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몇개월 전에 남편이 계속
이혼하자고 한다고 고민하는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근데 아직 이혼은 안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별거 상태고요.
사이다를 바랬던 분은 죄송합니다^^;
일단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간략하게 하자면
이혼 얘기 나오고부터는 저는 회사일에 더욱 집중하고
집안일은 거의 안 했습니다. 남편은 뭐 거품 물고 거의 넘어가죠.
일단 집에 딱 들어설때부터 엄청 열받아있습니다. 집안 꼴이
어수선하고 저녁도 안 만들어져 있다고 ㅋㅋㅋ 빡쳐하는거죠.
저는 그냥 퇴근하면서 저 먹을거 포장해오거나 먹고 들어오는데
그렇게 한달 가까이 하고 포장해온 포장지도 재활용 모으는 통에다
씻어서 쌓아놓을 뿐 버리지 않았거든요.
참다못한 남편은 그 통을 막 걷어차고 재활용 쓰레기
사방에 날아다니고...
그러더니 씽크대에서 쥐나오게 생겼다고 소리를 지르고
거의 발작을 하는데 제가 저는 집에서 음식 해먹은 적 없으니
당신이 해먹은 건 치우고 설거지를 하라고 하고 안했습니다.
집은 점점 거지꼴이 되어가고 ㅋㅋ 밥솥에 남은 찬밥은
아무도 치우지 않아서 곰팡이가 났더군요.
물론 안 치우고 바로 닫았습니다.
이 지경이 되고 나니까, 저는 제가 이혼하자고 하면
남편이 굉장히 혼쾌히 헤어져 줄줄 알았는데,
네가 나 버리고 가면 뭐 잘될줄 아느냐, 그나마
나니까 너 받아주고 참아주고 사는거다, 네가 언제까지
젊고 예쁜줄 아느냐, 살도 찌고 인물도 타고나길 못나서
(남편은 저희 친정 사람들이 다들 평균 이하로 못생겼다고 합니다)
애초에 글러먹었다 하는 식으로 지속적인 비하와 폭언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혼 절차 밟는 것에 대해서는 비협조적이고요.
말이라도 예쁘게 하면 생각이라도 다시 해보겠는데 곧죽어도
자기 아쉬운 소리는 안 해요. 잘못했다는 말도 물론 없고요.
그리고 이혼한다고 하니까 시부모님께서 절 잡으시더라고요.
특히 시어머니께서 당신께선 남편이 성격이 별나다는 걸 아셨다고,
아내 힘들게 할 거 알았는데 아들 장가보내고 싶은 욕심에
결혼한다는 거 그냥 뒀다고 저한테 미안하다고 하시더군요.
아들도 안하는 사과를 시어머니께서 하시니 참......
솔직히 아들 잘못 키우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평생 회사일에 집안일, 육아까지 도맡아서
환갑에 벌써 허리가 굽어가기 시작하시는 그분을 차마 외면하질
못하겠더군요. 제가 참 무른 인간인것 같아요.
제가 이러니까 당하고 살았구나 싶습니다...스스로도요.
하지만 남편 얼굴은 진짜 보기가 싫었습니다.
제가 더 많은 돈 보태서 마련한 집이라서 제가 나가기도 싫었고요.
어느날 남편이 집꼴이 너무 더러워서 병걸릴거 같아서
집에 오기 싫다길래 잘됐다 싶어서 그럼 나가 살라고 했어요.
남편은 시댁에 갔고요. 시부모님이 전화오셔서 둘이 좀 떨어져서
생각해보라고, 남편은 시댁에서 데리고 있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지금 2개월 넘게 흘렀습니다.
설 때 시댁에 갔더니 남편 없더라고요.
시댁에서는 그냥 회사일 때문에 나갔다고 하는데, 그 회사
평일에도 출장 안 보내는데 설 때 어딜 보낼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를 만나러 가서 밤새 안들어오는거든지, 여자를 만나서
안들어오는거든지....
전 좋습니다. 가출도 남편이 먼저 한 거고,
여자가 생기면 그건 그것대로 좋다고 생각해요.
전 놓아주겠죠.
집은 내놓은 상태고요. 이 집 팔리면 바로
각자 냈던 돈 나눠가지고 협의이혼할 생각입니다.
남편이 뭐라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는데
본인도 여자 생기면 맘 바뀔거라고 보고요.
(여자 엄청 좋아해서 분명 금방 생길거예요.)
안되면 올해 안에 소송이혼 가야죠 뭐.
남편 없으니까 스트레스 안받아도 되고,
매끼니 챙길 걱정 안해도 되니까
회사일도 잘 되고 너무 좋습니다.
이런 결혼을 애초에 왜 했나 싶을 정도네요.
나이 쫒겨 결혼한게 이렇게 제 인생에 걸림돌이 될줄은.......
그나마 애가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