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는 죄가 아닌데 죄인된 느낌입니다

내가널그러니까너도날2016.12.01
조회697
25살 남자입니다 탈모가 시작된건 전역 후니까 3년전이었구요 초반엔 그냥 숱이 없는 정도다가 지금은 흑채나 모자없이는 바깥에 나갈 엄두도 못냅니다 제 상태는 최악체라는 M자 정수리가 같이 전쟁을 치르고 있네요 제 또래 사람들은 좋은 미용실가는데 저는 그런 미용실은 커녕 진짜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갈법한 사람없는 허름한, 그마저도 들어가기전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눈치보고 살피다 들어갑니다 제가 외모에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피부에 관심이 많았고 비비,파운데이션도 자연스레 바르고 군대 가기전에 알바해서 번돈의 대부분을 옷사면서 남들처럼 아니 남들보단 조금 과하게 저를 꾸미는 낙에 살았어요 외모도 호감이라는 소리 많이듣고 예전엔 여자친구도 잘만 사겼는데 3년째 혼자있으니 주변에서 슬슬 성 소수자로 의심들도 하네요

진짜 탈모는 죄가 아닌데 죄인이 된거 같아요 맨날 거울은 볼수밖에 없는건데 볼때마다 자괴감이 들고 친구랑 약속잡고서 머리때문에 집에만 쳐박혀있는 일이 많아져 어느순간 친구도 잃었어요 밖에서 조금만 부는 바람에도 제 머리는 뒤집어져서 길가는 사람들이 절 쳐다보는 시선이 너무나도 무섭고 다시 발걸음은 집으로 향합니다

친한 친구들에게 속사정 다 얘기했는데 계속 빈정거리면서 놀리는 것도 그 친구들의 머리를 만지며 부러워하는 저도 싫어지고 가장 하고 싶은 머리가 가르마 펌이라 용기내 미용실에 갔는데 원장님이랑 직원들이 제 머리보며 안될거같다고 하네요 약도 먹어보고 샴푸는 일찌감치 바꿧고 두피 치료는 사실 시간대로 돈대로 낭비되는 느낌이라 꿈도 못꿨습니다 이젠 모발이식 밖에 없는데 다른 수술과 달리 모발이식은 일생에 한 두 번 밖에 할 수 없는 수술이라며 너무 젊다고 만류하네요

가발도 있겠지만 제 성격상 더 우울해질거 같아요 남들과 다르기 싫은데 제 스스로 저를 감추는거 같아서요 가족들에게 얘기하고 제 고민 충분히 이해한다고 하는데 사실 거기까지인거 같아요 조금만 더 깊게 얘기하면 제가 혹시 나쁜 선택할까봐 남들 다 하는 희망적인 메세지만 던져주네요 엄마는 머리가 아닌 다른 취미를 만들어서 그 쪽으로 신경을 옮기라는데 사실 말이 쉽지 지금은 어떤 것도 이걸 대신할 순 없을 거 같아요

버스를 타서 앉아있으면 제 머리만 보는거 같아서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밖에서 착하다는 소리 듣다가 장난식으로 제 머리 한번 만지면 사람 죽일 듯한 표정으로 저도 몰래 보게 되네요 이성적으로 정상인데 밖에 나가면 남자들만 보게 되요 정확히 남자 머리.. 그 생각만 하다가 또 집으로 숨어 버립니다 친한 친구 결혼식에도 못갔어요 아는 사람들 많이 만날텐데 제 스스로 자신감이 없어서인지 다 놓게 되더라구요

혼자 술먹는 날도 많아지고 그러다가 아파트 베란다를 보고 있으면 사실 말도 안되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가족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도 변할 수 있을거란 0.01% 생각이 저를 아직 있게 해주네요 알바할때 명절 선물로 다른 직원들과 다르게 저만 견과류 세트를 주더라구요 물어보니까 탈모에 좋다면서 웃으면서 직원들이랑 얘기하는데 견과류 얼굴에 던질 뻔 했어요

진짜 더 많은 불편한점, 힘든 점이 많은데 그냥 살아있는 자체가 고통이에요 인정하면 되는데, 인정하고 노력하면 되는데 사실 탈모는 그리 쉬운 정답을 놔둔 문제집은 아닌거 같아서요 친구들 가족들에게는 더 얘기할 수도 없고 그냥 욕이라도 쓴 충고 듣고 싶어서 서툴게 글을 남깁니다

진짜 제 소원은 사우나 가서 머리감는거와 자고 일어나서 바로 편의점 가는거 밖에서 머리 넘기는거 유행에 맞춘 머리하면서 기분전환하는거에요 다 다른분들께는 일상적이며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저에게는 너무나도 큰 고통이
됐어요 당연해서 몰랐던 게 너무나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