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수능 망쳤던 지금은 어연 20대 중후반을 달리는 언니란다 한살 더 먹었구나.. 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또 수능날이네 23살 이후로부터는 내 나이가 몇살인지 자꾸 까먹는다..
괴롭고 힘들었던 중고등시절과 수능 망친 후 그동안 살아온 삶을 적어보려해 (조언을 얻거나 조언을 주려는 글은 아니니 읽다가 심기불편하신 분들은 그냥 뒤로...)
중학교 1학년 첫 시험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등수 전교 2등. 그닥 열심히 공부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어떨떨했다
아, 그땐 몰랐다 그게 지옥의 시작일줄
지금 생각해보면 울엄만 참 나쁜 엄마였다 전교 2등이라 적힌 성적표를 들고 왔을 때도 그닥 큰 칭찬은 안해주셨어 (그 후로도..) 엄마도 예상밖이었지. 그 다음 시험은 1등.
어느새 전교권이라는 성적은 잘함이 아니라 당연한 등수가 되어버렸다 나는 학원 체질이 아니라 혼자 공부하는 스타일이여서 오히려 시험기간에는 학원을 안가고 집에서 박혀서 공부했다 내가 할 줄 아는건 그저 교과서를 달달 외우는거였고 방안에서 혼자 쉴세없이 중얼거리며 교과서를 외우곤 했지 방 밖으론 엄마가 예능을 보며 깔깔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딸이 공부를 하거나 말거나 TV 소리는 엄마가 듣기 편한 볼륨에 맞춰져있었다
매 시험마다 압박감은 심했다 밤을 새우는건 기본이요 시간이 아까워 밥도 굶었다 시험날이 다가올수록 새벽마다 혼자 숨죽여 울었다 너무하기 싫어서 혹여나 시험을 망칠까봐. 외울게 너무 많아서. 괴로워서 울다가. 다시 울먹이는 목소리로 교과서를 소리내 읽고 또 읽었다
그 시절 내가 가장 두려운건 바로 엄마. 그렇게 괴로우면서도 꾹꾹 눌러 참았던건 엄마 때문이었다 울엄만 저절로 학교 내 엄마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타이틀, 전교 1등 엄마 길 가다가도 모르는 아줌마들이 어머, 00 엄마 아니세요? 하며 아는척 말을 걸어왔다 울엄만 점점 그걸 즐기는 듯 했다 어깨 으쓱하면서 아닌척
전교 1등을 유지하려면 적어도 전과목에서 3~5개 이하로 틀려야 했다 하루에 과목을 2-3개씩 봤었는데 하루에 문제 2개 이상이라도 틀리는 날엔 제정신이 아니라며, 미쳤냐며, 정신나간 x 이라며 방바닥을 닦던 엄마가 내게 __를 던지며 소리질렀다
도대체 내가 무슨...잘못을 했나?
학교에서는 얼굴도 모르는 애들이 다가와 너 오늘 몇개 틀렸어? 00 는 오늘 하나도 안 틀렸대 이번에 넌 전교 1등 못하겟네? 나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애들이 내 얼굴을 알고 내 이름을 알고 이번 시험 너는 전교 1등 못한다며 비아냥 거리며 낄낄 거렸다
내가 다녔던 중학교는 공부 잘하는 애들도 많았지만 일진도 참 많았다 한번은 애들을 참 많이도 괴롭히던 여자애들 무리가 내 성질머리 모르고 날 건드렸다가
4대 1(내가 1)로 머리채 잡아가며 싸운적도 있었다(이김)
아...선생님한테 일러서 다 강제전학 보낼껄.. 선생님한테 말하면 초딩이라고 놀림당할까봐 그리고 그 때는 싸웠다는 것 조차 엄마가 알면 혼날까봐 무서워서 입닫았다 (모범생의 삶)
뭐가 그렇게 무서웠는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기지만 중학교 때는 참... 학교에서 살아남으려고 애썼던 것 같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거 같음? 판에서 그런글 자주 봄)
나에겐 베프라 여기던 친구 A와 또 다른 친구 B가 있었다 B보다 A와 먼저 친했었고 참 잘 지냈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B가 뭐가 아니꼬왔던 건지 A 를 왕따 시키기 시작했다 나도 참 비겁했고 멍청했다 그렇게 친했던 A를 지켜주지 못하고 나라도 살아남으려 그걸 묵인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 앞으로 딱 10년 후에 00월 00일에 여기서 만나자 ' 라고 A와 약속했었는데...
난 A를 지켜주지 못했다 나도 당할까봐 A가 왕따 당하는걸 방관하고 말았다 알고보니 B는 조금이라도 뭐가 맘에 안들면 누구든 왕따를 시키는 그런 못된 천성을 가진 아이였다 어느 순간 또 다른 아이와 붙어서 나를 험담하는 B를 발견했다 결론은, 너도 니가 한짓 당해봐. 라는 심정으로 B가 그동안 했던 짓거리 똑같이 돌려주는데 성공했다 (B가 친구들에게 버림당함)
지금 생각해보면 참 유치할수도 있는데 그 때 당시에는 인간관계에..참 목숨걸었었던 것 같다 아니 그래야만했다 내 기억으론 아이들은 일진들을 약간 선망의 대상으로 보았던 것 같다 (지금 시대도 그렇다고 본다) 요즘 어른들은 너무도 쉽게 왕따문제를 가볍게 보거나 애들이 무슨 일진이니? 넌 학교 생활에 왜 적응을 못하니? 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그들의 세계에서 살아보면 절대 그런말 못할껄
그로부터 10년 후 그 아이들은 어떻게 됫는지 간략하게 말해보자면 (현재 시점)
- 이쁜 외모를 가졌던 아이들 : 성인이되서 더 나아진 애는 단 한명도 못봄. 역변함. 대학도 못가고, 연예인 하네마네 하던 애는 지금 미혼모임. 중고딩 때 이뻐봤자 성인되서 안 이쁘면 말짤꽝임. 중고딩 때 이뻤던거 아무도 기억 안해줌 ㅋㅋㅋ 다이어트한다고 굶지 말고 그냥 지금 골고루 먹어. 키를 늘려야해. 나는 잘 먹어서 고등학교 가서도 키큼.
- 학교 일짱? : 고등학교도 못가고 치킨 배달하는거 봄 (교촌치킨이엇음)
- 여자인데 남자처럼 굴었던 아이들(말 험하고 걸음걸이 완전 남자) : 페북보고 꽤나 충격이었는데 과거 지우고 현재 여자여자 하고있음. 세상 충격. 대학 간 애 못봄
- 애들 삥 뜯고, 물건 함부로 가져가고 안돌려주고, 맘에 안든다고 뺨 때리는 등등 만행을 저질럿던 애들 : 성형으로 얼굴 다 뜯어고침. 럽스타그램 하며 남친에게 현모양처 행세함 (니남친 너 그러고 다닌거아니?) 전문대 나와서 판매원? 하고 있음. 어떤애는 과거 세탁하고 (어울려 놀았던 애들과 다 쌩깜) 대학가서 세상에서 제일 착한아이 난 원래부터 착한아이 행세하고 다님
-공부할거 하고 중학교 시절 무난히 보낸 애들: 고등학교 무난히 가서 수능 대박나서 실력보다 좋은 대학 간 애도 있고 수능 망하고 지방대 갔지만 교환학생으로 외국 나갔다온 애도 있고 아예 외국으로 나간애도 있고
화제를 돌려 고등학교 이야기로 가보자면, 무튼 나는 중학교 때 전교권에서 놀았다는 이유로 외고를 준비했었다(강제)
그 때 당시 공부 좀 한다는 애들은 다 과학고 아님 외고 준비. 영어 진짜 못했는데 꾸역꾸역 단어 외우고, 달달 문법 외우고, 학원에서 살고, 별별 짓을 다했는데 (이 때 배운 영어실력으로 현재 살아감 ㅋㅋ)
중 3 이었을 때 집이 망했다 ㅎ 쫄딱. (꽤나 잘 살았었다) 외고는 무슨 ㅋㅋㅋㅋ 외고 갈 돈도 없는데 그 때 놔버린 거 같다 나를. 뭐 그렇다고 가출을 하거나 그런건 아니고 그냥 아~무것도 안했다. 시험 준비도 안하고 공부 안했다 부모님 친구집에서 자고 학교 간 적도 있고 찜질방에서 자고 간적도 있었다
리모델링 한지 얼마 안된 삐까번쩍한 우리집. 사람 없는 척 불을 끈 상태로 TV만 달랑 켜놓고 부모님 없이 동생과 둘만 있는 깜깜한 집엔 쉴세없이 전화 벨이 울렸다
중학교 졸업할 즈음에 작은 집으로 이사를 했다 1학년과 2학년 때 올려놨던 성적으로 난 1등으로 중학교를 졸업했고 외고는 지원도 못했으며 일반고로 진학했다
내가 진학한 고등학교는 고맙게도 담배 피고 애들 삥뜯고 무리를 편가르는 덜떨어진 애들은 없었다 내가 살던 곳은 서울이 아니라 시험을 봐서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시스템이라 자연히 그런 애들은 다 걸러졌다 고등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은 너무 착하고 웃기고 좋았다 공부도 잘했고 놀기도 참 잘 놀았다 체육도 열심히 하고 먹기도 잘 먹고 야자시간에 야한영화 PMP에 담아와 같이 보기도하고 야자시간에 몰래 나가서 떡꼬치 먹다가 걸려서 같이 기합받고 야자시간에 피시방 가서 심장부여잡으며 동방신기 콘서트 티켓팅 하고 야자시간 끝나고 애들이 망봐주고 좋아하는 남자애 반에 몰래들어가 책상 위에 초콜렛 올려놓고 후다닥 도망쳐나오고 참 열심히 놀았다 ㅎㅎ
그래도 모의고사는 평균 2등급 유지했는데 대망의 수능날, 주르륵 미끄러졌다. 아주 처참하게. 꽤나 공부 잘하던 내 친구들도 주르르륵 미끄러졌다 그 날을 떠올리자면 난 보통 수리영역에서 긴장을 하곤 했는데 웬걸, 언어영역을 10개나 찍고 냈다 ㅎㅎㅎㅎ 이미 멘탈은 1교시부터 산산조각이 났고 수리영역은 말할 것도 없었다 점심시간, 엄마가 정성스레 싸주신 도시락 손도 못댔다 태어나서 입맛이 그렇게 없던 건 처음이었을거다 같은 교실에 있던 애들 모두 그러했다 우린 교실에 모여앉아 도시락 통을 열어보지도 못하고 그저 책상 위에 둔 채 멍..하니 가만히 있었다 남은 외국어영역과 과탐은 별 감흥이 없었다 난 이미 1교시와 2교시에 망했는걸 ㅎ 외국어 영역 때 보통 그러면 안되지만 그날은 그랬던, 고사장을 지나갔던 엠뷸런스 소리에 집중력이 깨져 시험을 망쳤다며 울던 친구가 생각난다 (근데 얘 중앙대 감)
모든 시험이 끝나고 시험장 앞에서 엄마를 만났지만 난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런 나를 보고 엄마도 대충 눈치채셨을거다 서로 아무말없이 집으로 돌아와 난 불꺼진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가만히 누워만 있었다 방 너머로 전화가 울렸다 00이는 어떻게 봤냐는 오지라퍼 아줌마들의 전화행진. 에휴..잘 못봤나봐...뭐 어쩔수 없지... 착잡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고 뉴스에서는 역대급으로 어려웠네 어쩌네 1등급 컷은 어쩌네 뭐네 지들 맘대로 떠들어댔다
원래 수험표 뒤에 정답을 적어서 시험이 끝나면 채점을 해서 학교에 가채점 결과를 제출해야한다 아...나는 진짜 이때가 제일 죽고 싶었던거 같다
내가 생각했던 진짜 대단한 애들은 시험지를 다시 보면서 채점하는 애들. 난 시험지를 쳐다보기도 싫었다 (사실 두려워서) 그래서 답만 입력하면 저절로 채점이 되는 걸 돌렸다 (이것도 부들부들 떨며 입력) 어려웠었다면서 컷은 왜 내 점수보다 한참 높냐...
시험 다음날이었나.. 학교를 갔는데 무려 수능이 끝났는데 즐겁지가 않다 수능만 끝나면 내 세상일 줄 알았는데. 몇몇 빼고는 다들 미끄러졌고 한숨만 푹푹 쉬었다 학교를 아예 안나온 애들도 있었다 수능 성적표가 나오면 이제 내가 가야할, 지원을 해야할 학교를 찾아봐야하는데 그렇게 절망적이고 자존심 상할 수가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내 점수로 갈 수있는 대학은 없었다 웬 생전 처음보는 대학들도 내 점수보다 높아야 갈 수 있다는 거에 말문이 막혔다
( 그리고 나보다 수능 잘 본 친구들을 축하해주지 못하고, 나보다 수능을 못본 친구들을 보며 안도하는 나레기...ㅠㅠㅠㅠ 그런 내가 너무 싫었음)
제일 친한 친구랑 코엑스를 갔다 여러 대학교 입학처에서 나와 수험생들이 그 대학에 갈수 있는지 없는지 상담해주는? 박람회 뭐 그런거였는데 같이 간 내 친한 친구도 꽤나 공부하는 애였다 우린 이과였는데 나는 평소 모의고사가 평균 2등급인데 수리가 좀 약했고 내 친구는 다른건 좀 약한데 수리만큼은 1-2 등급인 애였다 근데 수리가 걔도 4등급 나도 4등급이었다 아니다, 5등급이엇나?? ㅋㅋㅋㅋ 어느 부스로 가도 이 성적 같고 자기네 학교 못들어온다는 소리. 심지어 수능 전엔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수도권 대학도 니 점수는 택도 없다며 look down 하는 그 눈빛에 자존심도 상하지만 내가 저지른 거기에 내가 열심히 공부 안해서 나온 결과기에 우린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내 친구는 수시로 수도권 4년제에 붙었고 (같이 봤는데 나만 떨어짐) 난 수시도 다 떨어지고 정시로 지방 국립대에 붙었다 국립대라 등록금도 2백만원밖에 안하고 망한 우리집에 차라리 잘됫다고 생각했다
(근데 내 친구 재수는 절대 못한다고 수도권 그냥 가더니 결국 졸업 안하고 외국으로 나감 )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나보다
그 딴 학교에 대줄 돈 없다며 부모님은 다시 날 감옥 가두셨다 억지로 재수학원에 등록이 되었고 (등록 마감날) 재수학원 첫날, 난 쇼크를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복장규정이 학교보다 더 심했으며 수감소가 따로 없었다 층마다 애들을 감시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람들에게 복종해야했고 그닥 인간취급도 못 받았다
(다른 이성에게 뭐 하나만 물어봐도 체벌받음 ㅋㅋㅋㅋㅋㅋ)
중학교 때 나보다 공부 못했던 애들이 같은 공간에 나와 함께 있었고 난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렇게 아둥바둥 했고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내가 집에서, 그리고 이 곳에서 인간취급도 못받고 살아야하는 걸까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의 첫 재수학원에서의 생활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난 꾹꾹 눌러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너무 속상해서, 억울해서, 무서워서, 두려워서. 그래도 그동안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한순간에 무너진 내 눈앞에 닥친 상황에, 캄캄한 내 미래에 엉엉 소리내면 울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어렸을 때 이후로 그렇게 목놓아 우는 날 처음 보신 부모님은 집에 오다가 무슨 나쁜 일이라도 당했나며 깜짝 놀라 물으셨고 난 어디서부터 말해야할지 몰라 수십가지 복잡하게 얽힌 마음을 표현할 말이 없어서 꺼이꺼이 울기만 했다 내게 소리만 치셨던 엄마도 날 부둥켜안고 우셨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근데 어쩔수가 없다. 이 세상에서 살아 남으려면 어쩔수 없다. 1년만 참아다오. 1년만.
그 날 이후 다행히 학원엔 잘 적응했다 친구들도 생기고 공부도 하고 썸도 탔다 (ㅁㅊㄴ..그래도 수능 끝나고 사귐 ㅋㅋㅋ)
재수학원엔 정말 별의별 사람이 존재한다 (그들의 1년후 결과 말해줌)
재수해서 고대인데 서울대 간다고 삼수하는 사람 - 또 고대감. 그것도 같은 학과
삼수해서 경희대인데 더 좋은데 간다고 사수하는 사람 - 뻉뻉이 대박나서 서강대 감 근데 의대간다고 또 수능준비함
외고 나왔는데 (외고면 문과잖아) 이과로 재수하는 사람 - 맨날 모의고사 탑 3에 들었는데 결국 수능 망해서 한양대, 그 이후로 삼수했는데 또 한양대
sky 인데 의대간다고 삼수,사수 하는 사람 - 기억이 안남
평소에 sky 갈 줄 알았는데 미끄러져서 못간 사람 - 서울대, sky, 한의대 감 ( 대부분 그전보다 높은 학교 들어가긴 함 물론 그 반대도 있음)
평소에 공부 안했는데 역시나 수능 못봐서 재수하는 사람 등등 (재수했는데도 지방대 감)
내 인생 두번째 수능날, 거 한번 봐봤다고 한결 마음이 여유로웠다 맨 앞에 앉아서 봤는데 이번엔 다행히 언어를 10개나 찍어서 내는 일은 없었다 그냥그냥 노멀하게 봤다 도시락도 밥 하나 안남기고 냠냠 맛있게 잘 먹었다 결과는 뭐 또 평소보다야 못 봤는데 그 전 해보다는 나쁘진 않았다 ㅋㅋㅋ 힌양대 수시 최저만 맞추면 들어갈수 있었는데 항상 1등급 찍던 과탐 중 하나가 4을 찍는 바람에 수시는 물건너가고 수능이 끝나면 제 점수로 들어가는 일은 별로 없다..? 변수가 워낙 많은게 정시라 머리를 잘 굴려야하고 또 배짱도 좋아야한다 (수능 끝나고 나서가 진짜 싸움) 결과만 말하자면 난 엄청나게 하양지원으로 안정권으로 넣은 곳에 합격.(삼수는 절대 못해) sky 아님. 중상위권 대학 중 하나 (점수 버리고 감) 나랑 점수 거의 비슷하던 애는 상향지원으로 (모 아니면 도. 떨어지면 삼수해야하는 상황) 결국 뺑뺑이 돌아 서강대를 갔다
내가 붙은 학교에 대해,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해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그닥 후회하진 않는다 다만, 학교 들어가서 동기 애들 수능 점수를 듣고 너무 기분이 안좋아짐 ㅋㅋㅋㅋㅋ (나보다 한참 낮음)
대학교에선 정시 붙은 애들이 수시 붙은애들을 안 쳐주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거다 (정시는 대부분 하향지원, 수시는 상향) 자세하게 설명 해주고 싶은데 너무 길어지니 패스
어쨋든 난 재수해서 들어간 학교에서 잘 적응했고 정말 좋은 친구들을 만났고 대학 친구는 친구 아니라는데 이건 자기 하기 나름이다 내가 만난 대학 친구들은(남여) real 친구가 됨 아직도 단톡방이 있고 만나서 밥먹고 같이 피시방 가서 카트라이더 하고 생일되면 생일축하해주고 매일매일 카톡하는 인생 베프 여자친구도 있다. (아, 친구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중학교 때 평생갈 것 같던 친구, 고등학교때 평생갈 것 같던 친구. 현재 연락 안함 ㅋㅋ
오히려 중학교때도 안 친했던 애들이 인생 베프 됨.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인간관계. )
대학교 들어가서 처음으로 다이어트도 해보고 20년 동안 통통-뚱뚱 이었는데 미용체중까지 뺏다 (유지하다가 요즘 살쪄서 다시 다이어트중) 다이어트 하면서 얻은건 정신병. ㅋㅋㅋㅋㅋ 폭식증, 거식증 다 걸려봄 (거식증으로 1년간 생리가 끊긴 적 있었는데 생리 하는게 그렇게 감사 한건줄 처음 깨달음..오죽했으면 다시 생리 터졌을때 생리통 때문에 아픈 배 부여잡고 감사합니다 ㅠㅠ 기쁨의 눈물 흘림)
다행히 지금은 그런 우여곡절 끝에 나에게 맞는 다이어트를 찾아서 건강하게 살고 있는중. 엉덩이와 복근을 얻었다
안경만 끼다가 렌즈도 끼고 또각또각 하이힐에 미니스커트도 입어보고 옷 사이즈는 S 입어도 맞고 바지는 26이라는 숫자가 들어간다 연애도 몇번 해봤지만 아직 좋은 사람은 못 만났다
친구집에서 잔다고 뻥치고 친구들이랑 새벽 한시부터 5시까지 강남에 있는 클럽 다섯군데? 돌아보기도 하고 (클럽을 공짜로 들어갈 수 있는거에 한번 놀람. 술을 공짜로 먹는거에 두번 놀람. 하루에 다섯군데를 돌 수 있다는거에 세번 놀람. 결론은 이 모든것이 헛되고 헛되도다) 아, 연예인 벤 타고 클럽 가본적도 있네. 어쩌다가 연예인이랑 술 먹은 적도 ㅋㅋㅋㅋ
내 고등학교 친구들의 현재시점을 말하자면
공부 열심히 한애 - 서울대 간 애도 있고 의대 간애도 있고 (현역) 미끄러져서 재수한 애들 있고. 삼수해서 결국 의대간 애도 있고
공부 잘했지만 미끄러진 애 - 두개로 나뉜다. 재수해서 더 나은데 간 애들. 재수안하고 그냥 맞게 간 애들 재수안하고 그냥 간 애들은 대부분 공무원, 약대아님 의전 공부한다 어떤 애는 약대 공부만 3-4년? 함. 결국 약대 가긴했지만 20대 초반의 청춘이 없음. 제대로 맘편히 놀아본적도 없고 남자친구 사귀어본적도 없음 ㅠㅠㅠ 뭐 이제 행복하면 됬지만
공부 별로 못했던 애들 - 뭐.. 아싸리 전문대로 과를 임상병리나 물리치료? 쪽으로 가서 오히려 서울 4년제 간 애들보다 먼저 취업.
애초에 대학 인서울 4년제 안 바라보고 간호대학이나 비서쪽? 항공쪽? 으로 가서 졸업하자마자 취업한 애들도 봄
(이건 번외인데 작년 수능 7-8등급 나온 애가 외국 나와서 영어시험 쳐서 외국대학 붙음. 한국이었으면 대학 못갈을 텐데 세계랭킹으로 치면 한국 대학들보다 높은 대학 붙음 ㅎ 일년치 학비 선불로 다 내고 다니더라 ㅎ 역시 돈이 좋긴 좋아)
아, 그리고 중고등학생들이 연예인 좋아하는거 난 매우 좋게 본다 나도 그랬었음 ㅋㅋㅋㅋㅋㅋㅋ 나 카아인데 동방 노래 들으면 기분좋아서 수학 잘 풀림. 중학교 때는 왜그렇게 일본에 미쳤었는지 모르겠다....(지금보면 다 오징언데)
외고 준비한다는 애가 영어 공부를 해야할판에 일드랑 예능 다 찾아보면서 일본어 습득ㅋㅋㅋㅋㅋ 내 친구는 중학교 때부터 일본 아이돌에 미친애가 있었는데 얘 결국 일본어로 SKY 수시로 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외국어를 배워야해... 그리고 고등학교 같은반 친구 오빠가 어~마어마한 연예인됨.(넘나부럽) 세상일은 모르는 거임.
졸업하고나서도 친하게 지낼걸...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 ㅋㅋㅋㅋ
중학교 때 알던 애는 아이돌한다고 그래서 애들이 걔 데뷔하면 걔가 했던 만행들 다 까발릴거라고 이를 갈았는데 결국 잘 안됨.. 그 뭐냐 프로듀스 101? 거기에도 나왔는데
(착하게 삽시다)
외국에 있다보니 알게된건데, 연예인들 뭐 콘서트나 화보 때문에 해외 오면 코디네이터
한국인 현지 대학생들 알바로 많이 구한다 통역이랑 길 안내.
외국어를 해 얘들아.... 그럼 언젠가 너의 님을 일하는 장소에서 만날 수도 있어
나 아는애는 YG 에서 번호 따감.
나의 현재를 말하자면
외국에서 일하고 있고 돈을 많이 버는 건 아니지만 딱 먹고 살만큼 번다 내가 먹고 싶은거 언제든 사먹을 수 있고 사고 싶은거 사고, 명품도 사 보고, 보고 싶은거 보고, 가고 싶은 데 가고. 칼퇴가 당연한 곳이기에 퇴근하고 나서 운동도 하고~ 여유롭게 영화도 보고~ 요리도 하고~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벨기에, 독일, 체코 여행 다녀와봤고 일년에 한번 부모님을 불러 같이 해외 여행 다니고 (내 돈으로) 이번 돌아오는 겨울엔 동생을 불렀다 우리집 막둥이 내년에 고3인데 오라고 비행기 티켓 보냈다
내가 수능을 두번 보고 느낀건 아, 해도 안되는 구나 였다 내가 매일 열시간씩 코피 터지게 공부했어도 수능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어도 수능 날. 바로 그 날은, 어찌됬건 그 컨디션으로 그렇게 봤을 거라는 거.
중학교 때 잘하던 내가 스르르륵 미끄러지고, 재수를 하고, 예전 같았으면 부모님 성에 안 찼을 대학을 들어가고 대학 장학금 받으며 무던히 다니고 손 안벌리고 외국에서 회사다니면서 부모님께 비행기 티켓을 보내드리니 그런 날 보며 부모님도 뭔가 깨달으신 듯 하다 (대학이 인생 전부가 아니라는..)
공부 가지고 막내를 들들 볶지 않으신다 몇 개 좀 틀렸다고 쌍욕 듣고 수저로 머리 맞고 새벽 몰래 숨죽여 울던 나를 생각하면 뭔가..살짝 억울하지만 난 우리 막둥이가 내가 겪었던걸 절대 겪고 싶게 하진 않다 그래서 애초에 우리 막둥이가 중학생이 되던 해부터 내가 바람막이가 되줬다
막둥이의 성적에 대한 걱정으로 부모님이 내게 말씀하시면 딱 한마디 했다 날 봐서 알잖아? 엄마가 뭐라 해봤자 바뀌는 건 없어.
막둥이가 공부안하다고 쟤 어쩌니..하시면 그렇다고 엄마가 수능 봐줄거 아니잖아?
아무 말 못하신다 (울 부모님 대학 안나오심;;) 울 막둥이. 반에서 10등 안에 들면 잘했다고 궁딩팡팡 받는다 이건 부럽다
난 요즘도 내 손으로 내 어깨를 토닥토닥 한다 그 시절을 이겨낸 내가 대견스러워서. 그 정도면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곧 내가 있는 곳으로 막둥이가 오면 꼬옥 안아주고 싶다 지금껏 어연 18년 동안 속 안 썩이고 무던히 학교 잘 다니고 아픈데 없이 잘 자라와줘서 고맙다고 남은 기간 너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라고. 수능을 잘 보던 못 보던 책망 안 할테니. 화이팅 하라고 내동생. 맛있는거 많이 먹여야지. 손 잡고 디즈니 랜드 갔다 와야지
교복 입고 학교 다닐때가 좋은거야~ 성인되면 교복 입던 그 시절이 좋았다고, 그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을거라고 하는 사람들 난 이해 못함. 난 절대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죽고 싶었을만큼 힘들었으니까
수험생들, 너무너무 수고했고 지금 힘겨운 중고등학교 시절을 지내는 동생들 하루하루 걱정과 불안으로 살고 있는 동생들 모두 다 힘내렴. 좋은 날이 올거야.(공대를 가... 아니면...외국어를 해 ...ㅋㅋㅋㅋ)
수능망쳤던 언니가 해주는 이야기
10대 판이니 편하게 동생들한테 얘기한다고 생각하고 반말체 쓰겠습니다
안녕? 나는 수능 망쳤던 지금은 어연 20대 중후반을 달리는 언니란다
한살 더 먹었구나.. 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또 수능날이네
23살 이후로부터는 내 나이가 몇살인지 자꾸 까먹는다..
괴롭고 힘들었던 중고등시절과 수능 망친 후 그동안 살아온 삶을 적어보려해
(조언을 얻거나 조언을 주려는 글은 아니니 읽다가 심기불편하신 분들은 그냥 뒤로...)
중학교 1학년 첫 시험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등수 전교 2등.
그닥 열심히 공부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어떨떨했다
아, 그땐 몰랐다 그게 지옥의 시작일줄
지금 생각해보면 울엄만 참 나쁜 엄마였다
전교 2등이라 적힌 성적표를 들고 왔을 때도 그닥 큰 칭찬은 안해주셨어 (그 후로도..)
엄마도 예상밖이었지. 그 다음 시험은 1등.
어느새 전교권이라는 성적은 잘함이 아니라 당연한 등수가 되어버렸다
나는 학원 체질이 아니라 혼자 공부하는 스타일이여서
오히려 시험기간에는 학원을 안가고 집에서 박혀서 공부했다
내가 할 줄 아는건 그저 교과서를 달달 외우는거였고
방안에서 혼자 쉴세없이 중얼거리며 교과서를 외우곤 했지
방 밖으론 엄마가 예능을 보며 깔깔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딸이 공부를 하거나 말거나 TV 소리는 엄마가 듣기 편한 볼륨에 맞춰져있었다
매 시험마다 압박감은 심했다 밤을 새우는건 기본이요 시간이 아까워 밥도 굶었다
시험날이 다가올수록 새벽마다 혼자 숨죽여 울었다 너무하기 싫어서
혹여나 시험을 망칠까봐. 외울게 너무 많아서. 괴로워서 울다가. 다시 울먹이는 목소리로 교과서를 소리내 읽고 또 읽었다
그 시절 내가 가장 두려운건 바로 엄마. 그렇게 괴로우면서도 꾹꾹 눌러 참았던건 엄마 때문이었다
울엄만 저절로 학교 내 엄마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타이틀, 전교 1등 엄마
길 가다가도 모르는 아줌마들이 어머, 00 엄마 아니세요? 하며 아는척 말을 걸어왔다
울엄만 점점 그걸 즐기는 듯 했다 어깨 으쓱하면서 아닌척
전교 1등을 유지하려면 적어도 전과목에서 3~5개 이하로 틀려야 했다
하루에 과목을 2-3개씩 봤었는데 하루에 문제 2개 이상이라도 틀리는 날엔
제정신이 아니라며, 미쳤냐며, 정신나간 x 이라며
방바닥을 닦던 엄마가 내게 __를 던지며 소리질렀다
도대체 내가 무슨...잘못을 했나?
학교에서는 얼굴도 모르는 애들이 다가와 너 오늘 몇개 틀렸어? 00 는 오늘 하나도 안 틀렸대
이번에 넌 전교 1등 못하겟네?
나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애들이 내 얼굴을 알고 내 이름을 알고
이번 시험 너는 전교 1등 못한다며 비아냥 거리며 낄낄 거렸다
내가 다녔던 중학교는 공부 잘하는 애들도 많았지만 일진도 참 많았다
한번은 애들을 참 많이도 괴롭히던 여자애들 무리가 내 성질머리 모르고 날 건드렸다가
4대 1(내가 1)로 머리채 잡아가며 싸운적도 있었다(이김)
아...선생님한테 일러서 다 강제전학 보낼껄.. 선생님한테 말하면 초딩이라고 놀림당할까봐 그리고 그 때는 싸웠다는 것 조차 엄마가 알면 혼날까봐 무서워서 입닫았다 (모범생의 삶)
뭐가 그렇게 무서웠는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기지만
중학교 때는 참... 학교에서 살아남으려고 애썼던 것 같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거 같음? 판에서 그런글 자주 봄)
나에겐 베프라 여기던 친구 A와 또 다른 친구 B가 있었다
B보다 A와 먼저 친했었고 참 잘 지냈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B가 뭐가 아니꼬왔던 건지 A 를 왕따 시키기 시작했다
나도 참 비겁했고 멍청했다 그렇게 친했던 A를 지켜주지 못하고 나라도 살아남으려 그걸 묵인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 앞으로 딱 10년 후에 00월 00일에 여기서 만나자 ' 라고 A와 약속했었는데...
난 A를 지켜주지 못했다 나도 당할까봐 A가 왕따 당하는걸 방관하고 말았다
알고보니 B는 조금이라도 뭐가 맘에 안들면 누구든 왕따를 시키는 그런 못된 천성을 가진 아이였다
어느 순간 또 다른 아이와 붙어서 나를 험담하는 B를 발견했다
결론은, 너도 니가 한짓 당해봐. 라는 심정으로 B가 그동안 했던 짓거리 똑같이 돌려주는데 성공했다 (B가 친구들에게 버림당함)
지금 생각해보면 참 유치할수도 있는데
그 때 당시에는 인간관계에..참 목숨걸었었던 것 같다 아니 그래야만했다
내 기억으론 아이들은 일진들을 약간 선망의 대상으로 보았던 것 같다 (지금 시대도 그렇다고 본다)
요즘 어른들은 너무도 쉽게 왕따문제를 가볍게 보거나 애들이 무슨 일진이니? 넌 학교 생활에 왜 적응을 못하니? 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그들의 세계에서 살아보면 절대 그런말 못할껄
그로부터 10년 후 그 아이들은 어떻게 됫는지 간략하게 말해보자면 (현재 시점)
- 이쁜 외모를 가졌던 아이들 : 성인이되서 더 나아진 애는 단 한명도 못봄. 역변함. 대학도 못가고, 연예인 하네마네 하던 애는 지금 미혼모임. 중고딩 때 이뻐봤자 성인되서 안 이쁘면 말짤꽝임. 중고딩 때 이뻤던거 아무도 기억 안해줌 ㅋㅋㅋ 다이어트한다고 굶지 말고 그냥 지금 골고루 먹어. 키를 늘려야해. 나는 잘 먹어서 고등학교 가서도 키큼.
- 학교 일짱? : 고등학교도 못가고 치킨 배달하는거 봄 (교촌치킨이엇음)
- 여자인데 남자처럼 굴었던 아이들(말 험하고 걸음걸이 완전 남자) : 페북보고 꽤나 충격이었는데 과거 지우고 현재 여자여자 하고있음. 세상 충격. 대학 간 애 못봄
- 애들 삥 뜯고, 물건 함부로 가져가고 안돌려주고, 맘에 안든다고 뺨 때리는 등등
만행을 저질럿던 애들 : 성형으로 얼굴 다 뜯어고침. 럽스타그램 하며 남친에게 현모양처 행세함 (니남친 너 그러고 다닌거아니?)
전문대 나와서 판매원? 하고 있음. 어떤애는 과거 세탁하고 (어울려 놀았던 애들과 다 쌩깜) 대학가서 세상에서 제일 착한아이 난 원래부터 착한아이 행세하고 다님
-공부할거 하고 중학교 시절 무난히 보낸 애들: 고등학교 무난히 가서
수능 대박나서 실력보다 좋은 대학 간 애도 있고 수능 망하고 지방대 갔지만 교환학생으로 외국 나갔다온 애도 있고 아예 외국으로 나간애도 있고
화제를 돌려 고등학교 이야기로 가보자면,
무튼 나는 중학교 때 전교권에서 놀았다는 이유로 외고를 준비했었다(강제)
그 때 당시 공부 좀 한다는 애들은 다 과학고 아님 외고 준비.
영어 진짜 못했는데 꾸역꾸역 단어 외우고, 달달 문법 외우고, 학원에서 살고, 별별 짓을 다했는데 (이 때 배운 영어실력으로 현재 살아감 ㅋㅋ)
중 3 이었을 때 집이 망했다 ㅎ 쫄딱. (꽤나 잘 살았었다)
외고는 무슨 ㅋㅋㅋㅋ 외고 갈 돈도 없는데
그 때 놔버린 거 같다 나를. 뭐 그렇다고 가출을 하거나 그런건 아니고
그냥 아~무것도 안했다. 시험 준비도 안하고 공부 안했다
부모님 친구집에서 자고 학교 간 적도 있고 찜질방에서 자고 간적도 있었다
리모델링 한지 얼마 안된 삐까번쩍한 우리집.
사람 없는 척 불을 끈 상태로 TV만 달랑 켜놓고 부모님 없이 동생과 둘만 있는 깜깜한 집엔 쉴세없이 전화 벨이 울렸다
중학교 졸업할 즈음에 작은 집으로 이사를 했다
1학년과 2학년 때 올려놨던 성적으로 난 1등으로 중학교를 졸업했고
외고는 지원도 못했으며 일반고로 진학했다
내가 진학한 고등학교는 고맙게도
담배 피고 애들 삥뜯고 무리를 편가르는 덜떨어진 애들은 없었다
내가 살던 곳은 서울이 아니라 시험을 봐서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시스템이라
자연히 그런 애들은 다 걸러졌다
고등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은 너무 착하고 웃기고 좋았다
공부도 잘했고 놀기도 참 잘 놀았다 체육도 열심히 하고 먹기도 잘 먹고
야자시간에 야한영화 PMP에 담아와 같이 보기도하고
야자시간에 몰래 나가서 떡꼬치 먹다가 걸려서 같이 기합받고
야자시간에 피시방 가서 심장부여잡으며 동방신기 콘서트 티켓팅 하고
야자시간 끝나고 애들이 망봐주고 좋아하는 남자애 반에 몰래들어가 책상 위에 초콜렛 올려놓고 후다닥 도망쳐나오고 참 열심히 놀았다 ㅎㅎ
그래도 모의고사는 평균 2등급 유지했는데
대망의 수능날,
주르륵 미끄러졌다. 아주 처참하게.
꽤나 공부 잘하던 내 친구들도 주르르륵 미끄러졌다
그 날을 떠올리자면
난 보통 수리영역에서 긴장을 하곤 했는데
웬걸, 언어영역을 10개나 찍고 냈다 ㅎㅎㅎㅎ
이미 멘탈은 1교시부터 산산조각이 났고
수리영역은 말할 것도 없었다
점심시간, 엄마가 정성스레 싸주신 도시락 손도 못댔다
태어나서 입맛이 그렇게 없던 건 처음이었을거다
같은 교실에 있던 애들 모두 그러했다
우린 교실에 모여앉아 도시락 통을 열어보지도 못하고 그저 책상 위에 둔 채 멍..하니 가만히 있었다
남은 외국어영역과 과탐은 별 감흥이 없었다
난 이미 1교시와 2교시에 망했는걸 ㅎ
외국어 영역 때 보통 그러면 안되지만 그날은 그랬던, 고사장을 지나갔던 엠뷸런스 소리에
집중력이 깨져 시험을 망쳤다며 울던 친구가 생각난다 (근데 얘 중앙대 감)
모든 시험이 끝나고
시험장 앞에서 엄마를 만났지만 난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런 나를 보고 엄마도 대충 눈치채셨을거다
서로 아무말없이 집으로 돌아와
난 불꺼진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가만히 누워만 있었다
방 너머로 전화가 울렸다
00이는 어떻게 봤냐는 오지라퍼 아줌마들의 전화행진.
에휴..잘 못봤나봐...뭐 어쩔수 없지... 착잡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고
뉴스에서는 역대급으로 어려웠네 어쩌네
1등급 컷은 어쩌네 뭐네 지들 맘대로 떠들어댔다
원래 수험표 뒤에 정답을 적어서 시험이 끝나면 채점을 해서
학교에 가채점 결과를 제출해야한다
아...나는 진짜 이때가 제일 죽고 싶었던거 같다
내가 생각했던 진짜 대단한 애들은 시험지를 다시 보면서 채점하는 애들.
난 시험지를 쳐다보기도 싫었다 (사실 두려워서)
그래서 답만 입력하면 저절로 채점이 되는 걸 돌렸다 (이것도 부들부들 떨며 입력)
어려웠었다면서 컷은 왜 내 점수보다 한참 높냐...
시험 다음날이었나.. 학교를 갔는데
무려 수능이 끝났는데 즐겁지가 않다 수능만 끝나면 내 세상일 줄 알았는데.
몇몇 빼고는 다들 미끄러졌고 한숨만 푹푹 쉬었다 학교를 아예 안나온 애들도 있었다
수능 성적표가 나오면 이제 내가 가야할, 지원을 해야할 학교를 찾아봐야하는데
그렇게 절망적이고 자존심 상할 수가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내 점수로 갈 수있는 대학은 없었다
웬 생전 처음보는 대학들도 내 점수보다 높아야 갈 수 있다는 거에 말문이 막혔다
( 그리고 나보다 수능 잘 본 친구들을 축하해주지 못하고, 나보다 수능을 못본 친구들을 보며 안도하는 나레기...ㅠㅠㅠㅠ 그런 내가 너무 싫었음)
제일 친한 친구랑 코엑스를 갔다
여러 대학교 입학처에서 나와 수험생들이 그 대학에 갈수 있는지 없는지 상담해주는? 박람회 뭐 그런거였는데
같이 간 내 친한 친구도 꽤나 공부하는 애였다
우린 이과였는데 나는 평소 모의고사가 평균 2등급인데 수리가 좀 약했고
내 친구는 다른건 좀 약한데 수리만큼은 1-2 등급인 애였다
근데 수리가 걔도 4등급 나도 4등급이었다 아니다, 5등급이엇나?? ㅋㅋㅋㅋ
어느 부스로 가도 이 성적 같고 자기네 학교 못들어온다는 소리.
심지어 수능 전엔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수도권 대학도
니 점수는 택도 없다며 look down 하는 그 눈빛에
자존심도 상하지만 내가 저지른 거기에
내가 열심히 공부 안해서 나온 결과기에 우린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내 친구는 수시로 수도권 4년제에 붙었고 (같이 봤는데 나만 떨어짐)
난 수시도 다 떨어지고 정시로 지방 국립대에 붙었다
국립대라 등록금도 2백만원밖에 안하고 망한 우리집에 차라리 잘됫다고 생각했다
(근데 내 친구 재수는 절대 못한다고 수도권 그냥 가더니 결국 졸업 안하고 외국으로 나감 )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나보다
그 딴 학교에 대줄 돈 없다며 부모님은 다시 날 감옥 가두셨다
억지로 재수학원에 등록이 되었고 (등록 마감날)
재수학원 첫날, 난 쇼크를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복장규정이 학교보다 더 심했으며 수감소가 따로 없었다
층마다 애들을 감시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람들에게 복종해야했고 그닥 인간취급도 못 받았다
(다른 이성에게 뭐 하나만 물어봐도 체벌받음 ㅋㅋㅋㅋㅋㅋ)
중학교 때 나보다 공부 못했던 애들이 같은 공간에 나와 함께 있었고
난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렇게 아둥바둥 했고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내가 집에서, 그리고 이 곳에서 인간취급도 못받고 살아야하는 걸까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의 첫 재수학원에서의 생활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난 꾹꾹 눌러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너무 속상해서, 억울해서, 무서워서, 두려워서.
그래도 그동안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한순간에 무너진 내 눈앞에 닥친 상황에,
캄캄한 내 미래에 엉엉 소리내면 울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어렸을 때 이후로 그렇게 목놓아 우는 날 처음 보신 부모님은
집에 오다가 무슨 나쁜 일이라도 당했나며 깜짝 놀라 물으셨고 난 어디서부터 말해야할지 몰라
수십가지 복잡하게 얽힌 마음을 표현할 말이 없어서 꺼이꺼이 울기만 했다
내게 소리만 치셨던 엄마도 날 부둥켜안고 우셨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근데 어쩔수가 없다. 이 세상에서 살아 남으려면 어쩔수 없다. 1년만 참아다오. 1년만.
그 날 이후 다행히 학원엔 잘 적응했다
친구들도 생기고 공부도 하고 썸도 탔다 (ㅁㅊㄴ..그래도 수능 끝나고 사귐 ㅋㅋㅋ)
재수학원엔 정말 별의별 사람이 존재한다 (그들의 1년후 결과 말해줌)
재수해서 고대인데 서울대 간다고 삼수하는 사람 - 또 고대감. 그것도 같은 학과
삼수해서 경희대인데 더 좋은데 간다고 사수하는 사람 - 뻉뻉이 대박나서 서강대 감 근데 의대간다고 또 수능준비함
외고 나왔는데 (외고면 문과잖아) 이과로 재수하는 사람 - 맨날 모의고사 탑 3에 들었는데 결국 수능 망해서 한양대, 그 이후로 삼수했는데 또 한양대
sky 인데 의대간다고 삼수,사수 하는 사람 - 기억이 안남
평소에 sky 갈 줄 알았는데 미끄러져서 못간 사람 - 서울대, sky, 한의대 감 ( 대부분 그전보다 높은 학교 들어가긴 함 물론 그 반대도 있음)
평소에 공부 안했는데 역시나 수능 못봐서 재수하는 사람 등등 (재수했는데도 지방대 감)
내 인생 두번째 수능날, 거 한번 봐봤다고 한결 마음이 여유로웠다
맨 앞에 앉아서 봤는데 이번엔 다행히 언어를 10개나 찍어서 내는 일은 없었다
그냥그냥 노멀하게 봤다 도시락도 밥 하나 안남기고 냠냠 맛있게 잘 먹었다
결과는 뭐 또 평소보다야 못 봤는데 그 전 해보다는 나쁘진 않았다 ㅋㅋㅋ
힌양대 수시 최저만 맞추면 들어갈수 있었는데 항상 1등급 찍던 과탐 중 하나가 4을 찍는 바람에
수시는 물건너가고
수능이 끝나면 제 점수로 들어가는 일은 별로 없다..?
변수가 워낙 많은게 정시라 머리를 잘 굴려야하고 또 배짱도 좋아야한다 (수능 끝나고 나서가 진짜 싸움)
결과만 말하자면 난 엄청나게 하양지원으로 안정권으로 넣은 곳에 합격.(삼수는 절대 못해) sky 아님. 중상위권 대학 중 하나 (점수 버리고 감)
나랑 점수 거의 비슷하던 애는 상향지원으로 (모 아니면 도. 떨어지면 삼수해야하는 상황) 결국 뺑뺑이 돌아 서강대를 갔다
내가 붙은 학교에 대해,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해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그닥 후회하진 않는다
다만, 학교 들어가서 동기 애들 수능 점수를 듣고 너무 기분이 안좋아짐 ㅋㅋㅋㅋㅋ (나보다 한참 낮음)
대학교에선 정시 붙은 애들이 수시 붙은애들을 안 쳐주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거다 (정시는 대부분 하향지원, 수시는 상향)
자세하게 설명 해주고 싶은데 너무 길어지니 패스
어쨋든 난 재수해서 들어간 학교에서 잘 적응했고 정말 좋은 친구들을 만났고
대학 친구는 친구 아니라는데 이건 자기 하기 나름이다
내가 만난 대학 친구들은(남여) real 친구가 됨 아직도 단톡방이 있고 만나서 밥먹고 같이 피시방 가서 카트라이더 하고 생일되면 생일축하해주고 매일매일 카톡하는 인생 베프 여자친구도 있다.
(아, 친구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중학교 때 평생갈 것 같던 친구, 고등학교때 평생갈 것 같던 친구. 현재 연락 안함 ㅋㅋ
오히려 중학교때도 안 친했던 애들이 인생 베프 됨.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인간관계. )
대학교 들어가서 처음으로 다이어트도 해보고
20년 동안 통통-뚱뚱 이었는데 미용체중까지 뺏다 (유지하다가 요즘 살쪄서 다시 다이어트중)
다이어트 하면서 얻은건 정신병. ㅋㅋㅋㅋㅋ 폭식증, 거식증 다 걸려봄 (거식증으로 1년간 생리가 끊긴 적 있었는데 생리 하는게 그렇게 감사 한건줄 처음 깨달음..오죽했으면 다시 생리 터졌을때 생리통 때문에 아픈 배 부여잡고 감사합니다 ㅠㅠ 기쁨의 눈물 흘림)
다행히 지금은 그런 우여곡절 끝에 나에게 맞는 다이어트를 찾아서 건강하게 살고 있는중. 엉덩이와 복근을 얻었다
안경만 끼다가 렌즈도 끼고
또각또각 하이힐에 미니스커트도 입어보고
옷 사이즈는 S 입어도 맞고 바지는 26이라는 숫자가 들어간다
연애도 몇번 해봤지만 아직 좋은 사람은 못 만났다
친구집에서 잔다고 뻥치고 친구들이랑 새벽 한시부터 5시까지 강남에 있는 클럽 다섯군데? 돌아보기도 하고
(클럽을 공짜로 들어갈 수 있는거에 한번 놀람. 술을 공짜로 먹는거에 두번 놀람. 하루에 다섯군데를 돌 수 있다는거에 세번 놀람. 결론은 이 모든것이 헛되고 헛되도다)
아, 연예인 벤 타고 클럽 가본적도 있네. 어쩌다가 연예인이랑 술 먹은 적도 ㅋㅋㅋㅋ
내 고등학교 친구들의 현재시점을 말하자면
공부 열심히 한애 - 서울대 간 애도 있고 의대 간애도 있고 (현역) 미끄러져서 재수한 애들 있고. 삼수해서 결국 의대간 애도 있고
공부 잘했지만 미끄러진 애 - 두개로 나뉜다. 재수해서 더 나은데 간 애들. 재수안하고 그냥 맞게 간 애들
재수안하고 그냥 간 애들은 대부분 공무원, 약대아님 의전 공부한다 어떤 애는 약대 공부만 3-4년? 함. 결국 약대 가긴했지만 20대 초반의 청춘이 없음. 제대로 맘편히 놀아본적도 없고 남자친구 사귀어본적도 없음 ㅠㅠㅠ 뭐 이제 행복하면 됬지만
공부 별로 못했던 애들 - 뭐.. 아싸리 전문대로 과를 임상병리나 물리치료? 쪽으로 가서 오히려 서울 4년제 간 애들보다 먼저 취업.
애초에 대학 인서울 4년제 안 바라보고 간호대학이나 비서쪽? 항공쪽? 으로 가서 졸업하자마자 취업한 애들도 봄
(이건 번외인데 작년 수능 7-8등급 나온 애가 외국 나와서 영어시험 쳐서 외국대학 붙음. 한국이었으면 대학 못갈을 텐데 세계랭킹으로 치면 한국 대학들보다 높은 대학 붙음 ㅎ 일년치 학비 선불로 다 내고 다니더라 ㅎ 역시 돈이 좋긴 좋아)
아, 그리고 중고등학생들이 연예인 좋아하는거 난 매우 좋게 본다
나도 그랬었음 ㅋㅋㅋㅋㅋㅋㅋ 나 카아인데 동방 노래 들으면 기분좋아서 수학 잘 풀림.
중학교 때는 왜그렇게 일본에 미쳤었는지 모르겠다....(지금보면 다 오징언데)
외고 준비한다는 애가 영어 공부를 해야할판에 일드랑 예능 다 찾아보면서 일본어 습득ㅋㅋㅋㅋㅋ
내 친구는 중학교 때부터 일본 아이돌에 미친애가 있었는데 얘 결국 일본어로 SKY 수시로 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외국어를 배워야해...
그리고 고등학교 같은반 친구 오빠가 어~마어마한 연예인됨.(넘나부럽) 세상일은 모르는 거임.
졸업하고나서도 친하게 지낼걸...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 ㅋㅋㅋㅋ
중학교 때 알던 애는 아이돌한다고 그래서 애들이 걔 데뷔하면 걔가 했던 만행들 다 까발릴거라고 이를 갈았는데 결국 잘 안됨.. 그 뭐냐 프로듀스 101? 거기에도 나왔는데
(착하게 삽시다)
외국에 있다보니 알게된건데, 연예인들 뭐 콘서트나 화보 때문에 해외 오면 코디네이터
한국인 현지 대학생들 알바로 많이 구한다 통역이랑 길 안내.
외국어를 해 얘들아.... 그럼 언젠가 너의 님을 일하는 장소에서 만날 수도 있어
나 아는애는 YG 에서 번호 따감.
나의 현재를 말하자면
외국에서 일하고 있고
돈을 많이 버는 건 아니지만 딱 먹고 살만큼 번다
내가 먹고 싶은거 언제든 사먹을 수 있고 사고 싶은거 사고, 명품도 사 보고, 보고 싶은거 보고, 가고 싶은 데 가고.
칼퇴가 당연한 곳이기에 퇴근하고 나서 운동도 하고~ 여유롭게 영화도 보고~ 요리도 하고~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벨기에, 독일, 체코 여행 다녀와봤고
일년에 한번 부모님을 불러 같이 해외 여행 다니고 (내 돈으로)
이번 돌아오는 겨울엔 동생을 불렀다
우리집 막둥이 내년에 고3인데 오라고 비행기 티켓 보냈다
내가 수능을 두번 보고 느낀건 아, 해도 안되는 구나 였다
내가 매일 열시간씩 코피 터지게 공부했어도 수능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어도
수능 날. 바로 그 날은, 어찌됬건 그 컨디션으로 그렇게 봤을 거라는 거.
중학교 때 잘하던 내가 스르르륵 미끄러지고, 재수를 하고, 예전 같았으면 부모님 성에 안 찼을 대학을 들어가고 대학 장학금 받으며 무던히 다니고
손 안벌리고 외국에서 회사다니면서 부모님께 비행기 티켓을 보내드리니
그런 날 보며 부모님도 뭔가 깨달으신 듯 하다 (대학이 인생 전부가 아니라는..)
공부 가지고 막내를 들들 볶지 않으신다
몇 개 좀 틀렸다고 쌍욕 듣고 수저로 머리 맞고 새벽 몰래 숨죽여 울던 나를 생각하면 뭔가..살짝 억울하지만
난 우리 막둥이가 내가 겪었던걸 절대 겪고 싶게 하진 않다
그래서 애초에 우리 막둥이가 중학생이 되던 해부터 내가 바람막이가 되줬다
막둥이의 성적에 대한 걱정으로 부모님이 내게 말씀하시면 딱 한마디 했다
날 봐서 알잖아? 엄마가 뭐라 해봤자 바뀌는 건 없어.
막둥이가 공부안하다고 쟤 어쩌니..하시면
그렇다고 엄마가 수능 봐줄거 아니잖아?
아무 말 못하신다 (울 부모님 대학 안나오심;;)
울 막둥이. 반에서 10등 안에 들면 잘했다고 궁딩팡팡 받는다 이건 부럽다
난 요즘도 내 손으로 내 어깨를 토닥토닥 한다
그 시절을 이겨낸 내가 대견스러워서. 그 정도면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곧 내가 있는 곳으로 막둥이가 오면 꼬옥 안아주고 싶다
지금껏 어연 18년 동안 속 안 썩이고 무던히 학교 잘 다니고 아픈데 없이 잘 자라와줘서 고맙다고
남은 기간 너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라고.
수능을 잘 보던 못 보던 책망 안 할테니. 화이팅 하라고 내동생.
맛있는거 많이 먹여야지. 손 잡고 디즈니 랜드 갔다 와야지
교복 입고 학교 다닐때가 좋은거야~
성인되면 교복 입던 그 시절이 좋았다고, 그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을거라고 하는 사람들
난 이해 못함. 난 절대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죽고 싶었을만큼 힘들었으니까
수험생들, 너무너무 수고했고
지금 힘겨운 중고등학교 시절을 지내는 동생들
하루하루 걱정과 불안으로 살고 있는 동생들 모두 다 힘내렴.
좋은 날이 올거야.(공대를 가... 아니면...외국어를 해 ...ㅋㅋㅋㅋ)
오늘 아침 출근길에 찍은 사진으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