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힘들어요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00002017.01.27
조회1,601

안녕하세요 29살여자입니다 너무 답답하고 정말 죽을거같은데 어디다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글을 써요 네이트판은 커뮤니티로 퍼온 글만 읽어오다 글을 쓴건 처음이네요


저는 어릴때부터 아주 어렵게 자랐습니다. 8살이 되던해에 어머니는 내연남과 집을 나갔고 그 후 아버지는 저와 남동생뒷바라지를 하시느라 재혼도 안 하셨습니다. 어려운 형편에다가 어머니의 배신으로 인한 상처를 극복하기도 전에 아버지는 저희 키우느라 많이 힘드실만도 한데 단 한번도 힘든 내색을 보이거나 저희 남매에게 소홀하게 하신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18살때 아버지가 약주를 하시고 제 방에 들어와서는 말씀하시더라구요. 어머니를 첫눈에 반해서 결혼했다고 근데 제가 커갈수록 어머니의 젊은시절같다고 그래서 볼때마다 기분이 이상하다고 성격도 말투도 니 엄마를 닮아가는구나 라고 말씀하시면서 눈물을 보이시더라구요.
그때 많은 생각을 했어요 아버지가 그동안 내 얼굴을 보면서 얼마나 힘들어했을지 내가 평생 증오하고 미워하던 어머니랑 내가 외모뿐 아니라 성격까지 닮았다는 자체가 충격적이었고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그 후로 성격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바뀌기보다는 스스로 성격을 바꾸고 감추면서 지냈어요 어머니의 얼굴은 흐릿하지만 어렸을적 저와 제 남동생을 버리고 매몰차게 나가던 어머니의 뒷모습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런 어머니와 제가 닮았다니 너무 충격적이었거든요


그 후로는 행여라도 상대방이 나를 싫어할까봐 늘 불안하고 집착하고 어머니의 모습이 나에게서 보일까 너무 싫어서 만나는 사람마다 조금 과하다 싶을정도로 나를 감추게되고 잘해주게 되더라구요 연애를 할때도 다를건 없었어요 그렇다보니 항상 저는 연애에 있어서 을이었고 너무 착해서 지겹다,집착이 너무 심하다,재미없다,부담스럽다 같은 이유로 차이기 일쑤였어요.


그런연애에 진절머리가 나고 제 자신에게 지칠때쯤 털어놓을 곳이 없어 목소리톡이란 랜덤채팅 어플을 알게됐고 거기서 고민상담하다가 그 사람을 만나게 됐어요 익명이었지만 그 사람은 목소리도 너무 좋았고 다정했고 제 고민을 들어주면서 가까워지게 됐어요 그 사람과 거의 한달 연락을 주고 받다가 만나게됐어요

 
어플로 사람을 만난다는게 두렵긴했지만 그 사람만큼은 믿음이 가더라구요 그때 제 나이는 28살이었고 그 사람은 30살이었습니다. 그 사람과 거의 1년을 만났습니다. 사귀는 사이는 아니었어요....그 사람과 관계도 하고 데이트도 하고 일주일에 3~4번 만나지만 서로 사귀자는 말은 안 했고 서로 사랑한다 이런말도 한번도 한적이 없었어요 어떻게 보면 섹파...라고 생각할수도 있겠네요


그 사람은 좋았지만 연애는 두려웠어요. 또 집착하게 되고 상대는 나를 부담스럽게 여기고 이런상황이 너무 지겹고 두려웠기때문에 그 사람이 저에게 정식으로 사귀자고 말하지 않는것이 오히려 감사했고 서로 부담없는 관계라는 생각때문에 저도 제 성격을 감추지 않아도 되고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그 사람 카톡사진과 배경화면은 항상 조카사진이었어요 조카는 5살이고 그 사람과 아주 많이 닮았어요 그 사람과 얘기를 하다보니 조카와 같이 사는것 같더라구요
너무 닮은것도 그렇고 조카와 같이 사는것도 그렇고 혹시 이 사람이 아들이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생각해보니 그 사람은 직업도 좋고 매너도 좋고 외모도 준수한 사람이었습니다. 다정한 성격까지 갖고 있었는데 한참 결혼생각 할 나이에 정식으로 사귀지 않는 나를 만난다는게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조카가 맞냐고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그 사람이 울면서 말하더라구요 사실 누나아들인데 조카가 5개월이 됐을때 누나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구요

누나는 미혼모였다고 합니다. 조카의 친부를 찾을수도 없고 그 사람도 조카를 너무 예뻐했기때문에 자기호적에 올려서 5년째 키우고 있다고 말하더라구요 그 사람은 부모님,조카와 같이 살고 있었고 가슴으로 낳은 아들이라고....자기 친아들도 아니고 누나의 아들을 입양해서 키우는데 어느여자가 결혼도 없이 애 있는 남자를 좋아하겠냐고 그래서 그 사람도 연애가 두렵다고 말했어요


 

그 말을 하면서 그 사람이 정말 펑펑 울더라구요 나한테 미안하다면서...근데 우리는 그런걸로 서로에게 미안해 할 그런 관계가 아니었어요 정식으로 사귀는 관계도 아니었고 서로 사랑한다는 말도 한적이 없었거든요....서로 부담없이 만나는 관계인데 제가 왜 미안하냐고 물어보니까 너를 사랑하니까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그 후 부터는 그 사람과 더 가깝게 지냈습니다 저도 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됐고 책임감있는 모습에 더 호감을 느꼈고 무엇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수 있는 사람이라 같이 있으면 편하고 좋았거든요 그래서 제가 먼저 말했어요 난 이제 이런관계가 싫고 오빠와 정식으로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싶다고 용기내서 말했더니 그 사람이 고민하더라구요 자기가 너무 부족하다면서 미안하다고...저는 정말 다 괜찮았지만 저도 제 성격때문에 누군가를 만나는게 두렵고 무서웠기 때문에 그 사람의 마음이 이해가 갔거든요 그래서 그 사람이 확신을 가질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근데 그 사람에게는 다른이유가 있었어요..유부남이었습니다....우연히 그 사람 핸드폰을 보다가 알게됐어요...어머니의 외도로 힘든 시절을 보냈던 제가 누군가의 내연녀라뇨...사실을 알고 그 사람한테 바로 그만하자고 말했습니다.


그 사람이 붙잡으면서 미안하다고 너를 정말 사랑해서 그런거라고 기다려달라고 이혼하겠다고 근데 저는 그게 문제가 아니었어요 저는 이미 어머니와 같은 사람이 됐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혼란스러웠고 힘들었거든요
처음으로 마음을 주고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믿던 그 남자가 유부남이라니 그 사람은 지금 와이프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연애시절 사고쳐서 결혼한거지 와이프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그 사람을 겨우겨우 끊어냈습니다.


그 엄마에 그 딸 딱 그 생각밖에 안 들더라구요 평생을 엄마를 증오하면서 살았는데...너무 비참했고 제자신이 싫었어요 그 사람도 저를 계속 붙잡았지만 제발 이러지말아달라고 부탁했더니 그 사람 하는 말이 그러더라구요....그럼 앞으로 관계만 계속 할 수 없냐고.......우린 그래도 속궁합은 잘 맞지 않았냐며...앞으로 우리관계에서 달라질건 없다고 말하는 그 사람을 보면서 나를 사랑한게 아니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참하죠 그 와중에도 그런 생각을 하다니 나는 역시 사랑받을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때문에 더 괴로웠어요


지금은 그 사람과 정리한지 두달째 됐어요 저는 그동안 번호도 바꾸고 자취방도 옮겼어요 두달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도 안나네요 자살생각도 몇번이나 해봤어요 정말 괴로웠거든요 지금 그 사람 와이프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텐데 너무나 죄스럽고 제 자신이 싫어서 몇번이나 자살하려는 마음을 먹었지만 평생 어머니를 그리워하면서도 저랑 제 남동생만을 바라보며 살아오신 아버지생각을 하니 도저히 그럴수가 없었어요


저는 지금 인천에 살고있고 고향은 당진이라 아버지는 당진에 계시는데 제가 매달 용돈하라고 돈을 보내드리는데 그것마저도 제 결혼자금이라고 저축한다고 하시더라구요....어머니의 외도로 힘들어했을 아버지를 생각하니까 차마 이번명절에 내려가는것도 무서워서 못 내려간다고 말씀드렸더니 엄청 아쉬워하시더라구요..사실 아버지얼굴을 볼 자신이 없습니다


친구들도 그 사람얘기는 몰라요 정말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못 했었는데 그냥 털어놓고 싶어서 글쓰게 됐어요. 앞으로도 저는 누군가를 만나는건 힘들겠죠 지금쯤 그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와이프와 아들과 명절을 보내고 있을 생각을 하니 여러생각이 드네요...

그 사람과 정리하고 계속 드는 생각은 이상하게 어머니가 계속 보고싶어요 엄마는 그 때 그렇게 집을 나가서 지금쯤 행복하게 살고 있을지 너무 궁금하고 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