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장인, 다들 어떻게 사시나요? 너무 너무 외롭고 우울합니다.

나는누구2016.10.24
조회2,259
안녕하세요. 판에 글은 처음 써보네요. 

28살 3년 차 여자 직장인이에요.
사실 전 배부른 소리지만 우울할 이유가 없어요... 

장학금 받으며 대학교 다녔고 알바해서 세계여행도 했어요.
지금은 공기업 다니며 제가 원하는 직무에 근무중이에요.
퇴근하고는 운동하고 책 읽고 취미생활도 잘 즐기고
돈도 또래에 비해 많이 모아놨고 
요즘도 2~3달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다녀요.  


다만 직장때문에 타지에 혼자 살아서 
가족도, 친구도, 애인도 없어요.

그리고 요즘 들어 너무 우울하고 외롭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에요. 

제가 입사 후 준비하던 시험이 있어서 
2년정도 죽을 만큼 공부만 했어요. 이 땐 우울하지 않았죠.
퇴근 후 자기 전까지 할 공부가 있고 
주말에 눈 뜨면 공부해야 하니까. 
외로울 틈이 없었거든요. 

합격의 기쁨이 지나가고 헬스를 시작했죠.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해서 공부할 때처럼 
죽을 만큼 하다 보니 몸 만드는 즐거움에 빠져 
전혀 우울하지도, 외롭지도 않았어요. 

운동으로 원하는 몸을 달성하고 나니까 
취미로 스포츠 종목을 시작했어요.
센터에 매일매일 나가고 주말 온종일 매달리며 
아마추어 대회 나가서 입상까지 했어요.


저는 목표가 있으면 전력질주하는 타입이거든요, 

회사 다니면서 너무 이것저것 했더니 
지쳐 보였는지 주변에서 좀 쉬라더군요.

저도 그동안 너무 달리기만해서
한동안 삶의 여유를 가지려고 했어요. 


그리고.. 
너무 외롭고 우울한 삶이 시작되었어요. 

매일 매일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고 습관적으로 살아요.
눈 뜨면 일하고 운동하고 책 읽고 자고..
운동을 해도 늘 피곤하고 길거리를 걷다가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요.  


친구들 만나고 싶다가도 막상 만나려면 귀찮아지고
연애하고 싶어서 소개팅 해도 단점부터 눈에 들어와요.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먹다가 저녁에 배달음식, 과자, 아이스크림만 어마어마하게 먹고있어요. 
폭식증이 의심될 정도로 외로움을 음식으로 채워요.
다행히 운동을 해서인지 살은 안찌고 있지만.. 


주변에서 다들 넌 자존감이 높다고 할정도로 전 저 자신을 참 사랑했어요. 원하는 대학, 회사에 들어갔고 늘 에너지 넘치고 밝게 살았어서 이런 경험이 태어나서 처음이에요.

부모님도 절 자랑스러워하고 친구들도 부러워해서 어디 말도 못하겠어요.

회사에서도 분위기 메이커, 잘 웃는 막내였는데 요즘은 아무랑도 말도 하기 싫고 짜증만 나요...


다들 살면서 이런 시기가 살면서 가끔 찾아오는 건가요? 

이러다 지나가겠지.. 했는데 
두세 달째 이어지니 심신이 지쳐요. 

그냥 회사 그만두고 부모님 계시는 본가 내려가서 엄마가 해주시는 밥 먹고 싶어요. 주말에 가끔 고향 내려가도 아무도 없는 이 곳으로 오는 월요일이면 마음이 더 텅 비어버려서 이젠 잘 내려가지도 않아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어디든.. 말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글 쓰면서 저도 이 무기력증과 우울함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한번 돌아보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