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다니다가 단기유학 하고 와서 졸업 후에 바로 취업했는데 직장 내에 너무너무 괜찮은 사람이 있어서 짝사랑하며 쫓아다니다가 이제 겨우 썸? 타게 됐는데 요즘 들어 점점 자신이 없습니다...ㅠㅠ
남자는 같은 회사지만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주임입니다.
3살 차이고요. 편하게 주임님이라 할게요.
제가 작년에 처음 입사하고나서 간간이 지나가며 얼굴만 보던 사이였는데 저희부서뿐 아니라 회사 내에서 평이 정말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남직원들이 자기들끼리 있을 때 하는 얘기까지야 모르겠지만 적어도 같이 모여있는 자리에서는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입모아서 칭찬밖에 안하는 사람이었어요.
솔로라서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았습니다.
술, 담배 안하고 한번도 근태로 말 나온 적 없고(주임님은 작년 기준 입사2년차였어요) 예의도 바르고 선도 잘 지키고 일도 정말 잘한다고 다들 칭찬만 하길래 진짜 이런 사람이 있긴 하구나..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외모는 사실 남자답게 굵직한 얼굴은 아니고 곱상한 귀염상?에 가까운데 얼굴은 준수한 편이지만 무표정하고 키가 꽤 작다고 생각했었어요. 옷은 정말 깔끔하게 잘 입고요. 그냥 제가 보고 느끼는 인상은 여기까지였습니다.
좋아하게 된 건 아주 사소한 일들이 쌓이고 쌓여서 그렇게 된 건데 인상에 강하게 남은 일만 쓰자면... 입사한지 얼마되지 않아 점심시간에 회사를 나와서 식당으로 가고 있었어요. 같은 팀 선임언니랑 같이요.
점심시간이 동일하고 가는 곳이 거기서 거기로 일정해서 주임님이랑 가는 길이 겹쳤는데 그 분도 동료랑 같이 있었구요. 회사가 지하철 역이랑 가까워서 역 앞을 지나가는데 앞에 야채바구니를 내놓고 할머니가 앉아계셨어요. 근데 주임님이 거기서 멈춰서더니 지갑을 꺼내서 여러가지 사더라구요.
할머니한테 웃으면서 뭐라뭐라하는데 멀어서 하나도 안 들리고 웃는 표정이 가슴에 박히는 느낌? 모른척 지나가는데 괜히 좀 달라보이고... 정말 사소하죠;;
또... 회사 전체회식날에 고기집에서 아저씨 무리가 괜히 시비를 붙여온 적이 있는데 저희테이블이 그 근처였거든요. 다들 왁자지껄 정신없고 가까운 데 있는 저랑 제 선임언니는 점점 더 무서운데 아저씨들은 저희가 무시한다 생각했는지 소리를 점점 크게 지르시더라고요. 여기를 니네만 쓰냐 뭐 이런식이었던 것 같아요. 그 와중에 저희팀 남자들은 야, 무시해무시해 술취해서 그래 어차피 금방 가 이런식으로 지들끼리 입만 털구요.
근데 그 때 주임님이 자기테이블에서 저희쪽으로 오셔서 아저씨들한테 조곤조곤 말하면서 말리더라구요. 뭐, 저희가 좀 시끄러워도 회식자리라 이해 부탁드린다느니...아무리 그래도 아가씨들 있는데 이러시면 안 된다느니... 막 엄청나게 저자세도 아니고 약간 화난듯 침착한? 그 때 알았는데 목소리도 외모에 비해 은근히 굵었어요. 주임님이 아저씨들 테이블까지 같이 끌어가 앉히고 술 몇 잔 따르니까 바로 조용해졌습니다.
저희한테 가타부타 말없이 다시 자기 자리로 가더니 아무렇지 않게 동료들이랑 얘기하더라구요. 술을 안하는건지 못하는건진 모르겠지만 1잔만 마시고 안 마시는 것 같았어요. 회식끝나고 남자들이 남자끼리 한잔 더하자고 막 그러는데도 안 따라가는 것도 봤어요.
이런 일들이 조금씩 쌓여서 어느새 제가 주임님에게 호감이 많이 생기게 됐어요. 기회를 노리다가 회식날 선임언니가 도와줘서 그 분이랑 같은 택시를 타게 됐는데 "어디서 내리면 편해요?" 이렇게 챙겨주고 내릴 때 다 되어가니까 "여기서 내려도 돼요? 집 가까워요?" 하더니 안되겠다고 같이 내려서 빌라 들어가는 거까지 봐주셨어요. 저 불편하다고 멀찍이서요. 그리고 제가 가고 다시 택시잡아 가시고...
기회다싶어 그 다음날 문자로 xx팀 ㅇㅇ인데 어제 정말 감사했다 보냈는데 "당연한 거죠, 괜찮습니다." 하고 끝... 몇시간 후에 용기내서 식사 한번 대접하고 싶다니까 그럴 일 아니라고, 정말 괜찮다고 하고 또 끝... 이 날은 여기서 끝냈고 다른 부서 언니들이랑 얘기하니까 원래 철벽남으로 유명하다하더라구요. ㅠㅠ 이 때부터 제가 좀 오기? 생겨서 티가나든 안나든 들이 댄 거 같아요. 온갖 핑계 대가면서요.
아무튼 길어지니까 다 자르고 결국 며칠 안가서 호감이 있다, 급하게 시작하지 않더라도 알아가고 싶다 고백을 했고 그제야 얼굴 맞댔습니다.
그 때 주임님이 얘기한 게 죽은 전 여자친구 얘기였어요.
원래는 20살 때부터 절친하게 지낸 여사친이었대요. 같은 학과였는데 안고 있는 문제가 비슷해 고민들어주다보니 친해졌고 학생회 임원까지 같이 하다보니 엄청 가까워졌대요. 둘이 사상이나 사소한 취향, 가치관 이런게 너무 잘 맞아서 정말 소중한 친구였다고... 오죽했으면 주임님 이름이 김철수, 여자분 이름이 이영희라고 치면 주임님보고는 남자 이영희라고 놀리고, 그 여자분보고는 여자 김철수라고 불렀다고... 엮이기도 엄청 엮였지만 소중한 친구라고만 생각했는데 주임님이 군대있을 때 이 여자분이 너무 보고싶어서 좋아하는구나 깨달았다고 했어요.
군대에선 어떻게든 참고 휴가나와서마다 보고 전역한 후에 바로 고백했는데 여자분이 거절해서 알았다하고 거리 두고 지내면서 1년 넘게 그냥 기다렸다 하더라구요. 결국엔 사귀게 됐고 너무 좋아서 주임님이 학교 졸업하고 취업하면 바로 결혼할 생각이었는데 주임님 취업 직후에 여자분이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했습니다.
여기까지 얘기하고 그러시더라구요.
"전 앞으로 누굴 만날 계획이 없어요. 그럴 자신도 없구요."
여자분 장례식 때 그렇게 다짐했다고 하시더라구요. 한평생 누구를 옆에 두지 않을 거라고. 그러면서 ㅇㅇ씨가 나를 좋게 봐줘서 고맙다, 앞으로 좋은 동료사이로 필요할 때 도움 줄 수 있었음 좋겠다 하시고 밥만 사주셨어요.
근데 제가 그러고도 도저히 포기가 안 돼서.... 이미 마음이 너무 커서 ㅠㅠ 그냥 계속 들러붙었어요. 밥이라도 먹자, 차라도 마시자, 얘기만 좀 들어달라... 제가 잘못한 거 알아요. 하지만 그 땐 정말 눈에 뵈는게 없었던 거 같아요.
처음엔 이렇게 사적으로 만나기 시작하면 회사에서 이미지가 나빠진다고 제 걱정을 하면서 거절하고, 어린데 더 좋은 남자 만나라며 거절하고... 막 거절하다가 제가 회식 파하고 울고불며 전화도 하고 하니까 그냥...밥 정도는 같이 먹는 사이가 됐어요. 진짜 말 그대로 얘기만 했지만.
회사얘기, 학교얘기, 승진얘기, 사회이슈얘기 등등 진짜 별 쓰잘데기 없는 얘기도 하고 제 고민상담도 하고... 만날수록 저는 마음이 자꾸 자라만 갔어요.
주임님은 제가 봐온 남자들 중 최고로 정말, 정말정말 괜찮은 남자였어요... 남얘기 스쳐가는 식으로라도 한 번을 안하고, 집도 굉장히 단란하고 유쾌하고(부모님과 통화를 자주하는데 너무 다정해요) 여성차별문제 같은 것도 너무 깨어있어서 오히려 제가 편견이 많이 깨졌어요. 취미가 요리랑 독서라 아는 것도 정말 많고 누나가 있어서인지 엄청 세심하구요.
이런식으로 만남을 이어가다가 결국 어느날 뭘 결심한건지 주임님이 이런 식으로 만나는 건 ㅇㅇ씨에게 못할 짓 같다, 나는 그 전 여자친구를 잊을 수 없고, 잊을 맘도 없다. 그래도 정말 괜찮겠느냐 이래서 바로 난 괜찮다고 대답했어요. 그 때부터 사귀는 건 아니지만 썸? 타게 됐구요. 연락도 정말 잘해요. 맞춤법 같은 것도 기본이고... 근데 가까워질수록 그늘이 보이더라구요.
가령 새벽에 악몽을 꾸고 깬다던지... 가끔 어디어디가 여행가기 참 좋다더라 하면 그 순간 표정이 어두워진다던지... 잘 있다가도 멍하니 뭔가 딴 생각에 골몰해 있기도 하구요. 썸 타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사람 맘 참 간사하다고 점점 서운하더라구요. 지금은 거의 최고조예요... 어느정도냐면 그 여자분을 질투해요....ㅠㅠ 이미 이 세상에 있지도 않은 사람을요. 이런 제가 너무 싫은데 어쩔 수가 없어요.
친구한테 털어놓으니까 친구는 미쳤냐고 그 남자 평생 그럴건데 정말 감당할 자신있냐고, 너 지금 정식으로 사귀는 거 아닌데도 이 지경인데 사귀기라도 하면 너만 고생한다고... 이렇게 뜯어말려요. 이게 글을 쓰게 된 이유고요...ㅠㅠ
전 근데 도저히 포기가 안되거든요... 제가 결혼을 생각한다면 상대는 주임님말곤 없을 것 같아요.
정말 한평생 못 잊을까요...??? 제가 조금 참고 기다리면, 저랑 보내는 시간이 그 여자분과 함께한 시간보다 길어지면 그 땐 절 더 사랑해주지 않을까요?? ㅠㅠ 아니면 정말 더 깊어지기 전에 그만두어야 할까요....???
죽은 전 여자친구를 못 잊는 남자... 포기해야 될까요(스압)
안녕하세요, 직장다니는 26 흔녀입니다.
대학 다니다가 단기유학 하고 와서 졸업 후에 바로 취업했는데 직장 내에 너무너무 괜찮은 사람이 있어서 짝사랑하며 쫓아다니다가 이제 겨우 썸? 타게 됐는데 요즘 들어 점점 자신이 없습니다...ㅠㅠ
남자는 같은 회사지만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주임입니다.
3살 차이고요. 편하게 주임님이라 할게요.
제가 작년에 처음 입사하고나서 간간이 지나가며 얼굴만 보던 사이였는데 저희부서뿐 아니라 회사 내에서 평이 정말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남직원들이 자기들끼리 있을 때 하는 얘기까지야 모르겠지만 적어도 같이 모여있는 자리에서는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입모아서 칭찬밖에 안하는 사람이었어요.
솔로라서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았습니다.
술, 담배 안하고 한번도 근태로 말 나온 적 없고(주임님은 작년 기준 입사2년차였어요) 예의도 바르고 선도 잘 지키고 일도 정말 잘한다고 다들 칭찬만 하길래 진짜 이런 사람이 있긴 하구나..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외모는 사실 남자답게 굵직한 얼굴은 아니고 곱상한 귀염상?에 가까운데 얼굴은 준수한 편이지만 무표정하고 키가 꽤 작다고 생각했었어요. 옷은 정말 깔끔하게 잘 입고요. 그냥 제가 보고 느끼는 인상은 여기까지였습니다.
좋아하게 된 건 아주 사소한 일들이 쌓이고 쌓여서 그렇게 된 건데 인상에 강하게 남은 일만 쓰자면... 입사한지 얼마되지 않아 점심시간에 회사를 나와서 식당으로 가고 있었어요. 같은 팀 선임언니랑 같이요.
점심시간이 동일하고 가는 곳이 거기서 거기로 일정해서 주임님이랑 가는 길이 겹쳤는데 그 분도 동료랑 같이 있었구요. 회사가 지하철 역이랑 가까워서 역 앞을 지나가는데 앞에 야채바구니를 내놓고 할머니가 앉아계셨어요. 근데 주임님이 거기서 멈춰서더니 지갑을 꺼내서 여러가지 사더라구요.
할머니한테 웃으면서 뭐라뭐라하는데 멀어서 하나도 안 들리고 웃는 표정이 가슴에 박히는 느낌? 모른척 지나가는데 괜히 좀 달라보이고... 정말 사소하죠;;
또... 회사 전체회식날에 고기집에서 아저씨 무리가 괜히 시비를 붙여온 적이 있는데 저희테이블이 그 근처였거든요. 다들 왁자지껄 정신없고 가까운 데 있는 저랑 제 선임언니는 점점 더 무서운데 아저씨들은 저희가 무시한다 생각했는지 소리를 점점 크게 지르시더라고요. 여기를 니네만 쓰냐 뭐 이런식이었던 것 같아요. 그 와중에 저희팀 남자들은 야, 무시해무시해 술취해서 그래 어차피 금방 가 이런식으로 지들끼리 입만 털구요.
근데 그 때 주임님이 자기테이블에서 저희쪽으로 오셔서 아저씨들한테 조곤조곤 말하면서 말리더라구요. 뭐, 저희가 좀 시끄러워도 회식자리라 이해 부탁드린다느니...아무리 그래도 아가씨들 있는데 이러시면 안 된다느니... 막 엄청나게 저자세도 아니고 약간 화난듯 침착한? 그 때 알았는데 목소리도 외모에 비해 은근히 굵었어요. 주임님이 아저씨들 테이블까지 같이 끌어가 앉히고 술 몇 잔 따르니까 바로 조용해졌습니다.
저희한테 가타부타 말없이 다시 자기 자리로 가더니 아무렇지 않게 동료들이랑 얘기하더라구요. 술을 안하는건지 못하는건진 모르겠지만 1잔만 마시고 안 마시는 것 같았어요. 회식끝나고 남자들이 남자끼리 한잔 더하자고 막 그러는데도 안 따라가는 것도 봤어요.
이런 일들이 조금씩 쌓여서 어느새 제가 주임님에게 호감이 많이 생기게 됐어요. 기회를 노리다가 회식날 선임언니가 도와줘서 그 분이랑 같은 택시를 타게 됐는데 "어디서 내리면 편해요?" 이렇게 챙겨주고 내릴 때 다 되어가니까 "여기서 내려도 돼요? 집 가까워요?" 하더니 안되겠다고 같이 내려서 빌라 들어가는 거까지 봐주셨어요. 저 불편하다고 멀찍이서요. 그리고 제가 가고 다시 택시잡아 가시고...
기회다싶어 그 다음날 문자로 xx팀 ㅇㅇ인데 어제 정말 감사했다 보냈는데 "당연한 거죠, 괜찮습니다." 하고 끝... 몇시간 후에 용기내서 식사 한번 대접하고 싶다니까 그럴 일 아니라고, 정말 괜찮다고 하고 또 끝... 이 날은 여기서 끝냈고 다른 부서 언니들이랑 얘기하니까 원래 철벽남으로 유명하다하더라구요. ㅠㅠ 이 때부터 제가 좀 오기? 생겨서 티가나든 안나든 들이 댄 거 같아요. 온갖 핑계 대가면서요.
아무튼 길어지니까 다 자르고 결국 며칠 안가서 호감이 있다, 급하게 시작하지 않더라도 알아가고 싶다 고백을 했고 그제야 얼굴 맞댔습니다.
그 때 주임님이 얘기한 게 죽은 전 여자친구 얘기였어요.
원래는 20살 때부터 절친하게 지낸 여사친이었대요. 같은 학과였는데 안고 있는 문제가 비슷해 고민들어주다보니 친해졌고 학생회 임원까지 같이 하다보니 엄청 가까워졌대요. 둘이 사상이나 사소한 취향, 가치관 이런게 너무 잘 맞아서 정말 소중한 친구였다고... 오죽했으면 주임님 이름이 김철수, 여자분 이름이 이영희라고 치면 주임님보고는 남자 이영희라고 놀리고, 그 여자분보고는 여자 김철수라고 불렀다고... 엮이기도 엄청 엮였지만 소중한 친구라고만 생각했는데 주임님이 군대있을 때 이 여자분이 너무 보고싶어서 좋아하는구나 깨달았다고 했어요.
군대에선 어떻게든 참고 휴가나와서마다 보고 전역한 후에 바로 고백했는데 여자분이 거절해서 알았다하고 거리 두고 지내면서 1년 넘게 그냥 기다렸다 하더라구요. 결국엔 사귀게 됐고 너무 좋아서 주임님이 학교 졸업하고 취업하면 바로 결혼할 생각이었는데 주임님 취업 직후에 여자분이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했습니다.
여기까지 얘기하고 그러시더라구요.
"전 앞으로 누굴 만날 계획이 없어요. 그럴 자신도 없구요."
여자분 장례식 때 그렇게 다짐했다고 하시더라구요. 한평생 누구를 옆에 두지 않을 거라고. 그러면서 ㅇㅇ씨가 나를 좋게 봐줘서 고맙다, 앞으로 좋은 동료사이로 필요할 때 도움 줄 수 있었음 좋겠다 하시고 밥만 사주셨어요.
근데 제가 그러고도 도저히 포기가 안 돼서.... 이미 마음이 너무 커서 ㅠㅠ 그냥 계속 들러붙었어요. 밥이라도 먹자, 차라도 마시자, 얘기만 좀 들어달라... 제가 잘못한 거 알아요. 하지만 그 땐 정말 눈에 뵈는게 없었던 거 같아요.
처음엔 이렇게 사적으로 만나기 시작하면 회사에서 이미지가 나빠진다고 제 걱정을 하면서 거절하고, 어린데 더 좋은 남자 만나라며 거절하고... 막 거절하다가 제가 회식 파하고 울고불며 전화도 하고 하니까 그냥...밥 정도는 같이 먹는 사이가 됐어요. 진짜 말 그대로 얘기만 했지만.
회사얘기, 학교얘기, 승진얘기, 사회이슈얘기 등등 진짜 별 쓰잘데기 없는 얘기도 하고 제 고민상담도 하고... 만날수록 저는 마음이 자꾸 자라만 갔어요.
주임님은 제가 봐온 남자들 중 최고로 정말, 정말정말 괜찮은 남자였어요... 남얘기 스쳐가는 식으로라도 한 번을 안하고, 집도 굉장히 단란하고 유쾌하고(부모님과 통화를 자주하는데 너무 다정해요) 여성차별문제 같은 것도 너무 깨어있어서 오히려 제가 편견이 많이 깨졌어요. 취미가 요리랑 독서라 아는 것도 정말 많고 누나가 있어서인지 엄청 세심하구요.
이런식으로 만남을 이어가다가 결국 어느날 뭘 결심한건지 주임님이 이런 식으로 만나는 건 ㅇㅇ씨에게 못할 짓 같다, 나는 그 전 여자친구를 잊을 수 없고, 잊을 맘도 없다. 그래도 정말 괜찮겠느냐 이래서 바로 난 괜찮다고 대답했어요. 그 때부터 사귀는 건 아니지만 썸? 타게 됐구요. 연락도 정말 잘해요. 맞춤법 같은 것도 기본이고... 근데 가까워질수록 그늘이 보이더라구요.
가령 새벽에 악몽을 꾸고 깬다던지... 가끔 어디어디가 여행가기 참 좋다더라 하면 그 순간 표정이 어두워진다던지... 잘 있다가도 멍하니 뭔가 딴 생각에 골몰해 있기도 하구요. 썸 타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사람 맘 참 간사하다고 점점 서운하더라구요. 지금은 거의 최고조예요... 어느정도냐면 그 여자분을 질투해요....ㅠㅠ 이미 이 세상에 있지도 않은 사람을요. 이런 제가 너무 싫은데 어쩔 수가 없어요.
친구한테 털어놓으니까 친구는 미쳤냐고 그 남자 평생 그럴건데 정말 감당할 자신있냐고, 너 지금 정식으로 사귀는 거 아닌데도 이 지경인데 사귀기라도 하면 너만 고생한다고... 이렇게 뜯어말려요. 이게 글을 쓰게 된 이유고요...ㅠㅠ
전 근데 도저히 포기가 안되거든요... 제가 결혼을 생각한다면 상대는 주임님말곤 없을 것 같아요.
정말 한평생 못 잊을까요...??? 제가 조금 참고 기다리면, 저랑 보내는 시간이 그 여자분과 함께한 시간보다 길어지면 그 땐 절 더 사랑해주지 않을까요?? ㅠㅠ 아니면 정말 더 깊어지기 전에 그만두어야 할까요....???
혹시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 계시면 얘길 듣고 싶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