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너무 싫어요

익명2017.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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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빠가 싫어요.

 

진짜 네이트판에 글 보기만 하고 쓴 적은 처음인데 정말 위로받고 싶습니다.

항상 친구들끼리 가족 이야기를 할 때마다 화목하고 가정적인 아빠 얘기를 많이 듣는데요, 저는 그 때마다 아빠가 싫다고 얘기하는데 아무도 저를 이해해준 적이 없어요. 오히려 저를 패륜아 취급할 때도 있어요. 저 같은 사람이 있는지도 묻고 싶네요.

 

아빠가 처음 싫어진 때는 초등학교 3학년 때인 것 같습니다. 기억이 정확하게 나지는 않지만 저는 아빠에게 그 때 처음으로 맞았어요. 아마 그 때는 제가 잘못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3학년에게 줄 훈육차원의 폭력에서 정도가 벗어났어요. 아직도 기억이 새록새록한데, 저는 약간 오기가 있는 편이라 혼날 때도 아프다고 한 적이 없어요. 그래서인지 그 인간은 초등학교 3학년에게 뺨 한대를 갈군 뒤 1시간 손을 세운 뒤 아프냐?라고 물어봤을 때 제가 아프지 않다고 하니까 그 다음부터 아프다라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의자, 실로폰, 사전 등 눈에 보이는대로 제 손 위에 올려놨습니다. 올려놓았을 때 또 1시간 후에 찾아오고는 다시 아프냐고 물었고요. 그래도 저는 아프다는 소리를 한 적이 없고요. 저는 처음으로 이 인간에게 인성적으로 실망했습니다. 벌을 주는 것은 잘못을 고치기 위해서지 자기 자식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또는 내 고통을 보고 즐기기 위해 벌을 주는 것이 아니잖아요. 너는 어떤 점에서 잘못했고, 이런 점은 고쳐나가야 한다. 이런 말 살면서 이 인간에게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때까지는 모든 아빠가 이렇게 벌을 주는구나라고 생각했었고요.

 

 그리고 이 후에는 정말 말도 되지 않는 이유로 일 년에 한 두 번씩은 맞았어요. 저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훈육 차원에서 폭력은 나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손 한 대를 단소로 때린다던지.. 이런 정도의 훈육이요. 이 사람은 훈육이 아니었어요. 그저 자기의 자존심이 상할 때나 다른 외적 요인에 의해 화가 나면 불똥이 저한테 튀었죠.

 

 

 다시 생각해도 제가 맞았거나 인격적으로 모욕을 당했던 이유 중 정말 어이 없었던 일을 몇 가지 알려드릴게요.

 먼저 아빠가 0도 자연수에 포함된다고 동생한테 설명을 해주었는데, 저는 0이 자연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아빠에게 얘기했습니다. 정말 따지는 말투가 아니라 "아빠 0 자연수에 포함 안 될 걸?" 이렇게 일상 대화체로 얘기했어요. 이 말을 듣고 자존심이 스크래치되었는지 그 날 대들었다고 맞았고, 하루는 참외를 깎아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하나를 더 깎아먹었어요, 충분히 가능한 일 아닌가요? 그런데 돼지냐, 누가 그렇게 과일을 쳐 먹냐, 아빠 하나 드세요 한 적이 없는 개 싸가지 밥 말아먹은 인성 쓰레기냐,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하나 더 얘기할까요, 저는 피아노를 10년 가량 배웠는데, 옛날부터 아빠가 자기가 선생님이라도 되 듯 코치질을 해주더라고요. 예를 들어, 쇼팽 즉흥곡을 치고 나면 쇼팽을 칠 때 너는 무슨 생각을 하니, 화내면서 쳐봐라 울면서 쳐봐라 학교 갈 때처럼 쳐봐라 책 읽을 때처럼 쳐봐라 아플 때처럼 쳐봐라 등.. 무슨 영화에 나오는 감정 지도사도 아니고 모든 감정을 악보에 다 담으라는 듯이 얘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 때문에 피아노를 잘 치게 되었다고 생색내죠. 아빠 때문이 아니라 10년 동안 피아노 쳐왔으면 잘 치는게 당연한 건데요. 사실 저는 전문가도 아닌 아빠가 저한테 이래라 저래라 가르쳐주는 것을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집에서 악보 연습을 하는 것이 꼭 아빠를 위한 연주회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니까요. 게다가 연습을 할 때마다 너는 학원을 다녔는데 왜 이런 것도 못하니, 라는 느낌으로 저한테 가르치려고 하니까 정말 짜증납니다. 제가 아빠한테 피아노칠 때는 간섭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한 몇 년 이것가지고 싸우니 저한테는 이제 뭐라고 안 하다가 제 동생으로 갈아탔습니다. 제 동생이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드럼에서 무엇을 배우냐고 아빠가 제 동생에게 물어보자 8비트를 배운다고 대답했습니다. 아빠는 8비트를 한 번 쳐보라고 하였고 제 동생은 8비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빠 표정이 왜 돈 주고 배웠으면서 이 정도도 못 치지 이런 느낌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아니나 다를까 동생에게 건네는 말에도 그런 뉘앙스가 풍겨졌습니다. "너는 드럼을 어떻게 배우길래 이런 식으로 치는거니?"라면서 말이죠. 저는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옛날부터 아빠의 간섭을 받으면서 제 실력을 함부로 평가하는 아빠가 얼마나 짜증나는 지 경험해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빠에게 제 동생이 지금 배우는 게 8비트고 아빠가 8비트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왜 그렇게 얘기하냐고 물었습니다. 강조하지만 이번에도 따지는 투가 아니었습니다. 원래 제 말투였어요. 하지만 그 때 아빠가 저한테 물건을 여럿 던지고, 뺨을 좀 많이 때리면서 인성적으로 아예 안 된 애다(이 말을 2시간동안 얘기했습니다 입 안 아픈지 궁금하네요), 호적에서 파야 한다, 예의 없다, 엄마의 교육이 잘못 되었다(이 점에서는 할 말이 있는 것이 저는 아빠한테만 대듭니다, 이것도 일종의 오기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아빠가 저를 때리는 것이 제 행동이 변화하게 되는 계기가 절대 되지 않을 것이다 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폭력으로 사람을 교화시킨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달까..? 즉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고 아빠의 교육방식이 잘못 되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는데 참..), 누구 닮았냐, (사실 집에서 아빠가 할머니 할아버지 욕하는 모습을 보면 누구 닮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을텐데요...)라는 말을 돌리면서 저를 쓰레기로 깎아내리는 모습이 정말 웃겼습니다. 꼭 자기는 아닌 듯이 말이죠. 뭐, 보일러가 고장났을 때 아침에 머리 감아서 맞은 적도 있고..

 

 정말 다시 생각해도 어이없는 것은 국을 나를 때 한 번 떨어뜨린 적이 있는데 TV에 시스타가 나오고 있어서 아빠가 너 여자보면 흥분하냐고, 레즈냐고 이런 식으로 말을 했던 것이었어요. 그 때가 정말 어이없고 화났습니다.

 

 아빠랑 싸우면 항상 큰 소리로 저 들으라고 하는 소리를 하는데 그것도 참 웃깁니다. 맞을만 하니까 맞았다고 TV스토리 설명하면서 큰소리 치고, 키워봤자 소용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면서 이런 애를 딸삼아야 하는데 라면서 다른 애들 칭찬하기도 하고 ㅋㅋㅋ 아니, 다른 애들을 딸 삼아도 걔네들이 아빠를 좋아할지.. 다시 생각해보니까 아빠가 엄마랑 이혼하면 나 때문이다라고 얘기하는 것부터가 의문이네요. 의도는 알겠지만 그럴 깡도 없는 분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렇게 말 안하고 한 달지나면 먼저 사과합니다. 다시는 안 때리겠다고, 저는 이 말이 거짓말인 거 알고는 있지만 뭐 자기는 진심이라고 하네요. 그러면서 7살 때 자기 돌봐준 거 기억나냐고 감정팔이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 동생은 남잔데 제 동생한테는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으니 남녀 차별을 많이 하는 것도 눈에 확 보이고, 저를 이제 집에서 나갈 사람 취급하는 것도 이제 그러려니 합니다. (제 동생은 인 서울 못 시키는 게 아니라 안 시킬거라고, 지방에 국립대 보내서 우리 집 든든한 기둥이 되게 할 것이다라고 얘기하면서 제 동생의 실력을 이렇게 인정해버리네요)

 

 제 글을 다시 한 번 읽으니 저희 아빠가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만... (제 필력이 무진장 딸려서 표현을 잘 못하겠네요) 저는 집에서 한 마디도 못합니다. 숨소리만 내라고 하세요 ㅋㅋㅋ 아니면 맞아요

 

 저는 이런 생활에 너무 익숙해져서 맞는 것도 이젠 아프지 않습니다. 아니 아파도 아프지 않으려고 해요. 근데 정말 이 사람이 영악한 것이 멍 안 들 정도로만 때려요 ㅋㅋㅋㅋㅋ 딱 멍 안 들 정도, 꼬집거나 머리채 당기기도 많이하고..뭐 익숙해져도 제 친구들이 제 생활을 이해하지 못하네요. 자기들은 겪은 적 없는 생활이니까 제가 어떤 아빠를 두었는지 말해도 잘 모르더라고요. 저는 근데 이렇게 생각해요 제가 아빠한테 맞은 이유는 아빠의 자존심이 상했을 때 자기 자존심을 회복시켜주고, 절 때림으로써 가장으로서의 자기의 존재를 인정받게 해주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내가 맞은 이유를 나한테 있다고 책임을 전가하고요.

 

일단 제가 글을 처음 써봐서 제대로 전달이 안 될 수도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제가 아빠한테 맞은 것, 인성적으로 모욕당한 것, 위로해주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