부터 대화다운 대화는 잘 안나누었던 거 같아요.제가 속내를 털어놓으면 남친은 거기에 또 부담감을 느낄 거 같고 밀어낼 거 같아서요.그래서 제가 중간중간 서운하거나 불만인 점 없어? 물으면 항상 없대요. 정말 답답할 정도로항상 서운한 게 없었대요. 저흰 월~금은 항상 낮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정말 짧게 일상통보식으로만 연락하게 됐고주말은 그냥 집에서 먹고 자고 게임하고 그정도로 지냈네요.그렇게 최근 다시 서운함이 쌓여 체념된 상태의 권태감을 느끼고 지난 주엔 그게 심해져서 어떻게 해야 풀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지난 주 금요일에 남친이 회식으로 술을 많이 마셨다고 했고 그 다음 날 토요일은 숙취에 절어있었어요.그래서 그날은 그냥 집에서 쉬라고 했는데 그게 거의 마지막 연락이었네요. 토요일 하루 종일 연락이 안됐고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도 답장이 안와있길래 걱정됐어요.불길한 촉이 오긴 했지만 쓰잘 데 없이 몸도 자주 아픈데 어디 큰 병 걸린 거 아닌가 싶어서 발만 동동 구르다가 연락이 됐네요. 그 후 집에 오라고 한 후에 남친이 집에 오는 동안 집도 평소보다 더 깨끗하게 치우고 촛불도 켜놓고 요리도 하면서 기다렸어요.제가 남친한테 서운함이 쌓여서 그 동안 권태감을 느낀 만큼 남친도 서운했겠다 싶어서 노력해야지, 오늘은 진짜 대화다운 대화좀 나눠야지, 다시 좋아져야지, 했는데 결국, 집 앞 골목길에서 차였네요. ㅎㅎ... 마음이 변했대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대요.누구냐니까 아직 다른 사람이 생긴 건 아니라고 하다가 제가 재차 물으니 누군가한테 마음이 기우는데 좋아하는 건지 아닌 건지 확신을 못하겠대요.근데 저랑 사귀면서 그 사람한테 마음을 주면 나중에 제가 더 상처받을거라면서 지금 헤어지는게 나을 거 같대요. 그 순간에도 전 정말 바보같이, 비 온다고 남친 마중나가지 않고, 평소처럼 남친을 집에 들어오게 해서,평소보다 훨씬 깨끗한 집과 제 요리를 봤었으면, 해장 달래는 약도 같이 세팅해놓은 것도 알았으면,제가 남친을 신경쓰는 걸 노력하고 있는 걸 봐줬으면, 나름 감동하고 마음이 바뀌어서이런 말을 안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웃기죠? 저도 웃겨요 제가. 그 와중에 또 제가 저한테 서운했던거나 불만 있었으면 말해달라고 했었는데,또 다시 밖에 나가서 데이트해야하는 부담감 빼면 없었다네요.재회한 뒤론 어디 나가자고 하지도 않았고 여행갈 때도 저 혼자 갈거랬는데 자기도 같이 간다고했으면서...ㅋㅋ 헛웃음만 나오더라구요.한 두달에 한번씩 바깥에 데이트 나가는 것조차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을 그 어떤 여자가 만날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마지막 말은 정말 웃겼어요. 그래도 그렇게 나쁘게 헤어지는 건 아니라서 다행이래요. 제가 욕도 안하고 화도 안내고 그 자리에서 목소리 떨면서 조곤조곤 물으면서 수긍하고 헤어지자고 하니까, 그렇게 끝내니까 나쁘게 헤어지는 건 아니라고 느꼈나봐요. 그 말을 들은 후 그 자리에서 무슨 헛소리냐고, 지금 최악으로 더럽게 헤어지는 거라고. 진짜 정 떨어졌으니까두 번 다시 연락도 하지 말고 평생 얼굴 마주치지 말자고 하고선 나왔어요. 본인은 아직 그 여자와 사귀는 게 아니니 그게 바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그것도 바람이잖아요. 바람은 누구한테나 불어오잖아요.그 남자를 만나면서 저한테 호감을 보이는 남자도 몇 있었고,개중에는 괜찮아보이는, 제가 솔로였다면 아마 만났을 지도 모르는 좋은 사람도 있었어요.하지만 세상엔 바람을 피는 사람과 안 피는 사람 둘로 나눠져 있다는 게...그런 호기심과 설렘이 다가와도 책임감과 의리로 꼿꼿하게 서 있을 수 있는 사람과그 바람에 같이 날아가는 사람의 차이인 거 아닌가요...? 어제가 엄마 생일이라 가족모임 갔는데 집으로 돌아오니 너무 허전하네요. 저도 콩깍지가 단단히 씌여가지고....저보다 7살이나 많고, 그 나이 먹고 모아놓은 돈도 딱히 없고, 사회경험도 저보다 적고,연봉도 저보다 낮아요. 키도 170도 안되고, m자 탈모라서 머리 양 옆에 부분가발 하고 다니는데...그냥 과거에 무슨 사정이 있든 성실하면 됐지, 목표가 있고 열심히 일하면 됐지, 부분 가발 안할 땐 솔직히 깨는 모습도 있었지만 결혼하고서 계속 벗겨질 모습 생각하고그 모습도 사랑해주자고 계속 상상했었는데... 다시 돌아오더라도 제가 받아줄 수 없게끔 끝내버려서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그만큼 슬프기도 하구요.세번째 이별이다보니 눈물도 안나올 줄 알았는데 이 글 쓰다가 어제 헤어진 이후 처음으로 울었네요. 마음이 간다던 그 여자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혹은 이미 양다리 상태에서 그렇게 말한 거일 수도 있지만, 그 여자가 저처럼 멍청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두달에 한 두번씩 밥먹고 영화보는 게 끝인 남자,100일 200일 기념일 한 번 안챙겨주는 남자, 생일에 기프티콘으로 커플링 보내는 남자,제가 자고 있을 때 옷 걷어서 부분 알몸 사진 몰래 찍어두고 폰에 저장해놓는 남자,주말에 쉬고싶을 만큼 쉬고 겜할 거 다 하다가 하고싶을 때만 와서 사랑스럽게 쳐다봐주는 남자. 그런 남자랑 연애하면서 버티고 맞춰주다가 스스로를 포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쓰다보니 힘드네요. 저 원래 굉장히 반짝반짝 빛났었는데. 성격도 나름 밝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도 많고,취미로 책이나 영화 보는 것도 엄청 좋아하고 밖에 나가서 전시도 보고 친구도 많이 만나고.제 분야에선 정말 최고가 되고 싶어하고 나름의 자부심도 있었는데.이 사람과 2년 가까이 만난 후의 지금의 제가 너무 초라해졌어요.주말이 되니 이제 뭘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오늘만 울려고 이렇게 글 남겨요.그리고 그 사람 만난 거 후회는 안할래요.지난 2년 가까이 그래도 나름 행복했던 기억이 있으니까 그냥 그걸로 퉁치고 제 인생 되찾을래요. 그 동안 도전못해봤던 거 다 해야지. 두서없이 생각나는대로 쓰다보니 정리가 잘 안되었을 수도 있는기나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그리고 주말에 할만한 거 추천 좀 해주시고 가면 정말 감사하겠어요.그 동안 안해본 것들이 너무 많아서 뭘 해야할 지 감이 안잡히네요. 3
바람나서 헤어지자는 사람이 그렇게 나쁜 이별은 아니라 다행이라네요.
전 이십대 중후반이고 그 전 남친은 7살 연상의 삼십대 중반이에요.
전 남친이 확실하지만 편의상 남친이라고 할게요.
100일 200일 기념일 안챙기고 그냥 넘어가서 며칠이 지났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대략 1년 8개월 조금 넘게 사귀었네요.
오늘을 끝으로 세 별의 이별통보를 받았고, 이제 진짜 끝내려구요.
사실 초반에는 너무 행복했어요.
그냥 적당히 평범하고 착하고 잘 챙겨주고 어딜 가든 항상 손 잡고 다니고...
그런 소소한 게 너무 좋았어요.
8개월째 처음으로 한 번 다투게 된 날이 있었는데,
그 때 남자친구가 뭘 좀 잘못해서 처음으로 제가 화를 냈어요.
그랬더니 그 날 저녁부터 잠수를 타고서는 그 다음날
전화가 겨우 연결 되었고, 남자친구는 그 날 처음으로 헤어지자고 했었네요.
그 자리에서 울면서 매달리다가 남친의 차가운 말투에 어쩔 수 없이 정리하는 멘트를 남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미안하다면서 헤어지자는 말 취소할테니까 받아주겠냐고 하네요.
전 결국 헤어지자는 말을 들은지 5분만에 취소하는 걸 그대로 받아줬구요.
그 후부턴 저도 화가 나도 험하게 화 안내고(그 전에도 욕하면서 과하게 화낸 건 아니었지만)
최대한 오빠가 이렇게 하면 서운하다면서 좋게좋게 말했어요.
보통 데이트다 싶은 건 한두 달에 한번? 대부분은 항상 주말마다 남친 집에서 했었고,
둘 다 집순이 집돌이라서 거의 집에서만 만났어요.
그러다가 올해 초 제가 직장을 옮기면서 집을 이사하게 되었고, 자취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때부턴 항상 남친이 저희 집으로 왔구요.
여기서 갈등이 생겼죠.
사실 저도 집순이이긴 하지만 이삼주에 한 번씩은 밖에서 돌아다니면서 놀고 싶었고
남친은 그걸 부담스러워 했어요. 자긴 편한 게 좋다면서...
두 달 정도 바깥 데이트를 안하다보니까 답답하기도 하고 집에 있어도 항상
옆에서 폰게임을 하는 게 대부분.(본인 말론 잠깐 한다지만 보통 한번 잡으면 몇시간씩도 해요)
저도 폰게임이나 이런 거 좋아하지만 밖에서 친구 만나거나 남친 만날 땐 폰은 멀리 두는 편이 예의라고 생각하는데 남친은 식당같은데서 밥을 먹으면서도 폰을 만지고 있거나 야구를 봐요.
그리고 100일 1주년 기념일 안챙겨준 것도 서운했어요.
전 아빠가 너무 무뚝뚝해서 항상 엄마 생일이나 결혼기념일같은 날이라도 아빠가 엄마한테
꽃 한송이 사주는 모습 보는 게 소원이었어요.
그리고 저도 연애라는 게 언젠간 처음의 설렘이 사라지고 편안함이 자리잡겠지만
1년에 한 번씩이라도 처음의 설렘을 기억하는 날을 챙기는 연애를 하고 싶었구요.
100일은 자기가 꼭 챙겨주겠다길래 저도 선물이랑 편지랑 다써서 준비해갔는데 까먹고 있었고,
1주년은 2달 전부터 제가 그 날 뭐할까? 하면서 계획도 짰었는데
결국 흐지부지 넘어갔거든요.
나도 집순이이긴 하지만 가끔 밖에 나가서 맛집도 다니고 다양한 경험도 하고 싶고
오빠랑 같이 있을 땐 최대한 서로한테 집중하고 싶은데 오빤 계속 집에서 게임만 해서 심심하다고.
그렇게 몇 번 얘기해도 어디 나가잔 말도 없고 어디 가고 싶다고 해도 반응이 없길래 제가
종일 말 안했더니 그 날 자기도 답답하다고 하면서 집으로 가버렸어요.
그러고 나서 전화로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죠.
이게 두 번째 이별통보였어요.
그런데 전 또 등신같이 매달렸어요. 당일에 한 번, 2주째에 한번, 그리고 한달째에 한 번.
당일과 2주째는 택시타고 남친 집까지 가서 얘기하고 울었는데도 매정하게 굴다가
한 달 됐을 때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연락했더니 집으로 오더라구요.
그렇게 등신같이 전 또 믿었어요.
그 전에도 몇 번 연애를 해봤었는데, 항상 짧은 연애만 해봐서 원래 길게 연애를 하면
이러는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차인 입장에서 내가 뭘 못해줬지? 하는 생각과 상대방이 잘 해준 것만 떠올라서 그렇게 매달렸던 거 같아요.
그렇게 처음 이별기간을 어느 정도 갖고 재회한 후론 저도 노력하고 얼핏 남친도 노력하는 거 같아 보였어요.
저도 어디 나가자고 투정 안부렸고,, 불만이 쌓여도 스스로 삭이면서 포기했어요.
그래도 재회 후엔 처음으로 여행도 두 번 정도 갔다오고, 남친 부모님 집도 갔다오기도 했죠.
전 연애를 할 때 항상 문제와 다툼거리는 생기기 마련이고, 그걸 대화로 풀어야한다는 주의인데
남친과는 어느 순간부터 대화다운 대화는 잘 안나누었던 거 같아요.
제가 속내를 털어놓으면 남친은 거기에 또 부담감을 느낄 거 같고 밀어낼 거 같아서요.
그래서 제가 중간중간 서운하거나 불만인 점 없어? 물으면 항상 없대요. 정말 답답할 정도로
항상 서운한 게 없었대요.
저흰 월~금은 항상 낮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정말 짧게 일상통보식으로만 연락하게 됐고
주말은 그냥 집에서 먹고 자고 게임하고 그정도로 지냈네요.
그렇게 최근 다시 서운함이 쌓여 체념된 상태의 권태감을 느끼고
지난 주엔 그게 심해져서 어떻게 해야 풀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지난 주 금요일에 남친이
회식으로 술을 많이 마셨다고 했고 그 다음 날 토요일은 숙취에 절어있었어요.
그래서 그날은 그냥 집에서 쉬라고 했는데 그게 거의 마지막 연락이었네요.
토요일 하루 종일 연락이 안됐고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도 답장이 안와있길래 걱정됐어요.
불길한 촉이 오긴 했지만 쓰잘 데 없이 몸도 자주 아픈데 어디 큰 병 걸린 거 아닌가 싶어서
발만 동동 구르다가 연락이 됐네요.
그 후 집에 오라고 한 후에 남친이 집에 오는 동안
집도 평소보다 더 깨끗하게 치우고 촛불도 켜놓고 요리도 하면서 기다렸어요.
제가 남친한테 서운함이 쌓여서 그 동안 권태감을 느낀 만큼 남친도 서운했겠다 싶어서
노력해야지, 오늘은 진짜 대화다운 대화좀 나눠야지, 다시 좋아져야지, 했는데
결국, 집 앞 골목길에서 차였네요.
ㅎㅎ...
마음이 변했대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대요.
누구냐니까 아직 다른 사람이 생긴 건 아니라고 하다가 제가 재차 물으니
누군가한테 마음이 기우는데 좋아하는 건지 아닌 건지 확신을 못하겠대요.
근데 저랑 사귀면서 그 사람한테 마음을 주면 나중에 제가 더 상처받을거라면서 지금 헤어지는
게 나을 거 같대요.
그 순간에도 전 정말 바보같이,
비 온다고 남친 마중나가지 않고, 평소처럼 남친을 집에 들어오게 해서,
평소보다 훨씬 깨끗한 집과 제 요리를 봤었으면, 해장 달래는 약도 같이 세팅해놓은 것도 알았으면,
제가 남친을 신경쓰는 걸 노력하고 있는 걸 봐줬으면, 나름 감동하고 마음이 바뀌어서
이런 말을 안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웃기죠? 저도 웃겨요 제가.
그 와중에 또 제가 저한테 서운했던거나 불만 있었으면 말해달라고 했었는데,
또 다시 밖에 나가서 데이트해야하는 부담감 빼면 없었다네요.
재회한 뒤론 어디 나가자고 하지도 않았고 여행갈 때도 저 혼자 갈거랬는데 자기도 같이 간다고
했으면서...ㅋㅋ 헛웃음만 나오더라구요.
한 두달에 한번씩 바깥에 데이트 나가는 것조차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을
그 어떤 여자가 만날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마지막 말은 정말 웃겼어요.
그래도 그렇게 나쁘게 헤어지는 건 아니라서 다행이래요.
제가 욕도 안하고 화도 안내고 그 자리에서 목소리 떨면서 조곤조곤 물으면서 수긍하고 헤어지자고 하니까, 그렇게 끝내니까 나쁘게 헤어지는 건 아니라고 느꼈나봐요.
그 말을 들은 후 그 자리에서 무슨 헛소리냐고, 지금 최악으로 더럽게 헤어지는 거라고. 진짜 정 떨어졌으니까
두 번 다시 연락도 하지 말고 평생 얼굴 마주치지 말자고 하고선 나왔어요.
본인은 아직 그 여자와 사귀는 게 아니니 그게 바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그것도 바람이잖아요.
바람은 누구한테나 불어오잖아요.
그 남자를 만나면서 저한테 호감을 보이는 남자도 몇 있었고,
개중에는 괜찮아보이는, 제가 솔로였다면 아마 만났을 지도 모르는 좋은 사람도 있었어요.
하지만 세상엔 바람을 피는 사람과 안 피는 사람 둘로 나눠져 있다는 게...
그런 호기심과 설렘이 다가와도 책임감과 의리로 꼿꼿하게 서 있을 수 있는 사람과
그 바람에 같이 날아가는 사람의 차이인 거 아닌가요...?
어제가 엄마 생일이라 가족모임 갔는데 집으로 돌아오니 너무 허전하네요.
저도 콩깍지가 단단히 씌여가지고....
저보다 7살이나 많고, 그 나이 먹고 모아놓은 돈도 딱히 없고, 사회경험도 저보다 적고,
연봉도 저보다 낮아요. 키도 170도 안되고, m자 탈모라서 머리 양 옆에 부분가발 하고 다니는데...
그냥 과거에 무슨 사정이 있든 성실하면 됐지, 목표가 있고 열심히 일하면 됐지,
부분 가발 안할 땐 솔직히 깨는 모습도 있었지만 결혼하고서 계속 벗겨질 모습 생각하고
그 모습도 사랑해주자고 계속 상상했었는데...
다시 돌아오더라도 제가 받아줄 수 없게끔 끝내버려서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슬프기도 하구요.
세번째 이별이다보니 눈물도 안나올 줄 알았는데 이 글 쓰다가 어제 헤어진 이후 처음으로 울었네요.
마음이 간다던 그 여자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혹은 이미 양다리 상태에서 그렇게 말한 거일 수도 있지만,
그 여자가 저처럼 멍청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두달에 한 두번씩 밥먹고 영화보는 게 끝인 남자,
100일 200일 기념일 한 번 안챙겨주는 남자,
생일에 기프티콘으로 커플링 보내는 남자,
제가 자고 있을 때 옷 걷어서 부분 알몸 사진 몰래 찍어두고 폰에 저장해놓는 남자,
주말에 쉬고싶을 만큼 쉬고 겜할 거 다 하다가 하고싶을 때만 와서 사랑스럽게 쳐다봐주는 남자.
그런 남자랑 연애하면서 버티고 맞춰주다가 스스로를 포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쓰다보니 힘드네요.
저 원래 굉장히 반짝반짝 빛났었는데. 성격도 나름 밝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도 많고,
취미로 책이나 영화 보는 것도 엄청 좋아하고
밖에 나가서 전시도 보고 친구도 많이 만나고.
제 분야에선 정말 최고가 되고 싶어하고 나름의 자부심도 있었는데.
이 사람과 2년 가까이 만난 후의 지금의 제가 너무 초라해졌어요.
주말이 되니 이제 뭘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오늘만 울려고 이렇게 글 남겨요.
그리고 그 사람 만난 거 후회는 안할래요.
지난 2년 가까이 그래도 나름 행복했던 기억이 있으니까 그냥 그걸로 퉁치고
제 인생 되찾을래요. 그 동안 도전못해봤던 거 다 해야지.
두서없이 생각나는대로 쓰다보니 정리가 잘 안되었을 수도 있는
기나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그리고 주말에 할만한 거 추천 좀 해주시고 가면 정말 감사하겠어요.
그 동안 안해본 것들이 너무 많아서 뭘 해야할 지 감이 안잡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