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서, 이런 일이 사장의 '성희롱'인가요??

사회초년생200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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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무실 사장 비서직으로 취업한 25살의 대학 졸업반입니다.
사장님 왈, 사장과 비서는 친해져야만, 중요하고 비밀스러운 업무들을 진행할 수 있다며, 친밀하게 마음을 터 놓고 교감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제가 첫 츨근한 날 큰 계약을 성사했다고 저더러 복덩이라 하시며, 그 좋은 기(氣)를 자기에게 주어야 하는데, 그것은 스킨싑을 통해 전달될 수 있다고 하십니다.
퇴근시간까지는 철저하게 상사로서의 예우를 갖추어야 하고 농담 한 마디도 해선 안 된다고 하시면서, 퇴근 후에는 자유로우니 아무 얘기나 하되, 절대 다른 직원에게는 자신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퇴근 후의 대화들을 발설해선 안 된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그 날은 그 '친해'지기 위해 다섯 번의 실갱이 끝에 사장님의 차를 타고 1시간 반 동안 저희 동네까지 운전해 오셔셔 알 수 없는 얘기들을 하시며 저녁을 사셨고, 노래방을 갔습니다.(수원까지 태워다 주셨는데, 밥만 쌱 얻어먹고 간다고 말하기 곤란해서 술자리나 비됴방이 아닌 관계로 갔습니다.) 
그런데 지난번에 사무실에서 한 번 그랬던 것처럼 제가 노래할 때 제 허리에 손을 두르고 엉덩이를 슬쩍 만지고, 학창시절 여관팅 같은 걸 했다는 개방적인도 이제 성인이니 이해할 수 있지 않느냐며 막 하셨습니다.
가족같은 분위기의 작은 회사라, 어린 저희 여직원들의 이름을 부르시며 삼촌처럼 대하시니는데 제가 유달리 예민한건지, 하지만 저는 그런 스킨쉽이 너무 싫고 제가 애인도 없고 홀홀단신 객지에 나와 있으니 토욜에도 점심 먹고 사무실서 좀 놀다 가라 그러시고 , 설 연휴때메 일찍 끝나는 평일날 영화도 보자고 하셨습니다.(전 영화는 좋아하지만 이젠 그게 빌미가 될까..)
하지만 그날  저와 저녁을 먹을때도 사장님은 자기 손으로 숟가락 하나 집지 않고, 심지어는 토욜 점심 메뉴도 사장님이 먹으라는 메뉴를 먹어야 했습니다.
엘레베이터 안에서도 제가 등받이가 된양, 한 쪽에 붙어 서 있는 제게 자신의 등과 엉덩이를 몇 초간 체중을 실어 밀착시켰고, 인생은 짧으니 둥글둥글하게  살아야 한다고 늘 강조 하십니다.
단 둘이 있을 땐 농담도 하고 편하게 하되, 다른 직원에겐 항상 입을 무겁게 하라고 그날 귀가 따갑도록 들었습니다. 그렇게 잘 따르는 게 자신과 코드가 맞는 일이라고, 차츰 그 과정들을 밟아 나갈거라고 하셨습니다. 
사장님은 44살이고, 사투리 쓰는 가난한 집 딸인 저를 채용해 준 건 아주 드문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비서 전공자도 아니고 막내 기질이 다분한 제가 매일 실수를 하여 당황해 해도, 현재는 이해해 주십니다. 남자의 손은 앞으로 나갔으면 나갔지, 뒤로 가는 법은 없다고 제 친구가 그러더군요.
취업했다고 좋아하시던 부모님께는 아직 아무 말도 못 드리고 있습니다.
노래방에서 제가 점수 더 잘 나왔다고, 사양하던 제게 굳이 만원짜리 한 장을 주시던 사장님과의 시간이 너무나 찝찝했습니다.
워낙 개방적이신 분이라 소소한 개념이 없이 그냥 친근감의 표시로 그러시는건데 제가 너무 예민한건지, 하지만 다른 여직원들은 칼퇴근 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듯 합니다. 
기획실 소속인 제 지도 상사에게 전 비서의 퇴직 사유를 넌즈시 물어봐도, '사장님과 코드가 안 맞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가더라.. 나도 잘 모른다.. 그냥 비서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해서 말도 못 꺼냈습니다.
정말 답답합니다.
사장님은 오늘도 직원들에게 근엄한 모습을 보이십니다.
비자금이라도 생성하고 계신지, 나중에 친해지면 무슨 중요한 다른 장부 일을 맡기실거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친해져야 한다고 하시구요. 전의 80년생 비서는 자신과 코드가 안 맞아 두 달만에 관뒀다고만 하셨습니다. (사장 직접 면접으로 뽑은 건 제가 첨이라네요)
애송이인 제가 사장님께  "싫어요!"라고 말할 수 없는 어떤 위압감이 느껴집니다.
저는 사장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셔도 그저 "네..네''합니다.
당신은 주로 "네네"하는 걸 좋아한다고 그것도 다 사회를 배우는 화법이라 하십니다.
일을 척척 잘하는 경력 비서는 콧대가 높아서 이런 작은 사무실에 있기 싫어하고, 제 또래 여자 조카들도 많지만 공과 사는 구별해야 해서 안 뽑으신다고 하네요.
앞으로의 일들이 두렵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 더 심해지면 어떡하죠?
기획이나 회계쪽 직원들은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눈치이고, 이제는 제게 일거리도 차츰 주면서 정답게 대해 주십니다. 하지만 전 비서이니 앞으로 사장님과 관계될 일이 더 많을텐데.. 

차라리 빨리 그만두고 싶은데, 제가 괜히 예민한건지 판단도 잘 못하겠고, 특히 부모님께 말씀드릴 엄두가 안 납니다. 부모님은 제가 일하기 싫어 핑계댄다고 생각 하시거나, 반대로 너무 놀라 노발대발 하실텐데, 하루하루가 너무 불편하고 불안합니다.
첫 직장이라 즐거워야 하는데, 매일 알 수 없는 사장님의 표정만 살피고 있습니다.
고양이 앞에 쥐인 제게 해답을 가르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