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이 길다. 다 부질없는 약속 때문이었제. 선상도 행여 살아가다가 빈말이라도 약속같은 거 쉬이 하지마소.
ㅡㅡ 사람이 살아가면서 젤로 중요한게 뭔지 아노? 살아가다 보면은 발을 헛디뎌가 새까만 골짜기로 떨어졌을 적에 같이 있어 줄 친구 하나만 있으면 사람은 헤쳐나올 수 있대이.
ㅡㅡ 미안하다.
그러니까 왜 그런 짓을 했습니까? 얼라도 아니고. 변호사님 부모님이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난 진심이야.
그 날 벼랑에서 내가 갈매기 새끼를 손에 쥐고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아십니까? 우리집에 종려나무 숲밭이... 그 종려나무 숲을 없애달라고 빌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엄마하고 할매가 죽으면 나는 그 날부터 그 종려나무 숲을 불에 태우든 밀어 버리든 무슨 수를 쓰더라도 없앨겁니다. 나는 우리 엄마하고 할매하고 다릅니다. 부질없는 말에 평생을 거는 그런 허망한 짓은 안할 겁니다.
ㅡㅡ 이거 받아. 종려나무야. 이런 바닷가에선 아주 잘 자라. 예수님이 나귀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백성들이 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면서 막 외쳤거든. 뭐라고 외쳤는지 알아? '호산나! 우리를 구원하소서, 호산나!' 이러고 이 종려나무 가지를 막 흔들었어. 그러니까 정순이도 내가 다시 돌아올 때는 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면서 '내 낭군님! 어서 오이소, 내 낭군님!' 이렇게 외쳐줘, 알았지? 금방 돌아올께.
단 한 번의 입맞춤과 달변가였던 한 남자가 남겨두고 간 종려나무 한 그루는 두 여자의 남은 운명을 바보처럼 탕진시켰습니다. 변호사님, 나는 꼭 그 종려나무 숲을 없애고 말겁니다.
(·종려나무 숲·) 약속같은 거 쉬이 하지마소...
할머니, 왜 산에 종려나무가 있죠?
종려나무는 열대수인데...
사연이 길다. 다 부질없는 약속 때문이었제.
선상도 행여 살아가다가 빈말이라도 약속같은 거 쉬이 하지마소.
ㅡㅡ
사람이 살아가면서 젤로 중요한게 뭔지 아노?
살아가다 보면은 발을 헛디뎌가 새까만 골짜기로 떨어졌을 적에
같이 있어 줄 친구 하나만 있으면 사람은 헤쳐나올 수 있대이.
ㅡㅡ
미안하다.
그러니까 왜 그런 짓을 했습니까? 얼라도 아니고.
변호사님 부모님이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난 진심이야.
그 날 벼랑에서 내가 갈매기 새끼를 손에 쥐고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아십니까?
우리집에 종려나무 숲밭이...
그 종려나무 숲을 없애달라고 빌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엄마하고 할매가 죽으면 나는 그 날부터
그 종려나무 숲을 불에 태우든 밀어 버리든
무슨 수를 쓰더라도 없앨겁니다.
나는 우리 엄마하고 할매하고 다릅니다.
부질없는 말에 평생을 거는 그런 허망한 짓은 안할 겁니다.
ㅡㅡ
이거 받아.
종려나무야. 이런 바닷가에선 아주 잘 자라.
예수님이 나귀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백성들이 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면서 막 외쳤거든.
뭐라고 외쳤는지 알아?
'호산나! 우리를 구원하소서, 호산나!'
이러고 이 종려나무 가지를 막 흔들었어.
그러니까 정순이도 내가 다시 돌아올 때는 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면서
'내 낭군님! 어서 오이소, 내 낭군님!' 이렇게 외쳐줘, 알았지?
금방 돌아올께.
단 한 번의 입맞춤과 달변가였던 한 남자가 남겨두고 간
종려나무 한 그루는 두 여자의 남은 운명을 바보처럼 탕진시켰습니다.
변호사님, 나는 꼭 그 종려나무 숲을 없애고 말겁니다.
화연아, 그러지마.
화연이한테는 종려나무가 증오의 대상일지 몰라도
할머니, 어머니한테는 희망인거야.
아무 걱정하지 말고 가이소.
나는 우리엄마하고 할매처럼은 안 살겁니다.
잊을 건 잊고 살겁니다.
그렇게 나 역시 그녀를 그 섬에 버려둔 채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난 다시 그 섬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영화『종려나무 숲』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