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이 취미생활이라는 아내

ㅇㅇㅇ2016.11.29
조회6,826
안녕하세요 6살난 딸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의 남편입니다
아무리생각해도 답이 안나서 많은분들의 의견은 어떠신가해서 글을쓰게되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진심 세상 다 산듯한 표정으로 퇴근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무슨일이냐 물었죠
이유인즉은...하...지금 생각해도 어이가없네요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어떤 노인한분을 봤답니다
아내의 표현을 빌리자면 할머닌지 할아버진지 뒷모습으로는 구분이 힘들만큼 마르고 체구도 작은 할아버지였대요 그날 첫눈이 왔었거든요 갑자기 확 추웠기도했고요 근데 그할아버지가 달랑 바람막이 하나만입고서 그 추위를 견뎌내시더라고...너무 마음이 아팠답니다 본인 옷을 벗어줄까 했는데 새옷이라 고민이되었답니다 마음속으로 계속 고민하고있던 순간 그할아버지는 내렸고 뒷모습을보며 그렇게 후회가 되더랍니다 이까짓 옷 돈벌어서 또 사면 그만인데 저 할아버지를 벗어드렸다면 올 겨울은 그나마 따뜻하게 보내실수도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에요
그날 입고갔던 옷이 저런스타일 재작년부터 사고싶다며 벼르다가 올해 산거에요 그전에 입었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보기엔 처음 입었던거고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요며칠 따뜻해서 생각지못하게 그런옷을 입고나온걸수있으니 너무 신경쓰지말아라
그랬더니 아니래요 신발은 털신이었는데 완전 항공모함이었고 목도리에 털모자에 마스크까지 하고나오셨다 분명 추운거알고있었고 잠바가 없어서 그렇게 나온거같았다며 계속 속상해하더군요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근데 옷장을 뒤져 제가 안입는 패딩을 챙기더라고요
뭐하냐하니 이거 안입으니 남줘도 되지않냡니다
안입어도 냅둬라 멀쩡한데 누구주긴 누굴주냐고 했습니다 누구줄라고 그러냐고 물어보니 그할아버지 줄꺼랍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집도 모르면서 어찌주냐니까 이제 매일 전철타고 출퇴근할꺼래요 원래는 자가용으로 출퇴근하고 토요일만 전철 이용했거든요
아니 그런다고 만나집니까?
그냥 하는소리겠지 했는데 어제 그 패딩 챙겨서 전철타고 갑디다.....
저녁에 그패딩 고대로 들고왔고요
답답하고 짜증나서 소리질렀습니다
대화체가 나을것같으니 대화체로 쓰겠습니다
나.아 그만좀 해라 보기 싫다
아내.내가 답답해서 그래...목에 가시가 걸린기분이야 너무 답답해 그냥 벗어주고 돈아까워 후회하는게 나을뻔했어 이해좀 해줘
나.그정도면 병이다 병 오지랖도 정도껏부려야지
아내.오지랖이라고 하지마 당신의 취미생활과 같은거야 당신이 취미생활에 투자하는거 돈과시간이 넘쳐서 하는거아니잖아 당신이 즐겁고 행복하니 하는거잖아 나도 그래 어려운사람 도와주면 너무 뿌듯하고 행복해 날위해서 하는거야 내가너무행복해서

아니 어찌 저게 취미생활과 같다는건지요?
사실 이번이 한번이면 이렇게 폭발하지도 않습니다
연애때 일화로 하나 쓰자면
크리스마스이브날 유명한 레스토랑에 예약을 했어요 예약안하면 그날은 자리가 없으니까요
차를 대고 내렸는데 갑자기 아내가 저더러 먼저가있으랍니다 왜그러냐니 들릴데가있대요 무슨일이냐고 자꾸 물으니 오다가 공원에 어떤 할아버지가 남방하나에 포대자루같은거 덮고 앉아있는것같다고 가서 확인해봐야겠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이해가 좀 안되긴했지만 같이 따라가줬어요 진짜 있더라고요 그걸보더니 무릎담요라도 하나 사드려야겠다고ㅋㅋㅋㅋ예약시간 다됐다고 하니까 먼저 가있으라며 얼른 다녀오겠다고 했어요ㅋㅋㅋ진짜 얼척없었지만 그냥 하잔대로 해주고 밥먹으러갔네요ㅋㅋ
그리고 애 엄마들 모임에서도 그래요
애엄마중에 한명이 갑자기 애가 아픈데 맡길곳이 없다고 했다며 지가 가서 데리고오고 병원 데리고가고 데려다주고ㅋㅋ아내는 자영업이거든요 진짜 저는 이해가 잘안가요ㅋㅋㅋ
그밖에 동네 시집온 베트남애엄마한테 멀쩡한 애 옷 갖다주기 지역카페에서 알게된 리틀맘인지 미혼몬지 잘기억이 안나지만 철분제 엽산 사주기 등등 제가 아는오지랖만 열가지넘어요 모르는것도 많을듯싶어요

진짜 이정도면 병이고 오지랖아닙니까?
오늘아침에도 기어이 그패딩 챙겨서 출근하더군요
제가 뭐라고 해야할까요?
저야말로 진짜 답답합니다 꼭좀 조언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