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쩌다 여기까지 와버렸을까.나는 어쩌다 그때 그런선택을 했을까..

그냥어떤이2017.01.06
조회1,774

중고등학교때부터 나는
친구를 통해 소개시켜달라는 남자도 많았고
첫눈에 반했다며 대쉬하는 남자도 많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때면 번호를 물어보는 남자도 많았다.
싸가지 없게 행동해도, 철벽을 아무리 쳐도 그들은 언제나 밝게 웃어줬다.
남자들의 반은 애초에 신포도 취급을 했고
내가 맘에 들어서 다가간적도 있지만...
'나'라는 아니 땐 굴뚝엔 연기가 자욱했다.

2014년 가을, 나는 한 남자를 만났다.
여느 남자들과 다름없이 칭찬을 하며 다가왔다.
5마디도 안했는데 성격이 맘에 든댄다. 내성격이 어떤거 같냐고 물어보니 외모와 달리 털털한것같다 했다. 기가차서 대답도 안했다.

그게 첫 시작이였다.

연락을 씹고 욕을 하고 차단을 해도 대차게 다가왔다.
함께 엮인 사람도 많아 심한욕은 못하겠는데...
장점이라곤 어디하나 없는것같은 이남자.
대체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일까 란 생각으로 한번 만나봤다. 그렇게 궁금증으로 한번, 두번.. 착해서 한번, 두번, 편해서 한번, 두번, 그러다가..
매사에 자신감 가득 차고 당당한 이남자에게 정이 갔다. 한번 정이 가기 시작하니 자주 만났고 자연스레 사귀게됐다.

사귀고 난뒤, 이남자는 내가 죽으라면 정말 죽을사람처럼 잘해줬다. 이런사랑을 죽기전에 다시 받아볼수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해줬다.
내가 큰잘못을 해도, 많이 소홀해도 웃으며 이해해줬다.
사랑이라고 느꼈다. 처음 사랑을 알려준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오래가지 못했다. 변했다. 차라리 소홀해지면 나았을것을....이사람은 집착으로 변했다.
처음엔 이사람이 요즘 왜이러지 싶었지만 나의 모든걸 이해해줬던 사람이라 나도 이해했다.

이사람이 없을걸 생각하면 나라는 사람도 없어질것같은느낌이었다. 그당시엔 그사람보단 사랑이란 감정자체를 사랑했던것같다. 어렸다. 어려서 그랬다. 라는 핑계를 조금이나마..해본다.

남자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멀리계신 아빠조차 못 만나게 했다. 대학의 조별과제로 인한 남자후배카톡에 학교를 뒤집어놔서 학교를 휴학했다. 여자들 또한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순간부터 그냥 밖에 나가지 못했다. 못나가게 했다.

아주 완벽하게 혼자가 되고 나니 내게는 더욱 더 이사람밖에 없는 느낌이 들었다. 화도 여러번 났지만 화를 내면 이사람이 떠날까봐...이사람에게 더 헌신했다. 그렇다. 욕이 나올정도로 멍청했다. 내가 바보였다. 병신 미저리였다..

살이 찌지않는 체질인줄 알았던 나는,
집에만 있는동안 조금씩 살이 찌기 시작했다.
나도 몰랐던건데.. 그사람은 나보다 더 일찍 알아차렸나..
그는 매일 매일 내가 먹는걸 확인했다. 도저히 먹기힘든양을 그사람은 매일 먹였다.
주말같은 경우는 10끼를 먹었다. 울고 화내봐야 소용없었다. 나는 매일 밤 치킨과 라면, 맥주와 콜라를 먹어야 그사람과 안싸울수 있었다.
그렇게 먹고 자고를 반복 했다.

50키로 넘었던적이 없는 나는 급속도로 살이 쪘다. 언젠가부터 거울속의 나는 다른 사람이였다.
세수를 할때 조차 나를 보고싶지 않아서 세수조차 안하고 그저 그사람을 기다렸다. 할수있는게, 하고 싶은게 그게 다였다. 그사람은 더 좋아했다.

정말 손에도 살이찌는구나..정말 눈에도 살이찌는구나..정말 발바닥에도 살이찌는구나..를 느끼고 나니 내가 너무 한심해서 눈물이 났다.

짜증이 많이 늘고 매일 울었다. 그사람을 쳐다보지도않았고 사이는 당연히 나빠졌다. 미친듯이 싸우던 어느날 그사람이 때리더라....
그제야 이건 사랑이 아니다 싶었다.

거울을 볼때마다 과거의 나는 사라졌고 한심하고 미친 뚱뚱한 여자만 거울앞에 서있었다.

아버지의 가슴을 찢어놓고도 내가 도움을 청할사람은 아빠밖에 없었다. 아빠의 도움으로 나는 간신히 그사람에게서 빠져나올수 있었다..

2017년 1월. 일상으로 돌아온지 이제 막 4개월...입원했다가 퇴원한지는 3개월..

살도 다시 빼야하고 다시 친구들도 봐야하고 3월엔 복학도 해야하는데... 나는 잘할수 있을까

사람들은 나를 받아줄까....
그사람은 아주 빠르게 현실로 돌아갔고, 여자친구도 생겼더라. 차라리 죽이고 싶다.

나는 어쩌다 여기까지 와버렸을까..
나는 어쩌다 그때 그런 선택을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