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것에 남편과 마찰이 있어 고민입니다.

내가쓰니2017.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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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결혼한지 3년차 되는 30살 여자입니다.

 

대학시절 캠퍼스에서 만나 장기간 연애끝에 절 너무 사랑해주고 저 또한 그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자연스럽게 찰나의 고민도 없이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 후에도 연애때만큼이나 즐겁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근래 남편과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것에 대한 의견 대립이 있어 고민 글을 적어 봅니다.

 

남편은 어린시절부터 시아버님이 너무 엄하셔서 매일 두들겨 맞았고 애들을 잡는 것이 동네에서도 유명할 정도여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고 하네요. 두들겨 맞는 날에는 종종 경찰도 왔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냥 경찰이 와봤자 아버지랑 몇 번 말만하다 돌아간게 다라고 하더군요. 특히 아버지가 오기전에 방에 들어가 자는척 숨죽여 누우면 집에 들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지며 문이 열때가 가장 소름 돋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조건 따로 나와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열심히 해 저와 같은 학교에 붙어 스무살 바로 독립을 시작해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자수성가해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덕분에 지금까지도 시아버님이랑 사이가 안 좋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시아버님은 콧방귀 뀌시는 느낌인데 남편은 치를 떤달까요? 일단 어른이니까 대우해드리고는 있지만 조금이라도 이견이 있으면 바로 냉정한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아주버님이나 남편의 오랜 친구들 말을 들어봐도 사실인 것 같은데 제게 만큼은 정말 그 누구보다 따듯하신 분들입니다. 집안에 남자들밖에 없으셔서 그런지 정말 딸처럼 잘 대해주세요. 시댁을 가도 제가 눈치가 보여서 뭐라도 하려하면 가만 있으라며 남편 형제들을 시키십니다.

 

전 어릴적 부모님 두 분을 여의고 홀로 살아서 그런지 이런 분위기와 명절 때 다같이 모여서 있는 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정말 따듯한 느낌이에요.

 

특히 시어머님이랑 백화점을 갔는데 평소에 백화점을 다녀 본적이 없으시다면서 많이 어색해 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도 표정에 너무 좋아하시는 모습이 역력해 즐거워하셔서 저도 너무 즐겁고 정말 엄마랑 있는 것 처럼 행복했습니다. 아마 우리 엄마가 살아있으면 나랑 이렇게 데이트했겠지? 생각하니 괜히 또 짠하기도 하구요.

 

일단 저희는 결혼 준비도 시댁 도움없이 서로의 돈을 모아서 소소하게 치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전셋집에서 살림하구 있구요. 남편이 집안 돈 받으면 나중에 생색당한다면서 진저리친것도 있고 저도 저희 결혼은 저희가 스스로 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어 그렇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너무나 행복하고 즐겁게 큰싸움 한 번 없이 알콩달콩 잘 살고있는데요.

 

시댁을 보니 아주버님도 타지에 나가계시고 시부모님 두 분만 계시는데 너무 적적해 하시는 것 같아서 안쓰럽고 저도 저에게 너무 잘해주시는데다 그 가족같은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같이 살고 싶었습니다.

 

물론 시부모님께서 합가하자라는 말이나 눈치 이런 것 전혀 주신적 없구요. 순전히 제 생각과 의지였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전셋집말고 우리집을 가져야 나중에 아이키울때도 좋을 것 같으니 목돈을 만들기전까진 시댁과 합가하자고 말했습니다. 물론 나중에 아이를 낳아서 기를때 조부모와 함께 있으면 아이의 인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하구요.

 

그랬더니 남편 길길이 날뛰네요.

 

자기 숨막혀 죽고싶은 꼴 보고싶냐며 아버지랑 같이 있기 싫어가지고 대학다니면서부터 혼자살기 시작한 건데 그걸 다 알면서 그러냐고 처음으로 제 앞에서 흥분하며 소리도 질러댔습니다.

 

전 너무 놀라서 얼어가지고 아무말도 못하고 지켜만 봤는데 보통 같으면 그러고 잠시 뒤 미안하다 사과했을 남편이 잠도 같이 안 자고 홀로 쇼파에서 잤습니다.

 

이게 이정도까지의 일인가 싶은데 처음보는 모습에 저도 너무 당황스럽고 한편으로는 어떻게 저한테 저럴 수 있는지 속상한 마음도 듭니다.

 

상식적으로 말 한마디에 저렇게까지 염증을 느껴하는 듯한 반응이라니... 또 다르게 생각하면 정말 시아버님과 그정도였던 걸까 싶기도 하고 그 정도가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그래서 좀 이따 남편이 퇴근해서 들어오면 일단 제가 먼저 미안하다고 말을 건넬 생각인데 전 시아버님과 남편이 정말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대체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혹시 저와 같은 고민을 가지셨던 분들이 팁을 알려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