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 내 맘 한구석에는 행복했던 일이 많았지만 아픈 사람으로만 남아 있는 그녀.. 내 옆에 아직까지 나만을 이해해주는 멍청한 친구녀석만이 알고 있는 그녀..그리고 그 일들..
2002년 12월의 어느날..
그날은 기분이 너무도 좋을 만큼 햇살이 좋은 추운 겨울 날이었다..
어제 그녀 앞에서 한참을 울었던 나였기에 금방 일어나 욕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푸석푸석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날의 날씨만큼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을 만큼 내 기분도 모른 체 환하게 욕실을 비추고 있었다.
아까 핀 줄담배로 텁텁해진 입안 때문에 친구녀석이 끓여 놓은 북어국은 나의 식욕들을 유혹하기엔 부족했다. 그냥 그대로 샤워기에 몸을 맡기고 몸 구석구석을 흘러 내려가는 물줄기의 간지러움을 느꼈다. 오늘은 최대한 깔끔하게 씻어야 해.. 면도도 해야 하고 양복도 입어야 하고..와이셔츠는?? 아.. 친구 걸 입어야겠구나..
샤워를 하고 나 온 얼굴은 조금 전과는 다르게 얼굴에 약간의 빛이 났고 눈에도 생기가 도는 것 같았다. 친구녀석이 알고 그랬는지 모르고 그랬는지 방 한구석에 양복이 걸려져 있었다. 금방이라도 입고 갈 수 있는 듯한 잘 다려놓은 셔츠와 함께..
책상 위에 있던 전화벨이 울렸다. 그녀다.
잘 잤냐고..기분은 어떠냐고..괜찮겠냐고..오지 말라고..그런 모습 보여주기 싫다고..
그냥 난..괜찮다는 한마디로 그녀의 모든 말에 대답을 해버렸다.
조금 전에 어머니한테 전활 했단다. 자기 지금 떠나니까 공부 열심히 하고 1년 뒤에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 드리겠다면서 너무 늦지 않도록 하겠다고..
피식..웃음이 났다.
조금 있다 보자고 니 모습 보고 싶다며 전활 끊었다.
지하철에 내려 시계를 봤다..12시 40분..
20분정도 남았군..
****웨딩홀 4층:: 신부 : *** 신랑 : ***
오늘이 결혼식이다..그녀의..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전부가 되는 날..
내 것이 아니기에 감당해야 할 일들 중 가장 힘든 일..
말쑥하게 차려 입은 나는 축하하객들 속으로 쭉 빨려 들어갔다..
그땐 어떤 정신으로 거기 갔는지 모르지만..정신을 차렸을 땐 난 식장 중앙에 서 있었다.
그녀의 친구들과 그 사람의 친구들이 재잘재잘 떠드는 그 속에 난 서있었다.
그 당시 회사 개발팀 차장님과 부사장님이 보였다.
차장님 : 어?? 성우씨?? 왠일이야??
나 : 네..지나가다 들렸습니다..
차장님 : 그래?? 그럼 끝나고 밥이나 먹고 같이 먹고 가자..
나 : 네..
그녀가 저 앞에 보였다..
예전 아버지가 내게 이런 말을 한적이 있는 것 같다.
“여자 말이야..결혼할 때 제일 예쁘다..”
그래..눈이 부셨다..그 동안 생각해오던 내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비록 내 옆에 있는 그녀는 아니지만.. 눈이 부셨다.
그 사람 옆에 가기 위해 그녀가 내 앞에 섰다..
그리곤 조금씩..조금씩..조금씩..내게서 멀어져 간다..점점..
이어지는 주례사..그녀의 그 사람이 골똘히 생각해서 준비한 것 같은 여러가지 이벤트들..
일흔이 되어 보이는 주례사가 그녀에게 묻는다..
평생을 사랑하며 살거냐고..
그녀가 간결하게 대답한다.
네..
..살짝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머금는 것 같다.
.
.
.
.
.
나 : 민정(그녀를 민정이라 하겠다)씨 디자인 다 됐어요??
민정 : 네. 곧 줄께요
나 : 빨리줘요. 민정씨 땜시 검수 늦어지잖아요..ㅎㅎ
민정 : ^^ 자요. 받으세요.
그녀와 나는 한 회사에 같은 팀에 일하는 동료다.
그때 내 나이 23살 그녀 나이 27살 4살 많은 누나였다. 막내 동생이 나랑 동갑이라면서 그녀는 날 잘 챙겨줬고 지방에서 혼자 올라와 자취를 하면서 특례생활을 하고 있던 나로서는 그런 관심이 싫지는 않았다. 아니 고마웠다.
차가 있던 그녀는 집에 가는 방향이 같은 방향은 아니지만 데려다 주는 일이 많았고 그러면서 같이 저녁을 먹는 날도 많아졌다. 혼자 먹는 거 안쓰럽다며 오늘은 이거 먹자..저거 먹자..혼자 사니까 누나(사무실 밖에선 누나라고 한다)가 고기 사줄 때 많이 먹어둬..^^
난 장남이다. 그리고 밑에 남동생 하나밖에 없다. 그래서 항상 어릴 때 부터 누나가 있는 친구녀석들이 부러웠다. 누나가 물건이 아니지만 그땐 누나를 갖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 가지는가 보다 그래 생각했다.그렇게 하루 하루 지나면서 1년을 같이 보냈고 나의 군대생활도 2년째가 되어 간다.
언제부터인가 그녀랑 술을 마시는 일이 잦아 졌다.
한번..두번..한잔..두잔..그에 따라 내 주량도 조금씩 늘어난다.
어김없는 일상의 저녁이 왔다.
한동안 그녀가 바빴는지 저녁엔 거의 만나 질 못했다. 그래서인지 은근히 그날은 같이 저녁 먹자고 떼쓰고 싶어졌다.
내 맘을 알았는지 메신저로 메시지가 왔다.
그녀 : 모해??^^
나 : 얼굴 잊어 먹겠어요..--;;
그녀 : 그래??^^ 그럼 오늘은 술 한잔 할래??
나 : 좋아요^^
그녀와 자주 가던 호프 집을 갔다. 저녁식사가 될 만한 걸로 안주를 시키고 주섬주섬 먹으면서 얘기를 이끌어 갔다. 요즘은 바빠 보인다는 둥.. 안색이 별로인 것 같다는 둥.. 두서 없는 말들을 늘어 놀았다.
갑자기 내 앞에서 운다. 그 사람이 마구 운다.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우는 그녀를 어떻게 해줄 수 없었다.
난 우는 여자를 달래준 적이 없다. 내 앞에서 그렇게 운 사람도 없었지만..
아마 그 사람 때문인 것 같다.
그녀에겐 결혼할 남자가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집안끼리 알고 지내는 그리고 결혼까지 정해놓은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공부나 병역문제 때문에 그녀가 대학교 다닐 때 외국으로 나갔다. 그래서 엄연히 말하면 한국국적이 아닌 다른 국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 남잔 그녀가 대학교 1학년 때 결혼약속을 하고 고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10년을 그녈 기다리게 했다. 1년에 한 두번 정도 들어와 머물다 가는 정도로 그녀에게 할 도리를 다 한다고 생각하는 그 정도의 남자였다.
그 남자 때문에 많이 힘든가 보다.
기다림에 지쳐..많이 지쳐..이제는 더 이상 기다릴 힘이 없단다..
그렇게 운다. 내 앞에서 운다.
그런데 달래 줄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도.. 뭘 해야 할지도..
그냥 한참을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을 계속..
그녀가 갑자기 웃는다. 내 앞에서 못 보이는 모습이 없다고..
한잔하자고..오늘 죽어보자고..
들이키는 한잔 술이 씁쓸하다.. 술이..
술이 항상 이렇다면 끊을 수도 있겠다.. 그 술이란 놈을..
그리고 몇 마디..술 주정 같은 몇 마디..
널 보면 편안해..살아 있는 것 같아..아직 숨을 쉬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해….미안해..
미안해(??) 갑자기 이해 할 수 없는 단어였다.
그녀 옆에 좀 더 가까운 사람으로 있고 싶어졌다. 언제까지가 될 진 모르겠지만 끝이 보이는 그런 시한부 같은 사랑이겠지만 하고 싶어졌다. 그게 내 평생의 후회가 될 짓이라도..
그 순간..그 상황만큼은 세계 최고의 바보가 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다.
비웃는 듯이 환하게 비추고 있는 천장의 형광등 빛이 눈이 부시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누운 나다.
왠지 오늘은 쉽게 잠을 이룰 수 가 없을 것 같다.
다 알고 있었던 일이라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충은 알고 있었던 일이라도 눈 앞에서 듣는 것은 보는 것은 생각보다 오래갔다. 그리고 오래 갈 것이다.
오빠는 항상 동생을 잘 챙겨야 한다. 연인들끼리 서로가 챙겨주는 것 이상으로..
그날부터 난 그녀에게 오빠 같은 존재가 되기로 했다. 그녀가 허락하는 오빠가 되었다.
그렇게 해서 그녀 옆에 있기로 한 건 4월달..
그 일이 생길 때 까지는 다른 연인과 별반 차이 없다.
사랑하고..헤이지면 보고 싶고..안고 싶고..만지고 싶고..애틋하고..
그리고..그 날..
그 날도 마찬가지로 그녀의 차를 내가 운전을 하고 근처 마트에 들러 찬거리를 사고 집으로 왔었다. 그때가 9월이었다. 아직 무더위가 가시기 전이라 집에 들어선 난 부랴부랴 욕실에 샤워를 하러 갔다. 같이 사는 친구녀석은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고 그녀는 주방으로 뛰어 들어가 수라상이라도 차릴 듯한 기세로 부엌과 씨름하고 있었다.
소설..같은 내얘기..
그때 보단 조금은 늙어 보이는 내 모습에 세월의 흘렀음을 느끼는 오늘입니다.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 내 맘 한구석에는 행복했던 일이 많았지만 아픈 사람으로만 남아 있는 그녀.. 내 옆에 아직까지 나만을 이해해주는 멍청한 친구녀석만이 알고 있는 그녀..그리고 그 일들..
2002년 12월의 어느날..
그날은 기분이 너무도 좋을 만큼 햇살이 좋은 추운 겨울 날이었다..
어제 그녀 앞에서 한참을 울었던 나였기에 금방 일어나 욕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푸석푸석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날의 날씨만큼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을 만큼 내 기분도 모른 체 환하게 욕실을 비추고 있었다.
아까 핀 줄담배로 텁텁해진 입안 때문에 친구녀석이 끓여 놓은 북어국은 나의 식욕들을 유혹하기엔 부족했다. 그냥 그대로 샤워기에 몸을 맡기고 몸 구석구석을 흘러 내려가는 물줄기의 간지러움을 느꼈다. 오늘은 최대한 깔끔하게 씻어야 해.. 면도도 해야 하고 양복도 입어야 하고..와이셔츠는?? 아.. 친구 걸 입어야겠구나..
샤워를 하고 나 온 얼굴은 조금 전과는 다르게 얼굴에 약간의 빛이 났고 눈에도 생기가 도는 것 같았다. 친구녀석이 알고 그랬는지 모르고 그랬는지 방 한구석에 양복이 걸려져 있었다. 금방이라도 입고 갈 수 있는 듯한 잘 다려놓은 셔츠와 함께..
책상 위에 있던 전화벨이 울렸다. 그녀다.
잘 잤냐고..기분은 어떠냐고..괜찮겠냐고..오지 말라고..그런 모습 보여주기 싫다고..
그냥 난..괜찮다는 한마디로 그녀의 모든 말에 대답을 해버렸다.
조금 전에 어머니한테 전활 했단다. 자기 지금 떠나니까 공부 열심히 하고 1년 뒤에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 드리겠다면서 너무 늦지 않도록 하겠다고..
피식..웃음이 났다.
조금 있다 보자고 니 모습 보고 싶다며 전활 끊었다.
지하철에 내려 시계를 봤다..12시 40분..
20분정도 남았군..
****웨딩홀 4층:: 신부 : *** 신랑 : ***
오늘이 결혼식이다..그녀의..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전부가 되는 날..
내 것이 아니기에 감당해야 할 일들 중 가장 힘든 일..
말쑥하게 차려 입은 나는 축하하객들 속으로 쭉 빨려 들어갔다..
그땐 어떤 정신으로 거기 갔는지 모르지만..정신을 차렸을 땐 난 식장 중앙에 서 있었다.
그녀의 친구들과 그 사람의 친구들이 재잘재잘 떠드는 그 속에 난 서있었다.
그 당시 회사 개발팀 차장님과 부사장님이 보였다.
차장님 : 어?? 성우씨?? 왠일이야??
나 : 네..지나가다 들렸습니다..
차장님 : 그래?? 그럼 끝나고 밥이나 먹고 같이 먹고 가자..
나 : 네..
그녀가 저 앞에 보였다..
예전 아버지가 내게 이런 말을 한적이 있는 것 같다.
“여자 말이야..결혼할 때 제일 예쁘다..”
그래..눈이 부셨다..그 동안 생각해오던 내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비록 내 옆에 있는 그녀는 아니지만.. 눈이 부셨다.
그 사람 옆에 가기 위해 그녀가 내 앞에 섰다..
그리곤 조금씩..조금씩..조금씩..내게서 멀어져 간다..점점..
이어지는 주례사..그녀의 그 사람이 골똘히 생각해서 준비한 것 같은 여러가지 이벤트들..
일흔이 되어 보이는 주례사가 그녀에게 묻는다..
평생을 사랑하며 살거냐고..
그녀가 간결하게 대답한다.
네..
..살짝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머금는 것 같다.
.
.
.
.
.
나 : 민정(그녀를 민정이라 하겠다)씨 디자인 다 됐어요??
민정 : 네. 곧 줄께요
나 : 빨리줘요. 민정씨 땜시 검수 늦어지잖아요..ㅎㅎ
민정 : ^^ 자요. 받으세요.
그녀와 나는 한 회사에 같은 팀에 일하는 동료다.
그때 내 나이 23살 그녀 나이 27살 4살 많은 누나였다. 막내 동생이 나랑 동갑이라면서 그녀는 날 잘 챙겨줬고 지방에서 혼자 올라와 자취를 하면서 특례생활을 하고 있던 나로서는 그런 관심이 싫지는 않았다. 아니 고마웠다.
차가 있던 그녀는 집에 가는 방향이 같은 방향은 아니지만 데려다 주는 일이 많았고 그러면서 같이 저녁을 먹는 날도 많아졌다. 혼자 먹는 거 안쓰럽다며 오늘은 이거 먹자..저거 먹자..혼자 사니까 누나(사무실 밖에선 누나라고 한다)가 고기 사줄 때 많이 먹어둬..^^
난 장남이다. 그리고 밑에 남동생 하나밖에 없다. 그래서 항상 어릴 때 부터 누나가 있는 친구녀석들이 부러웠다. 누나가 물건이 아니지만 그땐 누나를 갖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 가지는가 보다 그래 생각했다.그렇게 하루 하루 지나면서 1년을 같이 보냈고 나의 군대생활도 2년째가 되어 간다.
언제부터인가 그녀랑 술을 마시는 일이 잦아 졌다.
한번..두번..한잔..두잔..그에 따라 내 주량도 조금씩 늘어난다.
어김없는 일상의 저녁이 왔다.
한동안 그녀가 바빴는지 저녁엔 거의 만나 질 못했다. 그래서인지 은근히 그날은 같이 저녁 먹자고 떼쓰고 싶어졌다.
내 맘을 알았는지 메신저로 메시지가 왔다.
그녀 : 모해??^^
나 : 얼굴 잊어 먹겠어요..--;;
그녀 : 그래??^^ 그럼 오늘은 술 한잔 할래??
나 : 좋아요^^
그녀와 자주 가던 호프 집을 갔다. 저녁식사가 될 만한 걸로 안주를 시키고 주섬주섬 먹으면서 얘기를 이끌어 갔다. 요즘은 바빠 보인다는 둥.. 안색이 별로인 것 같다는 둥.. 두서 없는 말들을 늘어 놀았다.
갑자기 내 앞에서 운다. 그 사람이 마구 운다.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우는 그녀를 어떻게 해줄 수 없었다.
난 우는 여자를 달래준 적이 없다. 내 앞에서 그렇게 운 사람도 없었지만..
아마 그 사람 때문인 것 같다.
그녀에겐 결혼할 남자가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집안끼리 알고 지내는 그리고 결혼까지 정해놓은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공부나 병역문제 때문에 그녀가 대학교 다닐 때 외국으로 나갔다. 그래서 엄연히 말하면 한국국적이 아닌 다른 국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 남잔 그녀가 대학교 1학년 때 결혼약속을 하고 고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10년을 그녈 기다리게 했다. 1년에 한 두번 정도 들어와 머물다 가는 정도로 그녀에게 할 도리를 다 한다고 생각하는 그 정도의 남자였다.
그 남자 때문에 많이 힘든가 보다.
기다림에 지쳐..많이 지쳐..이제는 더 이상 기다릴 힘이 없단다..
그렇게 운다. 내 앞에서 운다.
그런데 달래 줄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도.. 뭘 해야 할지도..
그냥 한참을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을 계속..
그녀가 갑자기 웃는다. 내 앞에서 못 보이는 모습이 없다고..
한잔하자고..오늘 죽어보자고..
들이키는 한잔 술이 씁쓸하다.. 술이..
술이 항상 이렇다면 끊을 수도 있겠다.. 그 술이란 놈을..
그리고 몇 마디..술 주정 같은 몇 마디..
널 보면 편안해..살아 있는 것 같아..아직 숨을 쉬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해….미안해..
미안해(??) 갑자기 이해 할 수 없는 단어였다.
그녀 옆에 좀 더 가까운 사람으로 있고 싶어졌다. 언제까지가 될 진 모르겠지만 끝이 보이는 그런 시한부 같은 사랑이겠지만 하고 싶어졌다. 그게 내 평생의 후회가 될 짓이라도..
그 순간..그 상황만큼은 세계 최고의 바보가 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다.
비웃는 듯이 환하게 비추고 있는 천장의 형광등 빛이 눈이 부시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누운 나다.
왠지 오늘은 쉽게 잠을 이룰 수 가 없을 것 같다.
다 알고 있었던 일이라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충은 알고 있었던 일이라도 눈 앞에서 듣는 것은 보는 것은 생각보다 오래갔다. 그리고 오래 갈 것이다.
오빠는 항상 동생을 잘 챙겨야 한다. 연인들끼리 서로가 챙겨주는 것 이상으로..
그날부터 난 그녀에게 오빠 같은 존재가 되기로 했다. 그녀가 허락하는 오빠가 되었다.
그렇게 해서 그녀 옆에 있기로 한 건 4월달..
그 일이 생길 때 까지는 다른 연인과 별반 차이 없다.
사랑하고..헤이지면 보고 싶고..안고 싶고..만지고 싶고..애틋하고..
그리고..그 날..
그 날도 마찬가지로 그녀의 차를 내가 운전을 하고 근처 마트에 들러 찬거리를 사고 집으로 왔었다. 그때가 9월이었다. 아직 무더위가 가시기 전이라 집에 들어선 난 부랴부랴 욕실에 샤워를 하러 갔다. 같이 사는 친구녀석은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고 그녀는 주방으로 뛰어 들어가 수라상이라도 차릴 듯한 기세로 부엌과 씨름하고 있었다.
딩동~~딩동~~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가 샤워기의 물줄기 사이 흐릿하게 들렸다.
딩동~~딩동~~
친구가 누구냐고 문 앞에서 소릴 질렀다..
.. .. ..
딩동~~딩동~~
계속 이어지는 초인종 소리..
너무 시끄러운 터라 나도 욕실에 고개를 빼꼼 내밀고 보고 있었다.
친구가 약간의 성질을 내며 문을 열었다.
내가 보기엔 우리 부모님 연세정도 되는 건장한 남자와 여자가 불쑥 들어왔다.
친구가 다시 화를 내며 “누구시냐구요” 물었다.
그 순간..
내 친구와 난 그녀에게 고개를 돌렸다...
약간의 미동도 느껴지는 않는 그녀..그녀는 얼어 있었다
그녀의 입술이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그 건장한 사내를 향해 살짝 움직였다.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