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능 성적 나왔다..

ㅇㅇ2016.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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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는 수시 위주의 학교여서
수능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친구들이 더 많았지만,
우리반은 최저 등급 맞춰야 하는 애들이 많은 편이었다.
그래서 수능 성적표를 들고 들어오시는 선생님을 보고 반에는 긴장감이 흘렀었다.
나도 최저를 맞춰야 하는 애들 중 한명이고, 너도 그랬기에
우리는 서로가 얼마나 노력했고, 힘들어하고 불안해했는지 알고있었다.

성적표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떨린다고 키득대고있었는데.

나보다 앞 번호인 너가 성적표를 받고 울기 시작했을때, 난 마음이 너무 아팠다.
너무 서럽게 우는 너를 데리고 화장실로 가서 우는 널 토닥이면서
어떤 말을 해야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내가 무슨 말을 한다고 그게 너에게 위로가 될까 싶어서 너에게 어떤 위로의 말도 전하지 못하고 그냥 우는 너를 바라보다가, 토닥이다가.
그것밖에 하지 못했다.


일년동안 밥 먹고 야자시작 전 남는 시간도 아까워서 자습실에서 공부하고,
야자가 끝난 늦은 시간에도, 주말에도 독서실에 다니고,
그렇게 친구들과 어울리고 떠들기를 좋아하던 너가 공부하느라 놀지도 않고, 혼자 밥을 먹고, 잠깐 쉬는시간에 자습실에서 나와
우리의 미래를 얘기하던, 그 시간조차도
맘편히 보내지못한 너가 자꾸 생각나서
나는 우는 너 몰래 눈물을 훔쳤다.
이제 다 끝나버렸다며 우는 너를 보며 정말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끝내 위로의 말을 전하지 못하고 널 보낸게 후회되고, 걱정된다.

연락을 할까말까 망설이다보니, 벌써 해가 지고있다.
아까는 우는 너에게 차마 하지 못한 말이지만,
난 수능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은 슬프겠지만,
어쩌면 지금보다 나을 내년이 있고,
앞으로는 더 많은 시간이 있을거다.
너가 그걸 잊고 혹시라도 나쁜 생각을 할까봐
나는 너무 걱정된다.

네가 우는 모습을 보고 우리반의 많은 친구들도 정말 진심으로 마음 아파하고 눈물을 글썽였다.
넌 우리에게 그런 존재다.

직접 이 말을 전해줄수있게,
너가 어서 이겨내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