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에서 널 처음 봤어

가끔20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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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리 사람들과 함께 놀러간 새 하얀 눈이 온 천지에 쌓여 있는 스키장 이였어. 동아리 사람들은 남녀 섞어 10명으로 놀러갔고, 겨울에 또 다른 추억을 만들기 위해 설레는 마음을 안고 왔지.

 

너와 난 스키강사와 학생으로 만나게 되었어. 넌 우리 또래 같았고 되게 키가 컸고 까무잡잡해서 누가 봐도 운동을 열심히 한 사람 같았어. 멀리선 몰랐는데 옆에서 볼 땐 코도 오똑하니 참 예뻤었어.

 

두 조로 나뉘어 장비를 받고 다른 강사분이 안전사항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지. 네가 나를 담당하는 조의 강사가 됐지만, 사실 강습 시간에 우리가 만나게 될 특별한 접촉도 없었어, 내가 세세한 관심을 받을 만하게 스키를 못타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눈에 띄게 잘 타는 것도 아니었어. 그냥 잘 따라와 주는 학생. 눈에 덜 띄고, 더 띄고 할 것 없는.. 그저 그런 학생 이었지. 강습은 슬슬 막바지에 다다랐고 몸이 추위를 점점 느낄 때 쯤 너는 나에게 핫팩을 건네주며 말했지. “많이 춥죠?” 사실 추위를 그렇게 타는 편은 아닌데 가끔 넘어지다 보니 스키복이라도 나를 감싸지 않는 부위에 눈이 들어가 추웠었거든. “아 감사합니다.” 나는 핫팩을 받으며 짧은 감사를 건넸지. 그 때 까지만 해도 난 네가 정말 친절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어. 왜냐하면 네가 나에게 다른 마음을 품을 상황도 없었고, 연락처를 묻지도 않았으니까.

 

그렇게 스키 강습이 끝나고 동아리 사람들과 숙소에서 스키를 타며 있었던 헤프닝과 누가 더 잘 탔니 못 탔니를 토론하며 술을 마셨어. 근데 같이 온 친구가 그러더라 네가 나한테 핫팩 준걸 봤다고, 이 사건은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의 입에 오르면서 뭐가 있었냐고 물어봐서 나는 그냥 아무렇게나 둘러댔어.

 

얼굴에 열이 오른 걸 느낀 나는 잠시 바람 쐬며 산책 좀 하고 온다며 나왔지. 그 때가 저녁7시가 조금 넘은 상태였는데 주변의 숙소에도 우리처럼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시끄러웠어. 밖에 나가서 주변을 둘러보고 싶었는데 아무것도 안 걸치고 나온 걸 알아차리곤 편의점에 들러 초코우유나 하나 사서 들어가야겠다 싶어 편의점에 갔는데 네가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는 거야. 나는 별 생각 없이 우유를 고르러 가다가 너랑 눈이 마주쳤어. 그 때 네가 엄청 반가워해서 속으론 되게 당황스러웠는데 술이 들어가니 나도 웃으며 반갑다고 받아쳐지더라. “추운데 왜 아이스크림 먹어요?” 난 정말 의문이라 저렇게 질문했는데 네가 생각보다 귀엽게 웃으며 “추울 때 먹어야 더 맛있어요” 그러더라 그 때 그 웃음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저희 좀 더 이야기 할래요?” 라고 입 밖으로 나오더라. 넌 흔쾌히 알겠다며 겉옷을 나한테 입혀주곤, 아이스크림과 초코우유를 계산해서 밖으로 나갔어. 나도 곧 따라 나갔고. 서로에 대한 호구조사부터 시시콜콜한 이야길 했어. 신기하게 24살 동갑으로 친구먹자! 하며 빨리 친해졌지. 잠깐 아는 형 때문에 일 하는 거고, 지역도 나랑 가까운데 살아서 공감 가는 것도 많았어. 정말 몇 년 본 친구 같이 서스럼 없이 이야길 하다가 네가 그랬지. “근데 정말 놀랬던 게, 네가 전 여자친구를 너무 닮아서 눈이 가는데 신경을 더 못써줬어. 그런데 핫팩은 네가 너무 추워보여서 준거야ㅋㅋ” 난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이상했어. 얼마 안 가 너는 전활 받곤, 매장에 일을 도와주러 가야한다며 내일 보잔 말과 함께 겉옷은 내일 돌려 달라며 미안하다고 인살 하곤 뛰어 가버렸지. 뒷모습을 보며 이상해진 기분을 느끼는 내가 이상해서 얼른 나도 숙소로 올라갔어.

 

잠깐 이야기 한 것 같았는데 시간이 꽤 흘렀더라? 휴대폰도 안 들고 내려와서 동아리 사람들이 걱정 했으려나 싶었는데 대부분 취해서 자고 있더라 아무래도 스키를 타면 체력소모가 많이 돼서 그런가 하고 나도 친구한테 가서 자려고 하는데 겉옷이 누구 거냐며 추궁하는 거 있지. 이 날 처음보고, 오랜 친구랑 이야기 한 것 같았는데 옆에서 바람을 넣으니까 더 이상한 거 그런 거 있지. 나는 아니라고 또 얼버무리고 피곤하다며 잤어. 다음 날 난 좀 더 화장을 신경 썼고 전날 밤 날 못보고 잔 사람들은 어디 갔었냐 한마디씩 흘리곤 넘어가더라. 난 내 스키복을 입고 한 손엔 겉옷을 들고 널 만나러 갔지. 또 똑같이 조가 나뉘어져 각자의 장비를 챙기고 있을 때 나는 너한테 가서 어제보단 조금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겉옷을 건넸지. 넌 웃으며 받곤 작게 속삭이더라. “오늘은 같이 저녁 먹자.” 나는 대답 대신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내 장비를 챙겼지. 강습은 어제랑 같았어. 좀 달라진 건, 어제 강습보단 편하게 날 대하는 느낌이었고, 시선을 회피하거나, 일부로 신경을 안 써주는 그런 행동들은 없었었던 것 같았어. 신나게 스키를 타고나서 또 끝날 때쯤 핫팩을 또 주더라. “조금 있다가 보자.” 저렇게 말하곤 강습 마무릴 했어. 우린 2박3일로 와서 마지막 날은 자유스키를 타는 거라 공식적으로 보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었지.

 

조금 아쉬운 맘을 가지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친구한테 조심스럽게 이야길 다 했어. 친구는 그럴 줄 알았다며 자기도 친해지자며 같이 가자 그랬어. 사실 너랑 둘이 보고 싶었는데 딱히 너도 나한테 친구 이상의 마음을 가지고 날 대하는 건 아닌 것 같아서 같이 가자 그랬어. 옷을 갈아입고 동아리 사람들에겐 여기서 친구를 만났다며 같이 저녁만 먹고 온다며 이야길 하고, 만나기로 한 장소에 갔어.

 

 그 장소에 가니까 스키복이 아닌 복장을 하고 휴대폰을 보며 기다리는 널 보니까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 생각을 하자마자 친구도 그러더라 “야 진짜 괜찮은데? 친해져서 꼬셔야 겠다ㅋㅋㅋㅋㅋ” 나는 친구한테 스키강사가 동갑이고 나랑 가까운 지역에 산다. 같이 이야길 했다. 좋은 애인 것 같다. 라고만 이야기했기 때문에 그 친구가 뭘 하든 난 별 신경을 안 쓰려고 했었어. 장소에 도착해서 불렀더니 내 친구를 보곤 당황하더라, 근데 금세 웃으며 친구한테도 인사를 했어. “일찍 왔네?,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저 죄송한데 저 끼여도 되나요?ㅎㅎㅎㅎㅎ” “아...글쓴이랑 둘이서 보고 싶었는데 나중에 둘이서 또 한 번 보죠 뭐 끼세요!” 둘이서 보고 싶단 말에 약간 설렜었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 “좋아 나중에 보자”며 받아쳤지. 친구와 너는 둘 다 활발하고 친화력이 좋아서 나보다 더 친해졌어. 고기를 먹으며 대화를 하면서도 말이야. 그렇게 자연스럽게 술을 시키고 먹다가 셋 다 조금 씩 알딸딸한 상태였지. 그렇게 셋이 노래방 콜!을 외치며 신나게 놀다가 노래방에서도 술을 시켜서 먹었어. 그 때 친구가 과하게 마셔서 노래방을 나올 때 쯤엔 친구가 취해있었지.

 

 같이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그제서야 나한테 번호를 물어보더라. 친구랑 너는 이미 고깃집에서 교환했는데 말이지. “사실 빨리 묻고 싶었는데, 내가 전 여자친구 닮았다고 한 게 네가 걸릴까봐 못 물어봤어. 순간 이였지, 하나도 안 닮았어.” 그 말을 들으니 뭔가 모르게 안심이 되더라. 나는 웃으면서 말했어. “내 번호 비싼데~ 줄게 줄게” 나는 내 번호를 누르며 내 이름을 작성했어. [예쁜 글쓴이] 이게 뭐야 하면서 웃었어 넌 정말 웃는 모습이 이뻤어. 난 쌍커풀 없고 웃는 눈을 좋아하는데 네가 딱 그랬어. 숙소에 도착해서 나와 함께 친구를 부축하며 숙소 앞까지 같이 왔어.

 

여전히 숙소는 시끄러웠어. 너는 들어간다면서 나에게 친구를 맡기고 연락한다고 하며 가더라. 나도 인살하곤 숙소에 들어갔지. 들어가자마자 왜 이렇게 늦게 왔니, 얘는 또 왜이러니, 빨리 너도 앉으라니 시끄러운 목소리들이 나를 반겼어. 나는 친구를 마저 눕히고, 대답을 하나하나씩 해주며 그 술자리에 끼였지.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술을 엄청 마셨어. 연락하겠단 너는 연락이 없었고. 나도 그대로 잠들어 버렸지.

 

 다음 날 일찍 깼어. 예민한 편이라 사람들이 많으면 잠을 제대로 못자거든. 나 혼자 일어나 있어서 대충이라도 방을 치우는데 폰을 봤더니 꺼져있더라. 그래서 충전 시키고 방을 치우고 있는데 켜지는 소리랑 문자 메시지 소리가 들리더라. ‘잘잤어?’ 나는 보고 딱 너구나. 했어. ‘응 너는?’ 보내자마자 답장이 오더라. ‘나는 못잤어ㅠㅠ 매장 일 도와줘야 해서.. 오늘 집에 가는 거지?’ 답장을 치려는 와중에 사람들이 한 둘 일어나서 답장을 못하고 숙소를 함께 치웠어. 짐을 다 챙기고 숙소를 나설 때쯤 너한테 다시 답장을 보냈어. ‘응 오늘 가! 나 장비 반납할 때 너 매장에 있어?’ 이번엔 바로 답장이 없었어. 타고 온 차에 짐을 싣고 스키 장비를 받으러 가는데 네가 있더라. 친구는 바로 너한테 친한 척을 하더라. 나는 그렇게 까지 할 용기는 안 나서 작게 인사만 했지. 나는 받은 장비를 착용하는데 네가 오더라. “ 너 갈 때 인사 못할 것 같아서 내가 대신 여기 온다 그랬어, 나 일주일 정도 더 있다가 내려가는데 그 때 한 번 더 보자. 내가 밥 살게. 연락할게” 나는 알겠다며 장비를 착용했고 너랑 인살 했지. 동아리 사람들도 감사하다며 재밌었다며 인사를 하고 너는 트럭을 몰고 가더라.

 

우리는 겁도 없이 제일 상급코스에 가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다시 곤돌라 타고 내려오고, 참 재밌었어. 정말 재밌었어. 그렇게 좋은 추억을 또 만들고 집으로 갔지. ‘조심히 가고 있어? 나는 아직두 매장 일 중 ㅠㅠㅠ’ 답장을 보내려는데 친구가 그랬어. “야 내가 문자 보냈는데 답장이 없어” 나는 일 때문에 바쁜 거 아니야? 하면서 모르는 척 넘겼어. 왜냐하면 친구는 너를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고, 내가 널 괜찮다고 생각하기 전부터 친구는 나한테 너와 잘해보고 싶다고 말 했었거든. 그냥 너랑 나랑 잘 될 것이란 생각보다 친구한테 너를 뺏기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말하지 않았던 거야. 너와 연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너랑 연락이 잘 되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꽤 빨리 흘러서 일주일이 다 되가는데 친구한테 연락이 오더라. 난 바로 다음날 널 만날 생각에 팩을 하고 음악을 듣고 있었거든. ‘너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일단 나도 나가니까 그렇게 알아~’ 기분이 참 이상하더라. 왜 얘는 알고 있으며, 친구가 나가는 소식을 너는 말을 안 했으며, 왜 나만 모르고 안일하게 있었던 거지. 이것저것 의문이 떠오르며 가슴이 쿵 내려앉더라. 그래, 난 너와 연애감정을 나눈 사이도 아니었고. 일주일 전 한번 본 걸 마지막으로, 단지 연애를 얼마 못해본 내가 너와 생각보다 빨리 친해진 게 신기했고, 비슷한 지역에서 산다는 게 너와 나를 더 좋은 관계로 발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만 가지고 있었지. 그냥 그뿐이었어. 친구한테 답장도 하지 않고, 너한테도 묻지 않았어. 묻고 싶지 않았어. 이런 저런 생각들이 떠오르면서 오지 않을 것 같던 잠도 시간이 늦으니 자연스레 오더라.

 

창문 밖에서 시끌 거리는 소리에 난 잠을 깼어. 해가 중천에 떠 있더라. 너에겐 장소와 시간을 다시금 확인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옷들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 입었어. 약속 장소에 도착 할 때쯤 너는 친구랑 장난스레 투닥거리며 있더라. 어떤 상황인지 감이 잘 오질 않았어. 친구는 어색하게 인사를 했고, 나도 어색하게 받아쳤어. 넌 내가 참 좋아하는 웃음을 짓곤 같이 식당에 들어갔어. 조금 어색하게 물을 따르고, 수저를 옮겨 놓고 있는 친구가 말을 먼저 꺼내더라. “말 안 한건 너도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그런 거 일수도 있다 생각해서 넘어가고, 일단 결론만 말하면 나 지금 얘랑 만나고 있어.” 이게 무슨 소린가 했어. 일주일 동안 너는 일을 한다고 했었잖아. 내가 아무렇지 않게 “뭔 소리야” 하면서 웃었어. 내가 그 말을 하자마자 너도 멋쩍은 듯 웃더라. 사실 그 때도 이뻤어. “말 그대로야. 사실 내가 얘한테 먼저 연락했을 때 답장이 없어서 집에 도착하고 전화를 했더니 받더라. 그 때부터 연락했어. 그리고 스키장에 놀러 갔었어. 그래서 여차저차 만나게 됐어.”

 

웃기지도 않더라. 나만 바보 된 것 같고, 더는 물어보고 싶지 않아서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어. 그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는데, 내가 일어서서 가버리면 내가 너한테 조금이라도 이상한 마음을 품었던 게 티 나니까. 난 또 숨겼어. 그렇게 술을 한 잔 두 잔 마시다 보니까 친구는 또 먼저 취해버리더라. 너는 술 좀 적당히 마시지 하며 저번과는 다른 반응으로 친굴 챙기더라..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내가 너무 짜증이 나서, 내 앞에 가득 차 있는 소주를 원 샷 하곤 너한테 말했어. “나도 사실 네가 좋았는데, 용기가 없어서 말 못했어. 일주일이 너무 기다려졌는데 그것도 말 못했어, 내가 얘처럼 적극적이지 못해서 지금 너랑 얘랑 만나고 있는 사실이 너무 싫은데 이것도 바로 말 못했어.” 말하자마자 아차 싶더라. “근데 괜찮아, 뭐 그렇게 심각한 마음도 아니었고, 일단 축하해! 얘 집에 잘 데려다 주고. 잘 먹었어. 먼저 가볼게.” 이렇게 말 하고 얼른 나가서 택시를 잡고 집으로 갔어.

 

술을 먹어서 그런지 내 감정에 대해 솔직해지더라. 눈물이 흘렀어. 항상 나는 그 친구가 부러웠어. 내가 가지고 싶은 건 당연히 가지고, 성격도 좋아 사람들한테 인기도 많고, 근데 그 친구를 싫어하진 않았어. 다 닮고 싶은 점이었고, 나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려고 했었으니까. 매번 친구가 가지던 게 그냥 자연스러웠는데 이번엔 조금 밉더라. 친구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의문이었는데. 나도 내 할 일 열심히 하다 보니까. 그냥 그렇게 넘어가더라. 너랑은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지만. 친구의 sns에서 너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볼 때는 조금 아쉽고 기분이 이상하긴 해. 사실이야. 그래도 그 하루가 나한텐 너무 추억이야. 나도 얼른 연애 하고 싶다. 너한테 느꼈던 그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