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 돈쓰는 문제

2016.12.28
조회2,439
별거 아닌 부분이긴 하나 혹시 제가 너무한건가 싶어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임신 3개월으로 집에서 쉬고 있고 남편 혼자 외벌이입니다.

시댁이나 저희나 친정이나 그리 넉넉한편은 아닙니다.굳이 순위를 따지자면 남편이 그나마 벌고,
저와 남동생을 악착같이 키우며 노후 준비는 다 되어있는 친정엄마.
그리고 경제활동은 하시지만 노후준비는 고사하고ㅠ 대출금도 있으신 시어머니와 도련님 순이네요.

결혼할때 시댁 천만원, 신랑 집 전세대출, 친정에서 3천 해주었습니다. 살림은 있던 살림 합치고 혼수 제가 조금 했습니다.
남편의 생활력,인성,됨됨이만 보고 결혼했어요.
생활력은 강해서 이 사람이라면 절 굶기진 않겠다 생각했고, 가족애가 끔찍합니다.

저한테도 너무 잘해요. 친정에도 잘하려고하고 본인 가족은 말 안해도 소중하겠죠.
제가 경제활동도 없고 저나 친정에 잘하려는 남편을 보며 저도 다른 문제는 잔소리해도 가족문제는 되도록 건드리지 않고 시댁에 잘하려 노력합니다.
다행히 어머님이 배려심이 좋으시고 도련님도 착해요.

남편의 제일 큰 단점은 씀씀이가 큽니다. 연애때부터 그랬어요. 지인들 사이에서도 돈 문제로 얼굴 붉히기 싫어 본인이 덜컥덜컥 내거나 돈 쓰는 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편입니다. 쓰는만큼 내가 더 벌자 이런 주의?
시댁이나 친정에서도 본인이 장남이고 나이도 많으니까 행사가 있으면 본인이 다 내려고 하는 편이고,
딱히 성격상 그것에 불만은 없어보여요.

저는 좀 다릅니다.
저는 내가 1을 내면 상대방도 1을 내거나, 내가 3을 냈으면 상대방은 1이라도 내야한다 주의예요.
받은만큼 꼭 돌려주자구요.
그래서 친정에서도 항상 이야기합니다.
김서방 벌이가 조금 나은편이긴 해도 모든 비용을 김서방에게 의지하지말라고.
제 동생은 일찍 사고를 쳐서 3살 조카가 있는데
살짝 거지근성이 있어서 너도 형한테 얻어만 먹으려 하지 말고
큰 돈도 니가 낼줄도 알고 받으면 반드시 돌려줘야한다 이야기해요. 가족이지만 그게 도리라고.


시댁에서 돈 쓰는건 제가 딱히 터치하지 않습니다.
시댁이 많이 못살기도 하고 본인 가족에게 쓰는 돈을
제가 왈가왈부하기엔 집에 있으니 경제권이 없어서요.
그래서 얼마를 쓰든 쿨하게 넘어갑니다.

그런데 이제 아이도 생기고 남편의 씀씀이가 슬슬 걱정되더라구요. 이런 마인드는 더이상 안될거 같은..?


그러다 크리스마스 전주 금요일날 도련님과 여자친구가 일박으로 놀러왔습니다.
일박 있는동안 총 세끼를 먹었는데 넷이서 6-7만원 정도 나왔어요.
저는 임신을 한데다가 위장병까지 있어서 많이는 못먹고 셋이 먹는 양이...
그런데 세번 다 남편이 내더군요.
마트에서 장보고 이런 것도 남편이 내고..

거기다 크리스마스에는 저희 친정식구들끼리 놀러가기로 되어있었습니다.
어른만 다섯인데 밥값도 무시 못할 것 같고
남편도 다 내기엔 부담될 거 같아서
전날 동생에게 너 저번에 매형한테 신세진거 있지 않냐,
이번에 갚아라라고 했습니다.
밥값 15만원정도 나왔고 동생이 계산했습니다.
거지근성이 있는 놈인데 본인도 가정이 있고 가장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계산할때마다 제가 다 뿌듯하더군요.

뭐 그냥 그렇게 넘어가는 듯 싶었는데
이번에 남편과 돈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친정나들이때 자기가 계산하려 했는데 제 동생이 낸다고 하길래 미안했다고.
그래서 솔직히 얘기했습니다.
오빠 부담될까봐 제가 내라고 시켰고 그 전날 돈을 너무 많이 써서 무리가 갔을 것 같다고.
그리고 처음으로 시댁 쪽 얘기도 꺼냈습니다.

사실 난 가족이나 지인들이나 한사람에게 돈을 몰아서 부담하는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내 가족들에게도 받은만큼 내라고 하는 편이고
사실 도련님 왔을때도 우리가 2를 냈다면 1을 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오빠가 혼자일땐 얼마를 쓰고 다니던 상관없다.
하지만 이제 가정이 있고 아이도 생기는데
그때처럼 돈을 헤프게 쓸 수는 없다.
물론 해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나 우리도 넉넉한 편은 아니다. 돈을 쓰는 마인드를 고쳐야 될 것 같다. 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역시나 기분 안좋아 하더군요.
내 동생이 오랜만에 놀러왔는데 대접하는 건 당연한거 아니냐 합니다.
그렇긴한데.. 시댁가서 안쓰는 것도 아니고
거의 남편 몰빵식인데 뭐가 맞는건지 순간 잘 모르겠더라구요.
가족 문제는 서로 예민한거니까요.

이야기는 거기서 끊겼는데
이대로 돈을 쓰는게 맞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남도 아니고 가족이니...
어디까지 간섭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