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뒤 상황은 일단 뺄게요. 저도 결혼6년동안 쌓인게 많았지만 저도 어머님께 이쁘고 살가운 며느리는 아니었으니까요. 제 생각엔 어머님이 무슨 말을 하셔도 대꾸없이 참기만 한것이 이렇게 폭발하게 된 원인인것 같아요.
상황은 시어머니는 저에게 섭섭한 게 있으셨고 또 아들 통해 저도 섭섭한 게 있다는 걸 전해들은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전화하신 상황이었죠. 그러다 말씀 도중 '너거 엄마.. 그래 너거 엄마가..'하시는 순간 제가 말을 끊으며 격앙된 소리로
'어머님! 저희 엄마한테 너거엄마 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저희 엄마가 어머님 아랫사람 아니거든요? 저희 엄마는요 어머님 호칭할때 꼬박꼬박 안사돈 또는 어머님 이라고 하세요!'
어머님 당황하셨겠죠. 비록 얼굴에 싫은 티는 났겠지만 말대꾸 한번 않던 며느리가 갑자기 바락바락 대들었으니까요. 혼잣말처럼 '뭐 이런게있노 이거.. 야! 너거 엄마라는 거는..' 하시는데 제가 미친것처럼 막 소리를 질렀어요.
'뭐라고요? 너거엄마?'
'그래! 그래서?'
'뭐 이런 게 있냐구요?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대접 아무한테도 받아본 적 없어요! 그러니까 어머님도 저한테 이런 식으로 대하지 마세요!!'
이렇게 앞뒤없이 소리를 지르고 탁 끊어버렸어요. 이게 1월 초 상황입니다. 저는 더 연락을 안드렸고 남편이 엊그제 전화드렸는데 어머님이 충격이 크셨나봐요. 자려고 누우면 계속 생각나고 저를 혼내야 하는지 어째야하는지 모르겠다고.. 시아버지도 화 많이 나셨어요. 남편과 통화하는거 옆에서 들으니 '그런 건 상놈들이나 하는 짓'이란 소리가 들리더군요.
네 인정합니다. 저도 제가 이럴 거라고는 생각못했어요. 평생 참을 수 있을 줄 알았지요. 하지만 저한테 뭐라고 하는 건 참아도 부모님을 건드리시는 건 못 참겠더군요. 아, 참고로 호칭 부분은 남편이 1년전쯤 시어머니께 직접 한번 말씀드린 상태입니다. 그 땐 어렵게나마 수긍하시는 것 같았지만 그뒤로 조금도 고쳐지지 않았어요.
어쨌든 그 이야기를 전해듣고 시부모님께 장문으로 카톡을 남겼어요. 이유야 어찌되었든 그렇게 소리지른 건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라고요. 한참 후 시어머니께 답장이 왔는데 정말 많이 상처받았고 힘들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저는 답장을 안보낸 상태입니다.
저도 잘 알아요. 미안하다는 말로 풀릴 상처가 아니라는거. 아마 몇년이 지나야 조금씩 희미해질 겁니다. 생각하기도 싫은 상황과 목소리가 머릿속을 계속 맴돌고, 다음에도 나한테 이러면 어떻게 받아치지? 이런 헛된 생각하면서 누군가를 끊임없이 미워해야 하는 그 지옥 속에 저도 살아왔으니까요. 의도한 건 아니었고 우발적이었지만 시어머니도 그 고통을 느끼게 되신 게 한편 짠하고 미안하면서도 어딘지 모를 통쾌함을 느끼는 제 자신이 저도 괴물같아요.
이제 이틀 후면 그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제가 잘못했다고 더이상 하는 게 크게 도움도 안되겠지만 사과를 더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더이상 바보같이 참고만 있지는 않으려구요. 저를 이렇게 괴물로 만든 건, 시어머니가 아니라 그때그때 정중히라도 반박하지못하고 참기만 한 제 자신이었다는 걸 이제 알았습니다. 그분들이 바뀔거라는 기대는 하지않아요. 하지만 최소한 이런 식으로 하면 며느리도 꿈틀한다는 걸 알려드리고 조금이라도 조심하시게 된다면 그걸로 만족입니다. 서로 조심할 거 조심하고 예의를 지키는 관계가 된다면, 저는 제 남편의 부모님인 그분들께 마음을 담아 잘해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제 자존감을 다쳐가면서까지 납작 엎드리진 않을 겁니다.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어떤 말이라도 좋으니 해주세요. 쓴소리도 달게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