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아들로 살아간다는건

모르겟당2017.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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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이해못하는 나의 답답함에 익명으로 써봅니다

다들 단어만 들었을때는 굉장히 편하고 돈도 적당히 받으면서 일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ㅠㅠ

어느정도 편한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 편하다는건 출퇴근뿐입니다.

지각을 하거나 칼퇴를 하거나 일찍나오거나 야근을 하거나 직원들은 신경쓰지않습니다.

저는 대학을 가서 공부를 하지않아 백지상태에서 방황하던중 아버지 회사에 취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니 무조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닥치는대로 일을 했습니다.

직원들도 그런모습에 사장아들로 보기보다는 부하직원으로 생각하고 부렸습니다.

쓰레기청소는 당연하고 기타 불편하고 힘든일은 모두 저의 몫 이였습니다.

그래도 불평없이 내가 이렇게 일해야 직원들은 조금 더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여기서 왜 퇴근이 편했냐면 주말에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을

제가 도맡아했기때문에 누구도 평일에 일찍간다고해서 터치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잡다한 일들을 도맡아 하던중 회사는 점점 힘들어지고 세금폭탄에 ㅠㅠ

이런 와중에 직원들은 연봉이야기를 빼놓질 않습니다

다른회사가면,너무 적게받고 이렇게 일을 한다 등등

저는 직원에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함께 고민하고 불만사항도 모두 들어드렸습니다

나중에서야 느꼈지만 그건 사장한테 이야기를 해달라는 뜻이였구요

회사 자금사정은 뻔히 안좋다는걸 알고 직원들은 연봉을 안올려주면 나가겠다 라는 마음이니

저는 당장 제가 자리를 잡아서 꿰차고 나가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직접적인 일을 시작했고 프로그램적인 부분은 부족했지만

성실함과 착한마음 그리고 서글서글한 모습으로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을 만족시켰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아버지는 이쪽 사업으로는 문외한이기때문에

연봉협상을 통해 직원들을 끌고 가는 방향을 선택하셨습니다.

저도 당장은 그게 맞다고 생각하였고 회사는 조금 더 좋은방향으로 발전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사람이라는게 몇년을 눈칫밥먹고 이곳저곳에서 들어오는 소문을 접하다보면

전공하진 않았어도 이런 분위기나 능력을 가늠하는것이 가능해집니다.

지금의 회사는 오합지졸 당나라군대만 못해졌다는것을 느꼈을때는

아버지의 등이 한없이 초라해보였습니다.

내가 부족한 탓이지 내가 조금 더 공부를 하고 시작했다면..

세월의 풍파를 겪어온 그 뒷모습에 죄스럽고 후회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자금관리를 하면서 모든 짐을 짊어지고 고생만하셨던 우리 어머니

세상은 이렇게 돈으로만 굴러가는데 사람만 믿고 항상 상처만 받았던 우리 어머니

이제라도 정신차리고 모든 업무를 소화하기위해서 다른회사에 면접을 보았습니다.

부족한 스펙이지만 열정과 밝은모습에 지금보다 연봉은 적지만

모두 출근하라는 콜을 받았습니다.

그중에서 저와 잘 맞을것같고 이런 부족한 인재에게 신경을 쏟아주었던 회사로 마음을 결정했고

월요일이 출근이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회사 임원 한분이 저를 불러다놓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지금 이렇게 나가면 너야 나중에 다시 돌아오면 되지만

지금 남은 직원들은 힘든데 여기서 이렇게 가는게 말이 되느냐

다시 생각해봐라

그동안 참았던것들을 저도 쭉 이야기하였습니다.

직원들의 유불리에 따른 저에대한 인식 직원일때 사장아들일때가 달랐다

내가 모르는 업무다보니 어디까지가 내 할일이고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하는지 모르겠다

그 누구하나 자기들 부수입이나 휴식을 챙기지 나를 챙기지는 않았다

물론 저를 잘 챙겨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대다수는 시켰을때 제가 할일이 있다 바쁘다 하면 사장아들이니까 그래도 해야지 라던가

밑에 직원이면 해야지를 번갈아가며 저를 설득하였고

원체 거절을 못하는 성격인지라 대부분 그런 일들을 많이 해왔습니다.

이제는 이런것도 지겹고 희생하는것도 지겨워졌습니다.

회사가 어려워지는것도 보는것 자체가 고통이고 직원들의 능력에 비해 많이 받는 연봉들도

제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마음이 들어 떠나려했습니다.

일이 많아져서 일손이 부족한것은 알지만

마음이 많이 떠버린 제가 다시 발붙이기도 너무 어렵거니와

지금 여기서 다시 제자리걸음을 한다면

제 남은인생을 후회할것같아 두렵습니다.

친구들에게는 아예 이야기를 못하는 부분이고 누군가 한명쯤은 객관적인 조언을 해준다면

듣고싶어서 글 남겨봅니다..