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누나 안좋아하려구요

vjencjsibwn2016.10.31
조회569
누나.
나 누나 많이 좋아했어요
아니 지금도 많이 좋아해요
그런데 이제 안그럴려구요
안 좋아하도록 노력하려구요
비겁한놈같지만 누나가 나 밀어내는거 뻔히 아는데
내 감정에 솔직해지자고 우리둘이 어색해지면 나 정말 견디기힘들거같아서요
이미 누나가 다른분때문에 곤란해 하고 힘들어하는걸 봤으니까요

누나에 대한 첫 감정은 호기심이었어요

제가 2층으로 간다고 결정됬을때
주위에서 누나얘기 많이하더라구요
특히 남 칭찬 잘 안하는 ㅅㅇ선배가 누나보고 많이 배우라고 들어온지 2년정도 밖에 안됬는데 탑이라고 그러면서 엄청 칭찬하더라구요

그렇게 누나 이름 세글자는 제 머릿속에 새겨졌죠
지금과는 조금 다른감정, 다른의미로

그리고 두번째 감정은 반전이었어요

1층에있을때만해도 2층고객국은 모두 아주머니들만 있는줄 알았거든요

근데 팀장님한테 교육을듣다가 성공콜 예시를 들려주는데 파일이름에 누나이름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전 얼마나 잘하는지 한번들어보자 해서 집중하고있는데 내가 예상했던 목소리와는 너무다른 목소리가 나오는거예요 많아봐야 20대후반의 목소리? 한대 맞은 기분이었죠
제가 예상했던것을 비웃기라도하듯이 낭랑한 목소리가 흘러나오는데 거기서 호기심이 놀람이라는 감정을 만나서 더 크나큰 호기심이 됬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누나가 누굴까 계속 궁금해했어요

그리고 교육이 다 끝나고 처음인사하면서 누나를 봤을때 그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요

그때부터예요 누나를 좋아한게

근데 그때부터 저는 누나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컨택은 어떻게 하는지 보고싶었는데 자리가 멀어서 보기가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누나랑 교류는 거의 없었는데 회식때 부장님이 저 칭찬해주실때 누나가 맞장구쳐주면서 열심히한다고 했을때 진짜 기뻤어요

그리고 자리를 바꾸게 되었을때 제발 기도했죠

누나옆에는 못가더라도 근처는 가게해달라고
그래서 슬쩍슬쩍 얼굴이라도 봤으면 좋겠다고

다행히 제 기도가 먹혔는지 누나가 제 반대편 대각선자리로 오게되었죠

그때부터 저는 누나한테 모든신경이 가 있었어요
속으로는 어떻게 컨택하는지 보고 벤치마킹하려고 하는거다 이거도 다 배우는과정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에게 명분을 만들었죠

그렇게 혼자 마음 키워가다가 제가 이번년도 들어서 가장 잘한일이 누나한테 용기내서 물어본거였어요
솔직히 그 질문 답은 이미 ㅇㅁ선배한테 들어서 알고있었어요

마찬가지로 명분이 필요했죠

누나는 내가 물어보기를 기다리기라도한듯이 상세히 가르쳐줬고 그리고 메신저도 보내고 얘기를 많이 나누게 되고 결국 집에도 같이 가게됬죠

그땐 정말 세상이 내 발아래있는 느낌이었어요
아무도 부럽지않았고 이미 다 이뤄낸느낌이었어요

그때부터 누나랑 더 친해지고 더 물어보고 더 얘기하고 카톡하고... 모쏠인 저는 모든게 순조로운줄만 알았어요 ㅋㅋㅋㅋㅋㅋ
지금생각하면 바보같지만

이때부터는 아침에 일어나서 잠 잘때까지 누나생각밖에 안한거같아요

누나카톡 하나 하나 이모티콘 하나 하나에 울고웃고 딱한번 누나가 하트를 써준적이 있었는데 그땐 정말 미칠뻔했죠

아마 그때부터 였나봐요
제가 맨날 하던 말
누나한테 받기만하고 너무 미안하다고

누나에게 제가 해줄수있는건 위로밖에 없는 보잘것없는놈이라서 그런 제 자신이 너무 미웠어요

제가 이제 갓 전역한 풋내기라는것도 누나가 자꾸 은근히 나이차이가 난다는식으로 얘기할때도 내가 뭘 어떻게 노력한다고 바꿀수있는 부분이 아니라서요

그래서 그때부터 정말 누나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했어요 나중에 후회없을만큼

누나가 욕하는사람 같이 편들어서 욕해주고
누나가 힘들어하니까 위로해주고
아프니까 몰래 뛰어가서 약 사와서 츤데레처럼주기도하고
누나가 초콜릿먹고싶다고해서 1년동안 안먹었던 초콜릿도 '나 원래 좋아해서 사놓고 먹는데 남아서요'라는 개소리를 하면서 주기도 했고 초콜릿 줘놓고 안준척 장난치기도 했구요
항상 좋은말 칭찬만 해주려고 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 선후배 그이상으론 절대 안되더라구요

제가 누나보고 머리묶은게 예쁘다고 하니까 계속 묶고다녀서 정말 좋았어요 저라는 존재가 누나한테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게 너무 기뻤죠

하지만 밥사달라고해도 매번 거절하고 주말에 카톡보내도 답장이 늦게오거나 안오거나

그때부터 저는 더 안달나서 누가봐도 누나 좋아하는거 티나게 말하고 행동했던거같아요

결과적으로 누나는 그게 더 부담스러워서 더 선을 그은거 같구요

솔직히 지금 많이 힘들어요
누나생각때문에 너무 아프고 힘든데
앞으로 내 진로고민
내년부터 혼자 살아야되는 부담 등등이 더해져서요

그래서 저 비겁한놈 되려구요 저 자신한테

물론 이미 누나는 이런말 장황하게 안해도 제가 누나 좋아하는거 알고있겠지만 이제 이걸 끝으로 최대한 안좋아하려고 노력할게요

근데 제가 좀 바보같아서 이렇게 말해놓고 누나가 또 조금만 잘해주면 또 꼬리흔들면서 좋다고 따라갈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누나한테 부탁할게요

나한테 잘해주지마요

회사선후배관계로 서로서로 사무적으로 지내요
모르는거 있으면 물어보고 회사에 대해서 얘기하고
딱 그정도만 해요 우리

제가 마음대로 누나 혼자 좋아한거니까 누나까지 저때문에 또 힘들필요 없잖아요 그러면 너무 내가 미안하기도하고

혹시라도 이때까지 제가 선을 자꾸 넘어가려고 해서 부담스러웠다면 미안해요

누나 기억속에는 제가 그냥 귀여운 회사후배 정도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누나는 충분히 아름답고 가치있는사람이니까 좋은사람 만날거예요 그래야하고

끝으로 누나한테 하고싶은말은 누나가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누나가 웃으면서 엄마가 나보고 종합병원이라고 한다 했을땐 진짜 걱정했거든요

이제는 웬만한 약은 내성이 생겨서 안듣는다고 말하는거 보고는 집에가서 얼마나 네이버 찾아봤는지몰라요

이제는 이런것도 안할게요
누나한테 부담안줄게요

나한테 많이 가르쳐줘서 고맙고
여러가지 감정 느끼게 해줘서 고맙고
잊지못할 추억 선물해줘서 고마워요

누나덕분에 더 좋은사람 더 나은사람이 될 수있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누나가 누군가에게 정말 큰 힘이되고 많은 영향을 끼치는 가치있는 사람이라는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진짜 마지막으로 말할게요

미안하고 고맙고 많이 좋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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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탐라에 나만보기로 쓴글인데 그냥 답답해서 올려봅니다 여기까지 보셨다면 부족한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