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하고싶은 말

곰신201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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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부터 이병.. 일병.. 상병까지
참 많은 시간이 지났네.
휴가때 마다 틈틈이 쌓은 추억들로 많은 계절들을 혼자 보내고 앞으로 두번의 겨울만 견뎌내면 다음 겨울 땐 너와 함께 할 수 있을거라 믿었건만..
결국 전역까지 6개월 남짓 남겨두고 끝이구나.
그동안 곰신으로써 너에게 정말 최선을 다 했는데
뭐가 문제였을까. 너무 헌신한 탓일까.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 발렌타인데이 생일날 그리고 우리의 기념일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챙겼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나만 챙겨주기에 바빴었네.
면회가는 날이면 새벽 일찍부터 감겨오는 두 눈 비비고 일어나서 손수 먹이고 싶은것들 서툰 손으로 만들어가겠다고 온 주방을 뛰어다니며 애썼는데..
그러다 면회시간에 조금이라도 늦을때면
새벽부터 잠 못자고 잔뜩 고생한 내 걱정보다
면회 시간 제 때 나갈 수 없음에 화내기에 바빴던 너..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풀밖에 안보이는 길을 달려 너를 보러 갈 때면 해외여행이라도 가는듯이 마음이 들떴어.
잠이 부족해서 꾸벅 꾸벅 졸아도 내모습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질까 단 한번도 편히 눈감고 가본적이 없었어.
휴가때마다 여행에.. 데이트에.. 군인으로써 부담이였을 너
학교다니고 주말마다 알바해서 모아놓은 돈으로 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힘썼던 걸. 항상 더 보태려고 애쓰다보니 너가 복귀하는 날이면 다음 달 월급까지 끙끙 버텼던 나를. 너는 알까.
너는 사회에 있다보니 다 할수있지 않냐고
매번 툴툴댈때마다 너에게 항상 해주고 싶던 말이 있어.
물론 군인이라는 신분보다 자유롭지만
당신 없는 일상은 항상 기다림 뿐 이였다고..
항상 그리웠고 항상 보고싶었고
휴가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매일을 살았다고..
새로운 영화가 나와도 유명한 맛집을 알아도
당신 없인 무슨 소용이 있을까.
휴가날 함께 할 생각만으로 가득 차 있던 내가
너에겐 너무 버거웠나보다.
이제는 친구도 만나고싶고 주변사람들도 챙기고 싶다고 말하는 너.. 내가 더이상 얽매지 않을게.
그동안 4번의 휴가동안 나와 함께해줘서 고맙다.
앞으로 남은 37%는 나 없이 잘 할수 있지?
너를 군대에 보내고 매일밤을 그리움으로 지새웠던 나
그 그리움마저도 사랑할 수 있음에 고마웠다.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