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으로 만난 남자

생활201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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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처음 만났었어요. 채팅그룹에서 친해진 사람이었는데 그때당시 제가 첫사랑이 잠수이별을 하고(부모님이 헤어지라고 전화도 하심) 후유증에 힘들어할 때였으니까. 그때 고백을 받았었어요. 사실은 걔가 너 좋아한다길래 숨기고있었는데 걔가 그러고 잠수타니까 숨기고싶지 않다고.
그래서 만났어요. 장거리에, 고3이지만 괜찮을거라 생각했어요. 매일 문자하고, 가끔 같이 온라인 접속해서 인터넷으로 놀고. 모르는거 물어보고.(걔가 공부를 잘했어요)
근데 저희둘다 목표전공이 뚜렷해서, 같이 꿈 이루자. 꿈 이루고 나는 프리랜서하고 같이 해외로가자 이러면서 만났어요. 서로 힘내자 다독여주면서요.
근데 만날때마다 이상한기분이 들었던게, 노래방을 가서 몇번 만나지 않았는데 첫키스를 하고 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물어보더라구요. 보통 첫 관계는 얼마정도 만났을 때 하는것같냐구요.
400일이라 대답했고, 400일이 넘어가자 저에게 재촉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우리 400일 넘었는데 왜 안하냐, 약속했잖아. 약속안지키면 거짓말쟁이야.
그때의 저는 약간 착한병에 걸려있어서, 너 그럼 안돼. 나쁜짓이야 이러면 움츠러들었달까. 그런상태였어요.
사랑하고, 아끼는데, 이건 싫어. 근데 약속했잖아. 이런 딜레마?
그리고 어릴 적 저에게 오빠친구가 속삭이던 재밌는놀이와 함께 들려오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저도 제대로 기억이 안나요. 두어번 있었는데, 아직도 트라우마가 남아서 그 오빠 얼굴도, 목소리도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느낌을 아직 기억하나봐요. 아직도 저보다 키큰남자를 보면 압박감에 무서워하니까.

그래서, 했어요. 그리고 아팠고, 후회하고. 울었어요. 그런거 있잖아요. 더럽혀진 느낌?

그리고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고, 친해졌어요. 처음엔 장난으로, 때로는 위로로. 물론 저도 그때당시 남자친구(=전남친)에게 힘들다, 위로받고싶다, 오늘 무슨일이 있었는데 들어달라 등등의 이야기를 했었어요. 근데 걔는 자기 학교 기숙사라 휴대폰 사용금지다, 전화도 안되고 문자도 눈치보여서 못하겠다.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럼 커플링이라도 하자. 그거면 됐다 하니까 그것도 안된대요.
그게 한 한달을 그랬나. 솔직히 지쳤어요. 나를 거부하는것 같았고 솔직히 바빴겠죠. 그리고 저도 신입생 개강총회니 파티니 불려나가고 연락하기 힘들어졌어요. 솔직히 술먹는데 선배앞에서 휴대폰만지는거, 힘들잖아요. 근데 일주일에 두어번 그러는것도 화냈으면서, 왜 저는 그 일주일 두어번 연락받아주는걸 참아야했죠?
너무 지쳤었어요. 그냥 의무감에 하루하루 이어가는 느낌? 그때 다른남자가 나를 좋아해준다는 느낌을 받으니까 아무생각이 안들더라구요.

그리고 고백을 받았어요. 제 욕심이었고, 제가 일부러 모르는척 고백하게 했어요. 너 나 좋아하지 떠보기도 했고, 계속 아니라 하다가 고백하더라구요. 남자친구있다길래 못말했다고. 자기는 너무 미안하대요.
전남친한테 전화걸어서 헤어지자고 말할 용기가 어디서 생겼는지, 말했어요. 나는 너말고 다른남자가 좋아진것같다고.
그러니까 걔는 너 좋아해줘? 응. 그래 알았어. 이러고 헤어졌어요. 서로 울면서. 나중에 말해주더라구요. 커플링 준비해놓고 다음에 만날때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했었다고.
나는 그동안 너무 외로웠는데.
반지조차 끼지말라던 학교규정을 저주하고, 너가 그 학교에 가게된걸 축하하던 걸 부정했는데 쉽게 말해버리는게.

바람이죠. 근데, 잘 만나고 있어요. 금방 다른 남자한테 바람날거라며 욕하던 사람 보란듯이 잘 사귀고 있구요. 그리 바라던 첫 커플링 맞췄구요. 생각보다 늦었지만 500일 넘고 알바비 모아서 수공예로 했어요.
제 과거, 트라우마. 성폭행과 그 이외의 일들을 다 말하고 제 자신을 더럽다며 욕했었어요. 근데 걔가 하는 말이, "내 첫사랑은 나처럼 모든 처음이 나였으면 좋겠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처음이 아니라도 좋을것같아."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제가 자살위험군 지정되고 1년동안 자살시도를 얼마나 했는지. 이틀동안 물한모금 안먹고 수업갔다온적도 있고, 한겨울에 새벽세시 반팔만입고 돌아다닌적도 있었는데 저 붙잡고 죽지말라고 같이 울어준 사람이에요.
저는 제가 잘못했지만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렇게 글 쓰고나니 조금 무섭네요.

자기위로죠. 솔직히. 나는 틀리지 않았어. 답정녀일수도 있구요.
시간이 꼬이게 적었고, 그 전남친이 보고 뭐라한다면 할말없네요. 그때 왜 말안했냐고 물으면...

그냥 주저리적었어요.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