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이야기

ㅠㅠ201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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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옛날로 치면 종갓집 집안에 4대독녀 고명딸로 그것이 자랑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오며,
온 집안 어른들의 사랑을 받으며 갖고싶은것, 하고싶은것, 다 하며 자라왔다.
손녀를 위한일 이라면 나라도 배신할 수 있을것 같았던 독립운동가 할아버지와, 자식을 위해서라면 당신몸 하나 으스러져도 상관없는 어머니, 9살 차이나는 어린 여동생을 딸이라고 부르는 동생바보 오빠, 검사를 준비하던 노총각 삼촌.
소녀는 마당딸린 좋은 주택에 살았고 어려서부터 남들 안방만한 자신의 방에서 그렇게 유복하게 자라왔다.
소녀는 어려서부터 자신이 하고싶은일이 무엇인지 알았고, 자신이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을지 아는 쉽게말하자면 약간은 영악한 애어른 같은 스타일이였다.
그렇게 남들과는 차이나는 그런 복받은 집에서 평생을 떵떵거리며 살줄 알았던 그 소녀가, 유난히도 바람끼가 다분한 아버지, 자신의 어머니라면 치를떨던 유난히도 까탈스러운 할머니 덕에 우는날이 많아질줄은 몰랐겠지..

잘나가던 IT계열의 중소기업 사장이였던 아버지의 사업이 무너지며 어머니는 외갓집의 힘을 빌려 일을시작했고, 그 즈음부터 놀기만 하던 아버지는 하루가 다르게 매번 다른여자를 집안으로 들였다.
모르는 척 하는 할머니와 그 모습에도 반항한번 하지 않던 오빠, 그걸 보고자란 그 소녀는 아직까지도 자신의 아버지방에 드나들던 여자들이 몇명인지 셀 수가 없다.
결혼 할적부터 어머니와 아버지를 반대를 하던 할머니는 매일매일 어머니를 탓 했고,
그 가운데에 잠 들어있는 소녀를 사이에 두고 매일 밤 소리치고 손찌검 하며 싸우던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 아버지의 손짓 한번에 맥 없이 쓰러지던 어머니, 그런 모습에도 어머니 욕만 하던 할머니.
소녀는 울지 않았다.
어머니가 아무리 불쌍했어도, 아버지가 아무리 원망스러웠어도, 그런 집안을 버티지 못 했던 어머니의 가출에도, 끝끝내 어머니를 죄인으로 몰아가며 이혼하던 아버지도, 소녀는 울지 않았다.
그저 그럴때면 할아버지의 품에 들어가 그저 할아버지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아무것도 듣지 않은채 눈을 감고있던게 전부였다.

소녀가 차츰 반항을 하기 시작하던건 치매로 몇년을 앓던 할아버지의 죽음과 이제 의지할 곳은 하나뿐이던 오빠의 군입대.
소녀는 그때부터 혼자 방에서 소리도 내지 못 한채 숨죽여 우는날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넓고 넓어서 공주님방 같던 그 방이 이젠 혼자 놓여진 소녀에게 공허함을 주는 허허들판같은 곳이 되어버렸다.
꾸지 않던 악몽으로 매일밤 옆방에서 자던 삼촌을 부르짖고 한두번씩은 꼭 새벽에 삼촌이 방으로 와서 다독여주어야만 했다.

그렇다고 소녀는 아버지나 할머니에게 티내지 않았다.
항상 언제나 애교많던 막내딸이였고, 할머니가 원하던 현모양처티가 나는 반듯한 소녀였다.
항상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매일 할머니 방에 걸려있는 할아버지의 영정사진에 기도를 드리고, 매일밤 어머니와 5,10분씩 통화를 하지 못하면 잠을 못자던 그런 평범한 삶이라면 그저 평범하겠다.

그렇게 착실하고 착한아이 코스프레를 하던 소녀는 13살이 지나갈때 쯤, 달라지기 시작했다.
후에 원하던 것은 무용뿐이던 소녀에게 아버지는 국악중학교 진학을 완강하게 반대를 했고, 아버지와 연락을 끊고 살던 어머니와 담임선생님이 한달을 붙들고 애원해도 결국 소녀는 근처 중학교로 진학을 하기되면서 부터 소녀는 아버지에게 깊은 배신감을 느꼈던 것 같다.
일반 중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 소녀는 조용해지고 아버지와 데면데면 해지기 시작한다.
틈만나면 반항하려 눈치를 보고 어떻게해서든 아버지의 심기를 건들고 싶어했다.
제대를 한 오빠는 그런 소녀의 모습에 별다른말을 하진 않았다.
커야하는 키가 크지 않고, 길어져야 하는 팔다리가 더이상 자라지 않는다는걸 알게되자 소녀는 결국 무용을 포기했고 난생 처음으로 소녀는 오빠의 앞에서 빈혈에 쓰러질 정도로 소리내어 울었고, 오빠는 그때 난생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반항을 했다.
자신도 그렇게 하고싶어 하던 체육을 아버지때문에 포기했을때도 아무말 없이 아버지의 뜻을 따랐던 장남이 막내의 눈물에 반항을 하고, 그렇게 남매는 아버지와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소녀는 무용도 포기하고, 공부도 포기하고, 착한아이도 포기했다. 우연히 접하게 된 스트릿댄스에 소녀는 흥미를 느끼고 그 당시 무용보다 더 열정을 가지고 했던것 같다.
그렇지만 소녀에게 비워져있는 그 공허는 아무것도 채울 수 없었을것이다. 무용을 포기하게되면서부터 소녀는 스트릿댄스를 춘다는 핑계로 외박이 잦아지고, 학교도 나가지 않게되다 결국 자퇴를 하게되버린다.
그렇게 아버지와는 점점 멀어지고,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는 오빠와도 멀어지게 되었다.
돌이킬수 없이 틀어진 소녀에게, 춤과 친구가 전부라고 느껴지던 소녀에게 어릴적 소꿉친구에서 풋내기 남자친구였던 첫사랑이 사고로 죽게되고, 3년을 짝사랑하던 학교선배와 그의 친구들에게 집단강간을 당했을때 소녀는 처음으로 자살기도를 한다
그러고도 소녀는 편탄치는 않았다.
천둥번개가 몰아치던 어느 어두운밤에 칼로 위협하는 괴한에게 크게 당하게 되고, 같은 댄서 선배에게 끌려가 또다시 강간을 당하고, 그때 그 일을 도와주던 다른선배와 맘을 열고 만나게 되었지만 알고보니 자신의 아버지와 똑닮은 사람이였다거나, 오디션을 보러 찾아간 회사 관계자에게 희롱을 당한다거나..

새벽에 혼자 했던 첫 자살기도는 아버지가 방에 들어와 보는바람에 실패를 했고, 사실은 서너번은 더 자살기도를 시도하고, 자해를 하고 결국 병원치료가 아니고서는 안될정도까지 이르렀었다. 아직까지 손목에, 손등에 흐릿하게 남아있는 그 자국이 소녀의 기억엔 아픔이 될 수 밖에.. 춤을 추고 싶어했던 소녀는 자라지 못한 키 때문에 외모가 실력보다 우선이 되어버린 춤바닥때문에, 좋은 노래와 손끝이 얼마나 아름다운가가 아닌 가슴이 얼마나 큰지, 허리가 얼마나 잘 돌아가는지만 쳐다보는 지금의 현실때문에 많은 곳에서 또 좌절을 해야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무너져가는 집안을 위한 것인지, 아직도 예전 풍족하기만 하던 종갓집 시절의 집안만 기억되는 건지... 유별나게 가문을 따지던 할머니는 무조건 우리집 독녀는 전주이씨의 집안으로 시집을 가야한다며 대뜸 대한민국에서 탑에 꼽히는 기업의 간부 이씨의 아들과 선자리를 만들어버린다. 아직 19살이던 소녀는 아무런것도 알지 못 한채 무작정 끌려나간 그 자리에서 불편함에 결국 화장실로 달려가 그 자리에서 먹었던 비싼 소고기를 모조리 게워내야했고, 동갑내기이던 상대집안의 남자아이도 소녀를 썩 그닥 내켜하던 눈치는 아니였다.

그렇게 반항기도 심했고, 다사다난한 학창시절이였다. 사실은 지금도 종종 그 유별난 할머니는 소녀를 선자리에 앉혀놓고는 한다. 하지만 소녀는 어릴적엔 10월의 신부를 꿈꾸던 낭만가득한 소녀였을지는 몰라도, 어머니와 아버지를 보고 자라온 이상 결혼은 꿈에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것이다.
소녀는 20살이 되던 해에 오빠에게 편지를 써서 건내주어 다시 가까운 사이가 되고, 아버지와는 차근차근 친해지고 있는 단계이다.
소녀의 주변엔 소녀가 포기하기엔 많은것 들이있다.
20년이 다되어가는 수많은 소꿉친구들과, 매일을 꾸지람속에 추는 춤연습에도 나 하나는 무조건 끌고가겠다는 실장님과 리더언니, 내가 지금까지 자부심을 가지고 춰온 이 춤과, 어떻게 해서든 딸 하나는 살리겠다는 오빠와 엄마.
아직 힘들어 하기엔 멀었다
소녀는 책임져야 하는게 있다. 분명히. 소녀는 자신의 오빠에게 진 빚을 평생에 걸쳐 갚으려한다. 울며 찾아가던 할아버지의 무덤도 이젠 뜸해진다.
강해지려 한다. 더욱 더. 소녀는 성장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