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라마 - 아적비밀

융려공주201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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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한 때,백염촉이라고 하는 활발하고 의협심 넘치는 여인이 있었어요.그녀는 백씨 가문 외동딸로 한나라 화제의 후궁으로 입궁했어요.화제는 그닥 성군은 아니었죠.염촉은 그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내조를 잘하고 가문을 지키려 노력했답니다.화제는 귀비 연씨를 무척이나 총애했는데 그녀가 거의 모든 성총을 독차지할 정도였어요.하지만 연세란의 오라버니 연적하가 대장군인 데다 워낙 연씨 가문이 세력이 커서 아무도 불만을 드러내거나 그녀에게 반기를 못 들었어요.염촉은 오만방자하고 걸핏하면 계략을 짜내 후궁을 견제하고 궁녀를 죽이는 세란이 싫었어요.세란도 두 눈 부릅뜨고 지려 하지 않는 염촉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요.

어느 날,어화원의 궁녀 진추낭이 윗선에서 하사한 독약을 먹고 죽은 사실이 알려졌어요.추낭은 일을 잘한다며 상궁 설진이 가지고 온 상과 함께 약을 받고 금세 피를 토했습니다.추낭이 죽어가는 걸 본 궁녀와 환관은 십여 명이었어요.궁인들은 서슬 퍼런 설진의 협박에 후환이 두려워 입을 다물었어요.그래도 다들 알고 있었어요.추낭이 얼마 전부터 화제에게 용모와 말솜씨로 칭찬을 받았고 상으로 귀한 소주 비단도 받았다는 것을요.거의 곧 비빈으로 책봉되겠다는 주변의 부러운 시선도 받았다는 것을요.게다가 설진은 연귀비의 일을 돕고 있는 측근 궁녀였답니다.그녀가 높은 품계는 아닐지라도 세란이 뒤를 봐 주니 아주 안하무인이었어요.그간 추낭이 잘난 척하고 말을 심하게 하긴 했지만 그렇게 기뻐하다가 허무하게 가버리니 그녀를 안타깝게 여기는 이들이 많았지요.

염촉: 정말 화나요.어떻게 이런 일이 있죠?

여연: 백미인,참게.그러다 큰 일을 당할지도 몰라.요즘 궁이 얼마나 흉흉해.

염촉: 폐하는 뭐라세요?진추낭은 폐하의 관심을 받았던 애잖아요.

여연: 그뿐이었어,폐하는 진추낭을 사랑한 게 아니야.그분의 마음은 오직 연귀비뿐이라네.진추낭의 죽음에 놀라셨어도 옆에서 온갖 수작을 부리는데 깊이 생각하시겠나.

염촉: 사사로이 궁녀를 죽이다니...추낭이 참 가엾네요.

여연: 언젠가는 태산같던 권력도 무너지리라고 믿어.헌데 요즘 내가 고민이 있어...왜 귀비도 그렇고 나도 회임이 안 되는 걸까?그뿐만 아니라 다른 비빈들도.궁에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 지 오래됐지?

염촉: 그러게요,귀인은 총애를 받는데....아,듣자하니 연귀비가 3년 전 유산했대요.연귀비의 불임은 그 때문이 아닐까요?

여연: 그래도 귀비는 황자를 낳겠다며 태의를 볶아.나는 건강에 문제가 있는 걸까.......

염촉: 귀인,걱정하지 마세요.아직 젊으니 곧 생길 거예요.

염촉과 친한 남궁여연도 총애를 많이 받는 신예 후궁이었어요.알게 모르게 여연에게는 세란의 압박이 많이 들어왔죠.세란은 다른 이가 화제의 사랑을 받는 걸 견디질 못했어요.그런 강하고 지독한 매력에 화제가 빠진 걸지도 모르겠군요.허나 그녀는 유산한 이후로 아이를 가지지 못했고 그 이후로 궁에서 화제의 아기는 태어나지 않았어요.총애받는 여연조차도 그랬지요.몇 달 전 옥귀인이 회임하긴 했지만 유산을 하였어요.귀인 옥수는 세란의 측근 후궁이었습니다.아무튼 세란은 화제가 모르게 갖가지 만행을 저질렀습니다.염촉은 여연의 만류에도 그녀에게 맞서다가 냉궁에 갇히게 되었어요.그런데 연씨들의 세도는 오래 가지 않았답니다.화제의 친누나 리양 장공주가 들고일어나 연적하 무리를 숙청한 거예요.선황으로부터 니가 아들이었다면 니가 태자다,란 소리를 들을 만큼 리양공주는 여걸이었어요.누님의 지휘에 화제는 아무것도 못했습니다.곧 세란의 죄상도 다 드러났어요.여연은 화제에게 빌어 염촉은 죄가 없으니 도로 꺼내달라고 했답니다.염촉은 냉궁에서 다시 나오면서 장공주의 명으로 냉궁에 들어오는 초라한 모습의 세란과 마주쳤어요.세란의 눈빛은 여전히 독했어요.염촉은 나가려다 조용히 의자에 앉는 그녀를 향해 휙 돌아봤어요.세란에게 할 말이 있었던 거죠.모두가 나가고...염촉과 세란 둘만 남았습니다.

- 그동안 후궁에서 있었던 일들은 모두 당신 짓이죠?

- 흥,니가 감히 본궁을 심문하느냐?이 천한 계집.

- 마마보다야는 그럴 자격이 있죠.제가 천한가요?마음대로 생각하세요,마마는 이미 폐위를 당하셨습니다.예전의 귀비가 아님을 아셔야지요.

- 함부로 나불거리지 마라,리양장공주의 세도를 믿고 까부는 것이냐?너같은 것은 오래 못 가.

- 신첩은 이곳에 미련이 없습니다.폐하의 총애도 바라지 않아요.허나 마마는 다르시잖습니까.그 총애 하나만을 위해 많은 음모를 꾸몄어요!그동안 고통받은 사람들이 당신을 매일 저주했을 거예요.

- 본궁은 늘 폐하가 전부였다.그분의 여자인데 그게 잘못이냐?여기 들어온 이상 섭리에 따라야지.

- 그래서 진추낭을 독살하고 남궁 귀인을 불임으로 만들고 옥귀인의 아이를 죽였나요?이 밖에도 죄는 수없이 많아요!!

- 남궁귀인을 불임시키고..옥귀인의 아이를 죽여?본궁은 모른다.진추낭에게 독주를 준 건 맞지만 아이를 없애진 않았어!자기들이 못 지켜놓고 왜 본궁에게 뒤집어씌우느냐?!

- 마마가 불임이기 때문에,그런 건가요?남이 폐하의 자식을 낳는 게 싫어서요.

- 누가 불임이야.평생토록 총애라고는 한조각도 얻지 못할 년이.유산하긴 했지만 불임이 아니야.태의가 그랬단 말이다.

- 아뇨,그것은 태의가 거짓말했기 때문이에요.당신은 이미 아이를 낳을 수 없어요.그것은 비단 당신뿐만이 아닙니다.

- 누구 맘대로!하하...이제 와서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본궁은..본궁은..이제 폐하를 뵐 수조차 없다.

- 마마의 죄는 깊고 크니 이제 처벌을 면치 못해요.이젠 아마 여황제의 시대가 열릴지도 모르겠군요.

확실하지 않았지만,염촉은 추측을 할 수 있었습니다.명군이라 불렸던 선황의 공주로서,자부심과 야망을 갖고 언제든 무능한 아우를 끌어내고 황권을 찬탈하기 위해 황손의 존재가 방해가 되지 않았을까...리양장공주는 유능했고 권력욕도 커서 국정을 휘어잡고 화제 대신 나라를 다스리기 시작했어요.염촉은 씁쓸하게 웃으며 한나라가 황제의 것이 아니었음을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