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불.륜상사의 희생양이 되어가다.

익명2016.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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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내가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아주 뜻깊은 회사이다.

꽤 시간이 지난 지금, 사회는 생각보다 더 더러운 곳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서 2년 전 한 중소기업에 사무직으로 취직하게되었다.

취업에 성공했다는, 회사에 내 자리가 생겼다는 마냥 기쁜 마음으로 하루하루 출근하였다.

다니다보니 회사분들도 잘해주시고, 정도 많고 좋은 사람들이었으므로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하였다.

친분이 생기다보니 회식자리도 자주 생겼다.

 

그리고 어느 날 회식자리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되었다.

"생산직에 그 아주머니 있잖아. 그 아주머니랑 저-윗분이랑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야. 알고 있으렴."

 

그 두 사람은 50대 후반으로 각자의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한 가정의 아버지와 어머니이시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에게 들려주신 이야기는 우리 회사내에 불륜이 있으니 더군다나 저-윗분님의 그녀이니 앞에선 입조심, 행동조심해야한다 라는 말이었다. 황당 그 자체였다. 뭐 처음으로 저 사실을 들었을 때는 황당하긴했지만 헐 정말요? 하고 웃고 지나갔었다. 이 때는 그 두 사람이 먼 훗날 나에게 어떤 해를 끼칠지 몰랐으니 말이다.

 

회사 생활을 하며 지켜보니 비공식적인 컴퍼니 커플이란 것을 깨달았다. 두 사람은 절대 그런 사이 아닌 척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몇년 째 이미 다 알고 있는 그런 사이였다. 불륜이란 것이 사람의 도리에도 참으로  어긋나고 지저분한 일이지만 둘이 좋다는 것을 어쩔까. 문제는 회사 업무에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아주머니의 심기를 건드리는 사람이 생기면 그리고 그 사람이 누군지 저-윗분님의 귀에 들어가면 높은 지위를 이용하여 더욱 더 크게 호통을 쳐댔다. 둘의 모습을 누군가 보게 되었다면 쓸데없이 괴롭혀 못버티고 퇴사하게 만들었다고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 그 둘의 타겟이 내가 된 것 같다. 2년동안 무탈하게 생활하였는데 최근 2주간 사회생활의 최악의 최악을 맛보았다.

 

2주전 여느때와 똑같이 월요일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월요일은 나에게 바쁜 하루이다. 그런 나에게 생산직에서 처리해야할 일이 쌩뚱맞게 떨어졌다. 내가 도와줘야한다며 산더미 같은 일거리를 떡하니 내려두고 가버렸다. 갑자기 이 일을 내가 왜 해야하는 건지, 그럼 내 일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화가났다. 난 그 생산직일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시간이 없었다. 퇴근할 때 즈음 저-윗분의 그녀가 나에게 와서는 왜 그 일을 하지 않았냐며 묻고선 이상한 웃음을 내보이며 그 일들을 다시 가져갔다. 다음 날이 되었고, 그 날은 직접 저-윗분님이 나에게 오셔서 그 생산직일을 하라며 강력한 명령을 했다. 항상 소리지르며 상명하복을 무조건 강요하는 사람이므로 나는 그 일을 해야했다. 또 하루는 다른 팀에서 처리해야할 일에 저-윗분님은 또 다시 나를 끼워넣었었고, 누군가에게는 내가 대체 무슨일을 하냐라는 말을 했단다.

 

그렇게 몇일을 보내고나니 여기저기서 다들 나에게 물었다. "저-윗분님한테 뭐 잘 못한거 있어? 요즘 너한테 왜그래?"  남들 눈에도 의아해보였나보다.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지난 2년동안 지내온 것처럼 어쩌면 그때보다 조금은 더 발전한 모습으로 지내왔고, 따로 책잡힌 것도 없었다. 그렇게 나는 영문도 모른채 시들시들해져갔다. 그러던 어느날 이런 말을 들었다. 저-윗분님께서 내가 사내연애 하는 것을 아셨다고 한다. 옥상에서 둘이 만나는 모습을 보셨단다. 나는 이게 왜 문제가 되는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우리 회사 옥상은 어느 곳보다 개방되어있는 곳이고, 나는 쉬는 시간에 만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말을 끝까지 듣고 보니 왠지 이해가 되었다. 옥상이 그 두 분의 아지트란다. 생각지도 못하게 은근히 은밀한 곳이 있는데 그 곳에서 만나곤 하신단다. 내가 그들의 방해꾼이 되었나보다.

나의 연애를 떠나서 나는 최근에 윗층에 올라갈 일이 있으면 종종 옥상으로 지나다니곤 했다. 날이 좋아 지나가며 바람도 쐴 겸 옥상에 살고 있는 동물들도 만날 겸 말이다. 나는 그들을 그 곳에서 본적이 없지만 그들은 자주 올라오는 나를 보았나 보다. 지나다니는 날 보며 맘 졸이며 화가 났을까 싶다. 나에게 옥상은 잠깐의 여유였는데 그들에겐 그런 곳이었을 줄이야 생각도 못했다.

방해꾼을 처단하고자 쌩뚱맞은 업무로 고통을 주어 알아서 나가게끔 하려 마음 먹은 것일까?

 

나에게 힘내라는 위로의 말을 해주시는 분들이 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그 두 사람때문에 나는 직속 윗 분께 그만두겠다라는 말을 하였고, 이 말을 전해들은 저-윗분은 나갈테면 나가버려라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나니 이대로 얌전히 나가기도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나는 그들의 희생양이 되어버렸다.

 

(지금 하는 이야기는 어디에 넣어야 할 지 모르겠어서 따로 적으려한다. 이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와중에 회사 내의 어떤 분은 내 귀에 이런 말을 속삭이셨다.

"저-윗분님이랑 그 아주머니랑 그렇고 그런 사이인거 알고 있으면, 아주머니한테 잘 보여서 나쁠 것 없지 않느냐. 아주머니 일 도와드리고 하면 그 말이 저-윗분 귀에도 당연히 들어갈거고. 그럼 너한테도 좋지 않겠니? 원래 다 그런거야"

음... 이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띵했다. 사회생활이란 다 이런 것인가. 정식적인 사모님도 아니고, 전혀 떳떳하지 않은 사이의 그 분께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가. 내가 부적응자인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