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발자전거

ㅇㅇ2016.11.03
조회32

작은 여자 아이가 타던 네발자전거의 보조바퀴 두 개는 아이의 아빠가 떼주었다.
망설이고, 무섭고, 두려워하던 두발자전거 타기는 아빠가 뒤에서 잡아주고, 체중을 견뎌주고, 지켜봐주었기 때문에 해낼 수 있었다.
발을 구르는 중에도 자꾸만 뒤를 보던 아이에게 아빠가 말했다. “응, 잡고있어. 아빠가 뒤에 있으니까 발 굴려봐. 발에 힘줘서 밀면 돼. 그렇지.”
아빠의 목소리가 뒤에 있지 않았으면 아이는 무섭다며 울었을 것이고, 그만하겠다고 내려왔을 것이다.
아이의 네발자전거는 영영 두발자전거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기 시작하고, 아이가 중심을 잡았을 때, 아빠는 손을 놓았지만 발은 쫓아가고 있었다. 행여나 넘어지기라도 할까봐.
뒤를 돌던 아이가 아빠의 손이 자전거에서 떨어진 것을 보았을 때 배신감에 소리를 잠깐 지를지라도, 어느새 자신이 혼자서 두발자전거를 움직이고 있다는 것에 놀라며 그 첫 순간의 짜릿함을 만끽했을 것이다.
아빠도 함께 느꼈을 것이다. 내 딸이 처음 두발자전거를 타는 그 장면을 오랫동안 기억하며 마음이 차올랐을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가 잡아주거나 봐주지 않아도 아이는 자전거를 타고 온 동네를 누비고 다니게 되었다.

아빠는 내게 처음 가르쳐준 게 너무 많다.
두발자전거, 롤러스케이트, 롤러브레이드, 포대를 깐 눈썰매, 연극분장을 한 무서운 아저씨와 무대에서 춤추는 것…
아빠가 나에게 무섭지않아, 힘들지않아, 쉬운거야, 할 수 있어 라고 말해주지 않았다면
평생 손도 대보지 않았을 지도 모르는 모든 일들.
겁이 많은 내가, 눈물이 많던 울보가 절대 혼자서는 나서지 못했을 것들.
커가면서 나는 모난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자신감이 떨어지고, 그럼에도 아빠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은 일이 많아졌다. 그 때도 손 내밀었다면 나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더 다양했을 지도 모르겠다.

미끄러지고 좌절하고 힘겨워하는 지금 같은 순간에 아빠가 있었으면,
못하겠다고.. 나는 바보같다고 말을 하면 다정하게 “아니야 oo아, 넌 다 할 수 있어.” 라고 말해줬을 텐데…
다시 난 아빠의 버팀목을 느끼며 해낼 수도 있는 그 첫 순간을, 그 짜릿함을 느꼈을 텐데.
서럽네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