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장 앞둔 군인에게 차였어요

울라프2016.12.09
조회417
판에 글은 처음 써보네요
친구한테 말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너무 답답한 마음에 써봅니다

안녕
너가 이 글을 읽을 지는 모르겠다
가끔 페북보면 판에 쓰여진 글 올라오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써봐
작년 10월 일병 진급을 10일 앞두고 우린 시작했어
그 때는 너를 너무 좋아하는 마음에 군대 기다리는 것도 별 거 아닌 거처럼 느껴졌어
너한테는 괜찮다고 항상 말했었지
매일매일 보는 것보다는 이게 좋은 것 같다고
군대에서 연애하는 거 애틋하고 보고싶고 서로 소중함을 알게 되는 그런 시기인 거 같다고 항상 그랬지
군인이라 미안하다는 너에게 나는 미안해하지 말고 고마워만 하라고 자주 얘기했어
근데 힘들고 외로울 때도 사실 많았어
사랑하는 사람의 전화를 항상 기다려야 하고 얼굴 한 번 보기도 힘들었지
군대 기다리는 거.. 할일 하면서 기다리면 별 거 아니라 할 수도 있겠지만 너가 너무 보고싶은 마음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날들도 있었어
근데 내가 이 모든 상황을 감당할 수 있었던 건 너를 많이 사랑했기 때문이야
면회를 자주 가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10번 정도 갔나... 그때마다 너가 좋아할 간식거리와 편지를 바리바리 싸들고 너한테 가는 길이 너무 설레고 행복했어
너 생일 전에 내가 손수 미역국이랑 도시락 싸가서 면회갔을 때 너가 감동이라며 눈물 맺힌 눈이 아직도 아른거려
그리고 헤어지기 2주전 면회가 마지막 면회일지는 상상도 못했어 날 보는 너 눈이 너무 사랑스러웠거든 그때가 마지막인 줄 알았으면 조금 더 눈이 담아둘걸 그랬나봐
그래서 이별 통보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 너는 지겨웠다고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편지도 쓰고 너가 휴가나온 날 장문의 카톡으로 널 잡았지만 넌 답장조차 하지 않았어
사랑했던 400일의 시간을 후회하는 건 아니야 정말 사랑했기 때문에 후회는 안 해
근데 웃긴게 좋았던 시간보다 헤어졌던 날이 기억에 많이 남아 솔직히 지금도 많이 미워
차라리 정말 내가 질렸으면 질렸다고 말을 하지 그랬어
그치만 너는 나한테 마지막까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건지 정때문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울었어
넌 결국 나한테 헤어지잔 말도 못하고 내가 유도하게끔 만들었지
결국 너가 했던 '우린 맞지 않는 것 같아' '내가 사랑받는 기분이 안들어' 라는 말들이 너는 단지 이별의 책임을 나한테 떠넘기기 위해 했던 행동이었지만 나는 그 말들이 너무 아팠어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너를 잡았지만 너는 결국 답장조차 하지 않았지
사실 아직도 우리가 헤어진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어
그치만 확실한 건 너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겠지
이제 더 이상 널 붙잡고 설득하려 하지 않을거야
지금은 너가 해방감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너가 많이 후회했으면 좋겠어 난 너한테 최선을 다했고 후회없이 사랑했으니까 그냥 이제 과거로 묻어둘거야
아직도 일어나면 이 모든게 꿈인 것 같지만 이 생활도 시간이 좀 지나면 다 지나가겠지
이제 진짜 놓아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