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성폭행재판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po20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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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고 벌써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네요. 정말 잊을수 없는 나날들이었어요..

장거리 연애였는데 헤어질 쯤엔 제가 마음이 많이 떠난 상태였어요 한번 2주정도 헤어졌었던 시간들도 있었구요 ..그 사람은 할 일도 제대로 안하고 그 당시 28살에 저축은 물론 하는 일도 딱히 없었습니다 .. 헤어질 수 있는 이유들은 아니지만 저는 저보다 5살이나 많은 사람이 든든한 존재였으면 했는데 점점 어린애로 보였어요. 제가 일하는 일터, 제 공간 다 따라다니는 모습에 지쳐 마음이 떨어졌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슬프지만 그냥 평범한 연인간의 이별이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그 사람이 절 많이 붙잡아 다시 만났지만 제 마음에 딱히 변화가 없었습이다. 그 사람도 느꼈는지 많이 불안해했고 얼굴보고 얘기하자고 했어요. 제가 학생이라 돈도 없고 알바 할 시간들에 여유도 없었습니다. 원래 지내는 곳이 서울인데 집안 일 때문에 3일 정도 휴가내고 지방에 있는 집에 내려가있었습니다. 전 남자친구 있는 지역이랑 저희 집 지역이랑 가깝진 않지만 서울보단 가까우니까 시간만 내주면 돈은 보내줄테니 자기가 있는 곳으로 제발 와 달라 하더라구요.
그래도 많이 좋아했던 남자친구였으니 좋게 풀고 잘 만나보자 하고 내려갔습니다. 거기서부터가 잘못이었죠 ...

그 당시 전 남자친구가 잠시 도와주던 가게가 있었는데 쉬는 날이 없어서 제가 근처 숙박업소에 방을 잡고 기다리다 마칠시간 맞춰 나오면 술 한잔 하자고 해서 나갔습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도 소개시켜준다고 해서 한 두잔 마시다보니 둘 다 조금 취했습니다. 사람들도 있었기에 진지한 얘기는 못하고 그냥 사람들과 같이 얘기하는 중 계속' 어머니' 라고 뜨는 전화가 계속 왔었습니다. 평소에도 많이 전화를 하는편이고 저도 한두번 영통으로 뵀어서 의심은 하지 않았지만 그 날은 새벽 한 두시를 넘어가는 시간에 28살 아들한테 너무 많이 전화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은 했었어요. 이상하더라구요...

무튼 그리고 둘다 많이 취해 숙박업소로 들어갔고 오빠는 화장실에서 토하구 쓰러져 잠들었습니다. 저도 조금 잤지만 원래 술을 잘못해서 다시 깼어요 ..그리고 휴대폰을 보는데 어머니에게 전화가 또 와 있더라구요. 이상했습니다. 그날따라 이상했어요. 정말 여자의 촉이라는게 있더라구요..,

문자,전화,사진 다 봤지만 아무것도 없어서 아 내가 예민한가보다 하고 홀드 버튼을 누르는데 '어머니'라고 저장된 그 글자가 자꾸 머릿 속에 맴돌더군요.그리고 어머니를 검색해보니 번호가 두개였어요.

그때부터 손이 떨렸습니다. 제 폰으로 번호를 저장하고 발표제로 전화했더니 젊은 여자 목소리더라구요..처음이었습니다. 바람피는 남자친구 말로만 들었지 정말 숨이 턱 막혔습니다.
마음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지만 그래도 절 만나고있었으니까, 저를 소중하게 여기고 정말 간절하게 원했던 사람이 바람을 피고 있었다니 사랑 뿐만아니라 사람에 대한 충격..숨도 안 쉬어졌습니다. 젊은 여자 목소리만 확인하고 끊었지만 그 여자도 이상했던지 전 남자친구 폰으로 전화가 계속 오더라구요. 숨을 몇번고르고 나니 슬프고 말고 할 것 없이 헤어져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궁금하지도 않았어요. '언제부터냐 ''누구냐''대체 나한테 어떻게 이러냐 '한마디도 필요 없었구요 자는 그 사람 깨워서 “어머니는 누구냐 미쳤냐 난 이제 정말 볼거없다 집에 당장 가겠다”하고 짐쌌습니다. 가만히 둘 리가 없죠.
제가 헤어지자 했을 때 자기 좋다고 따라다녀서 잠깐 연락한 여자라고 정리하겠다고 정말 잘못했다고 하더군요 근데 저한테 잘못을 비는데 그 여자에게도 계속 연락을 끈임없이 했습니다 아마도 똑같이 빌고 있었겠지요.. 그렇게 하는도중 제게 호흡곤란 증세가 왔어요.

심장이 원래 조금 안좋았고, 고등학교때 반년정도 거식증을 앓으면서 그때 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과호흡과 함께 정신을 잃었었습니다. 그런데 평소 저의 증상과는 달리 갑자기 열도 심하게 나고 숨도 잘 안쉬어지고, 잘 안들리고, 몸을 잘 가눌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그새끼만 나가면 숨이라도 잘 쉴 수 있을 것 같아 제발 나가달라고 울고 불고 아니면 내가 나가겠다고 울고불고 그새끼는 아무것도 못하게 하고 실랑이를 하다 그냥 119를 불러야겠다하고 전화기를 드니 뺏었습니다. 아프다고 너 많이 아프니 누우라고 걱정하는 얼굴로 절 보살피려 들었어요. 하지말고 나가라 소리도 지르고 울며 애원해보고 달래도 봤지만 아무것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182cm정도 곰같이 큰 덩치에 운동까지 좋아해요. 예전엔 축구선수 활동도 했었습니다. 통하는건 아무것도 없더군요 .. 지쳐 누워있을때 물수건들고 제 몸을 이리저리 닦더군요. 그렇게 헤어지지말자 저는 헤어지자 몇시간 실랑이를 했는데 뽀뽀도 하고 절 안으려 하고 제 몸을 만지고 애무하려 했어요 ..그렇게 정말 헤어질거냐고 물었습니다. 정말 100번도 넘게 물어본것 같아요. 그럼 전 또 101번 대답했죠 정말 끝이다 ...

생각도 못한 말을 뱉었어요. 그럼내가 너 임신시키면 넌 날 못떠나지 않겠냐고 ..제가 이 말은 토시하나 안 틀리고 목소리까지, 그 떨림 까지 모두 다 한날 한시도 잊어본적 없습니다. 그렇게 절 강간했어요. 그 자리에서 바로...
말했듯 말과 행동의 반항은 그 덩치를 이길 순 없었고 제손을 뒤로 하고 왼쪽 어깨를 짓누르며 그 중 계속 똑같은말만 했습니다. " 안에 쌀거야.. 안에쌀거야 "

사람들은 생각해요. 어쨌든 사랑하는 사람이고 관계도 가졌던 사람이 그렇게 하는건데 성폭력이라고 느낄수 있냐고 그냥 없던일이다 생각하라고 ..
정말 많은 성폭력 피해자가 힘들어 하겠지만 너무 충격적입니다. 내가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받아들일수가 없고 데이트 성폭행은 이 사람이 어떻게 나한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가한다는게 정말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렇게 끝나자 마자 저는 너무 더러워서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씻고 또 씻었어요. 그리고 따라와서 하는말이 너진짜 나 안만날거야? 안에 안쌌어 .. 제가 미쳤다고 하니 바로 옷 추스리고 나갔습니다 .8시간 가량 못 헤어진다고 빌고 생 난리를 부리던 사람이 바로 나갔습니다 ..

이게 1년전 있었던 제 사건이고 얼마전 2심 고등법원에서 11월 무죄로 판결났어요 많은 사실들이 있었죠. 그 여자는 저보다 10살이나 많았고 5년 만난 오래된 여자친구였습니다. 제가 좋다고 하니 그여자랑 헤어지고 절 만나다가 제가 앞에 말했듯이 2주 헤어져 있는 동안 다시 만나자 했답니다. 지가 ..그리고 우리가 다시 만날 때 부터 양다리였던거죠.

신고하기전 어머니께 전화드렸어요. 처음엔 신고 할 생각조차 못했어요. 정말 헷갈리는게 내가 당한 일이 분명 심한 일인데 성폭력이라는게 인지가 되지 않습니다. 남자친구니까요.. 그래서 그 날 정신차리고 나서 어머니께 전화드려 이런 일이 있었다 얘기하니 “그러게 니가 왜 내려왔니 이제 내아들 아니다 마음대로 해라” 하고 끊으셨죠..

그리고 성폭행 당한지 5시간 이 후에 신고할 수 있었고 저는 큰 대학병원에 있는 성폭력 전문 보호센터에 옮겨져 새벽내내 진술하고 몸 검사받고 새벽6시쯤 서울로 올라왔던 것 같네요. 그 날부터 3일은 방에 불도 안키고 가만히 있었는데 어머니는 물론 누나분까지 정말 몇 날 몇일 전화가 왔습니다. 나는 미쳐버리겠는데 고소 취하해 달라고 누나분께선 옛날에 자기의 비슷한 상처까지 얘기하면서 저를 위로해 주는 말들로 한 시간을 통화했는데 누나분께선 녹음을 하고 있었고 그걸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냥 배신감에 신고한걸로 보인다고..
제가 누나분 말 들으면서 많이 울긴했어요. 누나분께서도 우셨거든요. 정말 당연히 배신감도 있었죠. 남자친구가 5년사귄 여자친구가 있었다는데
그런데 정말 그건 다른걸로 봐야하는 것 아닌가요.. 요새 세상이면 일부러 신고하는 사람도 있기에 백번 양보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더 분하고 속상했어요.

제가 생각해도 바보같은 짓을 몇몇 했어요. 아직까지 다시 돌아가서 되뇌이고 그러지마 ㅅ그러지 말라고 소리칩니다. 그 여자를 만난 것이요.. 처음엔 신고할생각 조차 들지않았으니 정신차리자마자 근처 산부인과가서 사후피임약 받아 먹고 그 여자가 만나달라고 해서 만나고 왔습니다. 한시간 좀 안되게 ..그 새끼도 물론 있었고 여자한텐 이 사실을 말하지 않았고 둘이 있을때 니새끼 엄마한테 꼭 말할거다 니가 나한테 무슨짓을 했는지 전화해서 다 말할거다 라고 얘기하니 되려 미쳤냐고 하더군요 왜 이렇게 일을 키우냐고. 그새끼는 그 말을 자기 조사받기전 까지 했습니다. 오히려 저보고 미쳤다더군요. 조사받고 경찰서 몇번왔다갔다 하더니 정말 잘못했다고 그렇게 하면 제가 받아줄거라고 생각했다더군요. 그러다 진술거부 미루다가 변호사 사고는 태도가 180도 바뀌었구요 ..

여하튼 제가 성폭행 당하고 바로가 아니라 그 여자랑 전 남자친구를 만난 후 신고를 했으니 그 여자의 존재를 알고나니 배신감에 신고를 한거라고 결론이 지어져가고 있어요.

처음엔 미쳐날뛰고 죽을 것 같았어요. 말이 되는 소리냐고 그러다 제가 진짜 미쳐가는지 제가 저한테 묻고있더군요. 정말 배신감이니..정말 너도 좋아서 반항 안했니 그냥 배신감에 신고한거냐....너무 잔인합니다. 그 사건 이후의 세상속에 제가 너무 밉고 잔인해요. 너무 힘든데 가족은 절대 모르게 해야 된다고 생각했기에 짜증만 늘어갔어요. 나 여기 이렇게 구렁텅이에 빠졌는데 왜 몰라줘 엄마 나 좀 꺼내서 안아줘 .. 저새끼 가족들은 저것도 가족이라고 저렇게 난리법석인데 나는 왜 말도 못해서 이렇게 속이 썩어 들어가는 걸 보고만 있어야해
그러던 중 엄마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법원 통지서가 등본 주소지인 본가 집으로 날라간거죠 ...

-그 일이 있고나서 7개월 좀 더 지난 것 같다.
며칠 전 통지서가 집으로 날라가 엄마가 보게 되었고, 난 제일 피하고 싶었던 상황을 결국 마주할 수 밖에 없었다.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훌훌 잘 털어내고 있다 생각했고 행복하단 생각을 하고있음에도 사건관련 전화 한통이면 다시 기가 죽는다. "고작 이거 가지고" 라는 생각이 날 더 작아지게 만들며, 이 일의 무게를 몇 몇 사람에게 강제로 덜어가게 한 것이 죄송하고 후회스러워 걱정만 시키고 숨어버렸다. 또 아빠랑 오빠를 보는게 힘들어 다른 사람에게 더 기댔고

내 상황을 가볍게 생각하고 싶어 했다. 이것이 제일 힘들고 괴로웠다_

제가 제일 힘었던 23살 해에 그 일에 대해서 딱 한글 남겨놨어요 2016년 5월 22일에 쓴 글이에요.

그리고 지금까지 정말 많은 일이있었어요. 잘 지내려고 노력하고 새로운 남자친구도 만나고 또 다른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때 그 일때문에 힘든일이 있으면 너무 서럽고 힘들고 절 잔인하게 대합니다 ..6월 쯤 재판 증언을 하고와서 더 심해졌어요. 처음엔 옥상에 올라가고 두번째엔 손목을 글고 세번째 마포대교 난간에 올라가있었고
그걸 마지막으로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안 괜찮은데 참고 괜찮은 척 지내는거 정말 무서운 일이에요.
처음엔 가위눌리고 그렇게 잠을 못자다가 환청이 들려요. 어느 날은 택시에서 눈을 잠깐 감았는데 여러명의 대화 폭동?같은 소리가 들려서 울면서 내렸습니다. 그렇게 점점 심해지다가 병원에 들어가게 됐고 가족들은 6개월 만에 이 재판을 알게됐죠 ...

이젠 재판이 문제가 아니라 제가 하루를 잘 버티고 지내는 것이 숙제같아요. 미래를 생각하기가 두렵습니다.
내가 아무리 멋지고 보람차게 살아가도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이 세상에서 돈을 모으고,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투자를 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느껴져서요.. 제가 음악을 했는데 그 날부터 지금 일년째 안했어요. 제 인생,가치관, 신념 모두 뒤집어졌습니다...이젠 다 내려놓았어요.

법적 싸움이 이렇게 힘든 줄 알았다면 신고 안했을거에요. 그 당시 사건보다 절 힘들게 만든게 재판이었습니다. 정말 ..상대편 변호사가 이런 질문을 해요 "그 상황에서 본인이 싫었다면 성기가 어떻게 들어갔죠?" 여자가 좋을때 나오는 그 액을 말하는거죠. 제가 좋으니까 그 액이 나왔기에 남자의 성기도 들어갈 수 있었던거라고...
다른 질문들도 많았습니다. 정말 너무 생각하기도 싫은 질문들이요 ...
증거가 있어도, 모르는 사람에게 당한 성폭행도 어이없이 무죄로 판결나는 이 세상을 제가 너무 만만히 본거에요

가위에 눌려 일어나서 뒤죽박죽 1년의 일들을 한번에 얘기하려니 앞 뒤 안맞게 쓴 것 같은데 정말 어디에다 털어놓고 싶어서 썼어요...그런 일 없었던 듯이 살아가고있습니다. 한번씩 세상 떠나갈 것 처럼 우는 것 빼면요

그런데 아직까지 제 자신에게 묻는 이 질문이 너무 아픕니다. 정말 내가 당한 성폭행은 배신감으로 만들어진 해프닝이었던 걸까..

요즘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모두 다 잊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잊혀지고, 좋은 꿈만 꾸며 잘수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돈 많이벌고 성공하는 것 보다 다들 아픔없이 좋은 꿈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 할수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