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했으면 좋겠어.

ㅎㅎ201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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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계절과 어울러져 꽃 피듯 시작했던 우리가 2017년 1월 끝자락에 우리의 짧았다면 짧고 길었다면 길었던 연애가 끝이 났어.

 

많은 나이도 아니고 많은 연애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나에게 너는 다시는 못 만날 수도 있는 든든한 친구이기도 했고 최고의 남자친구이기도 했어. 쑥스럽지만 너한테 첫 눈에 반했어. 웃을 때 보이는 눈웃음과, 수줍은 말투, 웃을 때 예쁜 입. 그냥 모든게 나에겐 예뻤던 것 같다. 그렇게 나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우리는 시작했어.

 

첫 연애인 너를 위해 나는 최선을 다했어. 국내여행도 모자라 무리해서 해외여행까지 가기도 하고, 남부럽지 않을 예쁜 연애를 위해 좋은 곳, 좋은 먹을거리, 좋은 풍경, 모든 걸 너에게 다 보여주고 싶었고 다 보여줬던 것 같아. 나는 모든게 다 좋았어. 너와 함께여서 그럴 수도 있겠다. 그래서 난 아직도 그 추억들을 버리는게 꺼려져. 넌 아니겠지만.

 

군대로 인한 부재에도 나는 너를 많이 사랑했기에 나를 사랑하는 모습이 담긴 너의 흔적을 찾으며 버티고 힘냈어. 나름대로 힘든 일도 많았지만 너에게 말하지 않았어. 나보다 더 힘들 너니까. 너무 배려를 했던 탓일까, 넌 나를 아무것도 안하는 게으른 사람으로 보더라.

 

나는 해명을 했어. 아니, 너에겐 변명거리일 수도 있겠다. 나의 말은 들을려고도 하지 않더라. 다른 사람 같았어. 내가 가던 면회에 감동받고, 편지한통에 기뻐하고, 아침에 전화를 받으면 좋아하던 네가 아닌 것 같았어. 그렇게 나는 너에게 그런 사람으로 낙인 되어버리고 우리는 끝났어.

 

참 허무하지? 일 년 동안 탄탄하게 쌓아왔던 우리 사이가 말 한마디로 무너졌어. 더 견고하게 짓지 못한 내 잘못 일까. 난 아직도 이해가 안가. 우리 사이가 이 정도였다는 것에도 믿고 싶지 않아. 자존심은 쎄서 나 힘든 것도 남한테 말하기 싫더라. 그래서 여기에다가 남겨. 혹시라도 네가 봐서 내가 이런 감정이란 걸 알았으면 좋겠어서. 사실 후회했으면 좋겠어.

 

나는 아직 널 사랑해. 하지만 다시 네가 나한테 돌아온다면 싫을 것 같아. 네가 생각하는 나를 알아버렸고 나를 사랑하는 깊이에 대해서도 너무 많이 알아버렸거든. 더 이상 너에게 나빠보이기도 실망스러워지기도 싫다. 너무 좋아해서 헤어진다, 다시 안만난다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나와 같은 마음일까.

 

2016년 그 때의 기억을 소중히 여겨줬음 좋겠어. 누군가가 너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노력한 한 해였으니까. 너도 지금은 아니더라도 그 때는 행복했잖아.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도, 궁상맞게 왜 이런 곳에 글을 쓰는지도, 그냥 내가 왜 이러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너로 인해 내 삶이 허망해.

 

그냥 한마디 하고 싶었어. 너를 만난 2016년의 나는 누구보다 예뻤고 빛났어. 내 사랑을 받던 너도 나처럼 빛이 났던 것 같아. 나를 떠나 보낸 걸 후회했으면 좋겠어. 나만큼 힘들었으면 좋겠고 나보다 좋은 여자 못 만났으면 좋겠어. 못된 심보지만 난 그래. 이 정도 밖에 안되는 여자여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