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을 넘어 한심했던 오늘 촛불집회

ㅉㅉ201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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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얘기를 하기에 앞서 저도 오늘 직접 초를 사들고 서울 집회에 참여했던 사람이라는걸 꼭 먼저 밝히고 싶습니다. 그리고 늦은 시간에 약간의 흥분상태에서 쓰는 글이라 횡설수설 할 수 있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것과 오늘 집회에 참여해서 느낀 것이 일맥상통한데 그건 바로 처음 기대했던 바와 달리 집회가 너무 변질되었고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의 시민의식이나 집회에 대한 개념이 너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시위대와 경찰의 대립인데 이건 전적으로 시위대의 잘못이며 온라인상에서 경찰을 욕하고 있는 네티즌들도 이게 잘못 됐다는걸 아셔야 합니다.전 오늘 5시쯤 미리 광화문쪽에 도착해서 주변 상황을 지켜봤고 그때부터 쭉 경찰은 별다른 행동 없이 차량에서 조용히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그건 청계광장에서의 발언 시간 후 시민들이 거리로 나갈 때까지도 마찬가지였으나 갑자기 행렬 앞쪽에 있던 사람들이 원래 집회 신고 때 명시했던 루트와 다른 쪽으로 방향을 바꾸더니 광화문 사거리 쪽에 진입하자 그때부터 경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저는 행렬 뒤쪽에 있었기 때문에 안내자가 스피커를 통해 행렬이 광화문쪽으로 진입했다는 얘기를 듣고 뭔가 잘못됐다 생각해서 행렬을 벗어나 광화문 쪽으로 갔고 아니나 다를까 시위대가 광화문 사거리로 진입하려 고성을 지르며 경찰들과 대립을 하고 있었습니다.

애초에 집회 신고를 할 때는 종로 2가에서 인사동 쪽으로 이동하겠다 해놓고 갑자기 광화문 쪽으로 방향을 틀어 그 지역을 통행하는 다른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명백한 시위대의 잘못 아닌가요?원래 집회 신고 외의 구역에서 집회를 여는 것은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그것을 막는 것이 경찰의 임무인데 오히려 경찰에게 견찰이라느니 양심도 없냐느니 너희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냐느니 하는 것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소리인지 왜 모르는 걸까요?

문제는 시위대가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경찰은 본인의 신분에 알맞게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할 뿐입니다.심지어 오늘 시위 진압에 투입된 대부분의 인력은 의경인데 이 사람들은 나라의 부름에 따라 군복무 중인 평범한 청년들입니다.도대체 왜 이 사람들이 욕을 먹어야 하는지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고 그들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물론 저도 물대포, 캡사이신 등과 같이 폭력적인 대응은 과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시위대 쪽에서 먼저 그렇게 집회 절차나 규정들을 전부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나오는데 경찰쪽에서는 그걸 막기 위한 별다른 방법이 있을까요?지금 각종 사이트에 보면 '시위대가 잘하고 있다, 경찰들이 문제다'라는 의견이 대부분인데 저는 법치국가의 국민으로써 먼저 법을 어기고 질서를 무너트려 제멋대로 행동하는 그런 시민들이 옳다고 보지 못하겠습니다. 

요즘과 같은 난국에 국민들이 하나되어 같은 목소리를 내고 문제세력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는건 너무나 당연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나 오늘의 집회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고 한심하기까지 했습니다. 대통령 하야와 부패정권교체, 그리고 청렴한 정부를 소망하는 건 저도 마찬가지지만 그 값진 결과를 이뤄내는 과정에서 지킬건 지켜가며 목소리를 높이고 국민의 요구와 의견을 관철시킬줄 아는 그런 집회문화로 성장하길 바라는 건 너무 큰 욕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