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의 도로시

도로시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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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찼아 공원을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를 본 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찼아 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고양이고 싶다

벤치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꽃 덮인 공원의 그 고양이고 싶다

 

자고 나면 위대해지고 자고 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공원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 간 하이에나란 놈도 있었는데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 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묻지 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여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 때

그것을 위안해 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 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사랑 때문이라고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사랑만큼 고독해진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귀뚜라미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귀뚜라미를 사랑한다

너는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라일락을 사랑한다

너는 밤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밤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 찬 것 같으면서도 텅 비어 있는

내 청춘에 건배

 

 

사랑이 외로운 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 것을 거니까 외로운 거야

사랑도 이상도 모든 것을 요구하는 것

모두를 건다는 건 외로운 거야

사랑이란 이별이 보이는 가슴 아픈 정열

정열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

모두를 잃어도 사랑은 후회하지 않는 것

그래야 사랑했다 할 수 있겠지

 

 

아무리 깊은 밤일지라도 한 가닥 불빛으로 나는 남으리

메마르고 타버린 땅일지라도

한 줄기 맑은 물 소리로 나는 남으리

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꺾이지 않는 한 그루 나무 되리​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우리집사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

 

 

구름인가 꽃인가 저 높은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배낭을 메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면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

라 라 라 라​

 

 졸립다~~~~집사~~집에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