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무서운 첫사랑. 첫사랑이 그렇게 대수인가요?

콩콩콩2017.02.13
조회1,853

 

안녕하세요.

평범하게 살고 싶은 그냥 여자입니다.

 

엊그제,

저를 첫사랑이라고 칭하는 전남자친구에게서 또 연락이 왔습니다.

 

먼저 전남자친구와의 과거를 얘기해보자면.

대학교 1학년 동아리에서 만나 같은 과친구들과도 친해질 겨를 없이

매일매일을 붙어다녔고, 방학동안에도 매일 만날 만큼 서로 많이 좋아했습니다.

 

잘 만나던 시기에 그 친구가 군대를 가게 되었고,

첫 면회를 그 친구의 어머님과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면회시간이 끝나고 마중을 해주는데 울면 더 힘들어할까봐 꾹꾹 참고 있었는데

저를 보고 슬프게 우는 그 친구때문에 결국 서로 버스 창문을 두고 많이 울었던 것 같습니다.

버스가 출발하고 돌아오는 길에 그 친구 어머닌 우는 저를 타박하고 다그치시더라구요.

너가 울면 남친이가 힘든데 왜 울어! 울지마!

 

그 외에도 휴학해서 일하고 있는 저에게 전화해서 남친이랑 연락안된다며,

전화 좀 하라고 말하라고 너한텐 연락하는 거 다 알아.. ㅎㅎ

그래도 좀 가깝게 지냈다 생각했는데. 잘지내니?라는 말이 아닌 할말만 하시고 뚝ㅎㅎ

점점 나는 누구인가 싶더라구요. ㅎ

군대 가기 전에도 그 친구 어머니와 여동생때문에  힘들 때 참 많았는데

군대가니 더 힘들더라구요.

 

매일매일 모든 쉬는 시간을 저에게 전화거는 걸로 썼던 그 친구가 고맙고 좋았지만.

언젠가부터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고, 결국 헤어지자 했습니다.

군생활하는 그 친구에게 너무 많이 미안했지만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중간중간 발신자표시제한으로 연락이 오기도 했고,

제대날도 그렇게 연락이 왔었습니다.

그 친구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많이 미안했어요.

 

학교를 다시 복학했고,

저도 사정이 생겨 좀 더 길어졌던 휴학생활을 끝내고 복학을 하게 되면서

같은 시기에 학교를 다니게 되었어요.

 

학교생활을 시작하면서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단 연락이 왔었고,

보고싶단 연락이 왔습니다. 친구로라도 지내고 싶다고.

저한텐 남친이 있었고, 제 남친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너는 가능할 지 몰라도 난 전남친과 친구로 지내는 거 불가능하고 그럴 맘 없다 했습니다.

연락하지말아달라 했어요.

어떻게 알고선 제 소식에 대해서도 다 알고 있어서 놀라기도 했었고,

제 소식이 그 친구에 닿지 않길 바랬어요.

다시 만날 사이가 아니라면 굳이 들려주고 싶지 않았고,

듣고 싶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렇게 연락하곤 다신 연락 안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러고 나서도 1년에 한 두 번씩 왔었고, 졸업하기 전까지도 연락이 왔었어요. ㅎ

첫사랑이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만나는 사람이 있으면서도 잘 지내는 지 궁금하다고, 밥 한 번 먹자며..

여친도 괜찮다고 했답니다. 연상이여서 다 이해하는 척 한 건지.

대체 뭐가 괜찮은 건지 이해가 되지도 않았고,

정상적인 여자라면 아무렇지 않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고,

너 여친에 대한 예의도, 나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고 그만 연락하라고 했고,

잘 알겠다며 연락하지 않겠다 했습니다.

 

그렇게 연락은 마무리가 되었다고 생각했고,

졸업하고도 몇 년이 흘렀네요.

그리고나서 엊그제 모르는 사람한테서 카톡이 왔었어요.

제 이름을 부르며 잘 지내고 있어? 라고 하길래 누군가 들어가보고

프로필을 클릭했더니.. 그 친구..

흠. 모르겠어요. 그냥 그래도 정말 오랜만에 연락이 온거라

뭔가 했어요. 무슨 일인가 싶기도 했고..

 

그 다음은 그냥 카톡 내용으로 올릴게요.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 연락했지 ㅎㅎ'

'누군가했네. 왠일이야.ㅎ'

'그냥 궁금했어. 이전에도 궁금했는데 애매해서 연락을 못했어 ㅎㅎ'

'술마셨어?'

'아니'

'여친이랑 헤어졌어?'

'아니 그런 거 아니야 ㅎㅎ 궁금했어 잘 지내는지ㅎ'

'그것도 아니라면 내가 왜 궁금해 ㅎ 너가 나 기억해주는 거 정말 고마운데

너 여친이 알면 얼마나 화나고 속상하겠어. 기억으로만 뒀으면 좋겠고,

지금 여친한테 잘하고 연락 안했으면 좋겠어.'

'사실 나 결혼했어. ㅎ 햇수로 3년차야. 잘 지내면 됐어 ㅎ'

'그럼 더더욱 연락하면 안되는 거 아닌가? 아내 속상하게 하지말고

좋은 추억은 추억대로 두고 지금 니 사람한테 잘했으면 좋겠어.

너가 잘 지냈으면 좋겠고, 나 이제 궁금해하지말고 다신 연락하지말아줘.

이게 마지막이길 바란다.'

'그래.ㅎㅎ 너도 잘 지내.'

 

 

이렇게 대화가 끝났어요.

대화가 끝나니까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전 마음으로 딴 마음을 품고, 딴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도 바람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연락하는 건 더더욱 바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뭔가 내가 바람 핀 상대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고,

대체 첫사랑이 뭐가 그렇게 큰 대수라고 연락하지말라고 해도 계속 연락을 하고,

그렇게 그리워하는 건지.. 참..

추억은 추억으로 두는 게 전 가장 아름답다 생각해요.

오랜 시간 떨어져있다가 만나면 그 때 추억과 그 때 그 사람이 아니라 실망할 거라는 걸

알기때문에 더더욱 싫어요.

그렇게 못 잊겠으면 제대로 잡아보기라도 하던지.

그럴 용기가 아니라면 접던지..

저 때문에 정말 많이 힘들어했다는 얘기 들었고, 그래서 많이 미안했고.

그러다보니 연락오면 연락 좀 하지말라고 뭐라하면서도 마음이 아프기도 했어요.

 

이번엔.. 정말 많이 실망했고,

내가 알던 그 때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느꼈어요.

볼 생각없고, 연락하지말라는 얘기 뒤에야 결혼했다는 고백..

앞에서 뭐가 애매해서 못했다는 건가 했는데 ㅎㅎㅎ

그놈의 첫사랑이 이렇게 무서운가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제가 결혼할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도 그럴까요?

남자들한텐 그렇게 첫사랑이 잊혀지지가 않나요.?

진짜 무섭습니다.. 제가 저 아내같이 불쌍한 사람이 될까봐.

이젠 그 때 좋았던 추억도 썩 좋게 생각은 못할 것 같아요..

씁쓸하네요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