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에서 만난 아이

워킹맘20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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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두 돌이 채 안된 남자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오늘 오후 세네시경,

집 앞 놀이터에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놀던 중 생긴 일입니다.

처음 놀이터에 내려갔을 때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세네명 정도 있었던듯 했는데,

아이와 미끄럼틀에서 놀던 중에 한 여자아이가 말을 걸기 시작해서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집으로 들어가버린듯 했습니다.


후드티셔츠의 모자를 뒤집어 쓰고 있던 저에게

모자를 벗고 얼굴을 보여달라며 말을 꺼내던 아이는

이내 곧 본인 나이와 이름과 다니는 초등학교, 자신이 사는 아파트 동수 등 자신의 신상을 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아기와 저를 졸졸 따라다니며 계속 대화를 시도하더군요.

처음에는 이렇게 혼자 다니면 집에서 어른들이 걱정하시지 않느냐 물으니

허락받았답니다.

아파트 구조상 창문으로도 아이의 상황을 살필수 있고, 인터폰의 모니터로 놀이터 CCTV를 볼 수 있으니

크게 걱정안하시는가 보다 싶었습니다.


그러다 저희 아기의 낮잠 시간이 지나고, 추운 날씨 탓에 콧물도 많이 나오길래

아기를 안고 집에 들어가봐야겠다 라며 인사를 하니

본인도 우리집에 따라오겠다는겁니다.

안 그래도 낯선 사람에게 경계심없이 대화를 시도하는게 걱정되었는데

낯선 이의 집까지 불쑥 따라오겠다는 아이의 모습에

저 아이의 의도가 뭘까? 하며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번 우리집 문이 열리면 앞으로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건 아닐까?

나중에는 아이의 동심을 악용한 범죄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부모님이 맞벌이일수도,

혹은 한부모 가정일수도 있고,

자세한 속사정은 모르나

정말 사람이 그리웠던 아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의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해서

아이야,

아가의 낮잠 시간이라 같이 들어갈 수는 없을거 같아.

미안해~

그런데 이렇게 모르는 사람의 집에 따라가는거

정말 위험하단다... 그러면 안된단다.

라고만 말하고 전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집에 온 뒤에도 계속 마음이 쓰입니다.

제가 너무 마음의 벽을 치고

외로웠던 아이의 마음을 냉정하게 거절했던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